생존신고
생존신고 글만 몇 개야....
방치하고 잊고 있던 블로그를 다시 덕질용으로 열어볼까 하고 들어왔는데
이전 글 몇 개를 열었다가 귀까지 빨개졌다.
나는 예전부터 그래왔던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 분절되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처음부터 여기는 개인 잡설을 푸는 곳으로 생각하고 글을 써왔던 터라 정제되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 많은데
완전히 없애버리기에는 좀 아쉽기도 해서.
현재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과거 한 순간 그런 내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니 일단 열어두기로 했다.
(골라서 열려면 내가 다 읽어봐야 하잖아....)
거의 10년이다.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난다는 건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이 더 큰 일이다.
(문체라도 통일해서 대외용 교류용 덕질용 등등 좀 나눠둘 것이지.... 그건 지금도 귀찮은 일이긴 하다.)
그래서 요즈음의 덕질이란,
덕심은 있으나 예전만큼 체력과 열정이 받쳐주질 않아 가늘고 길게 가기로 한 몇 가지 취미 생활들이다.
한 번에 하나만 할 수는 없는데 또 여러 가지를 하려니 힘에 부치는,
하지만 독서 외에는 오랜만에 그럭저럭 오래 가고 있는 덕질이다.
살면서 평생 노력하더라도 내가 읽고자 하는 책을 다 읽을 수 없다는 생각에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런 때가 있었다)
그나마 빠르게 읽고 그럭 저럭 이해하는 한국어 책만 읽더라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생각이었고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한다는 허울 좋은 핑계로 언어 관련 공부는 완전히 손을 놓았었다.
원래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덕질하겠다고 근 십년 내팽개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할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읽는 책의 분야도 다양해지고 그외 다수 교류효과와 기피분야 극복과 신체 단련과 기술 연마와.....
뭐 그럭저럭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름대로 발전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의 생존신고용으로 가져온 사진은 무뜬금 돌멩이들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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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책 이야기 언어 이야기 주절거리다가 돌멩이 사진 투척....
그치만 예쁘잖아.....ㅎㅎ
동그란 거는 따로 쓰고.... 일단은 시작이니까(?).....
아우. 길고 가늘게 안전하게 취미생활 중이라는 요약.
올해는 지난해보다 책들을 좀 더 읽을 거고, 하던 건 계속할 거고, 예전에 조금 하다 만 것들 공부할 거다.
영어 공부도 좀 더 해서 원서 읽는 속도를 더 높여야 뭐가 될 것 같다.
여기에 주변에서 하도 뽐을 넣어서.... C와 JAVA에 학을 떼고 내던진 게 20여년인데.....
파이썬은 그렇지 않다며 꼬드기는 정말 고마운... 부우운과 그것도 아마 조금.....
이런 저런 언어 공부 하는 김에 한국어 관련 자격증도 좀 따두자는 고마운..... 부우우운....
지금 덕질하는 내 취미생활도 어떻게 보면 크게 봐서 일종의 언어이긴 한데....
(그림도 좀 해야 하고 문자들도 좀 해야 하고 기호도 시길도 음성언어도... 생각해보니 진짜 그러네.)
이렇게 종합적으로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 할 욕심은 버리고, 하다보면 어느 순간 뭐라도 조금 남아있겠지.
아무 것도 안 남으면 어때, 하는 동안 재미는 있겠지.
그런 저런 요즈음이다 하는 생존신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