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강화길 출판 : 문학동네 출간 : 2020.06.12 책더미 한 켠을 조심스레 허물었다. 지나간 것들은 떠나보낼 시기가 되었다고 느껴지는 것은, 행성 역행이 끝났다거나 음력 설이 되었다거나 하는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나를 휘감고 있던 것들이 '툭'하고 떨어져 나간 것만 같은 기분. 그래서,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가 맞는지 스스로가 낯설어지는 기분. '강화길'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낯선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 작가는 이전까지 내가 반해왔던 작가들과는 결이 다른 스타일인데, 이런 느낌의 소설은 무척 드물다고 감히 표현하고 싶다. 잘 짜여진 미스터리나, 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환상 소설이 아니다. 보다 현실적이고, 잔인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