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세랑출판 : 아작출간 : 2020.01.06 정세랑의 세계는 내가 사는 세계보다 무해하고, 자연스럽다. 동물성보다 식물성이 짙은 느낌이랄까.그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손가락이 시공을 넘는다거나, 냉동인간을 깨워 에우로파로 파견한다거나, 하늘에서 거대 지렁이가 쏟아진다거나 하는 일들은 어쩐지 '그럴 수도 있지' 싶어 진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작가는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공을 들이지 않는다. 그저, 독자 또한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방향을 잡아줄 뿐이다. 헤매고 있는 이를 다정스럽게 살짝 당겨 주듯이. 대다수의 소설이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 저자의 글들은 시작과 끝을 정해두고 긴박한 추격과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를 즐기도록 쓰여진 글이 아니다. 나는 정세랑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