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에도가와 란포] 파노라마섬 기담 / 인간 의자

일루젼 2023. 9. 2.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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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에도가와 란포 / 김단비
출판 : 문학과지성사
출간 : 2018.12.19


       

최근 리뷰를 훑어보니 일본 작품들이 꽤 늘어난 느낌이다. 실제로 읽은 책들은 좀더 다양하게 섞여 있지만, 책마다 발췌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다보니 리뷰 상으로는 그렇게 되었다. 

 

다른 작품들에서 언급된 바는 익히 접했으나 실제로 란포의 작품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다. 뭐랄까. 단 두 편의 단편을 읽고 '이런 것이 란포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당연하지만- 어쩐지 그것만으로도 '이게 란포구나'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뒤에 덧붙여진 해설에 따르면 란포는 '에드가 앨런 포'를 특히 좋아하여 그 이름에서 자신의 필명을 따왔다고 하는데, 두 작품 모두 확실히 포처럼 끝맛이 길게 남는다. 

 

하지만 끈적한 묘사와 -아름다우면서도 혐오스러운- 한 발 늦게 찾아오는 섬뜩함은 포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외딴 섬의 악마>를 이어서 읽어보고 싶다. 만연체의 화려함이나 압도감과는 또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묘하게 건드리는 느낌이 탁월하다. 어느 한 가지 감정으로 정의할 수 없는 미묘한 색채감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

(이런 작풍의 작가가 <소년탐정단>을 썼다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한데... 읽어보지 않았으니 일단 말을 아낀다.)  

 

마침 함께 읽은 책이 <닐 게이먼 베스트 컬렉션>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음... 닐 게이먼 쪽은 언제쯤 리뷰를 쓰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10월 안에만 쓰면 선방일 듯...)

 

<파노라마섬 기담>은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겠지만, 세부 묘사를 따라 찬찬히 머릿속에 그려가며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보쉬에 버금가는 천국 -혹은 지옥- 도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의자> 같은 경우는 다 읽은 순간의 느낌과, 마지막 문장을 재해석할 때 찾아오는 뒤늦은 느낌이 실로 짜릿하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그 편지는 앞선 편지를 무마하기 위해 전해졌다고 봤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끝.       

 


   

- 같은 M현(縣)에 사는 사람도 대부분은 모를 겁니다. 태평양 쪽으로 1만(灣)이 펼쳐진 S군(郡) 남단에 다른 섬들과는 뚝 떨어진 작은 섬 하나가 있다는 사실을요. 직경 8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 그 섬은 꼭 초록색 만두를 엎어놓은 듯한 형상입니다. 지금은 무인도나 마찬가지라 근처 어부들이 이따금 올라와볼 때 말고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게다가 곶의 돌출부로 몰아치는 거친 바다에 고립되어 있어서 물결이 웬만큼 잔잔하지 않으면 조그만 고기잡이배로는 접근하기조차 위험천만합니다. 물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갈 만한 곳도 아니지만요. 주민들은 흔히 '먼바다섬'이라고 부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 섬 전체는 M현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T시의 고모다 가문 소유였습니다. 예전에는 고모다 가문이 부리는 어부들 중 호기심 많은 무리가 오두막을 지어놓고 살기도 했고, 그물을 말리거나 헛간처럼 쓰기도 했는데, 몇 년 전 그것들이 남김없이 철거되더니 어느 날 갑자기 섬에서 심상찮은 작업이 벌어졌습니다. 몇십 명에 이르는 토목 인부와 정원사들이 전용 모터보트를 타고 날마다 섬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어디에서 가져오는지 온갖 기암괴석과 정원수, 철골과 목재, 어마어마한 숫자의 시멘트 통 따위를 끊임없이 섬으로 날랐습니다. 그리하여 거친 바다 위의 외딴섬에서 토목 공사인지 정원 공사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목적 불명의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 먼바다섬이 속한 S군은 국유 철도는 물론이고 사설 경편 철도(輕便鐵道)도 없는 오지인 데다 당시에는 승합차조차 다니지 않았습니다. 먼바다섬 쪽 해안에는 백 가구도 되지 않는 작은 어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절벽이 우뚝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문명과 동떨어진 벽촌이었습니다. 난데없이 그런 대공사가 시작되었음에도 그 소문은 옆 마을로 간간이 전해졌을 뿐, 섬에서 멀어질수록 시중에 떠도는 잡설처럼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한 번은 이웃 도시에 그 소식이 들어갔지만 기껏해야 지방 신문 사회면에 실린 게 고작이었습니다. 만약 이 일이 도시 인근에서 벌어졌다면 적잖은 화제를 불러 모았을 게 틀림없습니다. 누가 봐도 뚱딴지같은 공사였으니까요. 

 

- 예상대로 근처 어부들은 수상쩍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무슨 목적으로 사람도 살지 않는 저 작은 섬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땅을 파고, 수목을 심고, 담을 쌓고, 집을 짓는 걸까. 설마 고모다 가문 사람들이 재미 삼아 저 작고 불편한 섬에서 살려는 건 아닐 테고, 그렇다고 저런 외딴섬에 유원지를 조성할 리도 없었습니다. 혹시 고모다 가문의 주인이 미친 게 아니냐며 쑥덕거렸습니다. 하긴 그럴 만도 했습니다. 고모다 가문의 주인은 얼마 전에 한 번 죽었다가 되살아난 적이 있으니까요. 간질을 앓다가 병세가 나빠져 세상을 뜬 뒤 일대에 소문이 자자하리만큼 성대하게 장례까지 치렀건만 놀랍게도 그가 버젓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살아난 다음부터 성격이 돌변하여 때때로 비상식적이고 광기 어린 행동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인근 어부들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이번 공사도 그런 괴벽 탓이 아니겠냐는 의심을 샀습니다. 

 

- 그 이유를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에선지 모든 과정이 비밀리에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공사의 목적이나 성질, 실패한 원인까지도 하나같이 수많은 의혹만 남긴 채 어둠 속에 묻혔습니다. 다만 외부로 알려진 사실은 공사가 좌초한 시기를 전후하여 고모다 가문의 주인과 그의 부인이 세상을 떴고, 불행히도 슬하에 자식이 없었던 탓에 지금은 친척이 가문의 대를 이어 상속을 받았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주인 내외의 사인을 놓고도 소문이 무성했지만, 어느 하나 뚜렷한 증거가 없었기에 전부 소문에 그쳤습니다. 경찰의 주의를 끌지 못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섬은 그 뒤로도 계속해서 고모다 가문의 소유지였지만, 황무지로 변한 채 찾아오는 이 하나 없이 방치되었습니다. 인공 숲과 삼림지, 화원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온통 잡초로 뒤덮였습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기괴한 대형 원기둥들은 비바람을 맞아 이제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수목과 석재 등도 엄청난 비용을 들여 섬까지 날라 왔지만, 되팔기 위해 도시로 옮기자면 더욱 큰 비용이 들 게 뻔하므로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조차 옮기지 않고 황폐해지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이라도 험난한 여정을 감수해 가며 M현 남단을 찾아와 거친 바다를 헤치고 먼바다섬에 오른다면 기상천외한 인공 경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드넓은 정원에 지나지 않지만, 분명히 그 광경에서 무언가 터무니없는 계획이나 예술적 정취를 느끼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섬 일대에 감도는 원한이나 영묘한 기운에 사로잡혀 전율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 실제로 그곳에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 하나가 전해집니다. 그 이야기의 일부는 고모다 가문과 접촉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로 통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껏해야 두세 사람만 아는 참으로 불가사의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제가 하는 말을 믿어주신다면, 그리고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신다면, 이제부터 그 비밀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 이야기는 M현과는 한참 떨어진 도쿄(東京)에서 시작됩니다. 도쿄 야마노테(山手) 지역의 어느 대학가에 누가 봐도 살풍경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우애관(友愛館)이라는 하숙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을씨년스러운 방에 히토미 히로스케 (人見廣介)라는 별난 남자가 살았습니다. 서른은 족히 넘어 보이는데도 행색은 학생인지 건달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남루했습니다. 히로스케는 먼바다섬의 대공사가 시작되기 5, 6년 전 어느 사립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그 뒤로 직장도 구하지 않고 허송세월했습니다. 그렇다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지도 않았으므로 하숙집이나 친구네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다가 마지막으로 흘러든 곳이 바로 이 우애관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앞서 말한 그 대대적인 토목 공사가 시작되기 약 1년 전까지 지냈습니다.

 

- 히로스케는 스스로를 철학과 출신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철학 강의를 들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문학에 심취하여 문학서적들을 뒤적이고, 때로는 난데없이 건축과 강의실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청강을 하는가 하면, 사회학이나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거나 유화 도구를 사들여 화가 흉내를 내기도 했습니다. 쓸데없이 관심 분야만 많고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이라 딱히 내세울 만큼 능통한 과목은 없었습니다. 무사히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만약 히로스케가 학교에서 배운 게 있다면 그것은 결코 정도(正道)의 학문은 아니었을 겁니다. 이를테면 기묘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사도(邪道) ...

 

- 이건 이렇게 하겠다는 둥 저건 저렇게 하겠다는 둥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니 결국에는 자신의 머릿속에다 완전한 이상향을 구축해 내고야 말았습니다. 

 

-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꿈속에서 그려낸 이상향은 한낱 백일몽이요, 공중누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현실의 히로스케는 처량하기 그지없어서 하루하루의 생활도 여의치 않은 일개 가난한 학생일 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의 수완으로는 평생을 바쳐 죽도록 일해봐야 겨우 몇만 엔도 모으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 결국 히로스케는 꿈만 꾸는 남자였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꿈속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살았지만 그의 현실은 더없이 비참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다다미 넉장 반짜리밖에 안 되는 더러운 하숙방에서 뒹굴며 따분한 나날을 보내야 했지요.

 

- 보통 몽상가 기질의 사내라 하면 예술에 심취하여 거기서 작게나마 안식처를 발견하기 마련인데, 불행히도 히로스케는 예술적 성향을 가지기는 했지만 지독한 현실주의자여서 몽상 말고는 어떤 예술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뿐더러 재능조차 없었습니다. 

- 만약 히로스케의 꿈이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세상에 유례없는 대사업이자 예술의 최고 경지일 겁니다. 그런 까닭에 한번 몽상에 빠진 그는 이제 세상의 어떤 사업이나 오락, 심지어는 예술에서도 아무런 가치를 찾을 수 없었고 하찮게만 보였습니다. 
 

- 이같이 무시무시한 악행(스스로 어떻게 변호하든 간에)을 꾀할 정도이니 히로스케는 태어날 때부터 간교한 지혜에 능했다고 보아야겠지요. 강한 집념으로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 가장 곤란했던 부분들도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이만하면 됐다 싶었을 때도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가며 미세한 부분까지 확인했습니다. 드디어 한 치의 빈틈도 없다는 판단이 서자 이제 마지막으로 계획을 실행할지 말지 큰 결심을 해야 할 순간이 왔습니다. 

 

- 온몸의 피가 머리에 몰린 듯해서 자신의 계획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따질 겨를도 없었습니다. 거의 하루 밤낮 동안 계획의 실행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국 히로스케는 그것을 결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훗날 돌이켜보니 당시의 감정은 몽유병과 비슷했습니다. 막상 계획을 실행하려는데 이상하게도 공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중대사를 앞두고도 어쩐지 한가롭게 관광 유람이라도 떠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 꿈이고, 꿈의 저편에 또 하나의 진짜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기묘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 단지 그뿐인데도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T시로 출발하는 길에 우연히 전철 안에서 친구와 마주쳤을 때조차 전혀 들키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사람의 얼굴에서 가장 눈에 띄고 개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두 눈입니다. 그 증거로 손바닥으로 코부터 윗부분을 가렸을 때와 코부터 아랫부분을 가렸을 때의 효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 신기한 것은 이렇게 긴박한 순간에 히로스케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고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긴 이동 중인 배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건너편 해안까지 헤엄쳐 간다고 해서 딱히 범죄 행위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거리도 짧고 수영에도 자신이 있어서 크게 위험한 일은 없으리란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자신의 엄청난 음모를 위한 하나의 예비 단계임을 감안하면 그의 기질상 불안을 느껴야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동하다니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었습니다. 훗날 히로스케는 계획에 착수한 이후 날로 대담해지고 뻔뻔해지던 자신의 태도를 떠올리며 흠칫 놀라곤 했는데, 뱃전에 매달려 있던 이때의 마음가짐이 어쩌면 그 시초였을지도 모릅니다. 

 

- 그보다 히로스케는 자기 자신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난 뒤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묘한 감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는 이제 호적에서도 말소되었고, 이 넓은 세상에 일가친척이나 친구 하나 없으며 심지어 이름조차 없는 한 명의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자 전후 좌우에 앉은 승객들도, 창밖으로 보이는 길가의 풍경도, 한 그루의 나무도, 한 채의 집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별세계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갓 태어난 듯 매우 산뜻한 기분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이며 이제부터는 외톨박이처럼 홀로 그 감당하기 벅찬 대사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형언할 수 없는 고독감에 끝내는 눈물까지 나려 했습니다.

 

- 불현듯 도망치고 싶을 만큼 큰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유령에 대한 공포가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포, 이를테면 휑뎅그렁하게 넓고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홀로 촛불로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볼 때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몇 배는 더한 공포였습니다. 

 

- 별이 빛나는 고요한 하늘 아래 어렴풋이 보이는 풍경은 수많은 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는 듯한 비석들이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뻥 뚫린 시커먼 구덩이. 마치 섬뜩한 지옥 풍경이 그려진 두루마리 그림 속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뭐가 뭔지 식별하기도 힘든 어둠 속에서 그 구덩이에 누워 있는 망자는 다름 아닌 히로스케 자신이었습니다. 죽은 이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그를 오싹하게 만들었습니다. 구덩이 속에 하얀 수의가 희미하게 보이고 그 위에 있는 망자의 머리는 새카만 어둠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공포는 극에 달했습니다. 어쩌면 그의 계획처럼 겐자부로는 우연히 생매장을 당했고, 무덤을 파헤친 탓에 되살아날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망상마저 들었습니다.  
 

- 빨간 머리 여인의 헝클어진 머리칼 같은 보라털, 닭발처럼 생긴 바다, 거대한 붉은 지네처럼 보이는 참지누아리, 그중에서도 유독 기분 나쁜 것은 맨드라미 꽃밭을 해저에 가라앉혀놓은 듯한 선홍색 갈래곰보 덤불이었습니다. 캄캄한 바닷속에서 보는 붉은색은 너무 끔찍해서 도저히 지상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였습니다. 

 

- 게다가 그 질척질척한 수많은 뱀 혀가 노랗게 파랗게 빨갛게 뒤엉켜 괴이한 무리를 이루고 있는 걸 헤치며, 앞서 말한 수십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어지럽게 날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전등 빛이 미치는 곳으로 들어오면 환등기로 비춘 그림처럼 저마다 불가사의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표독하게 생긴 괭이상어와 두툽상어가 핏기가 가신 점막으로 덮인 허연 배를 보이며 순식간에 시야를 가로질렀습니다. 때로는 깊은 원한이 서린 눈을 부라리며 유리 벽으로 돌진해서는 물어뜯어 부수려고까지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유리판 너머에 달라붙은 상어들의 탐욕스럽고 두툼한 입술은 꼭 부녀자를 협박하는 불량배의 침으로 범벅된 뒤틀린 입술 같아서, 그 모습에서 어떤 장면을 연상하고는 지요코는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 작은 상어류를 해저의 맹수에 비유한다면, 유리 길에 나타나는 어류는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요? 가오리는 물에 사는 사나운 새에도 비할 수 있겠고, 붕장어나 곰치 종류는 독사겠지요. 살아 있는 어류라면 기껏해야 수족관의 유리 수조 속에서만 본 육지 사람들은 이런 비유를 너무 과장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먹으면 독도 약도 되지 않게 온순해 보이는 새우가 바닷속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또 바다뱀의 친척뻘 되는 붕장어가 해조 사이를 지나다니며 얼마나 섬뜩한 곡선 운동을 하는지는 실제로 바닷속에 들어와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아니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 만약 공포에 물들었을 때 아름다움이 한층 깊어진다면 세상에 해저풍경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을 테지요. 적어도 지요코는 처음 하는 이 경험을 통해 태어나서 일찍이 맛보지 못한 몽환 세계의 아름다움을 접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어둠의 저편에서 무언가 거대한 물체의 기척이 났습니다. 두 개의 인광이 희미해지면서 서서히 전등 빛 안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줄무늬가 선명한 두동가리돔이었습니다. 그 위풍당당한 모습에 지요코는 무심결에 감탄을 내뱉었습니다. 공포와 환희로 파랗게 질려 남편의 소매에 매달렸을 정도입니다.

 

-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풍만한 마름모꼴 몸집에 붓으로 두 줄, 굵게 비스듬히 그은 듯한 선명한 흑갈색 줄무늬가 전등에 비쳐서 거의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요부처럼 언저리가 짙고 또렷한 커다란 눈에 튀어나온 입술, 그리고 등지느러미 한 가닥이 전국 시대 장수의 갑옷 장식처럼 눈부시게 뻗어 있었지요. 두동가리돔이 몸을 크게 출렁이며 유리판에 다가왔다가 방향을 바꾸어 유리판과 나란히 붙어 스칠 듯이 지요코의 눈앞에서 헤엄쳐나가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또다시 감탄을 내지르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캔버스 위에 화가가 그린 도안이 아니라, 한 마리의 생물이라는 사실이 경이로울 따름이었습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섬뜩한 해초와 검푸르게 가라앉은 물을 배경으로 희미한 전등 빛에 의지해 바라봤기 때문이겠지요. 그녀가 받은 충격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 "아니, 당신 머리가 이상한 게 아니야. 이 섬의 여행자는 언제든지 이렇게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되어 있어. 난 이 작은 섬 안에 여러 개의 세계를 만들 계획이었지. 당신, 파노라마가 뭔지 알아? 일본에선 내가 초등학생 무렵에 대단히 유행했던 구경거리 중 하나인데, 관람객은 우선 좁고 캄캄한 통로를 지나야 해. 그리고 거기서 나오면 확 시야가 트이는데 그곳에 하나의 세계가 있지. 지금까지 관람객이 생활하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하나의 완전한 세계가 넓게 펼쳐지는 거야. 아무튼 놀라운 속임수였어. 파노라마관 바깥에는 전차가 달리고, 장사꾼이 노점에서 물건을 팔고, 상점이 늘어서 있지. 그곳에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마을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어. 늘어선 상점 가운데는 우리 집도 보이고. 그런데 일단 파노라마관 안으로 들어오면 그것들은 모조리 사라져 버려. 드넓은 만주 평야가 멀리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지 않겠어. 게다가 거기에선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혈투가 벌어지는 거야." 

 

- "건물 바깥에도 세계가 있어. 건물 안에도 세계가 있어. 그리고 두 개의 세계는 각각 다른 땅과 하늘과 지평선을 가지고 있지. 파노라마관 바깥에는 분명 평소처럼 낯익은 거리가 있었어. 그런데 파노라마관 안에서는 어느 쪽을 봐도 거리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만주 평야가 멀리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는 거야. 요컨대 거기엔 동일한 지상에 평야와 거리라는 이중 세계가 있어. 적어도 그런 착각을 일으키지. 그 방법이란 당신도 알다시피 풍경을 그린 높은 벽으로 관람석을 빙 둘러싸고 그 앞을 진짜 흙과 나무, 인형으로 꾸며서 진짜와 그림의 경계를 최대한 모호하게 만든 다음, 천장을 감추기 위해 관람석의 차양을 깊게 내는 거야. 단지 그뿐이야. 언젠가 이 파노라마를 발명했다는 프랑스인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적어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의 의도는 이 방법으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데 있었다지. 마치 소설가가 종이 위에, 배우가 무대 위에, 저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듯이 틀림없이 그 사람도 자신의 독특한 과학적 방법으로 그 작은 건물 안에 광막한 별세계를 만들려고 시도한 거야." 

 

- 히로스케는 손을 들더니 아지랑이와 풀에서 올라오는 열기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초록 광야와 파란 하늘의 경계를 가리켰습니다.
"당신, 이 넓은 잔디 벌판을 보면 무슨 기이한 느낌이 들지 않아? 그 작은 먼바다섬 위에 있는 평야치고는 지나치게 넓은 것 같지 않느냐고. 잘 봐. 저 지평선까지는 분명 몇 킬로미터 거리야. 그렇다면 당연히 지평선 한참 앞에 바다가 보여야겠지? 게다가 이 섬 위에는 방금 지나온 숲이나 여기에 보이는 평야 말고도 하나하나가 몇 킬로미터씩은 되어 보이는 갖가지 풍경이 만들어져 있어. 그럼 먼바다섬의 넓이가 M현 전체만 해도 부족해야 정상이지. 내 말이 이해 가? 그러니까 내가 이 섬 위에 각각 독립된 파노라마를 여러 개 만들었단 말이야. 우린 지금까지 바닷속이며 골짜기 밑바닥, 삼림 같은 어슴푸레한 길만 지나왔잖아. 바로 그게 파노라마관 입구의 어두운 길에 해당하는 걸지도 모르지. 지금 우리는 봄의 햇빛과 아지랑이, 그리고 풀이 내뿜는 열기 속에서 있어. 이건 그 어두운 길을 빠져나왔을 때 마치 꿈에서 깬 듯 ..."

 

 


 

- 요시코(佳子)는 매일 아침 출근하는 공무원 남편을 배웅한 뒤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혼자가 된다. 그때부터는 서양식 건물 안에 있는, 남편과 함께 쓰는 서재로 가서 틀어박히는 게 일상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지금 K잡지의 올여름 특별 호에 실을 긴 원고를 집필하고 있다. 

- 아름다운 여류 작가 요시코는 이미 외무성 서기관인 부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녀의 집에는 날이면 날마다 미지의 팬들이 보내는 편지가 여러 통씩 날아들었다. 오늘 아침만 해도 요시코는 서재의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미지의 사람들에게 온 편지를 훑어봐야 했다. 

- 편지에 적힌 글들은 하나같이 시시했다. 하지만 요시코는 친절한 여성으로서 배려심을 발휘해 어떤 편지든 자신에게 온 것은 아무튼 대강이라도 읽어보려 애썼다. 간단한 것부터 편지 두 통과 엽서 한 장을 보고 나자 마지막으로 두툼한 원고로 보이는 한 통이 남았다. 특별히 원고를 보내겠다는 기별을 받은 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갑자기 원고를 보내오는 일은 지금까지도 곧잘 있었다. 그런 원고는 대부분의 경우 장황해서 지루하기 짝이 없었지만, 요시코는 어쨌든 표제만이라도 봐두려고 봉투를 뜯어 안에 든 종이 뭉치를 꺼내보았다. 

- 그것은 예상대로 원고지를 철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표제도 서명도 없이 다짜고짜 '부인' 하고 부르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어머, 그럼 역시 편지인가 하고 무심코 둘째 줄 셋째 줄 읽어가던 요시코는 거기에서 왠지 모르게 이상하고 묘하게 기분 나쁜 무언가를 예감했다. 그러자 그녀의 타고난 호기심이 계속해서 글을 읽어나가게 만들었다.

 

- 부인께서는 일면식도 없는 남자가 돌연 이런 무례한 편지를 보내는 죄를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 이런 말씀을 드리면 부인은 분명 깜짝 놀라시겠지만, 저는 지금 당신 앞에 제가 지어온 참으로 불가사의한 죄악을 고백하려 합니다.
저는 몇 달 동안 인간 세계에서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고 정말이지 악마와 같은 생활을 해왔습니다. 물론 넓은 세상에 누구 하나 제 소행을 아는 자는 없습니다. 만약 특별한 일이 없었다면 저는 이대로 영원히 인간 세계로 되돌아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제 마음에 어떤 이상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저의 이 불행한 처지를 참회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그렇지만 너무 무서워서 도착하자마자 의자에서 나오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아주 긴 시간(그렇게 느꼈을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온 신경을 귀에 집중해서 가만가만 주변 상황을 살폈습니다. 

 

- 곧이어 어떤 남자의 매우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흠칫 놀라는 사이 서양인인 듯한 커다란 몸이 제 무릎 위에 털썩 내려앉더니 푹신푹신한 쿠션 위로 두세 번 튀어 올랐습니다. 저의 넓적다리와 그 남자의 크고 다부진 엉덩이는 얇은 다룸가죽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체온이 느껴질 만큼 밀착했습니다. 넓은 그의 어깨는 정확히 제 가슴에 기댔고 무거운 양손은 가죽을 사이에 두고 저의 손과 겹쳐졌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시가를 피우는지 남성적이고 진한 향이 가죽 틈새로 들어왔습니다. 

- 부인, 당신이 제가 있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 무슨 이상야릇한 정경인지요. 저는 너무 두려워서 어두컴컴한 의자 속에서 뻣뻣하게 몸을 움츠리고 겨드랑이 아래에서는 차가운 땀을 줄줄 흘리며 사고력도 뭣도 다 잃어버린 채 그저 멍하게 있었습니다.

 

- 그 남자를 시작으로 그날 하루 동안 제 무릎 위에는 다양한 사람이 돌아가며 앉았습니다. 아무도 제가 그곳에 있다는 걸 -그들이 푹신한 쿠션이라고 믿은 것이 사실은 피가 통하는 제 넓적다리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 불가사의하게도 얼마나 매력 있는 세계인지요. 그곳에서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평상시 눈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불가사의한 생물로 느껴집니다. 그들은 목소리와 콧김과 발소리와 옷이 스치는 소리, 그리고 군데군데 포동포동한 탄력을 가진 육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외모 대신 피부로 전해지는 느낌으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뒤룩뒤룩 살이 쪄서 썩은 술안주 같은 감촉을 줍니다. 정반대로 어떤 사람은 딱딱하게 말라비틀어져서 해골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 밖에 등뼈의 구부러진 모양이나 어깨뼈의 열린 정도, 팔길이, 넓적다리의 살집, 혹은 꼬리뼈의 길고 짧음 등을 종합해 보면 키와 몸집이 아무리 닮은 사람이라도 어딘가 다른 데가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것은 외모나 지문이 아니라 이런 몸 전체의 감촉으로도 충분히 식별 가능한 것입니다.

 

- 이성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은 주로 외모의 미추에 따라 이성을 판단하겠지만, 이 의자 안 세계에서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그곳에는 알몸과 목소리와 냄새가 있을 뿐입니다. 

 

- 요시코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받아 들고는 열어보려다가 문득 겉에 적힌 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편지를 떨어뜨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는 아까 그 불길한 편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필체로 그녀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 그녀는 오랫동안 그것을 열지 말지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봉투를 찢어 벌벌 떨면서 내용을 읽어나갔다. 편지는 아주 짧았지만 거기에는 그녀를 다시 한번 깜짝 놀라게 만든 기묘한 글귀가 쓰여 있었다.

 

- 원고에는 일부러 생략했는데 표제는 '인간 의자'라고 붙일 생각입니다. 
그럼, 실례를 무릅쓰고 부탁드립니다. 총총.



 

'이 세상은 꿈, 밤에 꾸는 꿈이야말로 진실'


-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亂步, 1894~1965)는 서양 추리소설의 수동적 수용에서 벗어나 일본인에 의한 독자적인 추리소설 창작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 일본 추리소설의 초석을 다진 작가로 평가된다. 

- 일본 미에(三重)현에서 태어난 란포의 본명은 히라이 다로(平井太郞)이다. 소설을 좋아했던 란포의 어머니는 란포가 어렸을 때부터 신문에 실린 해외 추리소설들을 자주 읽어주었다. 이때부터 란포는 추리소설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 뒤에도 이와야 사자나미(巖谷小波), 오시카와 슌로(押川春浪), 기구치 유호(菊池幽芳), 구로이와 루이코(黒岩淚香) 등이 쓴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다. 특히 수많은 해외소설의 번안물을 발표한 구로이와 루이코의 작품을 애독했다.

 

- 작품에 그려진 파노라마 세계는 끔찍함 그 자체이다. 자연을 깡그리 무시하고 비정상적 취향을 가미해 온갖 인공적 기교를 부려놓은 공간이다. 용도를 무시하고 대소를 뒤집은 철제 기계의 나열, 맹수와 독사로 가득한 동산, 숨 막히는 향기와 인간 세계의 수치를 잊어버린 나체 남녀, 그리고 섬 중앙에서 내려다보는 또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풍경까지.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한동안 망연히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광기와 음탕함, 난무와 도취의 환락경, 생사의 유희는 독자의 현실 감각마저 마비시키고 만다.  
 
- 이 작품을 집필할 때 란포는 에드거 앨런 포의 환상소설 <아른하임의 영토>나 <랜더의 별장>를 염두에 두었으나, 연재 당시에는 파노라마섬의 묘사가 지루해서인지 큰 호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파노라마섬의 묘사는 언제 끝이 날까 애가 탈 만큼 끈덕지게 이어진다. 

- 앞서 살펴봤듯이 란포는 작가로 데뷔하기 전 생활고를 겪으며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데뷔 후에도 창작의 고통을 못 이겨 수차례 휴필과 방랑을 반복했다. 소설 속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작가이며 농염한 이상향 묘사로만 가득 차 있다는 이유로 작품이 퇴짜를 맞기 일쑤였던 히토미 히로스케는 이런 란포와 여러모로 닮아 있다. 또한 30대로 묘사되는 히토미 히로스케와, 이 작품을 집필하던 당시 32세 무렵이었던 란포의 나이도 비슷하게 겹친다. 결국 히토미 히로스케는 에도가와 란포 자신이며, 먼바다섬 위에서 벌어진 모든 창작은 란포가 실제로 꿈꿨던 이상향이 아니었을까.

 

- 란포의 좌우명은 '이 세상은 꿈, 밤에 꾸는 꿈이야말로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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