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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4

[구병모] 단 하나의 문장

저자 : 구병모 출판 : 문학동네 출간 : 2018.11.10 이 책을 읽은 지 근 한 달 정도가 지났다. 발췌문을 정리하며 생각한 것은 무언가를 접한 직후와 시일이 지난 후 감흥이 변해가는 과정에 관한 것이었다. 발효와 부패를 나누는 기준은 오직 '인간의 이익'일뿐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진리 만이 영원하다던가. 인간의 기억은 날카로웠던 문장과 그 순간 진동했던 감정들을 쉬이 잊는다. 그러면서도 -놀랍게도- 짤막한 한두 문장 혹은 한두 단어를 접하는 순간 그 전체가 즉시 되살아나기도 하는 것이다. 은 이전까지 내가 읽었던 -몇 편 되지 않는- 구병모 작가의 작품들과는 다소 결이 달랐다. 어쩌면 저자가 발표한 모든 소설들 중 가장 자기 개인을 담아낸 작품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 본다. 다작을 한다 ..

[구병모] 파과

저자 : 구병모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8.04.16 거꾸로 가는 기간에는 그에 맞춰 지나간 책들을 읽고 있다. 구병모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와 가 자주 꼽힌다고 하는데, 구병모 작가를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그 두 작품 모두 읽지 않았던 터라 이번 기회에 를 선택했다. 노년의 여성 킬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설명이 흥미로웠고, 나의 노년이 어떠했으면 좋겠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싶었다. 삶은 매 순간이 빛나지만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언제나 그 반짝임이 빛을 바랄 때까지 이어진다. 수많은 동화와 이야기들에서 조연으로 사라지는 노년들을 주목해보고 싶었다. 노년에게도 삶과 욕망, 고단함은 존재한다. 아쉬운 면을 꼽자면야 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형의 틀을 벗어나려 노력한 주화자의..

[구병모]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저자 : 구병모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0.03.18 글을 읽고 있으면 그림이 그리고 싶고, 색을 올리다 보면 글이 읽고 싶다. 하나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온전한 마음이어야 하는데, 어느 것을 하건 반으로 나뉘어 흔들거린다. 흔들흔들.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여름밤이다. 구병모 작가의 글들은 어딘지 모르게 메르헨적인 느낌이 흐른다. 성인들을 위한, 잊혀져서 잃어버린 것들을 위한 동화들. 요정이나 정령들이 있다면 깃들 것만 같은 담백한 글들이 매력적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아픔을 모르지 않지만 서늘한, 울분과 화를 쏟아내기보다는 담백한 시선이 존재한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더 긴 시간을 겪어온 것 같은, 그래서 조금은 지치고 체념한 것도 같은 나른한 시선이. (지금껏 읽은 작품들이 ,..

[구병모] 바늘과 가죽의 시

저자 : 구병모 / 박민준 출판 : 현대문학 H 출간 : 2021.05.06 구병모 작가. 그 이름은 많이 접했으나 막상 읽어본 것은 정도 뿐이다. 아마 가 많은 매체에 노출되며 내게 남겼던 선입견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가죽이라고 하면 인간이 떠오르고 만다. 가죽껍데기로 이루어진 걸어다니는 주머니들. 또 메르헨을 좋아하는 편이라 표지와 제목을 보자마자 구매했었는데, 읽는 동안 너무 취향이라 행복했다. 먼저 이 이야기는 구두 요정을 모티프로 한다. 구두 짓는 작은 요정들이 레프리콘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을 읽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시기적 측면도 흥미롭다. 매일밤 구두장이가 펼쳐놓는 가죽을 재단하고 꿰매어 아름다운 구두들을 만들어놓던 존재들. 형체도 이름도 성별도 흐릿하던, 그저 형제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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