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임새봄] 디저트가 있는 달콤한 하루

일루젼 2023. 3. 30.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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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새봄
출판 : 미디어샘 
출간 : 2020.08.28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적당한 온도의 폭신한 바닥에 드러누워 숨만 쉬고 싶다. 말 그대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비축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느낌이다. 내부에서 뭔가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빈둥거리며 보내고 싶은데- 언제나 그렇듯 나에게는 일상이 있고 업무가 있다.

 

아- 기쁨으로만 맞이하기에는 지난한 나날들이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상태에서 읽는 화법 책들은 어딘지 모르게 창백하다.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 표현한 것인지, 설명에는 생략되어 있는 밑작업들은 무엇인지, 과정샷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뜯어보았었다.

 

지금은 편안하게 감상하며 '예쁘다'라고 생각한다. 어떤 색을 먼저 깔았는지 정도만 유의해서 살피고 내가 그린다면 어떤 식으로 할지 가볍게 상상해 보는 정도다. 이런 거리감이 편안하면서도 조금 서글프다. 오래도록 지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독서 정도인가 싶은데, 그것도 요즘엔 영 녹록치 않다. 

 

일상이 바쁘고 복잡할 때는 대개 자신의 마음 상태 또한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분주한 마음을 잘 다독여가며 고요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행복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렇게 조금씩 나에 대해 알아갈수록 점점 더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언제나 가장 친하고 가장 사랑해야 할,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유일한 친구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직접 그리지 않는 대신 그림 유튜버들의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 최근에는 이연의 영상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예전에 참 좋았다고 느꼈던 영상들은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여전히 좋았다. 나는 이연의 영상에서처럼 누군가의 내면에서 잘 다듬어지고 정제된 사유들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생각, 결, 가치관들이 묻어나는 문장들은 그 순간을 담은 가벼운 반짝거림과는 조금 다른 무게감과 단단함으로 빛난다. 누군가의 세계를 엿보는 느낌- 그것은 정제된 생각을 주고받는 깊은 대화에서 느낄 수 있는 두근거림이다.   

 

언젠가 다시 그림에 설레는 때가 온다면 상큼한 레몬 케이크와 무화과 타르트를 그려보고 싶다. 

그런 기분으로 읽었다. 

        


   

- 색연필 그림에 사용되는 색연필은 크게 유성 색연필과 수성 색연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 종류의 색연필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물'입니다. 수성 색연필의 경우는 종이에 색칠을 하고 난 뒤 물을 머금은 붓으로 터치했을 때, 수채화 물감과 같은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성 색연필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색연필! 물에 번지지 않는 색연필입니다. 기름 성분으로 되어 있어 덧칠이 가능하고 그 위에는 물감이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마치 크레파스 위에 물감을 칠했을 때 채색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 저는 여러 색을 섞어가며 진하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보존력과 발색력이 우수한 유성 색연필을 선호하지요. 브랜드로는 프리즈마, 까렌다쉬, 파버카스텔 등이 있습니다. 유성 색연필은 ‘어떤 브랜드가 가장 좋다'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마다 색감과 발색력의 차이가 있고 저마다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책 속의 그림들은 프리즈마 유성 색연필 72색 세트와 몇 가지의 추가된 낱색을 사용하여 완성했습니다. 각 그림마다 제가 사용한 프리즈마 색연필의 번호를 기재했어요. 72색이나 48색에 없는 색상의 경우에는 색상표에 별도 표기했습니다. 프리즈마 색연필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종류의 유성 색연필 중 비슷한 색을 골라 그려도 좋습니다.

- 오른쪽 페이지에는 이 책에 담긴 모든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색상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프리즈마 색연필을 소장하고 있어도, 각 세트마다 추가로 필요한 낱색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다른 색상으로 대체하여 그림을 완성해도 좋고, 저와 같은 색으로 그려보고 싶다면 가까운 화방이나 문구점, 온라인을 통해 몇 가지의 낱색을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 이번에는 마블 무늬에 빵 질감을 그려볼 거예요. 번은 1030번 짙은 빨간색, ②번은 1033번 갈색, ③번은 908번 초록색, ④번은 1095번 짙은 갈색을 사용해서 작은 동그라미들을 그려 넣습니다. 이때, 동그라미는 크고 작게, 연하고 진하게 그려 규칙이 없도록 해주고 최대한 촘촘하게 그려 넣어주면 더욱 자연스러운 빵 질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 동그라미는 약간 타원 모양이어야 자연스럽습니다.

 

- 앞 과정에서 그려본 빵 질감 표현법을 이번에는 베이지색 빵 부분에도 그려 넣습니다. 942번 황토색으로 연하고 진한 크고 작은 동그라미들을 불규칙한 무늬로 밀도 있게 그려 넣어주세요. 

 

- 1095번 짙은갈색으로 빵 가장자리 부분에 한 번 더 포인트가 되는 짙은색을 그려주세요. 이때는 선으로만 가장자리를 정리해도 좋고, 가능하다면 앞서 칠한 갈색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안쪽으로 짧게 그러데이션 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이어, 마블 무늬 색이 너무 연한 것 같다면 번은 923번 빨간색을, 번은 1003번 노란색을, 번은 912번 연두색을, 번은 944번 갈색을 한 번 더 덧칠해 주세요. 이번에는 무늬를 묘사하지 않고 색을 칠해주는 과정입니다. 

 

- 이번에는 빵 질감을 표현한 부분 부분에 진한 무늬를 한 번 더 그려 넣어 더욱 자연스러운 빵 질감을 표현해 봅니다. 1095번 짙은 갈색과 944번 갈색을 번갈아 사용하며 미리 그려놓은 동그라미 곳곳에 진한 색을 칠해주세요. 모든 식빵의 마블과 빵 단면 모두 동일하게 색을 사용합니다. 이때도 일정한 톤으로 그리지 말고, 진하고 연한, 강약이 있는 동그란 무늬를 그려 넣어주면 더욱 자연스럽습니다.   

 

 

 

 

 

 

 

 
디저트가 있는 달콤한 하루
마카롱, 크루와상, 티라미수 등 보고만 있어서 맛있는 알록달록 입맛 돋는 20가지 색연필 일러스트 컬러링북 《디저트가 있는 달콤한 하루》가 출간되었다. 달콤하고 다양한 식감만큼이나 화려한 색감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디저트. 맛있는 디저트를 색연필로 표현하는 임새봄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먹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커스터드나 휘핑크림으로 속을 채운 슈 위에 초콜릿 등으로 맛을 낸 에끌레어, 도톰하게 자른 버터와 팥앙금을 빵에 곁들여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앙버터, 정신이 번쩍 날 만큼 기분 좋아지는 티라미수 등 입과 눈을 즐겁게 하는 디저트 일러스트를 책 한 권에 담아냈다. 어려워만 보이는 디저트 일러스트도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면 누구나 그릴 수 있다. 푸드 일러스트를 그리는 기본적인 방법과 함께 각 단계별로 그리는 법을 상세히 설명할 뿐 아니라, 원화와 동일한 밑그림이 있어, 따로 라인을 그리지 않고도 디저트 일러스트를 쉽게 그릴 수 있다. 세밀한 묘사와 풍부한 색감으로 맛있는 디저트를 담아낸 《디저트가 있는 달콤한 하루》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맛있게 그리고 싶다는 마음을 실현시켜줄 컬러링북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저자
임새봄
출판
미디어샘
출판일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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