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반지의 제왕, 에 대하여
존 로널드 루엘 톨킨(Jhon Ronald Reuel Tolkien, J.R.R.톨킨)은 영국의 영어학 교수였으며 또한 작가였다.
그는 그 자신의 전공을 최대한 녹여넣은 걸작들을 남겼는데, 그 작품들이 결국은 하나의 거대한 나무로 이어짐을 생각해보면 결국 'The Lord of Rings'와 'The Silmarillion', 'The Hobit'은 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후린의 아이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는 다소 지엽적이므로 제한다)
그의 작품을 뛰어나다고 평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썰을 풀기 전에 개인의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들어가자. 이는 글을 쓰는 나에게도, 글을 읽는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아무리 톨이 좋다고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별로였으면 그 감상은 존중되어야 하고,
반대로 아무리 타인들에게 별로였어도 나의 톨킨에 대한 경탄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그 중도에 있는, 아직 읽지 않은 어린양들을 유혹하기 위해 최대한 열과 성을 다해 썰을 풀어본다. 캬.
우선 한글로 접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본이 존재한다.
반지전쟁 - 예문
역자 : 김번(영), 김보원, 이미애
역본 특징 : 깔끔하고 중후한 문장. 가독성이 좋으며 분위기를 잘 살렸음.
역본 단점 : 역자들이 아마추어일 때 재미로 한 본이라(뷁) 동서 소돔이 기묘하게 양이 줄어들었듯 판형과 편집을 고려하더라도 조금 분량이 줄어든 감이 있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간략 깔끔한 문장이고 비교결과 완역이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기에 장점이기도 하다.
스트라이더, 배긴스, 골드베리 등의 명사가 그대로 사용되어 캐릭터들의 이미지 손상이 없으나, 이는 톨킨이 내세운 번역 조건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가장 큰 단점은, 지금은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 - 씨앗을 뿌리는 사람
역자 : 역자 : 김번(영), 김보원, 이미애
역본 특징 : 표지와 문고본 사이즈가 취향에 따라 아주 예쁜 책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난 뭐 그냥그냥)
크기가 작아지고 편집이 더 널럴해지며 권수가 늘어났으나 예문판과 기본 문장은 동일하다. (역자가 동일함)
새로이 개정하며 톨킨 번역 원칙 ㅡ 고유명사라 할지라도 그 나라 고유어로 가장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단어를 사용해 번역해 줄 것 (단 톨킨이 고안한 엘프어 외 언어들은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ㅡ 을 지켰다.
즉 스트라이더는 성큼걸이가 되고 골드베리는 금딸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하하. 지명도 그리 되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쉬워하는 점이다. 어쩌겠는가, 원작자가 그러라고 했다는데.
역본 단점 : 권수가 늘어나며 한 번에 지르기에 가격적 부담이 좀 늘어났다. 그리고 특징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젠장, 금딸기.
반지의 제왕 - 황금가지
역자 : 한기찬
역본 특징 : 무난 무난한 번역은 장점이나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황금가지에 대해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 영화 시리즈 1 개봉에 맞추며 주 독자층을 유아동으로 설정한 듯한 느낌의 편집. 따라서 성인 독자들이 읽을 경우 다소 루즈함을 느끼고 쉽게 포기할 수 있다.
(..... 나도 사실 황금가지 본으로 처음 도전했을 때는 '이게 왜 명작이라는 거지?'라고 생각했었다. 재독 후 팬으로 돌변했다.)
하지만 고유명사들은 지켜냈으며, 구하기 쉽고 무난한 번역이라는 점에서 딱히 깔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역본 단점 : 무난한 문장이 함정.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 소설계의 장을 연 최초의 작품에 가깝다. 즉 서사시와 지금의 판타지 소설의 경계에 서있는 작품으로 훨씬 더 묵직한 맛이 있게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아직 정확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는데 이상스럽게.... 재미가 없게 읽히게 하는 묘한 재주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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