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야쿠마루 가쿠 / 김성미 원제 : 誓約 출판 : 북플라자 출간 : 2017.02.02 오래도록 남는 한(恨)은 어떤 기억들일까. 누가 들어도 수긍할 만한 아픔부터,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게 더 당황스러울 정도로 개인적인 아픔까지 다양할 것이다. 문득 고통의 수치가 객관화가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물론 신체적 통증의 경우에 통증 수치 기준이 있긴 하지만 그 역시 객관적이라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상대는 이미 잊었을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 스쳐가던 표정, 불어오던 바람 같은 것들이 강한 인상으로 남는 경우가 있다. 사진처럼 남은 이미지는 떠올릴 때마다 추체험이 가능할 만큼 선명하다. 지나치게 선명해서 틀림없이 꿈이었을 거라 생각하게 될 만큼. 때때로 떠오르는 가을의 어느 오후, 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