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구병모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0.03.18 글을 읽고 있으면 그림이 그리고 싶고, 색을 올리다 보면 글이 읽고 싶다. 하나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온전한 마음이어야 하는데, 어느 것을 하건 반으로 나뉘어 흔들거린다. 흔들흔들.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여름밤이다. 구병모 작가의 글들은 어딘지 모르게 메르헨적인 느낌이 흐른다. 성인들을 위한, 잊혀져서 잃어버린 것들을 위한 동화들. 요정이나 정령들이 있다면 깃들 것만 같은 담백한 글들이 매력적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아픔을 모르지 않지만 서늘한, 울분과 화를 쏟아내기보다는 담백한 시선이 존재한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더 긴 시간을 겪어온 것 같은, 그래서 조금은 지치고 체념한 것도 같은 나른한 시선이. (지금껏 읽은 작품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