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석원 출판 : 달 출간 : 2020.12.02 11월 초중순의 시기의 나는 지금 돌이켜봐도 묘한 구석이 있었다. 평소 일상적으로 해오던 모든 것에 관심과 열정이 사라지고, 근 일주일 내도록 단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꽤 신기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하나를 파고들었던 게 얼마만인지. 어느 쪽이 더 낫다거나, 나답다고 느껴진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다. 단지 '나'라고 인식되는 존재의 영역이 생각보다 넓었다는 재확인에 가깝다. 그 어딘가의 경계를 떠돌고 있던 내가 현재의 루틴으로 돌아오게 만든 책이 이 책이다. 나는 자주 책에 관한 정보를 전혀 찾아보지 않고 읽는 편인데, 특히 집에 쌓아둔 책 중에서 골라 읽을 때는 저자도 확인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번도 그런 경우였다. 에세이치고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