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 - 260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73370597 2010-04-30 |
괴물, 외뿔의 작가는 어디로.
긴 그리움으로 남았던 이름을 믿고 집어들었던 책은 다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책 자체가 어떠하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기대한 책은 아니었다는 것.
어느 정도 각오하고 든 책이지만 그런데도 조금은 서글펐다.
그러나 짤막한 문장들 안에 담긴 날카로움이 설핏 설핏 보였다.
좋은 그림들이 많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린 이 : 정태련)
# 4. '술 한잔 마시자'라는 표현이 '술 한잔 꺾자'라는 표현으로 변하고 '밥 한번 사겠다'라는 표현이 '밥 한번 쏘겠다'라는 표현으로 변했다. '웃었다'라는 표현은 '뿜었다', 터졌다'로 통용된다. 세상이 척박해지고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증거다.
# 8.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계절이 변하면 입을 옷이 있고 허기가 지면 먹을 음식이 있고 잠자기 위해 돌아갈 집이 있다면, 마음 하나 잘 다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 26. 인간은 딱 두 가지 유형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은 좋은 놈,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쁜 놈이다. 이상한 놈? 그런 건 없다.
# 74. 바로 앞에서 마주 보고 있어도 천 리나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앞에서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대가 생각하는 사람과 그대 사이의 간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 230. 기다림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그리움이 증오심으로 변모한다.
# 268. 이런 날, 눈 많이 내렸다. 못 견디게 네가 보고 싶었다, 라고 엽서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당신을 버리고 떠난 사람이라면 굳이 엽서를 보낼 필요는 없겠지요. 그럴 때, 사랑은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간직하는 것이지요.
# 314. 진실로 사랑했으나 미처 고백하지 못한 낱말들은 모두 하늘로 가서 별빛으로 돋아나고, 역시 진실로 사랑했으나 이별 끝에 흘린 눈물들은 모두 들판으로 가서 풀꽃으로 피어난다. 우리 사는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피맺힌 슬픔 한 모금식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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