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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 3

[에도가와 란포] 파노라마섬 기담 / 인간 의자

저자 : 에도가와 란포 / 김단비 출판 : 문학과지성사 출간 : 2018.12.19 최근 리뷰를 훑어보니 일본 작품들이 꽤 늘어난 느낌이다. 실제로 읽은 책들은 좀더 다양하게 섞여 있지만, 책마다 발췌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다보니 리뷰 상으로는 그렇게 되었다. 다른 작품들에서 언급된 바는 익히 접했으나 실제로 란포의 작품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다. 뭐랄까. 단 두 편의 단편을 읽고 '이런 것이 란포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당연하지만- 어쩐지 그것만으로도 '이게 란포구나'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뒤에 덧붙여진 해설에 따르면 란포는 '에드가 앨런 포'를 특히 좋아하여 그 이름에서 자신의 필명을 따왔다고 하는데, 두 작품 모두 확실히 포처럼 끝맛이 길게 남는다. 하지만 끈적한 묘사와 -아름다우면서..

[킴 투이] 루 ru

저자 : 킴 투이 / 윤진 출판 : 문학과지성사 출간 : 2019.11.29 과 이어서 읽을 계획이었는데 사이사이 일이 생겨 20여 일 정도의 시차가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의 적당한 망각이 를 '루'로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프랑스어로는 '실개천, (피, 눈물, 돈 등의) 흐름'을 의미한다는 '루'는 베트남어로는 '자장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소설의 화자 '응우엔 얀 띤'이 출생 이후 지금까지 겪어온 피와, 눈물과, 돈의 흐름이 지금 그녀가 아들들 곁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자장가로 잦아들기까지를 의미하는 이중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흐름을 의미하는 제목이다. 얀 띤은 에서의 화자 만과 무척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그녀는 오히려 저자 킴 투이를 더 닮은 것 같다. 미래가 보장..

[카를로 긴즈부르그] 밤의 역사 - 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

저자 : 카를로 긴즈부르그 / 김정하 출판 : 문학과 지성사 출간 : 2020.07.06 이전 저작에서 프리울리라는 한 지역권 안에서의 베난단티를 좁고 깊게 파고들었던 저자는 에서는 보다 넓은 시야로 전형들의 맥락을 따라 세계를 떠돈다. 그러면서도 건조한 역사적 '사실'들에 짓눌려 개별적인 '맥락'을 잃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우선 그는 이 긴 이야기를 유대인과 나병 환자들로부터 시작한다. 소수이자 차별, 경시의 대상이었던 존재들로부터 시작된 '증표'와 '악의'를 읽어내는 것이다. 그 박해로부터 마녀 사냥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여타 저자들이 성별 구조와 폭력 속에서 바라보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면 그 마녀들이란 어디에서 온 개념들인가? 저자는 여기에서 베난단티의 사례를 들어 풍요와 재생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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