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

[아르테미도로스] 꿈의 열쇠 - 예지몽

일루젼 2022. 5. 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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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아르테미도로스 / 방금희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08.04.30 


       

당분간은 집에 쌓인 책을 읽기로 했지만, 일단 대출한 책들은 다 읽고 반납하고 싶어 시작했다. (아직도 5권 정도는 남은 것 같다) 

작년 가을쯤 한창 꿈에 관한 서적들을 읽을 때 자주 인용되던 '아르테미도로스'의 꿈 해석 저서가 번역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대출해왔었다. '카스타네다'의 <자각몽, 또 다른 현실의 문>을 읽었더니 다시 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어서 읽고 싶은 책들이 꽤 있지만 당장은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2-3세기 고대 그리스-로마의 꿈해몽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게도 꿈의 내용이나 상징 자체만을 살피기 보다는 그 꿈을 꾼 사람의 상황과 신분을 고려해 '관계성'을 염두에 둔 해석을 시도했다. 같은 꿈을 꾸었더라도 꾼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대에도 가난한 이들에게는 오물과 관련한 꿈이 재물을 의미했었다는 것을 읽으며 현대의 해석은 여기에서 기원한 것일까, 독자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시작점을 찾기 어려운 오래된 상징성들의 연결들도 드러나 있어 흥미로웠다. 또 저자가 예시로 드는 꿈의 해석에서 그리스 신화의 다양한 버전을 접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마침 <신통기>와 <산해경>을 다시 읽어야겠다 싶던 참에 이 책을 읽으니 강한 재독 충동이 밀려온다. 재독을 한다면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와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다시 읽고 싶다. 그때는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기 전이라 리뷰를 남기지 못한 게 안타깝다. 신나서 쓸 수 있는데... 하지만 책탑을 읽겠다는 목적은 소장용과 비소장용 도서를 분류하겠다는 것이 주 목적이므로 재독들은 가을/겨울 쯤이나 되어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현재와는 다른 부분들도 많아 신선할 것이다. 시대와 국가를 고려할 때 당연한 일이겠지만, 남성 간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다루는데 반해 근친 상간에 관해서는 당시에도 엄했던 모양이다. 당시에는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 자유인/외국인, 여성, 노예의 신분이 존재했음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한 번쯤 읽어볼 만 하다. 

 


   

 

- 예지몽을 꾼 사람과 그것을 풀이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것으로는 (유용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이지만) 예지몽을 꾼 자가 누구인지, 직업, 출생, 재산, 몸의 상태, 연령을 해석자가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또한 예지몽 자체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것이 어떻게 제시되었는지를 보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덧붙여지거나 빠지면 그것의 실현이 변하기 때문인데, 우리가 다음에 제시할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들을 간과하여 실패할 경우, 해석자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탓해야 할 것이다.  

 

- 모든 사람이 생선을 먹지만 아스타르테를 숭배하는 시리아인은 예외이다. 이집트인만이 야수와 파충류로 불리는 것을 신의 형상인 양 공경하고 숭배하지만, 공경의 대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또한 나는 이탈리아에서 오래된 관습을 알게 되었는데, 독수리를 죽이지 않으며 그것을 잡으면 불경죄로 간주한다. 이오니아의 젊은 에페소스인은 자발적으로 황소와 싸운다. 이는 아티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엘레우시스 Eleusis의 여신들 가까이에서 "아테네의 소년들은 해가 공전함에 따라" 싸웠으며, 또한 테살리아의 라리사 Larissa에서는 주민 가운데 가장 귀한 신분이 황소와 싸웠고, 나머지 지역에서 이는 사형수에게만 해당되었다. 일부에 의해서만 준수되는 관습은 특별히 구별해야 한다. 환시의 요소가 실현될 때 바뀌지 않는 한, 자국의 관습은 좋은 일을 나타내고 외국의 관습은 나쁜 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리뷰자 주 : 인안나가 물고리자리를 관장하기 때문에...?)

 

- 항해를 순조롭게 하는 꿈은 모두에게 좋으나, 폭풍우를 만나는 것은 낙담과 위험을 의미한다. 배가 뒤집히거나 암초에 부딪쳐 부서지는 난파는 모든 이에게 해롭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강제로 붙잡혀 있는 사람과 노예에게는 예외이다. 배는 사람을 둘러싼 재앙과 같은 의미이므로, 난파 꿈은 붙잡혀 있는 사람들을 벗어나게 한다. 탄탄하게 화물을 싣고 큰 배로 항해하는 것이 좋다. 작은 배로는 항해가 순조롭다고 해도, 모든 어려움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또한 바다를 항해하고 순조롭게 횡단하는 것이 육로를 가로질러가는 것보다 낫다. 육로를 거쳐 가는 꿈은 좋은 결과를 얻는데 더디고 어려우며 덜 확실할 것임을 의미한다. 반면에 폭풍우를 만나는 것은 육지보다 바다가 위험하다. 바라는 대로 항해할 수 없거나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붙잡혀 있는 것은 사업에서의 방해와 장애물을 의미한다. 육로로 가며 나무와 바위로 인해 방해받을 때도 같은 경우이며, 그것은 장애물과 방해물을 의미한다. 

 

- 항구는 항상 친구와 은인, 안식처를 뜻한다. 바위가 많은 작은 섬과 작은 만은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지못해 돌보아야 할 사람을 나타낸다. 게다가 그들도 전적으로 맘이 내켜 잘 해 주는 것은 아니다. 닻은 불가피하게 꼭 필요한 것, 그리고 안전을 의미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것은 방해한다. 닻은 배를 붙잡아 두기 위해 내려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밧줄, 물에 연결된 모든 닻줄은 채권, 노동 계약, 협약과 장애를 뜻한다. 배의 돛대는 선장을, 뱃머리는 키잡이를 뜻하고, 선미 끝은 항해사, 선구船具는 선원, 손잡이는 수석 조타수를 뜻한다. 닻을 내린 배의 일부가 파손되어 있으면, 유사하게 그것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는다. 배가 바다에 있을 때 해당 사람이 죽는다면, 격렬한 폭풍우를 만나 그 부분이 심각하게 파괴됨을 의미한다. 

 

- 태양이 남쪽과 북쪽에서 뜨고지는 경우도 위에서 말한 것을 근거로 해석해야 한다. 검은 태양, 핏빛의 끔찍한 태양은 나쁜 꿈이고 기이한 꿈이다. 이는 때로는 실업을, 때로는 꿈을 꾼 자의 아이들에게 질병이나 위험을, 혹은 꿈꾼 사람의 눈에 상처를 예고한다. 그러나 관찰에 의하면 이 꿈은 숨으려 하거나 두려움을 지닌 자에게 유용하다. 전자는 계속 들키지 않을 것이고 후자는 나쁜 일을 겪지 않을 것이다. 어두운 태양은 덜 뜨겁기 때문이다.

 

- 헬리오스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은 화재와 대화재를 표시한다. 그것이 사람 사는 곳에 들어가는 것도 같은 의미이다. 누군가의 침소에서 위협하는 태양은 심각한 질병과 염증을 예고하지만, 그것이 무언가 좋은 것을 말하거나 보여준다면 이는 풍요의 표시이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이는 남자아이의 탄생을 예고했다. 태양이 사라지는 것은 모두에게 위험하지만 숨거나 비밀리에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예외이다. 가장 흔하게는 실명 혹은 아이의 죽음을 예고한다. 태양 그 자체보다 태양빛이 집으로 들어오는 꿈이 항상 더 좋다. 후자는 집을 비춤으로써 부유해짐을 뜻한다. 

 

생쥐는 하인을 의미한다. 생쥐는 집과 양식을 우리와 공유하며, 또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집에 생쥐들이 많고 유쾌하게 노는 꿈 또한 좋다. 이는 큰 만족이 있을 것이고, 하인의 수가 늘어남을 예고한다. 그러나 생쥐의 행동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을 때는, 멜람푸스가 자신의 저서인 <기적과 기호에 관하여>에서 한 해석을 이 꿈에 적용해 볼 수 있다. 그는 낮에 일어난 일과 꿈에 본 것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보는데, 경험상 내가 알게 된 바로도 이 두 가지는 동일한 예고의 가치를 지닌다. 아탈레이아의 아폴로니오스가 그의 책 2장에서 이 점에 관해 상세히 분석하였다.   

 

- 두루미와 황새가 모여 있는 꿈은 강도와 적의 공격을 의미한다. 겨울에 보이면 폭풍우를, 여름에 보이면 가뭄을 의미한다. 이들이 개별적으로 있는 꿈은 여행에 좋은데, 이들은 계절이 변함에 따라 떠나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황새는 특히 출산에 유용한 꿈인데, 황새들은 어린 것이 부모를 돌보기 때문이다. 

(리뷰자 주 : 아이를 물어다주는 황새란 생각보다 뿌리가 깊은 이미지였다. 그 외에도 레노먼드에서 차용한 상징들과 유사성이 보인다.) 

 

- 고니는 음악가를 의미하고 또한 음악 자체이기도 하며, 그 색으로 인해 감추어진 일을 드러낸다. 병자에게 고니의 출현은 구원을 뜻하지만 고니의 소리를 듣는 것은 죽음을 예고한다. 이들의 소리는 죽어갈 때에만 들리기 때문이다. 

(리뷰자 주 : 스완송. 실제로는 백조가 죽기 직전에만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스완송'이란 단어를 들으면 가릉빈가가 떠오른다.) 

 

- 키크노스 Cycnos는 아폴론에게서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를 부여받았는데, 친구 파에톤 Phaethon의 죽음에 너무 많이 울어 나중에 고니가 되었다. 그때부터 고니는 죽어 갈 때에만 노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달은 꿈을 꾼 사람의 아내, 그리고 어머니를 의미한다. 달은 유모로 통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딸, 여자 형제를 의미하는데, 달을 일컬어 코레 Koré (소녀)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달은 또한 돈, 풍요, 거래를 의미하는데, 상인들이 달에 따라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항해인 이유는 항해사들이 달의 움직임에 따라 그들의 항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달은 또한 여행을 의미한다. 그것이 늘 움직이기 때문이다. 달은 꿈꾼 사람의 눈을 의미하는데, 그것이 시각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달이 여자 주인인 까닭은 신들이 주인과, 남신이 남자들과, 여신이 여자들과 공통적인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권력을 쥔 자는 신의 가치를 갖는다"는 메난드로스의 말은 옳다. 따라서 달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꿈은 주인으로부터 오는 혹은 그를 매개로 한 도움이나 손실을 의미한다. 

(리뷰자 주 : 점성술적 해석과도 매우 유사하다.) 

 

- mia는 51과 같다. 51은 'm' (40), 'i' (10), 'a' (1)로 쓰기 때문이다. ex는 65와 같다. 'e' (5), 'x' (60)로 쓰기 때문이다. déka, endéka, dékakidéka의 경우도 같은 방법으로 쓰고 계산해야 한다. déka의 경우는 30, endéka의 경우는 85, dékakidéka는 90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수를 이해해야 한다. 철자를 전부 계산해서 그것이 인간 수명의 한계를 넘어갈 때 (duo[2]는 가령 474 [d=4, u=400, o=70]로, 어느 누구도 그만큼 오래 살 수는 없으므로 이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이들 숫자의 경우는 철자의 등차급수를 따라야 한다. 숫자가 상징 철자에 이르게 될 때는 이 숫자에다 앞선 철자 각각에 해당하는 수를 더한다. 2는 'b'로 나타낸다. 거기에 1(a)을 더하면 3이 된다. 그리고 1과 2에 3을 더하면 6이 된다.  

(리뷰자 주 : 게마트리아와의 관계성을 더 찾아볼 것. 당시에는 이런 동수 해석이 흔했던 걸까?)

- tessara(4)는 앞의 철자에 해당하는 숫자의 합과 함께 10(1+2+3+4)이 되고, pente(5)는 15(1+2+3+4+5)가 된다. ex(6)는 위에서 보았듯이 65였다. epta(7) (ex는 단독으로는 65를 의미하지만, 철자가 아니라 기호(digamma)로 나타낼 경우에는 셀 수 없다)는 앞선 수를 더하여 22가 되며, okto(8)는 30, ennéa(9)는 39에 해당한다. déka(10)에는 두 가지 계산법이 있다. 이것을 적고 각각의 철자를 더하면 30이 되지만, ex처럼 기호로서가 아니라 철자(i)로 나타내면 등차급수의 원칙에 따라 49가 된다.    

(리뷰자 주 : epta가 28이 아닌 22인 이유는 등차급수지만 epta부터는 6이 빠지기 때문이다.)

 

- 지상의 신. 감각으로 지각될 수 있는 신들은 두려움, 위험, 불행을 나타낸다. 이들은 낮에 공격하여 그러한 곤경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각 신들이 나타나는 것에는 또한 독특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머리가 셋인 헤카테가 받침대 위에 서 있는 것은 여행자에게 이동과 출발을 의미한다. 그녀는 '길의 수호신'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머리가 하나인 헤카테는 모두에게 위험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외지 혹은 낯선 사람에게서 오는 근심을 예고한다. "어떤 형태로 나타나건 헤카테는 늘 꿈꾼 자를 현재 상태에서 끌어내고, 거기 머물지 못하게 한다. 이 여신이 걸어오면 그녀의 태도, 모양, 손에 들고 있는 물건과 일치하여 일이 성사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다루는 것은 종교적 법에서 허용된 것도 아니고 확실한 것도 아니다. 이는 이 여신의 종교의식에 입문한 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비입문자들은 입문자에게 가서 배우도록 하라!" 

 

- 제우스는 어린 디오니소스를 살려낸 후 타이탄을 죽였고, 그들의 음경에서 인간이 창조되었다. 인간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 마지막 사항이 여기서 이 신화의 자연적인 차원을 이루는 듯하다. 

 

- 앉아 있는 여신은 Tyché 에서 가장 대표적인 '안티오크Antioche의 튀케'이고, 누워 있는 여신은 '알렉산드리아의 튀케'이다. 운명, 부, 도시의 운명의 수호신이다. 로마 신화의 포르투나 Fortuna에 해당한다. 

 

- 필로멜라 Philoméla의 유명한 전설을 암시한다. 형부(테레우스)에게 강간당하고 혀까지 잘린 필로멜라는 수를 놓아 언니인 프로크네에게 사실을 알렸고, 둘은 복수로 그의 아들 이티스를 죽여 저녁 식사로 내놓아 먹게 하였다. 테레우스가 복수하려 하자 신들이 테레우스는 오디새로, 프로크네는 밤꾀꼬리(나이팅게일)로, 필로멜라는 제비로 변하게 하였다. 

(리뷰자 주 : 니티드와 엘라이가 여기서 따온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 거세된 사제들로 매우 경시되었다. 키벨레 Kybélè는 야생의 자연을 상징하는 신으로서 '큰 어머니', '신들의 어머니' 혹은 대여신으로 표현되었다. 

 

- 페르세포네 Perséphone. 제우스와 데메테르의 딸로서, 처음에는 '어머니'를 뜻하는 데메테르에 반대되는 의미로 '젊은 여자' 혹은 '딸'을 뜻하는 코레 Coré로 알려졌다. 

 

- 페이토 Peitho '설득'과 '유혹'의 여신이다. 로마 신화에서는 '수아델라Suadel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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