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일상다반사

가을이 왔다

일루젼 2012. 9. 3.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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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뒤면 나는 달을 떠나 태양 아래로 돌아가야 한다.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주로 하게될 업무도, 근무 시간도, 오가는 길부터 삶의 양식도 꽤나 바뀌겠지.
그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새벽이 즐겁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런 아쉬움으로 몇 년간이나 벗어나지 못했던, 나의 직장이. 곧 사라진다.

생각이 많다.
새 직장을 구하는 것은 크게 염려되는 일은 아니나, 어떤 일을 할 것인가와 어떤 것을 준비할 것인가는 다소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몇 시간을,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
무엇을 배우고 싶으며, 무엇을 준비해서 갈 것인가도.

매일 일하고 퇴근하는 일에도 익숙해져야 할 거고.
이젠 밥도 한끼만 줄 거고. (아아. 그럼 난 드디어 집에서 챙겨 먹어야 하나.... 매일 사먹는 건 힘든데...)
아마, 아마 내가 잘 메꿔넣지 않으면 월급도 줄 거다. 하하.

 

그런데도 묘하게 설레인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는, 16살의 봄여름이었다.
그리고 18살에서 20살이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그와 같은 순간이 온 듯 하다.
하고 싶은 것들, 해야 할 것들, 가슴이 설레는 시간.

그리고 이렇게 '살아 있다'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일렁임.
약간의 마이너 상태로 평온함을 유지하던 감정이 정신없이 위 아래로 날카로운 피크를 찍으며 요동친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파(波)를 일으킨다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닌가 싶다.
심정지의 매끈한 직선은 평온할 지언정, 확실히, 살아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다시.

머리가 터져버릴 정도로 화가 치솟고 돌아서면 가슴 한 쪽이 에려 입술을 깨무는 열도로 다시 돌아간다. 곧.

이렇게 한 발짝 떨어져서 남 이야기처럼 주절거리며 묘한 기분을 느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한가운데에선 술을 찾게 되거나 욕을 하고 있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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