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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K. 스티븐스] 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일루젼 2012. 6.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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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 - 6점
윌리엄 K. 스티븐스 지음, 오재호 옮김/지성사

424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78891158

2005-02-25

 

 

의도한 바는 알겠지만 글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저자가 원한 논지에 비해 지나치게 돌아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고, 독자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았다. 아예 이 분야에 관심이 없는 이들을 위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지루할 정도로 지엽적이다.

차라리 도면이나 그림 자료, 주석 등이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어째서일까 궁금했는데 저자 약력을 보고 어느 정도 납득.

<뉴욕 타임즈> 과학전문 기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아쉬움은 이해가 된다.

이미 고정된 독자층을 타겟으로 일정 수준의 지식은 갖추었다고 보고 서술한 듯.

 

하지만 차라리 시대 순으로 변화 과정을 따라가면서 한 가지 논지를 굳히거나, 아니면 애초 초반부에 요약해서 압축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뒤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나누어 구성하는 게 훨씬 좋았을 것 같은데

 

도입부에서는 호기심 유발을 위해서인지 다소 먼 곳에서 겉도는 느낌.

질문을 던져가며 끌어가려 하는 듯도 하나 그다지....

후반부에서는 소송을 우려함인지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오묘한 중립지역에서 풀어가서 조오금 지루했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읽어볼 필요가 있다.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위기에 대해 강력한 입장이라면, 이 책은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확실하고 그건 ~~한 방향으로 갈 거 같은데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는 정도를 다루고 있다. (한 쪽으로 아주 약간 기울긴 한다)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학창 시절 당연한 듯 배우는 기후에 대한 지식들이 어떻게 정립되었는가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솔직히 잘 읽히는 책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되먹임은 그냥 피드백이라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 흠 이건 내가 그 단어가 익숙해서 그런 것 같기도.)

 

 

[발췌]

 

 

# 세계가 산업혁명 이후 3세기째에 접어들자, 이러한 극한적인 논쟁은 이제 긴장감을 느낄 정도가 되었다. 극단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는 "왜 내가 걱정해야 하는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기후 변화의 온화한 속삭임에 도취된 경우이다. 주로 일부 보수적인 정치집단과 화석연료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지지해온 이런 견해는, '어떤 기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 변화의 폭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믿게 한다. 그들은 "지구가 따뜻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야!"라고 신봉한다.

 

 

# 더군다나 크고 급격한 기후 전이는 통상 남쪽에서 일어난다. 해저 퇴적물을 연구하는 디메노컬은 1500년 전에 아열대 북아프리카의 해수면 온도가 갑자기 낮아졌다고 한다. 이 진동의 차가운 시기 동안에는 50~100년의 짧은 기간에 해수면 온도가 2.5~7.5도 정도 더 낮았다. 그 결과, 아열대 아프리카에서는 몬순 강우가 감소하는데, 다른 쪽 즉 사하라 지역에서는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져 여기저기 호수가 생겼다. 디메노컬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기후 변화라는 것이 한두 세대에 걸쳐 서서히 일어날 것 같지만 사실은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하게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기후 변화는 어느 누구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컴퓨터를 활용하여 기상을 예측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대기의 초기 상태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이다. 만약 대기의 초기 상태가 실제와 아주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으면(이는 실제로 피할 길은 없다), 컴퓨터로 모의한 대기현상은 실제와 점차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전혀 관계없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날 컴퓨터를 이용한 국지 예보의 한계는 1주일 정도다. 이보다 더 긴 예보는 과거의 평균치를 기준 삼아 추측한다. 심지어 1주일 이내의 예보도 대략 70퍼센트 정도만 정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봄철과 가을철에는 대부분 대기가 불안정해서 예보의 정확도는 더 낮아진다. 만약 관측 능력이 점차 향상되어 대기의 초기 상태가 정확해진다면 예보의 한계선은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론적인 수치예보의 한계는 대략 2주일 정도로 볼 수 있다. 날씨를 예보하는 데에는 항상 예술적인 감성과, 정확한 판단을 위한 이성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 잘 알고 있듯이 육지는 바다보다 빨리 뜨거워지고, 또 육지는 대부분이 북반구에 위치한다. 따라서 북반구 대륙에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온난화가 더 크게 나타나리라 예상할 수 있는데, 그 근거로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온난화가 나타나면 고위도 지역에서는 그곳을 덮고 있는 얼음과 눈이 녹는다. 이로 인해 지표면의 반사도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태양빛이 외계로 반사될 것이며, 그 결과 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기후 시스템과 생물권의 상태에 변화를 유발하는 사례로, 기후 변화의 복잡한 상호 작용과 되먹임 고리의 한 부분이다. 이런 연쇄반응이 한 번 시작되면 인간이 조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종종 이 과정 전체에 대해 이해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다음으로, 상층에는 제트기류가 흐르고 지표면 근처에서는 저기압과 전선이 위치하는 중위도 온대 지역에 비해 북극권 주변의 대기는 넓은 육지가 있어 겨울과 봄에 더 안정되어 있다. 따라서 안정된 대기에서는 공기층 상하 간 혼합이 적고 지표 가열로 달구어지는 대기가 단지 낮은 층에 한정될 것이다.

 

.... 1995년에 발간된 IPCC 보고서에서는 북위 40~70도 사이에서 온난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발표했다. 북위 40도에는 중국의 베이징, 미국의 덴버와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들이 위치하고 있다.

 

 

# 이 무렵, 많은 기후 전문가들은 인류가 실제로 지구 온난화를 야기했거나 적어도 일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산터 박사와 위글리 교수의 발견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결정적인 논변이 되었다. 애슈빌의 연구진은 산터 박사와 위글리 교수의 발견이 의미하는 것을 분명히할 뿐 아니라,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수학 공식과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를 각국 언어로 바꾸어 전달할 방법을 논의하게 했다. 정치적으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이런 과정은, 과학자들에게 매우 불편한 과정이었다. 과학자들에게 공식과 도표는 언어보다 더 정밀하며, 통계와 수학의 관계, 그리고 불확실성과 확률의 곡선 등은 보다 더 보편적인 이해를 돕는 수단이다. 하지만 언어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거나 의미의 뚜렷한 차이를 놓치게 만들기 쉽다.

 

 

# 이러한 급랭 현상은 대기의 온난화로 빙하가 녹는 것이 남극에서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남극 빙관에서 담수가 되어 바다로 이동하는 현상은 빙하가 얼음 덩어리로 떨어져나가면서 발생한다. 최근 미국의 작은 주 크기만한 빙하들이 남극 빙상에서 떨어져나가 남극해를 떠다니는 모습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들은 원래 바다에 떠 있었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과학자들이 정말 우려하는 부분은 남극 서부의 빙상이다. 이 빙상은 바위로 이루어진 군도 위에 있지만, 그 대부분은 해수면 아래에 존재한다. 크기가 훨씬 큰 남극 동부의 빙상은 완전히 해수면 위에 위치한다. 학자들은 기온이 높았던 백악기에 지구 빙하의 거의 대부분이 녹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다가올 온난화가 남극 동부의 빙상까지 녹이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남극 서부 빙상의 가장자리는 밀려오는 따뜻한 해수에 취약하다.

 

 

# 이 결과에 대해,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전문가들은 잇달아 반론을 제기하였다. 그들은 지구 온난화가 전 지구적인 문제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후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오존 감소의 문제나 평범한 대기오염과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온, 강우의 변동과 같은 심한 일기의 변화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전 세계 기후 변화를 "직접 경험하기에는 너무 멀리 있다"라고도 했다. 분명한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와 극심한 일기 변동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연구팀은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를 쓰는 자신들 집의 냉난방 사이의 관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게다가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그들의 생활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일상 속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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