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나윤희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출간 : 2020.08.12
저자 : 나윤희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출간 : 2020.11.19
<고래별> 초판들을 발굴해냈다.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던 사이 오디오북도 발간되었었다니... 아쉽지만 연이 닿으면 손에 들어오겠지.
스토리도, 구성도, 작화도 모두 아름답다.
나는 네가 아니기에 나이다.
서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만이 절대 명제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다.
추천.
오직 하나,
나도 그와 같은 것이 있어.
절망할 자유도
파멸할 자유도
모두 나의 것이다.
- "물 밖의 그 사람을, 평생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어렴풋하게 바다가 속살거린다.
"너는 물고기로 태어났구나."
- "배움이 부족한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란다. 충분히 배우고도 바른말을 못 하는 게 부끄러운 거지. ... 네 말대로, 우리 보건소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조선인들이란다. 농기구에 사고를 당하고, 배불리 먹지 못하고, 오래 일해 병들고 아프면 오는 소작농들이야. 일본인 의사를 찾아가면 마뜩찮게 대접받을까, 그나마 내가 있어야겠다 싶었단다. 할 수 있는 게 그뿐이라는 것, 그게 부끄러운 거야."
- 이 사람은 나와 다르다. 이 사람은 물 밖에 사는 사람이다.
- 곱고, 똑똑한 우리 아가씨. 아가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손위의 도련님들을 따라 동경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하셨다. 하지만 주인어른께서 계집이 많이 배우면 팔자가 사나워진다고 못 가게 하셨다. 아씨는 속상해 울고 또 울었다. 아직까지도 틈만 나면 동경 이야기를 하신다. 아가씨는 뭐가 그렇게 싫은 걸까? 아가씨의 마음 안에, 그 애틋하고 괴로워 견딜 수 없는 일이란 게 도대체 무얼까?
- "아가씨 외에도... 그런 사람이 왜 없었겠습니까. 다만 아가씨의 처지와 생각이 궁금할 뿐입니다."
"내 생각이 중요하지는 않을 텐데요. 아무도 조선인 여인의 생각 따위 궁금해하지 않잖아요. 그들이 뭘 원하는지, 뭘 알고 싶은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지 누구도 물어보는 법이 없죠."
-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게 기름칠을 한 인형같은 여식. 더욱이 당신 눈에 나는 동포를 팔아 제 배를 채우는 배반자일 뿐이겠지요."
- 고개를 쳐들고 걸을 땐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없으나, 보지 않는다 해 그림자가 없는 이는 없다.
- "그때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는 말이야."
"...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잘했다, 손뼉이라도 쳐주길 바라?"
"해줄 텐가?"
"노닥댈 기분이 아니야."
"항상 그런 식이구나, 너는. 항상 그렇게... 너만 고고하고 깨끗하지.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짐승의 가죽을 바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무슨 뜻이야."
"군산에 가기 전에 내가 물었지. 겁나냐고. 넌 아니라고 했어."
"진심이었어."
"알아. 하지만 그래선 안 됐다. 겁내야 했어. 모두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죽으러 가는 길이었어. 내가 죽거나 남을 죽이거나, 혹은 예상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 누가 휘말리거나. 겁나지 않았다면 그거야말로 오만이고 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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