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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576

[에블린 에예르] 유전자 오디세이

저자 : 에블린 에예르 / 김희경 출판 : 사람in 출간 : 2023.04.28 주제가 흥미롭긴 했지만 다소 실망스러웠던 책. 저자는 유전자 자체보다는 그 분석을 통한 인류학 연구가로 저서 전반에 걸친 가설 수립과 반증례들을 살펴보면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는 DNA와 계통분석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류의 기원과 시기에 따른 인종적 대이동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내용이 아직 완전한 검증이 되지 않은 가설 및 저자 자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것이므로 독자들은 어느 정도는 흘려 읽을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들은 최초의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부분과, 수렵 채집인들의 영양 상태는 농경 정착인들의 것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그 외 특정 시기에 ..

[오스카 와일드] 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저자 : 오스카 와일드 / 박명숙원제 : De Profundis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15.05.02      불현듯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는 걸 느낄 때, 그리고 사실은 소유하고 있는 것들조차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감사함과 함께 부끄러움을 감각한다.  욕망은 너무나도 손쉽게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것'만 가지면 모든 게 좋아질 것만 같다. 이전까지는 한 번도 해낸 적 없던 일들을 척척 해낼 수 있을 것만 같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 문제들도 모두 매끄럽게 풀려나갈 것만 같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저것'을 얻지 못하면 다른 이들에..

[김경진 외] 데프콘 2부 한일전쟁 1-4

저자 : 김경진 / 진병관 / 윤민혁 / 신재호 / 손중극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들 출간 : 2009.06.25 완연한 봄이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바람결엔 찬 기운이 감돈다. 올해 가을까지는 그대로 유지하려 했던 일상에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새로운 운동을 하나 시작하고, 근무 환경을 좀 바꿀 예정이다. 불안함보다는 기쁨이 더 큰걸 보니 잘한 결정인 모양이다. 2부 한일전쟁은 아무래도 다소 국수주의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또 전편과는 다르게 한국은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침략국의 입장이기도 하다. 어떤 입장에 이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읽는 동안 내심 개운하기도 해서, 꽤나 복잡한 마음이었다. 아마 저자가 서술하고 싶었던 건 '전쟁에 과연 승자란 존재하는가?'였던 것 같다. 전술..

[키쿠치 히데유키] 마계도시 블루스 1-6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09.30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10.05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10.15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10.29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11.17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김진수 출판 : 이야기 출간 : 1999.12.08 한창 추억의 책들을 탐독하고 돌아왔다. 빠져들어 있는 대상이 변하면 사소한 일상까지도 따라 변하는 듯하다. 식성, 자세, 습관과 취향들까지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왔다. 초부난가도 아니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계절이 변해..

[비가] 파천도 1-10

저자 : 비가 출판 : 뿔미디어 출간 : 2012.04.04 - 2016.02.24 을 정주행 한 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모두 찾아 읽었다. , , . 다른 작품들의 리뷰를 쓸지는 미지수이므로 웬만한 것들은 이 리뷰에 남겨두려 한다. 혹시라도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들께선 여기에서 멈추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발표된 작품을 모두 읽어본 감상은, '비가'라는 작가는 확고하게 구성된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쓴 시기가 모두 다른데도 주로 쓰는 표현, 중심이 되는 인물상, 녹여내는 사상은 모두 비슷하다. 그것은 일종의 변주라고도 볼 수 있겠고, 자기 복제라고도 볼 수 있겠다. 에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던 비극과 절대적인 무를 추구하기 위한 비인간성, 운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고통과 ..

[야마시로 아사코(오츠이치)] 나의 사이클롭스

저자 : 야마시로 아사코 / 김선영 출판 : 엘릭시르 출간 : 2022.01.14 미뤄둔 리뷰들부터 쓰고 싶었지만, 아직 생각 정리가 다 되지 않았다거나 발췌 분량이 많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단권 리뷰부터 작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얼마 전 리뷰한 의 후속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연결되긴 하지만, 전작을 읽지 않고 읽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이런 기담류 대부분은 각각의 단절된 이야기가 수록되는 형태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일부만 읽거나 순서를 바꿔 읽어도 개별적인 이야기들 각각을 즐기는 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관찰하고 싶다면 시리즈 전체를 읽기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각 편마다 조금씩 녹아들어 있는 등장인물들의 과거사라거나, 그들 간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어지게 마..

[줄리아노 다 엠폴리] 크렘린의 마법사

저자 : 줄리아노 다 엠폴리 / 성귀수 출판 : 책세상 출간 : 2023.08.18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던 팩션 소설. 의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회고록조차도 기억의 일부는 유실되고 왜곡된다. 그러므로 얼마나 '사실인가' 보다는 얼마나 '사실적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충분한 개연성과 신뢰성을 주는 바딤 바라노프의 분석과 단상들에 빠져들어보자. 저자는 작중 인물이자 거의 유일한 허구의 인물인 바딤 바라노프의 입을 빌려 다양한 가치관과 선택들을 펼쳐낸다.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결과론적으로 옳을 수도 없다. 개개인마다 수많은 다른 선택들을 할 것이고, 선택의 결과는 다른 선택들과 맞물려 매 순간 그리고 매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재평가..

[야마시로 아사코(오츠이치)] 엠브리오 기담

저자 : 야마시로 아사코 / 김선영 원제 : Fairy of Embryo 출판 : 엘릭시르 출간 : 2014.03.20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들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담 류를 좋아하기 때문인지, 혹은 그래서 기담을 좋아하는 것인지 선후관계는 명확지 않지만 나는 좋아하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공상하기를 즐긴다. 때로는 인물, 때로는 설정을 빌려와 마음대로 덧칠하며 노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썩 마음에 들게 또 다른 이야기가 완결되는 경우도 있고, 이도저도 아닌 채로 그저 그런 망상만 흩어지는 경우도 있다. 딱히 목적이라곤 없는 상상들은 나를 꽤나 행복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시리즈를 다시 읽다가, 문득 케루빔을 연상케 하는 일본풍 일러스트 표지의 기담을 읽은 적이 있었다..

[브룩 보렐] 빈대는 어떻게 침대와 세상을 정복했는가 - 공포, 히스테리, 집착, 박멸의 연대기

저자 : 브룩 보렐 / 김정혜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6.12.08 23년 가을, 한국은 유럽에 이어 패닉에 빠져들었다. 사실상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빈대가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살아있는 빈대가 발견된 것이 시작점은 아닐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세계는 생각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미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유럽은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했었고, 한국 또한 그 소식을 접한 후 알게 모르게 보다 의식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관찰한 결과- 발견 사례가 급증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외래종처럼 애초에 존재하지 않던 생물이 유입된 것과는 다소 다른 상황이니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관심들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해서 나 또한 호기심이 일어 빈대에 관한 책을 찾아 읽게 ..

[닐 게이먼] 그레이브야드 북 - 2009 뉴베리 상 수상작

저자 : 닐 게이먼 출판 : 에프(f) 출간 : 2016.01.25 이 책은 읽기에 따라 허무맹랑한 상상의 세계를 다룬 청소년 문학으로도, 동시에 누구나 겪었던 어린 시절의 환상과 향수를 다룬 성인 문학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의 뉴베리 상 수상과 관련한 논란은, -작가가 닐 게이먼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아마도 작품 자체로 보았을 때도 '주인공이 청소년이면 아동 문학인가?'라는 큰 의문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생겼을 것이다. 저자가 이와 관련해 밝힌 소견이 작가 후기와 수상 소감문에 담겨 있으니 꼭 놓치지 말고 읽어보시길.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백미는 작가의 수상 소감문이라 생각한다. 좋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존재하는가? 소설이란 누군가를 위해 쓰여지는가? 독자인가, 작가인가, 혹..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저자 : 신카이 마코토 / 민경욱 출판 : 하빌리스 출간 : 2023.02.07 작년, 공기가 한창 뜨거울 무렵에 을 보고 또 읽었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끝까지 리뷰를 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한두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뀐 지금,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이었으니 본 이야기의 내용이나 인물에 관해서는 달리 크게 덧붙일 내용은 없을 듯하다. 그보다는 다소 개인적인 단상들을 남겨보려 한다. 확인된 설정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부분은 다이진과 요석에 관한 것이었다. 오래된 요석이 인격화 -또는 신격화- 한 것인지, 신념을 담은 인간 그 자체가 요석이 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몇 세대에 걸쳐 변화해 가는 인간의 삶과 인식에 맞추어 요석의 위치 또한 변해왔..

[김경리] 요가의 언어 - 걱정과 고민을 툭, 오늘도 나마스떼

저자 : 김경리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9.09.20 지난 연말, 요가를 시작했다.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 마음 반, 스스로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 반이었다.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내가 제대로 해나가고 있다면 내 몸으로 표현하지 못할 리 없다', '만약 잘 되지 않는다면 그와 연결된 부분을 깊게 살펴보고 싶다'는. 이전에도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다소 중증의 '시작병'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뭔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하게 정보를 찾아보며 미루는 증상이다. 처음 배울 때 잡힌 틀을 깨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인데, 또 아예 틀이 없으면 금세 시들해져버리고 만다. 해서 시작 단계에서는 최대한 중립적이거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교습을 받고 싶어 ..

[키쿠치 히데유키] 뱀파이어 헌터 D 1-7 上下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9.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9.12.31 어린 나날의 기억을 더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기묘함이 있다. 한 올 한 올 조각한 것처럼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순간의 공기까지도 느껴지는 듯한 순..

[고이케 마리코] 괴담

저자 : 고이케 마리코 / 오근영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출간 : 2017.09.12 똑같이 대수롭잖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마음의 품이 다르게 들어가는 일들이 있다. 어떤 것은 큰 부담감 없이 곧바로 손을 댈 수 있는데, 또 어떤 것은 애쓰는 마음을 먹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은 평이한 일들이다. 무엇이 다른 걸까? 정말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건 그것들을 바라보는 내 안에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싫은 일이 나에게는 의식조차 없이 평이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듯이, 그저 그런 다름이 있을 뿐이라고. 고이케 마리코의 은 그렇게 조금씩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다름에 대한 시각과 감정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

[사무엘 비외르크]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

저자 : 사무엘 비외르크 / 이은정 출판 : 황소자리 출간 : 2016.08.05 익숙했던 것이 낯설어지고, 새로운 것이 익숙해지는 지점을 정확히 어디쯤일까? 많은 물질들은 반감기를 갖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습관, 기억, 감정에도 반감기가 존재할까? 다시금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자주 리뷰를 올릴 때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게 어색했는데, 몇 번 쉬어보니 별다른 생각 없이 일상을 보내다 보면 시간이 흘러 있었다. 변화는 결과를 인지하는 순간에 완성된다. 하지만 일상적인 변화는 계절의 바뀜처럼 한 순간에 명확하게 깨닫게 되지는 않는다. 이전과는 다르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 애매한 지점. 그런 분절점들이 존재하고, 평소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이들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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