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임새봄 출판 : 미디어샘 출간 : 2020.08.28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적당한 온도의 폭신한 바닥에 드러누워 숨만 쉬고 싶다. 말 그대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비축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느낌이다. 내부에서 뭔가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빈둥거리며 보내고 싶은데- 언제나 그렇듯 나에게는 일상이 있고 업무가 있다. 아- 기쁨으로만 맞이하기에는 지난한 나날들이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상태에서 읽는 화법 책들은 어딘지 모르게 창백하다.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 표현한 것인지, 설명에는 생략되어 있는 밑작업들은 무엇인지, 과정샷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뜯어보았었다. 지금은 편안하게 감상하며 '예쁘다'라고 생각한다. 어떤 색을 먼저 깔았는지 정도만 유의해서 살피고 내가 그린다면 어떤 식으로 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