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유신
출판 : 떠오름
출간 : 2021.05.26
신간 코너에서 제목을 보고 집어왔는데, 읽어보니 연애 유튜버의 책이었다. 기대했던 방향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즐겁게 읽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폰트와 편집도 나름대로 반가웠다.)
사람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간관계, 화술, 연애 등 다양한 관계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 나름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보인다. 즉 그 사람이 세계를 보고 해석하는 뚜렷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관점이기에 모두에게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정답이다.
타인의 가치관을 접해보면 자신의 것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느 쪽이 조금 더 실제 현상을 해석하기 적합한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자아상의 확장과 교정을 위해 타인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말은 스스로의 한계를 거울 없이 관찰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참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띈다면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끝.
- 관계를 어떻게 대하면 되는지를 이미 우린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은 모른다. 그저 감정을 조절해라, 참아라, 차분함을 유지하라는 말만 있을 뿐이다. 마치 '참는 것'이 정답이라는 듯이. 무작정 참고, 참아지지 않을 때는 피하는 게 유일한 정답인 걸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저 감정을 참는 게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사람들은 절대 단독적으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가만히 있다가 아픔을 느끼고 가만히 있다가 즐거움을 느끼고 가만히 있는데 슬픔을 느끼지 않는다. 어떠한 상황이 주어지게 되고,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생각이 우리의 감정을 결정한다.
- 똑같이 친구에게 실망스러운 말을 듣더라도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 우리는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저 감정적으로 굴기에 급급하다. 그렇기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냉철한 상황판단과 올바른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을 통해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된다. 현명하게 다뤄야만 관계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 이번 글에서는 색깔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내적 이미지와 외적 이미지, 성격, 습관, 가치관 등 모두가 다른 사람이지만 이 방향은 분명 공통적이다. 방향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가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채우는 방법,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좇으며 눈에 보이는 걸 채우는 방법.
- 나는 비교적 어린 나이의 사람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가며 채우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반대로 20대 후반을 넘긴 사람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좇아가며 채우기를 바란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는 나의 가치관이라는 게 자리가 잡혀 있지 않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인생에 대한 정답을 내리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20대 후반을 넘어서게 되면, 조금씩 내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자리 잡는다. 그렇기에 나이마다 다른 방법을 적용해야 더욱 빠르다.
- 어릴 적 습관은 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남들에게는 무조건적인 이해를 하거나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관계를 이어갔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고, 그들이 바라는 것들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고 했던가? 나는 이미 이해하고 맞춰주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남들은 희생이라 여기는 것도 나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나는 이것이 어릴 적에 찾은 인생의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22살 4월, 봄바람이 따듯하게 불 무렵의 매우 화창한 날씨는 나의 정답을 뒤바꿔놓았다. 오랜만에 대학교 때부터 서로 단짝이라고 생각하던 친구를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이 친구는 늘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야망이 있는 친구였다. 내가 처음 대학에 들어가던 날, 함께 진로를 고민해주며 나의 중심 같은 사람이 되어주며 가까워졌다. 이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무심코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너는 참 하나도 변한 게 없네. 안 힘들어?"
- 이 친구는 나의 대학 새내기 시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 내가 다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여자 친구를 만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모두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친구는 말을 아꼈다. 어쩌면 나는 그동안 결핍을 모른 척하며 회피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느끼던 결핍을 알아본 것일까? 그게 무슨 말인지 조금 더 설명해달라고 했다.
"네 인생이 없잖아. 남들은 매 순간 고맙다고 널 좋게 보더라도, 그건 그 순간뿐 아냐? 네 삶의 주체는 너잖아. 그러니까 남이 아닌, 너 스스로가 널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왜 항상 순간을 살려고 하는지 난 이해가 가지 않아. 순간 느끼는 행복을 위해서 인생을 포기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살아?"
- "유신아, 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대답이 꼭 정해져있던 것처럼 나오더라. 마치 정답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듯 말이야."
- 나의 경험상 조금만 과장하면, 내가 만났던 사람 중 95% 이상은 이런 말을 했다. 하지만 정작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정말 이해를 했던 걸까? 나는 대부분 이해하는 척을 했을 뿐, 이해하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은 매우 선명한 차이점을 보일 것이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서로가 맞춰간다는 건, 서로가 서로에게 희생과 포기를 반복하는 거라고 믿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여러분은 포기와 희생이 아닌 '이해'의 참뜻을 바로 알게 될 것이다.
- 나의 일화를 소개하면서까지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쉽게 눈에 보이는 나이 차이를 예로 소개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과의 레벨 차이'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나이가 똑같다고 해서, 똑같은 성숙함을 가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나보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더욱 깊이 있는 사고를 한다든가. 더욱 많은 돈을 번다든가. 또 다른 누군가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나잇값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기에 나와 비슷한 나이일지라도,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 비슷하더라도,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만약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다시는 이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든가, 정말 이 사람은 내 인생의 마지막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 "왜요? 나도 그 사람 위해서 충분한 노력을 하잖아요.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고 좋아하니까 계속 만나는 건데... 왜 감당이 안 돼요?"
거꾸로 생각해보자. 상대방이 나에게 과하고 벅찬 행복을 느끼는 현재의 모습까지, 우린 그 사람이 만들어진 '결과'만을 바라볼 뿐, 과정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여러분을 다른 이성보다 더욱 행복하게 해 준다는 건, 그들과는 다른 경험이나 깊이를 채웠다는 것 아닐까? 그 깊이는 그저 나오는 게 아니라, 본인을 좀 더 채찍질하며 눈을 높인 결과물이다. 결국, 나는 그 사람의 '결과'를 사랑하고 좋아하면서, 상대방은 나의 '노력'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 그건 이기적이라고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 이기적인 마음이 서로의 틈을 만들어내게 되고, 그 틈은 연인관계에 집착을 낳게 된다.
-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기준들마저 내 기준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이 기준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면 그 사람의 진가를 다 알아볼 수 없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건, 내 기준에서만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말하듯, 각자의 기준과 노력이나 성과가 있는 것 아닐까?
- 다시 자리로 돌아와 깊이 고민했다. 처음 카페에서 볼 때부터 눈에 띄는 사람이었고 대화를 할수록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나는 지금까지 만났던 이성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내 기억 속 매력적인 사람으로 남아있는 사람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한잔 더 시킨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없어질 때쯤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매력적인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만의 색깔'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하지만 대부분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호불호 없는 빨간색 장미를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라벤더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장미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개나리보다 장미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또 목화꽃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장미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훨씬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좇기 바쁘다. 그러나 30분쯤 얘기를 나누며 봤던 여성은, 얼마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특성과 특징을 고집한 것처럼 느껴졌다. 성별을 막론하고, 내가 지금껏 살아오며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던 사람들도 똑같았다. 그들에게는 모두 ‘뚜렷한 사람', '특이한 사람', '생소한 사람', '익숙하지 않은 사람' 등, 다양한 느낌 속에서 그들만의 특별한 색깔이 있었다.
-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나만의 색깔을 가지기 위해서는 나의 색깔이 뭔지를 알아야 하니까. 그러나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까지 걸어간 발자취를 매우 많이 봐왔다. 사람마다 방법은 다를지언정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에는 분명 가장 빠른 길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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