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콰야
출판 : 비타북스
출간 : 22.08.31
내가 그리워했던 건 '몰입'의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무언가 하나에 온전히 집중해서 시간과 장소를 잠시 잊어버리는, 다른 건 아무래도 좋을 듯한 고요함 속의 고양감.
매일 보는 물건에도 어느 순간 먼지가 내려앉듯, 내 안에도 미처 다 흘려보내지 못한 번잡함이 고였던 모양이다.
꼭 집어 말하기 힘든 허기와 허전함을 더듬어가다 보니 그 끝에서 나를 기다리던 건 몰아에 대한 욕망이었다.
그걸 깨닫고 나자 허탈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다.
쏟아부을 대상을 찾아 헤맸으나 중요한 건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림 그리기는 명상 버금가는 좋은 집중 활동이다. 첫 손을 뻗을 때는 긴장과 설렘이 있지만, 어느 순간 다음에 뭘 할지조차 잊고 색을 더해나가게 된다. 얼마나 그리고 있었을까, 뻐근한 손이나 뻑뻑한 눈이 불러 정신을 차리면 몇 시간이 훌쩍 흘러있다.
쉼 없이 자극에 반응해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가만히 있는 건 도저히 좀이 쑤셔 못하겠다면- 몸을 움직여 머리를 비우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면- 취미 미술을 시작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리는 바다. 그림 그리기만큼 내부에서 외부로 자연스럽게 비워낼 수 있는 취미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콰야의 오일파스텔 클래스>는 실용적이면서도 기초를 놓치지 않는 책으로, 오일파스텔에 처음 관심을 가진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저자의 단계별 설명을 참고해 곧바로 따라 그릴 수도 있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그림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정물과 원근법의 기초, 색 이론, 질감의 표현까지 알차게 설명해 두어 당장은 아니더라도 더 깊게 접근할 발판을 다져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니트를 입은 여인. 목 부분의 표현이 정말 좋다고 느꼈는데, 단계별 설명에서도 질감을 살려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되어 있어 의도한 표현이었다는 걸 알고 감탄했다. 언젠가 따라 그려보고 싶은 그림.
고여 있는 것들을 흘려보내는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
봄비 소리가 듣기 좋은 밤이다.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재미
- 저는 좋아하는 것들, 일상에서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걸 좋아합니다. 정해진 규칙 없이 그때그때 느낌으로, 색을 사용할 때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그리는 편입니다. 제 생각과 감정에 어울리는 색을 사용하면 그만이니까요.
- 무언가를 그릴 때 실제 모습과 똑같이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굳이 그림일 필요는 없을 거예요. 사진 같은 매체가 오히려 더 잘 재현할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하게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 "무얼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어떤 그림을 그리면 좋을까요? 저는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나 저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평소에 주변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상상하며 빠져드는 걸 좋아해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새벽 시간에 오늘을 돌이켜보며 생각나는 장면이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직접 찍은 사진,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물이나 동물을 그림 소재로 작업해도 좋아요. 특정 부분만 그려도 되고, 배경을 만들고 싶다면 변형을 줄 수 있고요.
- 사진(소재)을 참고해서 그리지만 사진과 똑같이 그리려는 부담감은 내려놓으세요.
책에서 제가 예시로 그리는 그림 또한 똑같이 그릴 필요 없어요. 내 생각을 담아서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과감하게 그릴 거니까요. 최종 목표는 나만의 그림 작업을 해나가는 거예요.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자유롭게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 보세요.
- 저의 오일파스텔 클래스는 무언가를 그리는 행위에서 재미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본인만의 색을 찾아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대상이나 생각을 담는 시간이면 좋겠어요. 어떠한 규칙이나 정석대로 그리기보다 편하고 쉽게 그리는 방법을 나눠보려고 해요. 그래야 '내'본연의 작품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2. 위치가 어느 정도 잡히면 와인병과 잔의 기본색(연보라색, 노란색)으로 외곽선을 정리해 주세요. 와인병의 코르크, 라벨, 잔의 디테일한 부분을 명확하게 스케치합니다.
- 3. 와인병과 잔의 유리 소재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여백을 남기면서 칠해주세요. 이때 와인병과 잔의 곡선 모양대로 둥글게 흐르는 느낌으로 칠해줍니다. 잔에는 하늘색으로 유리 소재 느낌을, 분홍색으로 잔에 반사되는 와인병을 표현해 주세요.
- 4. 와인병은 기본색(연보라색)과 비슷한 계열의 다양한 색으로 채워줍니다. 와인병이 놓인 테이블은 수평 방향으로, 배경은 수직 방향으로 칠해주세요. 테이블과 배경을 비슷한 계열의 색으로 칠하더라도 방향을 다르게 칠하면 분리돼 보입니다.
- 5. 와인병과 잔은 기본색(연보라색, 하늘색)보다 진한 색으로 외곽선을 명확하게 그려주세요. 와인병은 여백을 색으로 채울수록 무게감이 느껴지게 표현할 수 있어요. 잔에 담긴 와인은 윗면보다 아랫면을 더 진한 색으로 칠해 입체감을 만들어주세요. 배경은 비슷한 계열의 색을 덧칠해 다채로운 느낌을 표현해 주세요. 테이블에 와인병과 잔의 그림자를 칠해줍니다.
- 6. 그림자에 와인병과 잔에 사용한 색을 덧칠해 유리 소재의 반짝이는 느낌을 표현해 주세요. 잔에 와인이 담겨있어 보이도록 파란색으로 와인을 살짝 덮어주세요(22쪽 줄기 표현하기 참고).

- 옷으로 인물의 개성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어요. 옷의 특징(소재, 주름, 장식 등)을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여백으로 남기면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니트를 한 올 한 올 그리기보다 일부분만 표현해 '결이 있는 옷이구나' 정도만 표현하는 거예요. 나머지 부분은 색으로 표현하는 거죠. 재킷과 셔츠는 칼라가 특징인 옷이에요. 칼라 부분을 2~3가지 색으로 강조하고, 단추가 있다면 진한 색으로 돋보이게 표현해 주세요. 나머지 부분은 적당히 생략해도 옷의 특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요.

- 비슷한 계열의 색으로 그리기
비슷한 색 위주로 사용하면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요.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부드러운 결과물이 나옵니다. 노란색을 예로 들어 볼게요. 노란색 계열에도 색이 다양해요. 밝은 노란색부터 오렌지색, 주황색, 빨간색까지 포함할 수 있어요. 노란색 계열에서 (A)처럼 갈색에 가깝거나 (B)처럼 보라색과 남색에 가까운 색으로 확장할 수 있어요. 푸른색 계열은 파란색 혹은 녹색 계열로 확장할 수 있어요. 흰색을 1번, 검은색을 10번이라고 했을 때 1~10 사이에 색이 많을수록 풍성하고, 색이 적을수록 단조로운 느낌이 들어요.

- 다른 계열의 색으로 그리기
미술 시간에 한 번쯤 보색에 대해 들어봤을 거예요. 이론적으로 알지 못해도 색을 봤을 때 대조되는 색이 있어요. 주황색과 하늘색이 서로 반대색이라는 걸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것처럼요. 다른 계열의 색을 조합해서 사용하면 독특하고 강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요. 반면 대조되는 두 색이 서로 충돌해서 애매해질 수도 있겠죠. 이럴 때는 중심이 되는 색과 포인트로 사용할 색을 각각 정해서 사용해 보세요.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포인트 색을 사용하면 강렬하면서 안정적인 표현이 가능해요.

- 1. basic class ①~④까지 진행해 주세요. 스케치에 사용한 색보다 조금 진한 색으로 인물의 외곽선을 정리해 주세요. 눈썹, 눈, 콧대, 콧방울, 입술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해 줍니다.
- 2. 스케치에 사용한 색과 비슷한 색으로 눈두덩이와 애교살을 칠해주세요. 밝은 색으로 넓은 면적을 칠한 후 한 단계 진한 색으로 좁은 면적을 칠해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눈과 연결해서 콧대와 콧방울의 형태도 그려주세요. 입술은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명확하게 분리되도록 외곽선을 그려줍니다.
- 3. 얼굴에서 빛을 받지 않는 부분(눈썹 아래, 코 아래, 아랫입술)은 진한 색으로 덧칠해 입체감을 표현해 주세요. 반대로 빛을 받는 부분(광대, 콧대, 눈동자)은 여백을 남겨둡니다. 눈, 눈동자, 동공의 외곽선을 표현해 주세요. 쌍꺼풀은 눈두덩이 색보다 진한 색으로, 눈썹과 동공은 같은 색으로 표현합니다. 입술은 외곽선이 덮이지 않도록 붉은색으로 칠해주세요.


- 2. 가이드선을 토대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부분을 기본색으로 칠해주세요(하늘은 하늘색, 집과 땅은 회색, 인물은 분홍색과 파란색 등). 배경에 복잡한 요소가 있을 경우 배경을 한 방향(수직)으로 칠해놓고 시작합니다.
- 3. 기본색보다 밝은 색과 진한 색으로 덧칠하며 디테일한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해 주세요. 왼쪽에 전봇대를 그려줍니다.
- 4. 하늘의 복잡한 요소들을 한 방향(수직)으로 덧칠하듯 그려주세요. 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고 색과 면적으로 표현해 공중에 떠 있는 느낌 정도만 표현해 줍니다(basic class ⑥ 배경표현하기 참고).
- 5. 배경의 구성 요소(집, 나무, 전봇대 등) 형태를 색과 면적으로 표현해 주세요. 사진처럼 복잡한 형태의 배경은 색을 많이 사용하되 한 방향(수직)으로 칠하면 정돈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요. 전봇대와 연결된 전선은 배경과 구분되도록 선으로 표현해 줍니다.
- 6. 배경에서 집(지붕, 창문)과 전봇대 (전선) 외곽 형태를 수평 방향으로 섬세하게 그려주세요. 수직 방향으로 칠한 배경과 대조되어 다채로운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요. 두 인물은 기본색보다 밝은 색을 덧칠해 입체감을 주고, 진한 색으로 외곽선을 정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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