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017)

[정영희] 한 권으로 읽는 예이츠

일루젼 2012. 8. 12. 23:31
728x90
반응형

한 권으로 읽는 예이츠 - 6점
정영희 지음/평민사

223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71155622

2010-11-15

 

 

 

리뷰 좀 그때 그때 쓸 걸 그랬나. 주말에 모아서 쓰려니까 이것도 일이네....;;  

하지만 안 쓰고 넘어가면 이미지적으로 남아서 한 번 복기할 겸 꾸역 꾸역 리뷰질.

 

나는 시가 어렵다.

 

입 안에서 가만히 굴려보며 '아름답구나' 느낄 때도 있고

눈 앞을 흘러가는 이미지들에 취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서서 '내게 시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무엇이 결여된 느낌을 종종 받는다.

 

'시는 무엇을 느끼며 읽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누군가는 이렇게 답해주었다.

 

[나는 '삶의 향기'를 느낀다고 생각한다. 대상에 대한 사유, 혹은 감정. 그리고 시인의 삶에 대한 고뇌와 가치관. 그러한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담겨있는 것이 글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시라고.  미려함과 이미지만으로 시가 이루어져 있다면, 우리는 정물화만이 아름답다고 하겠지만 그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저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하나의 씨앗 속에 그 자체로 응축되어 꿈틀대는 생명과 곧 움터나올 모습을 뚫어볼 눈이 없음은 늘 나를 슬프게 한다. 이 눈은 '아직' 없는 것일까, '내게는'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예이츠'를 처음 접하는 이가 읽기에 좋도록 아주 친절하게 엮인 책이다.

어떤 점이 친절한가 하면, 예이츠가 시를 쓴 시기와 당시 그의 사상별로 그의 시들을 분류해 놓았으며

한 편이 끝나면 바로 다음 페이지에 간략하게 그 시와 당시 시대적 개인적 상황에 대해 풀어주었다.

 

또한 병렬 배치로 한글 바로 아래에 영문시를 한 줄씩 번갈아 실어주었는데

영시가 실린 점은 장점이지만 그렇게 한 줄 한 줄 번갈아 나온 것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그렇기에 시가 한글로 번역될 때 얼마나 비틀어 졌는지는 더 명확하게 보였으니- 장단이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만 그렇게 번역한 것일 수도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목차]

 

I. 작품 및 작품 해설

1. 신화적 민족문학 (국토)
이니스프리의 호수섬˙13 / 검은 돼지 골짜기˙17 / 낚시꾼˙22 / 어스름 속으로˙27 /
누가 훠거스 왕과 함께 가는가?˙31

2. 가톨릭 중산층과의 충돌과? 영국계 아일랜드 문화론의 대두 (종족과 종교)
술 취한 한라한의 아일랜드 찬가˙37 / 죽음˙42 /「서구세계의 바람둥이」를 증오한 사람들에 대해, 1907˙46 / 거지가 거지에게 소리쳤네˙48 / 1913년 9월˙52 / 일곱 숲 에서˙58 / 골웨이 경마장에서˙61 / 아담의 저주˙64 / 쿨 호수의 야생백조˙69 / 1916년 부활절˙73 / 에바 고어부스와 콘 마키에비츠를 추모하며˙83

3. 존재통합과 문화적 이상
내 딸을 위한 기도˙91 / 재림˙101 / 원뿔들˙105 / 한 아일랜드 공군이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며˙109 / 비잔티움으로의 항해˙113 / 비잔티움˙118 / 긴 다리 파리˙123 / 레다와 백조˙127 / 학교 아이들 가운데서˙129

4. 비극적 환희와 현실 수락
산 위에서 미친 제인이˙141 / 미친 제인이 주교와 이야기하네˙144 / 한 뙈기 풀밭˙147 / 박차˙151 /교회와 국가˙153 / 청금석˙156 / 곡마단 동물의 탈주˙163 / 다시 찾아간 시립미술관˙170 / 조각상들˙178 / 위로받는 쿨린˙183 / 행상인˙187 / 벤 불벤 산 기슭에서˙189

II. 생애와 작품 세계

1. 영국과 아일랜드의 역사적 상황 -203
2. 예이츠의 삶 -205
3. 예이츠의 작품세계 -208
4. 예이츠의 문화정치 -216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발췌]

 

# 예이츠에게 자연은 사람과 초자연(또는 신)을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그는 켈트족의 자연숭배사상을 "모든 아름다운 장소에는 영혼이 떠돈다는 믿음을 갖고 자연 앞에서 탈속적인 황홀경에 잠기는' 아일랜드인의 민족성으로 부각시켰고, 그의 민족문학으로써 '신성한 아일랜드 서부의 시적인 농부;라는 문학적 심상체를 만들었다.

 

 

#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Sailing to Byzantium) -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란 제목은 이 시에서 딴 것이다

 

I.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The Young

저긴 늙은이들이 살 곳이 못돼

In one another's arms, birds in the trees

서로 부둥켜안은 젊은이들, 저 노래 부르고 있는

-Those dying generations-at their song,

나무 속의 새들 ㅡ 저 죽어가는 생명체들,

The salmon-falls, the mackerel-crowded seas,

연어 뛰어오르고, 고등어 가득한 바다,

Fish, flesg, or fowl, commend all summer long

이 모든 물고기, 사람, 새들은 여름 내내

Whatever is begotten, bom, and dies.

배고 태어나 죽는 젓을 무엇이나 다 찬양하네

Caught in that sensual music all neglect

이 모든 것들은 관능적인 음악에 사로잡혀,

Monuments of unaging intellect.

늙지 않는 지성의 기념비를 무시하네

 

 

II.

An aged men is but a paltry thing.

늙은이는 보잘 것 없는 존재일 뿐.

A tattered coat upon a stick, unless

필멸의 옷이 헤질 때마다

Soul clap its hands and sing, and louder sing

그의 영혼이 손뼉 치며 더 크게 노래하지 않는다면

For every tatter in its mortal dress.

막대기 위에 걸쳐놓은 누더기일 뿐.

Nor is there singing school but studying

노래하는 학교란 바로 자기 영혼의 장엄한 기념비를

Monuments of its own magnificence;

연구하는 학교라네.

And therefore I have sailed the sea and come

그래서 나 바다를 항해하여

To the holy city of Byzantium.

성스러운 도시 비잔티움으로 왔네

 

III.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벽에 장식된 황금 모자이크 속에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신의 성스러운 불길 속에 서 있는 현자들이여

Come from the holy fire, peme in a gyre,

그 성스러운 불에서 빙빙 돌아나와,

And be the singing masters of my soul,

내 영혼을 노래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오,

Consume mt heart away, sick with desire

내 심장을 불태워주오, 내 심장은 욕망으로 병들고,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죽을 운명을 가진 어떤 동물에 사로잡혀,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니, 나를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영원한 예술품 안으로 거두어 주오.

 

IV.

Once out of nature I shall never take

일단 자연계를 벗어나면, 나 결코 다시는

My bodily form from any natural thing.

자연의 생명체 모습을 취하지 않으리.

But such a form as Grecian goldsmiths make

희랍 금세공인이 망치로 두들기고

Of hammered gold and gold enamelling

유약 칠한 금으로 만든 모습을 취하리.

To keep a drowsy Emperor awake;

그리하여 조는 황제를 깨우거나,

Or set upon a golden bought to sing

황금가지에 앉아

To lords and ladies of Byzantium

비잔티움의 왕족과 귀부인들에게

Of what is past, or passing or th come.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노래하리.

 

 

 

#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그곳에서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오두막 집 짓고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아홉 이랑 콩밭 심고 꿀벌 치며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벌 윙윙거리는 숲에 홀로 살리라.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그리하면 나 그곳에서 평화를 누리리라, 평화는 살며시 떨어지리니,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아침 휘장으로부터 귀뚜리 우는 곳으로 떨어지리니.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그곳 한밤 온통 깜박거리고, 대낮 자줏빛으로 불타고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저녁 방울새 날개소리 가득하네.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호숫가에 나지막이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찰싹거리는 호숫물 소리 밤낮으로 늘 들리니.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차도에서도, 회색빛 포장도로 위에서도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 소리 듣네.

 

 

# 벤 불벤 산 기슭에서 (Under Ben Bullben)

 

........

 

Cast a cold eye

삶에, 죽음에,

On life, on death

차가운 시선을 던지시게.

Horseman, pass by!

말 탄이여, 그냥 지나가시라!

 

 

- 일부 발췌, 그가 손수 지은 자신의 묘비명이라고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