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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 까마귀 어지러이 나는 섬

저자 : 아리스가와 아리스 / 최고은출판 : 북홀릭출간 : 2018.08.30          작가 아리스가와 시리즈를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발견해서, 읽고 시리즈라는 걸 알았다'지만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자.)를 읽은 후 이라니, 순서가 영 엉망이지만 그런 것도 하나의 재미니까.  본격과 신본격의 경계를 정확히 나누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누는 기준에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신본격 작가다. (작가 스스로는 '본격'을 지향하고 있다고 인터뷰했지만) 집필 시기도 그렇지만 '트릭' 자체보다는 '동기'에 집중하는 작가의 성향은 신본격에 더 어울린다.  추리소설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 하나의 이야기로서 읽어나가는 방법.소설 속의 탐정보다 먼저 진상을 알아..

Book1 2024.10.26 2

[ZQ] 깨어난 마녀

저자 : ZQ출판 : 예인미술출간 : 2021년 4월        제각기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낼 것인가.누군가에게 이것은 처세나 기술의 영역일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편안함과 자기 보호의 영역일 것이다. 자신을 아무런 의도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개인적으로는 순진의 상실보다는 힘의 각성이라고 보고 싶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봐주고 싶은 이들은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도 그것을 허용해야 한다. 스스로를 바라봄에 있어서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봄에 있어서도. 타인을 헤아려 스스로를 가리는 것 또한 하나의 배려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그 또한 하나의 오만일 수 있다. 개개인은 개개인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

Book1 2024.10.18 1

[산호]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 1

저자 : 산호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21.12.20                   텀블러에 크게 얼린 구슬 얼음을 넣고, 우유와 냉침 코나 커피를 따른다.반쯤 마신 다음 애플시나몬 시럽을 넣어 달달하게 마무리한다. 단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도 한 번씩 달콤한 맛이 끌리는 때가 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대체로 늦가을이나 초겨울,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조금씩 차가워지는 공기를 달달함이나 따뜻함으로 달래고 싶었던 걸까. 버터 향 가득한 달달함이 끌리는 시기다. 아직 한낮은 땀이 나기도 하는 지금은, 사실 예년보다 좀 이른 편이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작년에 사두고 까먹었던 수제 시럽을 냉장고 안에서 찾아냈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차이티 라떼를 마시고 싶..

Book1 2024.10.18 9

[박서련] 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저자 : 박서련출판 : 창비출간 : 2024.10.08       얼마 전 을 만족스럽게 읽었다. 다른 작품들을 더 찾아 읽고자 온라인 서점에 접속했더니 전작 에 이은 가 메인에 떠 있었다. 맞다. 그 책의 저자도 박서련 작가였지. 가끔 문장에서 눈을 떼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 잘 읽히지 않아 헛도는 게 아니다. 이미 읽었음에도, 그 의미를 파악했음에도 문장이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몇 번이나 되읽으며 그 맛을 음미한 뒤에야 겨우겨우 다음 문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나는 그런 문장들로 쓰인 책을 만나면 매우 괴로워하면서도 동시에 무척 행복해한다. '읽는다'는 주체적 행위를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갑갑함이 괴롭지만, 그보다는 쉽게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곱씹어 읽게 하는 문장을- 표현을 만..

Book1 2024.10.17 4

[박정배] 한식의 탄생 -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우리 밥상 탐방기

저자 : 박정배출판 :  세종서적출간 : 2016.11.30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던 에너지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중이다. 돋보기처럼 한 점에 모이게 될지, 아니면 압축물처럼 짓눌려 쌓이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관성에 젖어 내버려 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유지/해지하는 과정은 무척 귀찮고 꽤나 설렌다.  지금은 배만 곯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직원식당을 가장 애용하는 나지만, 한때는 지인과 맛있는 것들을 찾아다니며 맛보는 것이 도락(道樂)이었다. 빕구르망, 미슐랭, 블루리본, 자가드... 각종 서베이들을 검색하고, 내한 셰프의 디너를 예약하곤 했더랬다.  그래서 내 혀가 그들의 미학(味學)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훈련되어 있었느냐 하면. 그냥 보통이었다. 아무 맛도 못 느끼는 ..

Book1 2024.10.17 0

[야마카와 나오키, 아사키 마사시] 마이 홈 히어로 1

저자 : 야마카와 나오키 / 아사키 마사시 / 김진아 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22.08.31        티핑 포인트라고 할까, 한 끗 차이로 생각과 감정이 급격히 변하는 순간이 있다. '잠시 이성을 잃었다'거나 '빡쳤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그런 순간.  사람마다 이 지점에 도달하는 속도와 빠져나오는 속도는 다를 것이다. 어떤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소화하는가는 제각각이니까.다른 사람으로는 살아보지 못했으므로 -관찰하거나 경험했다고 해서 타인의 그 순간을 온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으니-, 내 경우만 놓고 보자면 나는 콘트라스트가 높은 편이다. 이 과정이 매끄러운 그라데이션으로 진행되는 사람들은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받아들이는 부담이 덜할 ..

Book1 2024.10.1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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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다스] 람 다스의 바가바드 기타 이야기 - 내 안의 빛, 내 안의 신성을 살기

저자 : 람 다스 / 이균형출판 : 올리브나무출간 : 2024.02.21                   이 책은 자체를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의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진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에 가깝다. 기본적인 설명이 없지는 않지만, 를 최소 일독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되므로 아직 를 읽기 전이시라면 를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연초에 기획했던 일상에 가까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비로소.여유로운 한낮의 햇살을 즐기고, 차를 끓이고 책을 읽는 시간.음악을 들으며 자판을 두드리거나 눈을 감는 시간. 반드시 그 장소여야만 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불편함도 있지만 대체로 소소한 것들이다.하나씩 다뤄나가다 보면 예전 생각이 나서 아릿해지기도 하고, 소꿉장난을 하는 것 같아 즐겁기도 하..

Book2 2024.10.18 6

[고이케 히로시]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저자 : 고이케 히로시 / 이정환출판 : 나무생각출간 : 2017.08.14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건 약국을 정리할 때쯤이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신경이 날카로울 때였는데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이 책이 작은 위안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래, 뭐 나도 어떻게든 되겠지.' 그 뒤로 두 세 차례의 이사를 거치며 어디론가 사라졌던 -사실 중고로 판매했다고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 책이 지난달쯤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일부러 찾았던 것도 아닌데, 어느샌가 책무더기 제일 상단에 나타나 자꾸만 시선을 끌어대던 . 어쩐지 이것도 인연인 것 같아 한 번만 더 읽고 처분하기로 했다. '어라? 어쩐지...'그런데 막상 읽다 보니 지금의 내게 꼭 필요했던 조언 같아서 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히..

Book2 2024.10.14 2

[데이비드 호킨스] 놓아버림 - 내 안의 위대함을 되찾는 항복의 기술

저자 : 데이비드 호킨스 / 박찬준출판 : 판미동출간 : 2013.10.10                   '어디로 가고 있는가'보다 '어디로 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발 디딘 곳이 어딘지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아무리 달려도 '붉은 여왕의 저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외면하고자 피할수록 어디에서나 불쑥불쑥 고개를 내미는 똑같은 주제들.그럴 때는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아, 지금은 이것에 집중할 때구나. 이걸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다음 것들은 오지 않겠구나.  마음먹기까지가 한 세월이지, 막상 세상에는 너와 나 둘 뿐이라는 듯 집중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금세 변화한다. 이전까지 끈질기게 발목을 낚아채 제자리로 돌려놓던 건 꿈이었던 마냥.  은 읽는 동안도 집..

Book2 2024.10.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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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마법의 연금 굴리기 - 연금저축, IRP, ISA 절세 삼총사를 ETF로 자산배분하라!

저자 : 김성일출판 : 에이지21 출간 : 2023.10.11       원하던 것들에서 딱 한 조건씩 빠지는 제안들이 들어오고 있다. 시기와 흐름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면 조금 오싹할 정도다.'이만하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망설임이 깊어지다가도 거의 다 왔다는 안도감이 부드럽게 그 자리를 대체한다. 내가 원했던 것을 고수하기 위해 필요한 약간의 시간,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그것이다.  또한 그렇다. 투자금이 스스로 굴러가며 몸집을 불려 나가기 위해 필요한 약간의 시간과 안배면 충분하다.  ISA, IRP, 연금저축...뭐가 많은데 어떤 게 제일 좋은 건지, 얼마씩 넣어야 하는 건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 포기하셨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시길. 2023년 출간 도서라 지금과 크게 달라진 부..

Book1 2024.10.12 4

[작자미상]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 국내 최초 고대 이집트어 원전 완역본

저자 : 작자미상 / 유성환출판 : 휴머니스트출간 : 2024.05.20             평생 읽고 접할 수 있는 글의 양은 얼마나 될까?무의식 중에 흘려 넘기는 정보들까지 합한다 해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인간이 깨닫지 못할 뿐 세상의 진리는 만물 어디에나 담겨있다고 하지만, 내가 결코 읽지 못할 수많은 이야기들이 잠자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조금 괴로워지고 만다.(그렇다고 열성을 다해 읽어나가는 것도 아니니 나는 그저 나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무용한 것들이 못 견디게 좋을 때. 그럴 때 나는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개개인의 삶 또한 그런 이야기들 중 하나일 테니까. (동시에 김보영의 천재적인 표현을 떠..

Book1 2024.10.03 2

[대니얼 트루소니] 천사학 1-2

저자 : 대니얼 트루소니 / 남명성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13.11.15    저자 : 대니얼 트루소니 / 남명성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13.11.15           작년 '문화가 있는 날', 도서관 서가를 훑다가 발견해 읽어본 책이다.후속작인 는 번역 출간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등이 재출간되는 등 인기를 끌자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을 찾아 출간했던 것이 아닐까 싶은데, 줄거리나 내용 자체는 딱히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매력 있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많이 생각났는데, 그런 류의 천사와 인간 소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와 영지주의 설정을 상당 부분 차용했다는 점일 것이다. 여타의 작품에서 천사들이 대체로 선한 진영으로 묘사되었다면 에서는 중립 혹은 그 반..

Book2 2024.05.15 1

[바딤 젤란드] 타프티가 말해주지 않은 것 - 세상에서 가장 괴이하고 매혹적인 자기계발 픽션

저자 : 바딤 젤란드 / 정승혜 원제 : О чем не сказала Тафти 출판 : 정신세계사 출간 : 2022.02.23 완전히 닫힌 방 안에서도 어느 순간 굴러다니는 먼지 뭉치가 생기곤 한다.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인지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형태가 생기는 건 어떤 '순간'일까? 방을 청소하며 밖으로 쓸어내 버린 먼지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으로 변할까? 이전에 읽었던 현실 창조에 관한 책들이 말하는 꾸준함과 일관성이란 이런 '뭉쳐져서 나타나는' 순간들을 위해 한 겹씩 쌓아나가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타프티가 전하는 메시지는 조금 다르다. 현재의 현실 속에 '없던 것'을 나타나게 하거나 '있던 것'을 없애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것이 있는' 필름을 선택해 ..

Book2 2022.07.04 0

[스와미 사라다난다] 치유를 위한 손가락 요가 - 건강과 명상을 위한 요가 무드라의 모든 것

저자 : 스와미 사라다난다 / 장슬기 원제 : Mudras for Modern Life 출판 : 프로제 출간 : 2019.07.12 요가매트가 없을 때에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요가, 직장에서도 할 수 있는 요가가 있다. 바로 손가락 요가(무드라)다. 정확한 동작도 의미가 있겠지만 손가락과 호흡에 신경을 쓰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은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익숙해진다면 특정 무드라를 취함으로써 감정적 여유와 편안함까지 경험하게 될지도. 사실 내 경우에는 평상시에도 스트레칭을 겸해 자주 손을 움직이는 편인데, 몇몇 동작이 무드라였다는 걸 알고 조금 놀랐다. 바꿔 말하면 그 정도로 친숙하고 간단한 동작들이 많다는 것. 어려워 보이는 무드라도 사진을 찬찬히 살핀 뒤 한 손가락씩 움직여보..

Book2 2024.03.03 0

[루돌프 슈타이너, 크리스토퍼 뱀퍼드] 인지학이란 무엇인가

저자 : 루돌프 슈타이너 / 크리스토퍼 뱀퍼드 / 조준영 원제 : What is Anthroposophy? 출판 : 수신제 출간 : 2021.07.30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활동 중인 부분만 -혹은 그와 연결된 부분만- 활성화되어 보여진다. 이는 해당 플레이어가 감지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계의 범위와도 같다. 어쩌면 모든 것이 그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이 상상하고 믿고 받아들인 것들만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닐까. 아직 상상하지 못한 영역은 -혹은 잊혀진 영역은- 미완의 작품처럼 기본적인 법칙 하에 멈춰 있는 것은 아닐까. "진리는 보통 가정하는 것처럼 실재하는 어떤 것의 이상적인 반영이 아니라, 자유로운 활동에 의해 창조되는 인간 정신의 산물이다. 이 산물은 우리 스스로 창조하지 않았..

Book2 2023.03.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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