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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셰프너] 산수의 감각 - 생각이 복잡할 땐 산수부터 해보자

일루젼 2023. 2. 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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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지 셰프너 / 김수경
출판 : 바다출판사
출간 : 2018.03.23 


       

저자 : 조지 샤프너 / 이연수
출판 : 진명출판사
출간 : 2002.05.31

        

 


   

음. 이 저자와는 꽤 재미난 인연으로 만나고 있다. 

 

<산수의 감각>을 집어 들었다 놓았다 몇 차례 반복하다가 이번에 완독을 했는데, 다 읽고 나서 연이어 읽을 비슷한 계열 책으로 <숫자를 보면 인생의 답이 보인다>를 골랐더니 완전히 같은 책이었다. <산수의 감각>이 일종의 개정번역판인 셈인데, 나는 내가 이 두 권을 다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두 권이 같은 책이었다는 것도 몰랐다. (사실 좋은 현상은 아니다) 

 

그런데 리뷰를 쓰려고 확인하다가 이 저자가 <두 번째 기회의 나라에서>를 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나름대로 꽤 좋게 읽었었는데, 이 책들과는 전혀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는 스타일이라 놀랐다. 가만 생각해 보면 담백한 문체였던 것 같긴 하지만... 

 

일상에서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상황들을 수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꽤 흥미롭다.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 최선이라고 나올 때, 그 순간의 혼란은 짜릿하기도 하다. (그 감각이 그저 익숙함에서 나온 것인지, 혹은 미처 넣지 못한 변수로서의 새로운 가치가 있어서인지를 따져보는 것도 즐겁다) 

 

저자가 예시로 든 상황들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해 놓은 것이 많으므로,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이러한 낯선 시각으로 살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언제나 하던대로' 살아가는 것과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그렇게 도출된 결론에 또 다른 근거를 들어 반박과 반박을 더해가는 토론은 '나 자신'과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이기도 하다.

 

사족으로, 개인적으로 언제나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한 가지는 '짜게 먹는' 것에 관한 것이다. 나는 국은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종종 짜게 먹는 거라는 타박을 듣곤 한다. 물론 혀에서 체감되는 염도는 그럴 수 있다. 점막에 닿는 염도에서의 차이도 있을 수 있으나, 물을 함께 섭취한다면 식사 시간 동안 크게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반찬의 양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경우, 섭취하는 총 염분량은 국과 밥을 함께 먹는 쪽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국의 경우 전혀 짜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기본 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국물은 섭취하면 할수록 염분을 추가로 섭취하는 셈이다. 따라서 국물을 먹지 않는 내 경우가 훨씬 염분 섭취가 적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껏 이 설명에 직관적으로 동의한 경우는 3명밖에 만나지 못했다. (3명이 모두 이과라는 것은 TMI) 

 

어째서인지 국물의 섭취를 수분의 섭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수분이 필요하다면 물을 섭취하는 쪽이 낫다. 같은 양의 국물 대신 밥알을 섭취하는 편이 염도와 포만감 측면에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이 마를 때 바닷물을 마시면 안되는 것과 유사하다)

 

라고 열심히 주장해보았지만, 사실 내가 국물을 잘 먹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식성향 때문일 뿐이다. 맛있는 걸 많이 먹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걸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단지 나도 나에게 맛있는 걸 먹고 있을 뿐인데 '잘못된 정보'로 타박하는 게 싫을 뿐이다. '짜게 좀 먹어!'라고 한다면 따르지는 않겠지만 수긍은 할 텐데.  

   

끝.


 


산수의 또 다른 분과로는 
"야망 anambition, 산만 distraction, 추화 uglification, 조롱 derision"
이 있다.

-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 역자 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문장으로 덧셈 addition, 뺄셈 subtraction, 곱셈 multiplication, 나눗셈 division에 대한 언어유희다.

 

- 이 책이 시작된 것은 1997년의 어느 날 여든이 넘은 장모님에게 일어난 한 가지 변화를 감지하면서부터다. 80대 친척어른 한 분이 암과 합병증으로 돌아가시자 평소에는 활기차고 명랑하던 장모님의 기분이 우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장모님은 그 친척 분의 상황과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언니를 걱정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장모님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모님은 죽음을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생동안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모님은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 그래서 나는 '사후세계'라는 짧은 수필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장모님을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이라기보다는, 간단한 카오스 이론과 추론적 논리 기법을 상식선에서 버무려 죽음 이후의 삶을 속세 버전으로 설명해 보려는 것이었다. 사후세계라는 인류의 미스터리를 풀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장모님은 내 글을 읽고 기분이 한층 나아진 듯 보였다. 

 

- 간단한 카오스 이론으로 장모님에게 사후세계를 설명할 수 있다면, 스물한 살 먹은 아들이 왜 그렇게 자주 교통법규를 위반하는지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분석 결과는 간단했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자가 반드시 잡히는 이유'라는 제목의 수학 에세이를 썼다. 그 덕에 속도위반 딱지는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다. 이에 고무된 나는 미 노동통계국의 임금데이터를 이용해 고교 중퇴자, 고졸자, 대졸자의 소득을 비교한'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시간당 200달러를 버는 법'이라는 글을 썼다. 그리고 내 아들은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한편 한편 글이 늘어남에 따라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내 주변의 친척과 친구들, 그리고 사실상 모든 정치인이 고등학교 이후 뇌리에 남아 있던 모든 수학적 사고를 완전히 지운 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들은 말하자면 '수학으로부터의 난민'인 셈이다. 

 

- 누군가는 이것을 엄청난 축복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수학 난민이 된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시간과 온도, 키와 몸무게, 속도와 거리, 전압과 전력, 가격과 할인 등 숫자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원금, 이자, 세금, 보험, 중개비용, 교통비, 운전면허, 이 모든 것은 숫자다. 이 숫자들은 단어나 글자와는 전혀 다른 정보를 담고 있다. 각각의 숫자는 수천수만 가지의 방법으로 적용, 분석, 조작될 수 있지만 - 특히 조작이 용이하다 - 언어는 그렇지 않다. 

 

- 언어와 숫자의 이러한 차이를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twenty'라는 단어에서 'ten'이라는 단어를 뺄 수는 있지만 그 결과로 얻어진 'wty'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wty' 곱하기 'eleven'이 무엇인지는 더더욱 설명하기 어렵다. 비슷한 맥락에서, 알파벳과 똑같은 문자를 사용하는 로마 숫자가 아라비아 숫자로 대체된 것은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여기에 반론을 제기하고픈 회의론자나 수학맹들은 MMCCLXV를 CCCLXIII로 나누는 것과 같은 간단한 문제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 항공 우주 과학자들이 존재하는 시대에 여전히 많은 수학 난민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나 수학이 아니라면 고작 2초 일찍 일터에 가겠다고 교통사고 여섯 건 중 한 건을 유발하는 꽁무니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수학이 아니라면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남기고 중퇴하겠다는 십대 아이에게 고교 졸업장이 있으면 향후 50만 달러 정도의 임금을 더 받게 될 거라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수학이 아니라면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조금도 없어 보이는 동료(어느 직장에 가나 이런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이다)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 이런 일들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될 수도 있고, 고교 졸업장이 없어 가난해질 수도 있고, 책임감 없는 동료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수학을 일상생활의 문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이해한다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충분하다. 미적분, 정수론, 유한 기하학과 같은 고차원적 수학은 전혀 필요 없다. 모든 수학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라는 사칙연산 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 아는 이 네 가지의 단순한 연산을 현명하게 이용하기만 해도 거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  

 

- 첫 번째 대학은 연구 프로그램이 좋고 그웬의 전공분야에서의 평판도 매우 좋은 학교지만 재정지원이 약하고 집에서 멀다. 두 번째 대학은 재정지원이 좋고 기숙사 시설이 좋지만 연구시설과 교수진이 별로다. 세 번째 대학은 교수진도 훌륭하고 집에서도 가깝지만 연구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웬돌린은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가중치를 주고도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세실리아는 그웬돌린의 분석을 꼼꼼히 살피며 여러 질문을 던졌다. 결과가 꽤나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계산되었다는 것을 확신한 후 세실리아는 그웬돌린에게 순위를 매기는 방법으로 상대평가를 해보자고 했다. 세 군데 대학원 중 해당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곳을 고른 뒤 그곳에 무조건 10점을 주고 나머지 두 곳은 10점과 비교해 0점에서 9점까지 점수를 주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선호도에 있어서의 차이가 좀 더 뚜렷해질 수 있다. 그웬돌린은 이 방법에 동의했고 세실리아의 도움을 받아 재빨리 다음 표를 작성했다.

 

- 그웬돌린은 세 학교 중 어느 곳을 가야 하나 자신이 없었지만 이제 세 번째 대학에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실리아도 이 결정에 동의했고 그웬돌린이 이제 21살이 되었으니 축하하는 뜻에서 와인 한 병을 따기로 했다. 품질 좋은 샤도네이, 새로 나온 진판델 화이트 와인, 세실리아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샤블리스 중 하나를 그웬돌린에게 고르게 했다. 그웬은 술을 마셔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랐다. 조금 생각한 뒤에 그녀는 샤도네이라는 '계산된 선택'을 했다. 

 

- 그 결정은 조 밥 개인에겐 안 좋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그의 이러한 선택을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내려지는 수많은 결정들은 경제적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화와 미국 경제의 호황 덕에 조 밥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제품을 구매할 때 전에 없이 많은 선택을 마주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선택이라는 건 소비자에게 이로우며, 경쟁이 심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선택지가 많고 적고를 떠나, 항상 최상의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최상의 선택을 제외한 다른 모든 선택은 상대적으로 열등한 것이 된다.

(리뷰자 주 : 개인의 가치 판단에 따른 가중치를 제외한다면, 혹은 모두가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상태라면, '정답'이 존재하게 된다. 동시에 모두가 같은 답을 원하게 되므로 여타의 선택지는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이 이론상의 결말이다.) 

- 길게 봤을 때, 다수의 구매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소비자들은 결국에는 이득을 본다. 가장 좋은 제품의 생산자가 시장을 점유하게 되고, 경쟁의 초점은 오로지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밥이 최고의 오디오를 구입하게 된다면 이 경우에는 오직 한 명의 생산자만이 이득을 보게 된다. 달리 말하면, 조 밥이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나머지 열아홉 군데의 생산자가 이득을 볼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정치적으로 올바른 명칭을 갖다 붙인다. 예를 들어 '구매 준최적화 buy side suboptimization', '시장 비효율 market inefficiency', '만족화 satisficing’ 등이 그 사례다. 이 모든 용어들은 결국 동일한 현상을 지칭한다. 산업화된 사회의 그 어느 시장에서든, 공급자의 대부분은 구매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득을 본다. 

 

- 3개의 법안을 연달아 투표할 때 실수를 하지 않을 확률은 0.75×0.75×0.75, 즉 43%보다도 작아진다. 그리고 다섯 개의 법안 모두에 대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확률은 비록 각각의 법안에 대한 확신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4분의 1보다 작아진다(23.7%). 

- 예상대로 레지널드는 곧 실수를 범해 지지자들의 반감을 사고 말았다. 앞으로의 정치 생명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 별것 아닌 사안이었지만, 레지널드는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루이지애나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선출직 공무원은 2년간 5개 이상의 법안에 기권하면 재선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무조건 기권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별로 실현 가능한 대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온라인 여론조사 서비스 기관에 가입하고, 연구 인력을 3배로 늘렸으며, 그의 모든 자문의원과 컨설턴트들에게 90% 이상의 확실성으로 법안 지지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지시했다. 최근 확충된 그의 연구 인력이 열심히 일했다면 이제 드니얼이 실수를 범할 확률은 10분의 1로 매우 작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 방법 역시 그에게 불리하다. 

 

- 물론 정치라는 것은 지금껏 우리의 실제 삶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의료분야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의사들은 실수의 불가피성과 그에 따르는 결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들은 무한히 많다. 그러나 이를 야기하는 병이나 부상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은 결코 무한하지 않다. 즉, 어떤 경우에는 확실한 진단을 내리기도 전에 죽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 이렇게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의사에게 원인이 100%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요구할 순 없다. 그전에 환자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사들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현명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준다. 그 대신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실수의 확률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중한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 사실 우리 모두는 선택을 해야 하며, 그 결과로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결정 회피론자들은 이의를 제기하기 전에 이 책의 후기 '왜 잘못되는 일이 더 많은가'를 읽어보기 바란다.) 왜냐하면 모든 사실과 결과, 그리고 대안들을 미처 다 파악하기도 전에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에 95%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열네 번째 결정을 내릴 때쯤이면 적어도 한 번의 실수를 범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아진다. 하루에 다섯 번의 결정을 내린다고 하면 일주일에 거의 2번, 1년이면 90번, 평생 동안 7,000번의 실수를 범하게 된다.

 

-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95%라는 높은 확률의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하루에 다섯 번 이상 결정을 내리게 된다. 결국 실수라는 것은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실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실수라는 선물을 스스로에게만 베풀 것이 아니라, 부모님, 롤모델, 배우자, 자녀, 친구, 가족, 배우자의 가족, 직장 상사와 부하,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실수도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수라는 선물'이라는 말은 위험한 실수를 반복하는 습관마저도 허용하라는 뜻은 아니다. 

 

- 한 사람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해당 직원의 기본 연봉의 1.5~2배 정도에 달한다. 급여를 제한 나머지 돈은 공장과 사무실, 가구, 전화, 팩스, 컴퓨터, 보험,각종 세금 등 수없이 많은 항목으로 지출된다. 그러므로 연봉 40,000달러를 받는 직원을 한 명 고용할 경우 다른 부대비용을 모두 더하면 사실상 60,000~80,000달러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수준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만약 세금을 제하고 10%의 수익을 내고 싶다면, 세전 15% 정도의 수익을 내야 한다(사업 수익의 3분의 1은 세금으로 나간다). 즉, 40,000달러의 본봉을 받는 직원은 70,500~94,000달러만큼의 일을 해야 하며, 이는 본봉의 1.8~2.4배에 해당한다. 

- 그웬돌린의 엄마인 세실리아 샤프는 직원이 24명인 작은 회계 법인에 다니는데 직원의 평균 연봉이 45,000달러다. 직원한 명당 드는 비용은 81,000달러로 연봉의 1.8배에 해당한다. 이는 회사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94만 4,000달러(24명×81,000달러)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10%의 수익을 내고 싶다면 한 해 216만 달러, 직원 한 명당 90,000 달러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24명의 직원 중 실제로 몇 명이 수익에 기여하든, 어쨌거나 회사는 216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야만 한다. 

 

- 양보다는 질 중심의 빠른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에, 많은 사업가는 끝없이 발생하는 새로운 업무에 직면하게 된다. 성실한 사람은 최대한 많은 일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열심히 하려는 열정보다 지능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예측하지 못한 업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일을 처리한다. 

1. 일이 발생하는 순서대로 업무를 처리한다(업계에서는'FIFO'라는 은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선착순first in, first out의 줄임말이다). 
2 남겨진 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쉬운 일부터 먼저 한다. 
3. 가장 어려운 업무일수록 예측하기도 완수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어려운 일부터 먼저 한다. 

각각의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결과도 다르다.

 

- 시간당 실적 중심으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사람이 가장 성공적이다. 
 
- 실적 중심으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분명 많은 이익을 가져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일이 발생하는 순서대로, 또는 일이 쉽고 어려운 순서대로 업무를 처리한다. 결국 헬가와 세실리아는 기존의 후진적인 업무 처리방식이 지속되는 이 상황이 변화를 추구하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아주 가까운 동료에게만 이야기해 주기로 했다. 

(리뷰자 주 :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회사 전체를 볼 때 다소 생산성이 떨어지는 업무 -잡무- 또한 반드시 수행은 되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실제 생활에 적용할 때는 중요도와 생산성 순으로 업무 순서를 정하되, 모든 일은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67/30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실리아는 스포츠 팀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생산성의 격차가 기회의 불균등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회사 대표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세실리아는 다시금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 '프리마돈나'란 생산성이 예외적으로 높지만 주변 사람들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세실리아 샤프가 다니는 회계사무소는 최근 그런 직원 하나를 고용했다. '바람돌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모든 형태의 회계 업무에 능숙했다. 미수금을 받아내고 미지급금을 지불하고 착오가 발생하면 이를 수정하는 일을 회사의 그 누구보다 빠르게 처리했다. 그는 수학과 통계의 마술사 같았다. 게다가 훌륭한 재정분석가였으며, 열심히 일하기까지 했다. 상사들은 바람돌이 직원이 다른 회계사보다 2배는 더 생산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 당연하게도, 이 바람돌이 직원 역시 자신의 실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그 또한 자신이 회사의 중심이라 여겼으며, 일처리가 더딘 직원, 즉 그를 제외한 모든 직원에 대해서는 조금의 인내심도 없었다. 그는 동료들에게 회사의 비전과 실적이 형편없고 자신이 받는 성과급이 너무 적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사측에도 회사의 비전이 마음에 안 들고 동료들의 실적이 형편없으며 성과급도 너무 적다고 불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세 명의 젊은 회계사들이 바람돌이 직원을 따라 했고, 그와 동시에 나머지 직원들은 바람돌이직원과 그의 추종자들에 대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편을 나누어 험담을 시작했고 기강이 무너지고 생산성도 떨어졌다. 

 

- 회사 대표가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옴에 따라 세실리아는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해보았다. 당연히 세실리아는 회계사의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았다. 감사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실리아는 회사에 소속된 모든 회계사들의 생산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바람돌이 회계사는 직원들의 평균치보다 2배나 생산적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편을 가르고 기강이 무너지고 유언비어가 난무하게 되는 과정에서 다른 직원들의 생산성이 5~15%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세실리아의 발견을 기반으로 회사 대표는 다음 해의 회사의 생산성 하락 폭을 예측해 보았다. 비록 바람돌이 직원이 2인년(人年, 한 사람이 1년에 하는 작업량 역자 주)의 일을 해내겠지만 (그로 인해 나머지 직원 24명의 생산성이 평균 10%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2.4 인년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돌이가 회사에 기여하는 바는 결국 마이너스인 것이나 마찬가지다(2.0-24)! 

 

- 숫자라는 것은 마치 시리얼이나 담배처럼 소비자의 편의에 따라 포장될 수 있다. 즉, 숫자는 표기진실법 Truth-in-Labeling Act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마케팅의 황제들에 의해 얼마든지 창조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 국가 채무가 과거의 일이 될 때까지 세금을 감면하는 정당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정부 비용을 줄이든지 혹은 세금을 인상하든지, 국가 채무가 상환될 때까지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오늘부터 국가 채무를 상환하기 시작하더라도 결국 미래 세대에게 수조 달러의 빚을 남겨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스스로를 위해 쓴 돈이지 미래 세대가 우리에게 빌려준 돈이 아니다. 사실 그들의 의향을 물어본 적도 없다. 우리는 이를 '대표성 없는 과세'라고 한다(대영제국이 북미 식민지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자 '대표 없이 세금 없다'는 슬로건과 함께 저항이 시작되었고 결국 미국 독립전쟁으로 이어졌다. 역자 주).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그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 그러나 사실 신용카드 회사, 은행, 모기지 대출 기관은 자유나 특권, 지위를 판매하지 않는다. 그들은 돈을 팔고 있다. 그들은 돈을 파는 사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판매했던 것보다 더 많은 액수가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 그들이 판매한 돈과 다시 돌려받은 돈의 차이를 이자라고 한다. 

- 차용인은 돈 구매자다. 돈을 사려면 차용인은 실제 돈을 산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대출기관에 돌려주겠다는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이자율이 매우 높은 신용카드를 제외하고 이러한 계약에는 보통 어떤 형태로든 담보가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일련의 불행한 사태로 인해 자동차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차량을 빼앗기는 식이다.

- 그러나 생각해봐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 미국 정부는 과세소득에서 주택 융자 때문에 지불한 이자를 공제해 줌으로써 대출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 둘째, 주택은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구입가보다 오른 가격에 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집을 사는 것이 임대하는 것보다 낫다.

 

- 그러나 주택 구매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면 현금 흐름이 막힐 수 있다. 그리고 집을 사고파는 비용은 비싸며 보통 구입 가격의 5~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주택은 가격이 올라 수익이 창출될 때까지 수년간 소유하는 것이 좋다.

 

-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첫 번째 신용카드는 애완견만큼이나 소중하다. 귀엽고 또 귀엽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짖는다. 자주 운동도 시켜줘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강아지는 자라서 개가 된다. 당신의 대출 장부가 래시(콜리 품종의 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국의 영화·역자 주)만큼 자라면 빚은 당신의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적된 이자 부담이 360킬로그램의 핏불(일반적으로 핏불은 20~40킬로그램 정도 나간다. 역자 주)로 커버리면 당신은 심각한 재정적 문제를 안게 된다.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 예를 들어 10년 동안 당신의 연봉이 40,000달러에서 124,000달러로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1달러의 가치는 28센트 미만으로 하락할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세전 구매력은 34,6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다. 20년 후 급여가 무려 385,582 달러가 되어도 세금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신의 구매력은 29,928달러에 불과하다. 물가상승에 맞추어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을 이겨야 한다. 물가상승이 연간 5%라면 연간 6%의 급여인상이 필요하다. 19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물가상승이 또다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더 많은 급여 인상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12%의 물가상승을 이겨내려면 소득을 14% 정도 늘려야 한다. 
 

-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험부담은 더 크다. 예를 들어 평범한 뉴욕 주 보험 변호사가 1억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5% 물가상승은 단 1년 만에 그의 재산을 9500만 달러로 줄어들게 할 것이다. 그가 (또는 그녀가) 손실분을 변호사 비용을 통해 보전하려면 시간당 3,250달러 이상은 받아야 할 것이다(500만 달러를 48주로 나누고 일주일에 32시간 일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러나 변호사가 아주 많은 뉴욕에서 이렇게 많은 액수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몇몇 변호사를 비롯한 부유한 사람들은 종종 미술품이나 골동품 구입, 해외 투자, 스톡옵션, 채권 파생상품, 통화, 상품 및 부동산 투기를 통해 물가상승에 대비한다. 

- 투기라는 것은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하는 일종의 도박이다. 투기는 단어의 정의상 위험부담을 안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미국 노동자들은 사업 밑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다. 그러나 뭐든 제곱하면 더 커지는 것쯤은 안다. 뭐든지 제곱이 좋다. 그러나 불행히도 물가상승은 제곱을 만들어주지도, 공정하지도 못하다. 물가상승 속에서도 현상유지를 하려면 물가상승을 이겨야 한다. 비긴다면 결국 당신이 지는 셈이다.

 

- 운 좋은 몇 명을 제외하곤 모든 사람이 은퇴를 대비해 저축을 해야 한다. '노후'라는 것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중년이 될 때까지 저축이라는 이 중요한 행위를 미룬다. 그러나 퇴직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지는 세 가지 사항에 따라 달라진다. 저축을 언제 시작하는가, 매년 얼마씩 저축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이 얼마나 될 것인가. 세 가지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저축을 시작하는 시기다. 

 

- 경제 감각이 좋다는 평판을 듣는 세실리아 샤프는 개인퇴직계좌 IRA를 통해 뮤추얼 펀드에 2,000달러를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 뮤추얼 펀드는 그녀가 25세였을 때부터 매년 7%의 수익을 올렸다. 그녀가 65세가 되면 첫 해에 투자한 2,000달러가 거의 29,400달러의 가치로 불어나 있을 것이다.

 

- 45세 생일이 되던 날 불현듯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레지널드 드니얼은 개인퇴직계좌를 열어 동일한 액수를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그가 65세가 되었을 때 2,000달러는 7,700달러가 약간 넘는 정도의 가치가 되어 있을 것이다.

 

- 두 사람 모두 정확히 2,000달러를 투자했다. 그들은 매년 정확히 동일한 수익을 올릴 것이다. 레지널드의 투자 기간은 세실리아의 절반이다. 하지만 그가 은퇴할 때 받게 될 액수는 세실리아의 것의 26%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바로 복리 때문이다. 복리라는 것은 이자가 매년 2000달러의 원금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누적된 모든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가 붙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7%라면 첫해가 끝날 때 세실리아의 2,000달러 투자액에는 140달러가 추가된다. 그러나 2년이 끝날 때는 149.80달러가 추가된다. 원금에 대한 이자 140 달러와 전년도 이자였던 140 달러에 대한 이자인 9.80달러가 추가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별로 큰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저축을 쉽게 미루곤 한다. 하지만 복리는 이자가 결국 원금을 초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득이다.  

 

- 투자를 일찍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꾸준히 하는것이다. 세실리아는 지금까지 매년 7%의 IRA에 2,000달러씩을 투자해 왔으며 퇴직할 때까지 매년 같은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40년이 지나면 총 80,000달러의 투자액은 419,000달러를 넘을 것이다. 

 

- 레지널드는 세실리아에 비해 투자기간이 20년이나 뒤져 있지만 은퇴 후 삶이 세실리아보다 뒤처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매년 세실리아보다 3배나 많은 6,000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회계사인 보좌관 한 명이 계산을 해보더니 레지널드가 은퇴 시 받을 수 있는 액수는 263,00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지금까지 투자했던 액수보다 4,000달러나 많은 6,000달러씩을 투자하는데도 말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었다. 레지널드의 경쟁심이 얼마나 강한지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스톡옵션이나 현물, 저등급채권에 투자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러한 투자의 수익률은 30%가 넘을 때도 있어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은 종종 큰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 우연의 일치가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일까? 매일 겪는 일상을 통합적으로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 우리의 감각기관이 가진 엄청난 능력을 고려해볼 때 우리가 평균 1초에 한 건씩 새로운 것들을 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우리가 보는 모든 사람들, 건물들, 나무들, 관목들, 자동차들, 자동차의 부품들을 다 포함한다면 말이다. 마찬가지로, 감각기관이 손상된 것이 아닌 이상, 최소한 1초에 하나씩 새로운 것을 듣거나 만지거나 냄새를 맡게 된다. 

 

- 평균적인 감각 능력을 가진 미국 성인은 하루 평균 약 165시간(약 990분 또는 59,400초) 동안 깨어 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하루에 약 118,800건(2×59,400)의 관찰이나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경험치 중 어떤 것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것도 있다. 

- 지난주 출근길에 세실리아 샤프는 고속도로에서 포르쉐911시리즈 두 대가 앞뒤로 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포르쉐의 팬이었던 세실리아는 차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차 곁으로 다가갔다. 한 대는 1980년대 중반에 출시된 터보엔진이 달린 하얀색 차량이었고 다른 한 대는 1990년대 후반에 출시된 빨간색 컨버터블이었다. 인근에는 포르쉐 판매 대리점이 없었다. 번호판도 다른 주 출신이었다. 운전자는 각기 다른 출구로 고속도로를 빠져나갔다. 

 

- 미국에서는 매년 1,500~1,600만 대의 신차가 판매된다. 그러나 1998년에 미국에서 팔린 포르쉐911 시리즈는 약 8,000 대 정도에 불과했다. 과거에는 포르쉐의 판매량이 더 적었지만 다른 차종보다 더 긴 기간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포르쉐911은 미국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2,000대 중 1대 꼴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즉 세실리아가 불시에 두 대의 포르쉐911을 연속적으로 만날 확률은 400만 분의 1(2000분의 1×2000분의 1)이다. 이는 엄청난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만도 하다. 

 

- 그녀는 시애틀 시내까지 출근하는 내내 그 수치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한 시간 동안의 퇴근길에 자신의 곁을 지나는 6,000대가 넘는 차종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그런 후 세실리아는 하루에 두 번씩 동일한 교통량을 지나친다면 근무일 기준으로 83~84일(3.6개월)마다 100만 대의 차를 보게 될 것이라 결론 내렸다. 이 계산에 따르면 약 14개월 반 만에 한 번씩 포르쉐가 앞뒤로 나란히 달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이는 그녀가 일하는 기간 동안총 33번 정도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포르쉐911 두 대가 나란히 달리는 것은 그렇게 어마어마한 우연의 일치는 아닐 수도 있다. 

 

- 이 문제가 이렇게 간단히 설명된다는 사실에 놀라며 세실리아는 옛 친구나 지인을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도 동일한 논리로 설명해보기로 했다. 첫째, 그녀는 미국에서 적어도 1,000명의 사람을 알고 있다고 추정해 보았다. 또한 매년 20번의 비행기 여행을 하고 평균적으로 왕복 3번씩 총 6번 공항을 통과하게 된다고 추정했다. 또한 시카고나 샌프란시스코, 덴버와 같은 허브 공항에서 환승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평균 2,000명의 승객을 마주치게 된다고 추정했다. 따라서 매년 세실리아는 공항에서 약 24만 명의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이는 미국에 거주하는 1,100명당 1명꼴이다. 그러나 세실리아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종합해 볼 때 아는 사람이 1,000명 이상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조건이 똑같다면 12~13개월에 한 번씩은 공항에서 예기치 않게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 결론 내렸다. 

- 우연은 살면서 흔히 일어난다. 그 빈도는 우리가 깨어 있는동안 경험하는 수천 개의 사건이 만들어내는 함수다. 즉 우연은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감각의 산물이다. 우연의 일치가 그렇게 드문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우연의 일치가 발생할 때마다 자연에 감사해야 한다. 각각의 우연이란 일생에 단 한 번 수십억 분의 일의 확률로 주어지는 감각적 경험이다. 

 

- 머리카락이 빠지면 대개는 다시 자라지만 어쨌든 다른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이 다 빠진다 해도, 그건 그대로 어울리는 머리 모양이 있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나뭇가지에서 솟아나는 잎사귀, 하늘에 떠가는 구름, 체스판 위를 움직이는 말들에도 소우주가 있다. 정원을 가꾸고 날씨를 연구하고 내기 체스를 두는 일에는 조금 더 큰 소우주가 숨어 있을 것이다.

 

- 직업은 있지만 뚜렷한 취미는 없던 세실리아는 플로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엄마로서의 역할도 곧 있으면 끝날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세실리아는 퇴직 이후 자신의 소우주가 되어줄 관심거리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세실리아는 플로라처럼 극복해야 할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연은 누구에게나 태어날 때부터 이런저런 약점을 부여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 약점은 늘어나고 정도도 심해져서 삶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킨다. 

- 그러나 대신 자연은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이 소우주를 제공한다. 그 소우주들은 마치 마르지 않은 샘처럼 우리로 하여금 독특한 체험, 자아 발현, 끝없는 탐험을 무한히 가능하게 할 것이다. 건강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모든 소우주를 보고 냄새 맡고 말하고 꿰매고 해결하고 항해하고 없애버릴 수는 없다. 모든 소우주 안에는 물론 숫자의 소우주도 그중 하나인데,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 그러나 아마도 그중 가장 으뜸인 소우주는 바로 언어일 것이다. 일생 동안 읽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글들이 매일 출판된다. 책, 신문, 잡지, 인터넷은 모든 형태의 경험들 - 과거와 현재, 감성과 이성, 말이 되는 것과 말도 되지 않는 것 - 로 우리를 안내하는 통로가 되어준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읽음으로써 지금까지 알려진 소우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하고 그중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것을 고를 수 있다. 선택을 제대로 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직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당신의 열정이 될 수도, 아니면 중요한 순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평생 당신의 삶을 관통할 것이다. 

 

- 삶과 죽음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어쩌면 자연의 의도였을 수도 있다. 죽음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각자는 자신의 삶에 최대한 충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죽음 이후에 삶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영원히 증명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세속적인 경험에 국한되긴 하지만, 우리는 풍부한 단서를 축적해 왔다. 

- 더 강력한 성능의 망원경이 새로이 우주 탐사에 투입될 때마다 더 많은 것이 발견되어 왔다. 더 강력한 입자가속기가 원자 구조 연구에 적용될 때마다 더 많은 입자가 발견되어 왔다.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가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우주에서도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심지어 물질이 항상 물질 상태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입자가 파동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암흑물질'(우주에 존재하는 물질 중 아무런 빛을 내지 않는 물질. 역자 주)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수학의 발전으로 10차원의 세상과 같은 더 많은 것들이 예측 가능해졌다. 

- 우주는 정말 무한히 광대하고, 한편으론 무한히 작으며,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무언가를 탐구하면 그게 무엇이든 더 많은 것들이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자연의 법칙에서 인간의 삶만이 예외란 말인가? 유독 인간의 삶은,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말인가?

 

- 우리는 자연이 모든 것을 보존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분자도, 원자도, 전자도, 광자도 상태가 변하긴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신 에너지나 파동, 혹은 다른 형태로 변환될 뿐이다. 만약 죽음도 상태가 변하는 것일 뿐이라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모두는 변환 이후에도 보존되어야 한다. 여기서 볼 수 없는 것에는 인격 같은 것이 포함된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 이후에도 각 개인의 고유성이 보존될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다고 좀 더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되는 반론에 답하기 위해 개인의 인격이 사망 이후 보존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상 귀신을 보았다는 수백만 건의 증언이 모두 조작이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럼 귀신을 보았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거나 망상을 한 것일까?  

 

- 뉴턴과 우리에게 다행스럽게도, 천체물리학자들은 3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 그래서 그들은 '암흑물질'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냈다. 암흑물질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주 질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다시 한번 뉴턴물리학의 권위를 확립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여전히 볼 수는 없지만 암흑물질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실제로 발견되었다. "항상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규칙은 우리가 보거나만 질 수 없는 것에도 적용된다. 

 

- 그렇다면 가능성은 둘 중 하나다. 인간이 자연의 보존법칙에서 유일하게 예외이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역사상 인간이 겪은 모든 전생체험은 다 조작이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모든 사후세계의 경험은 환상이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정상의 범주를 뛰어넘는 모든 경험은 망상이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모든 종교는 만들어진 것이고 예수는 부활하지 않았으며 달라이 라마는 13번은 고사하고 한 번도 환생한 적이 없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인간은 "항상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는 규칙에서 예외이거나, 아니면 사후세계가 존재하거나. 

 

- 이렇게 경험과 추론을 축적해보면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추론이 꽤나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직 믿음이 매우 강한 사람만이 이를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우리들은 '암흑물질'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믿음을 지지하는 증거를 얻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 인간의 경우는 다르다고, 인간의 생존율이 1,000분의 1보다는 높다고 믿고 싶을 것이다. 수백만 년간 생존하면서 인간은 사자, 호랑이, 곰, 빙하기, 화산 폭발, 지진, 쓰나미, 토네이도, 허리케인, 홍수, 가뭄, 기근, 전염병, 전쟁, 그리고 영국 로큰롤의 침입에서도 살아남았다. 하지만 더 많은 일이 잘못될 것이다. 현존하는 동식물 중 90% 이상이 향후 수백만 년 안에 멸종할 수도 있다. 우리가 멸종의 운명을 피하려면 진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에서의 생존은 석기시대에서의 생존과는 매우 다르다. 이 새로운 시대에,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시대에도, 우리의 생존은 얼마나 잘 싸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용기 있게 옳은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중요한 노력을 함에 있어 연산은 다음의 사항을 알려준다.

우리 각각은 하나뿐이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많다
지금이라는 순간은 짧지만 미래는 무한히 길다.
하나의 이성적 행위가 천 가지의 무지한 행위보다 중요하다.

지능은 단순히 신이 준 선물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다. 지능을 발전시켜라.

 


 

- "영혼의 불이 켜지기만 한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무슨 상관이랴."

-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 "천체, 행성도, 그리고 우주의 중심인 지구도 그것의 위계와 서열, 지위를 지키고 있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 "인생이라는 경주에서는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 "수학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결코 알 수 없다고 말하는 학문이다."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 "부라는 것은 장점이 많다. 그 반대의 경우가 널리 설득력을 얻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 존 케네스 갤브래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미국의 경제학자)  

 

- "뛰어난 아름다움에는 다소의 묘한 어그러짐이 있기 마련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산수의 감각
숫자는 시간과 온도, 속도와 거리, 전압과 전력 등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하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 분석이나 조작도 편하다. 우리는 숫자를 이용해 사과의 가치(가격)나 남은 사과의 개수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숫자의 힘을 당신은 잘 활용하고 있는가? 『산수의 감각』은 경영 컨설턴트로서 간혹 소설을 쓰며 가족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던 저자 조지 셰프너가 사람들이 수학을 너무 어렵게만 여겨 간단한 산수조차 손사래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산수가 얼마나 유용한 기술인지 보여주고자 펴낸 책으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라는 사칙연산만으로 일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흔히 산수라고 하면 초등학생 때 사과의 수를 셈하는 기술 정도로 여기곤 하지만 산수는 현명하게 사용하기만 한다면 오늘날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도 명확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다. 모든 수학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라는 사칙연산 위에 세워지는데, 이 네 가지 연산을 현명하게 이용하기만 해도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다.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에피소드와 뇌를 자극하는 유머로 가득한 이 책은 산수가 우리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대학을 고르는 법부터 업무 순서 배열, 도박에서 승률을 높이는 법, 인플레이션 계산까지 삶에 꼭 필요한 산수의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저자
조지 셰프너
출판
바다출판사
출판일
2018.03.23

 

 
숫자를 보면 인생의 답이 보인다
-
저자
조지 샤프너
출판
진명출판사
출판일
2002.05.31

 

 
두번째 기회의 나라에서
희망을 전하는 외판원 무어 씨의 방문기 『두 번째 기회의 나라에서』. 저마다의 불행을 짊어진 사람들이 모인 네브래스카 주의 작은 마을 에브에 찾아온 정체불명의 외판원 무어 씨가 6일 동안 간단한 세 가지 이론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슬픔에 휩싸인 작은 마을 에브. 아내는 도망가고 딸은 불치병에 걸린 데다 파산 위기에 처한 캘빈, 남편을 두 번이나 잃고 은둔 생활을 하는 클라라, 돈 때문에 고향 마을을 외면하려는 클렘 등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불행을 짊어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을 파는 순회 외판원 버넌 무어가 찾아오면서 그들과 마을의 운명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약간 수다스럽지만 유머와 인정이 넘치는 민박집 주인 윌마의 시점으로 그 기적의 이야기를 전해주며, 발상의 전환이 어떻게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조지 셰프너
출판
소담출판사
출판일
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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