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천선란 3

[천선란] 이끼숲

저자 : 천선란 출판 : 자이언트북스 출간 : 2023.05.02 예약해 두었던 걸 완전히 잊고 있다가 알림을 받고 화들짝 놀랐다. 가끔 틀림없이 했던 듯한 일은 하지 않았고, 한 기억이 없는 일이 행해져 있곤 한다. 건망증은 때때로 기대하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을 읽는 동안 여러 작품들이 떠올랐다. , , 등등. 미래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몫을 해내고자 울고 웃고 절규하며 몸부림친다. 하지만 그것들은 읽어낼 수 있는 눈에만 보인다. 그렇기에 전체는 언제나 고요하다. 꿈틀거릴 수 있는 것은 뿌리 끝의 생장점 뿐이다. 그럼에도 삶은 이어진다. 나는 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여기에서 멈추시길. ..

[김겨울 외] 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저자 : 김겨울 / 김현민 / 김혼비 / 디에디트 / 박서련 / 박정민 / 손현 / 요조 / 임진아 / 천선란 / 최민석 / 핫펠트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22.02.18 며칠 전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나는 정말 매운 맛을 좋아하는 걸까?' 매운 요리를 잘 먹고,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며칠간 생식에 가까운 채식을 하다가 문득 내가 필요로 했던 건 매운 '맛'이 아니라 '통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매운' 것은 맛이 아니라 통각의 일종이다. 거기서 고추 향이나 추가된 양념들의 맛을 함께 느끼다 보니 일종의 '맛'으로 인지하는 것일 뿐. 그렇다면 내가 필요로 한 게 '그 요리'가 아닌 '매운 맛'이었다면, 그건 내가 약간의 자기 학대를 원..

[천선란] 나인

저자 : 천선란 출판 : 창비 출간 : 2021.11.05 고르는 책마다 무척 마음에 들어서 계속 소설만 골라 읽고 있는 중이다. 비문학 책들도 기다리고 있지만 아마 한동안은 소설 쪽을 계속 읽지 않을까 싶다. 일상이 출렁이고 있다. 작년에 일을 줄인 이후로 시간적 여유를 즐기며 지내왔는데, 예기치 않은 제안이 들어와 다시 일이 늘어나게 될 것 같다. 신청해둔 미술 수업을 유지할 방법을 고심 중이다. 좋은 일인데,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청소년들이긴 하지만 청소년 문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편견들, '사회란 그런 거다'라는 암묵적 동의 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법들은 그것을 낯설게 보는 이를 소외시킨다. 배우는 것과 생활하는 것 사이의 괴리..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