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앤드류 루미스] 기초 드로잉 - 완역본

일루젼 2022. 6. 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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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앤드류 루미스 / 조은형
출판 : 미디어샘 
출간 : 2019.08.15 


       

원하는 것을 형태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글쓰기, 작곡, 조형, 그림, 코딩 등.

그중에서도 설명하기 힘든 것을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그림을 배워보고 싶어졌다. 언제고 한 번은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매번 생각만으로 그쳤었는데, 꿈 일기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귀차니즘을 이겼다. 지금은 간단한 일러스트를 보고 따라 그려 보는 정도이지만 언젠가는 연필 한 자루로 슥슥 크로키나 드로잉을 해보고 싶은 꿈을 꾼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집에서도 혼자 끄적여보고 싶은데, 한정된 시간을 쪼개 독서와 그림과 공부와 운동과... 욕심이 많으면서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는 언제나 계획만 가득하다. 시간 배분은 차차 고민하기로 하고, 당장은 모작을 하기에도 기초 부족이 느껴져서 드로잉이나 채색에 관한 책이나 유튜브를 조금씩 찾아보는 중이다.   

 

관련 도서 중 순위가 높아 무작정 선택한 책이었는데, 정말 '기본'과 '기초'에 관해 잘 설명하고 있었다. 저자는 무언가를 그리고 싶을 때 의도해야 할 것과 고려해야 할 것, 주의해야 할 것들을 5P와 3C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제대로' 표현되기 위해 크게 선과 면으로 나누어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7-80%가 원근법과 작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원문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매끄러운 번역은 아니라고 느꼈다. 기술적인 측면을 말로 풀어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몇몇 부분은 아무리 글을 읽어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림을 보며 되짚어 이해한 부분들이 있다. 나의 이해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문장이 너무 예술적인 경우도 있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취미로 미술을 배워보고 싶은데 관심 분야가 펜 드로잉, 소묘, 색연필화 등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다. 반면 아크릴화나 일러스트레이션, 수채화나 채색 위주의 손그림이라면 목적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

 


 

 

- 미술은 그야말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그리려는 열정으로 충만하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보통은 취미로서 미술에 흥미를 보이지만 본인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면 직업으로 예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드로잉에 재능이 있는 것과 드로잉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다르다. 아는 게 많다고 재능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성에 대한 지식이 없이 그린 그림이 제대로 그려질 리도 없다. 정답은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알아보는 것이다. 그 수단이란 인간의 시선에 적용되는 자연법칙을 합리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 드로잉은 종이 위의 시선이다. 정확히 말하면 작가의 인식과 흥미, 의견, 성격, 철학이 한데 섞인 시선이다. 이 사실은 변할 수도 없지만 좋은 드로잉을 위해 결코 변해서도 안 된다. 드로잉은 다른 창의적인 예술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모든 예술은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고 관람자가 작가의 내면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망의 발현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듣고 봐주길 바라며 열정을 담은 작품을 평가해주기를 바란다. 어쩌면 타인의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 있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 드로잉을 표현의 도구로 선택했다면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은 미술에는 기본원리가 있으며, 그 원칙을 따라 발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학, 연극,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안타깝게도 미술에 대한 접근법에서 기본원리는 실용학문으로서 정의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 왜 우리는 어떤 드로잉이 매력적이고 어떤 드로잉이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는 걸까? '구성 지각'이라는 용어가 이런 능력을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것 같다. 그 능력은 눈과 뇌가 동시에 일을 하며 발휘된다. 눈으로 보고, 뇌로 결정하는 것이다. 즉, 눈으로 특정 효과나 모습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뇌가 그 결정에 따른다. 바로 눈과 뇌가 크기, 비율, 또는 질감을 통해 모습을 구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런 감각이 모여 구성 지각을 이룬다. 우리가 원근법이라는 이론은 몰라도 깊이나 공간에 대한 감각은 있다. 어떤 형태가 우리 경험에 근거하여 정상적이거나 사실적이지 않다면, 바로 그 형태가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부학이나 비율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형태는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말로는 설명은 못하더라도 눈으로는 바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비율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난쟁이와 아이, 강아지와 작은 개를 구분하는 것이다. 부피와 윤곽에 대한 감각도 마찬가지다. 

 

- 좋은 드로잉에는 분명히 기본적인 요소가 잘 녹아 있다. 이런 요소 없이 훌륭한 드로잉이 나올 수 없다. 이런 요소는 배워야만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비율과 원근법이 빛과 그림자 공부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한 책이 없었다. 이런 요소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그 관계를 소개하는 이 책이 그간의 필요성을 만족시킬 것이라 믿는다. 자연법칙과 시선을 이해하는 데 가장 훌륭한 스승은 자연 그 자체다. 만약 작가가 사물의 구성과 윤곽 묘사법을 알고, 빛이 형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안다면 자신만의 표현을 할 수 있는 자산을 얻은 셈이다. 그런 지식은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다. 

 

- 좋은 드로잉이란 무엇일까? 좋은 드로잉의 공통점은 기본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모든 드로잉 안에는 치수가 있다. 높이, 넓이, 두께다. 우리가 비율이라고 하는것은 이 세 가지 치수의 비율을 뜻한다. 그리고 드로잉 안의 모든 요소들은 서로 상대적인 비율이 있고 이런 비율이 정확하다면 전체적인 치수도 정확해진다. 비율이 틀리면 좋은 드로잉이 나올 수 없으므로 비율 proportion은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그리려는 대상에는 언제나 비율이 존재하므로 종이 테두리 안에 대상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종이를 '트인 공간'이라고 생각해보자. 대상을 가장 만족스럽고 그럴듯한 곳에 멋지게 배치하려면, 대상을 주시하여 시점을 정해야 한다. 파인더-도화지 비율에 맞는 하드보드지에 직사각형으로 구멍을 뚫은 모양을 잘라서 대상을 어디에 배치할지 고민해본다. 크기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거리는 어느 정도여야 할까. 그리고 어디에 두어야 할까. 이런 요소를 배치 placement라고 한다.

- 시점과 배치가 결정되면 그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세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원근법 perspective이다. 원근법은 가장 처음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무엇보다 먼저 배워야 한다. 미술학교에서 제일 먼저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도 원근법이다. 작가가 제대로 이해한 눈높이나 수평선과 관계없이 드로잉은 진짜가 아니다. 이 책에서 원근법을 완전하게 다룰 수는 없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은 짚고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다른 책도 참고하여 더 많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원근법은 훌륭한 드로잉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원근법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무엇일까? 빛, 하프톤, 그림자 효과를 제대로 살린 형태를 그려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면 plane로 분리해야 한다. 평면 위에서 빛의 효과만 잘 살려도 형태는 안정된다. 처음에는 밝은 빛을 받은 면을 찾는다. 형태가 점점 빛으로부터 돌아서면 하프톤이 생긴다. 하프톤 너머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 안에는 반사광이 있다. 반사광은 그림자의 일부이지만 그 빛이 형태를 드러내 준다.

 

- 그 다음으로 고려할 점은 훌륭한 드로잉의 또 다른 요소 패턴 pattern이다. 명암은 드로잉의 색조 배열을 다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리기 전에 먼저 눈을 감고 주제를 생각하자. 그림을 어떻게 전개시킬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목표를 정해 본다. 이 모든 것을 주제의 구상  conception라고 부른다. 다시 한 번 썸네일 스케치나 낙서를 통해 그리려는 대상의 형태를 구성해보자. 관람자는 작품을 감상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기대하기 때문에, 작가가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스케치를 한 뒤 드로잉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을 구성 construction이라고 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 사진을 모으거나, 스케치와 연구를 하고 스크랩을 하는 등의 작업이다. 여유가 있다면 연구를 위해 모델을 구할 수도 있다. 

- 구성과 매우 밀접한 요소는 윤곽 contour이다. 이 둘은 서로 필수 불가결한 관계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구성이 꺼내놓은 덩어리라면, 윤곽은 그 덩어리의 테두리다. 구성은 시점과 원근법이 기본이다. 어떤 물체도 각도에 따라 모습은 다르게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눈높이를 설정하고 구성과 윤곽은 그 기준에 맞춘다. 어떤 대상을 그릴 때 눈높이가 하나 이상이라면 결코 정확한 그림이 나올 수 없다. 동시에 두 시점으로 물체를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지고 있는 정보를 조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같은 대상을 그린 여러 개의 자료와 사진을 찾아서 보면, 눈높이가 같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빛의 종류나 광원도 같지 않을 것이다. 이상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눈앞에서 그리려는 대상이 하나의 빛을 받고 하나의 눈높이로 포착되어야 한다. 초보자들은 특히 이런 방식으로 작업해야 한다. 그렇기에 정물, 풍경 혹은 미술학교에서 실제 모델 수업을 보고 그리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더라도 그리는 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필요하다. 비율이나 원근법을 제대로 구현하는 학생이라면 다른 동기들보다 훨씬 빠르게 인정받을 것이다. 원근법을 모르고, 기본 형태에서 빛의 작용, 치수와 비율에 대한 감각이 없는 작가는 다른 기계적 수단에만 의존하여 부족한 지식을 보완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사진을 따라 베낀다면 결과는 고스란히 그의 작품에 드러날 것이다.  

 

- 열심히 노력을 해서 구성과 윤곽을 이해했다면 이제 두 요소와 아주 밀접한 관계인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바로 개성 character이다. 개성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다른 것과 구분 짓는 속성이다. 물건을 사용하고 사람을 경험하다 보면 그만의 개성을 파악하게 된다. 개성은 항상 독특하다. 그림에서 개성은 특정 주제나 형태다. 즉, 장소나 조명, 시점, 효과가 있는 형태에서 나타난다. 잠깐 마주쳤을 때 즉각적으로 포착되는, 그 순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눈과 입의 모양, 그 불빛 아래에서 보았던 얼굴 윤곽, 모든 것이 당시 그 장소와 연관되어 있다. 이때 카메라는 중요한 정보를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앞서 감정과 모습이 있어야만 한다.  

 

- 옷과 직물을 연습할수록 개성은 더해진다. 손과 신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구성하여 그린 제스처에도 개성이 잘 표현된다. 하지만 제스처는 결국 구성, 윤곽, 면, 밝기다. 초상화 스케치는 이목구비, 면, 윤곽을 정확하게 구성하여 100프로 개성을 드러낸다. 개성은 좋은 드로잉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갖춰졌을 때 드러난다.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관성 consistency이다. 일관성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작가나 일반인 모두 가지고 있는 구성 지각이 인정하는 진정한 진실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일관성이란 빛, 비율, 원근법 등 모든 요소를 하나의 주제에 맞게 그리는 것이다. 그 모든 요소가 하나의 일관된 목표를 위해 구성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하나의 대상이 동일한 개성으로 처리된 것을 뜻한다. 그렇다고 모든 표면이 마치 같은 자재로, 같은 터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 접근하는 방식과 비전이, 주제를 하나로 표현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 작가가 작업에 몰두하는 과정을 보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작업을 통해 희열을 느낀다면 누구도 그의 작품을 모작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작가는 모방이 아니라 자기 작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관성의 측면에서도 모든 요소가 통일성을 갖추고, 작가가 자신의 감정에 진실을 싣는다면 결코 작품이 잘못될 수 없다. 작가가 면, 조명과 그림자, 색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진실성에 주목한다면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이 부분은 놓친 채 자잘한 것들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그 차이는 아름드리나무와 나뭇잎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 구는 평평함이 없는 유일한 형태다. 반대로 정육면체나 블록은 둥근 면이 전혀 없다. 따라서 구의 형태는 그러데이션 톤을 사용해야만 표현할 수 있으며, 정육면체나 블록은 단일한 톤으로 그릴 수 있다. 모든 형태는 평면이나 곡면으로 구성되었거나 이 둘의 결합이다. 

- 이제 그림자를 고민해보자. 표면이 푹 패어 있고 자를 표면 위에 세웠을 때 자가 광원을 향하지 않다면 그 부분은 그림자로 표현되어야 한다. 천의 주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림자는 빛 사이에 있다. 사실 오목하거나 움푹 팬 부분은 그 자체가 하프톤이나 그림자다. 표면의 돌출 부위, 즉 빛을 대하는 쪽은 더 밝고, 반대쪽은 하프톤이 된다. 돌출이 크면 표면에 그림자가 진다.

- 다시 구로 돌아가서 그림자를 자세히 살펴보자. 그림자의 가장 어두운 부분은 빛의 경계에 아주 가깝다는 뜻이다. 그림자는 그림자에 반사광이 생기지 않아야만 균일한 색조를 띌 수 있다. 그게 우리가 보는 반달이다. 그림자 부분에 빛이 전혀 없다. 그러나 빛을 받는 모든 물체는 반사광이 생기기 때문에 그림자 역시 반사광 일부를 받는다. 따라서 물체의 안쪽 표면은 그림자보다 다소 밝다. 작가들은 구형 표면에 띠처럼 두른 가장 어두운 경계를 '혹 hump'이라고 부른다. 이 혹이 밝은 부분은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고 그림자 부분은 더 통통해 보이게 한다. 혹은 사물에 비춰진 빛이 다시 광원으로 반사될 때 나타난다. 빛을 향하지 않으면 혹도 사라진다. 혹이 보인다는 건 빛도 반사광도 비추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이 효과를 잡아내고 싶다면 주광원의 반 이하의 밝기로 보조광원을 주광원에 향하게 하면 된다. 이것이 드로잉에 이용할 좋은 사진을 찍는 비결이다.  

- 어떤 물체든 광원을 이리저리 옮길 수 있고 어떤 위치에서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물체와 명암의 관계도 변하기 마련이다. 광원이 물체를 비춘다는 전제하에 작가-물체-광원 순으로 놓여 있다면, 작가가 봤을 때 물체는 완전히 그림자가 지게 될 것이고, 반대로 작가-광원-물체 순으로 놓여 있다면, 물체는 전혀 그림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릴 때의 효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조건에서는 물체는 밝거나 하프톤 부분이 두드러지므로 그림자의 윤곽은 뚜렷해진다. 만약 작가와 광원과 물체가 90도로 놓여 있다면 물체의 반은 빛으로 반은 그림자로 보일 것이다. 45도 각도에 놓여 있다면 3/4은 빛, 1/4은 그림자로 보이거나 그 반대일 것이다. 이런 사실을 이해한다면 어떤 방향에서 빛이 비춰도 구를 그릴 수 있다. 완성된 그림을 세로로 돌리면 마치 광원이 위나 아래에서 비추는 효과도 낼 수 있다. 그리고 보통 빛이 90도로 비추는 것보다는 45도로 비추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물체에 차지하는 명암의 비율이 1:1 인 것보다는 어느 한쪽이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더 극적인 효과를 주고 싶다면 전면에서 조명을 비추면 된다. 노먼 록웰(Norman Rockwell, 1894~1978)이 많이 사용했던 방식이다. 

 
  

<빛의 3원칙>

1. 둥근 형태에 하나의 광원이 비추면 빛은 형태의 반 이상을 비출 수 없다.

2. 어떤 표면이든 빛의 방향과 표면의 각도에 따라 밝기가 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밝은 면은 편편해 보인다. 빛과 직각인 부분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면의 밝기는 어두워진다.

3. 오직 평평한 면만이 같은 밝기의 빛을 받을 수 있다. 둥근 부분은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빛의 비밀이 있다. 표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관람자는 둥글거나 평평한 모습을 보는 것이며 형태의 정체성이 확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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