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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접하고 나면 그걸 소화시켜 '나의 것'으로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순간.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이 되었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이 되었든 그 순간에 느낀 강렬한 감정은 시간을 가질수록 사라져간다는 것 역시 말하고 싶다.
따라서, 최초로 느낀 강렬한 감정이 사그라드는 속도와 자신이 그것을 내면화해서 자기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속도가 어우러져야만 (그에 우선해 좋은 감정이 있었어야 하겠지) 그 작품은 한 개인에게 '좋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게 될 것이다.
그건 정말 대단한 우연이다.
명작이 명작으로 불리우는 이유는, 그 작품이 주는 강렬함이 너무도 압도적이라 원튼 원치 않든 사그러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버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엔 이해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너무 대단한 거지. ㅋㅋ
반면 남들은 별 볼 일 없다고 하는 작품이 가슴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큰 거다. 자신의 경험, 혹은 사상, 그 무언가를 건드리며 나만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좋다고 말해도 타인은 그 사람만큼 무언가를 느끼기 힘들 것이다.
모든 감상과 이미지는, 그렇게 자신만의 것이다.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에게 유사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면서도 그 이미지가 좋아야한다. 절대다수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대중 문화라는 게 결코 만만히 볼 것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요즘엔 또 인터뷰를 묶은 책들 위주로 보고 있다.
예전에, 그러니까 이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읽은 책들도 가져와 다시 리뷰를 쓰고 싶은데, 지금 당장 올려야지- 하는 것도 안 올리고 있는 판에... (지금 포스팅 예정인 작품만 너댓개가 넘는데 이러다 까먹겠다 싶은 위기감에서 잡소리를 좀 했다)
어째서 김어준인가, 라는 물음에 답을 얻었다.
나에게 그는 "딴지일보"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원색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스스로가 '남성'임을 무척 잘 알고 있고 그걸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본능주의자.
그런데 그의 생각을, 그가 외부에 공개한 생각들을 보면 볼 수록 하나같이 이쁜 소리들만 하더라 이거다.
(물론 내가 여자다보니 몇몇 발언은 좀 버겁다. 그의 생각에는 공감하지만, 내가 그 생각에 공감한다는 이유로 공격받을 소지가 있어서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내가 남자였으면 좀 더 당당하게 완전 공감이라고 외칠 수 있었을텐데.)
그가 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조금 당혹스러우면서도 기쁜 일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니까! 내 주변엔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인터뷰의 특성은 묻고 답하기이다.
문답은, 물은 것의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한 것에서 다음 답을 얻어내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한다.
좋은 질문은 더이상 질문이 아니라 대화이다. 나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고 다음 말을 이끌어내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자신을 모두 열어보이고 싶어지는 것이 문답이다.
라는 잡소리를 왜 굳이 이 책에다 하는지는 모르겠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좀 중얼거렸다.
이 뻘소리는 이 책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 ㅋㅋㅋ
그래서, 나는 김어준이 참 마음에 든다.
빨리 까페 오픈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가서 짧은 시간 체류하고 많이 팔아줘야지. ㅋㅋㅋ
[발췌]
"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바 특권이다. 그들은 순진한지라 감동하기 쉽고 그들은 점염(點染)이 적은지라 죄악에 병들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현실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 ...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 민태원 [청춘예찬] 중
"생각해보니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시 땅 위엔 길이 없다. 다니는 사람이 많다보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강풀 : 솔직히 말해서 참 안됐습니다. 오죽하면 '88만원 세대' 라는 말이 나왔을까 싶기도 하고요. 가끔 제 또래 사람들이 "요즘 20대, 너무 데모를 안 해.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어" 라고들 하는데, 저는 왠지 그런 말 하기가 좀 미안해요.
제가 94학번인데, 저희 대만 하더라도 대학 다닐 때 열심히 데모하고 학생회 활동을 해도 대학 나와서 취직은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저보다 어린 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암담하더라고요. 지금 20대들은 사회 나오면 바로 빚쟁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홍세화 :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인지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내 생각, 가치관, 세계관이 나라는 존재를 규정할 텐데, 그것들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물을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모두 자기 생각을 갖고 계시지요. 그런데 그 생각을 내가 가지고 태어났나, 그건 아닙니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과 욕망 체계를 내가 창조했나, 그것도 분명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내 삶을 구현하는 생각과 욕망 체계는 과연 모두 내가 선택했나, 그것 역시 아닙니다.
내가 주체적으로 형성했는가, 제도 교육을 통해 갖게 됐는가, 아니면 미디어를 통해 흡수한 것인가 등등에 대해 점검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 생각의 출처가 나에게서 비롯되었을 때, 아니면 적어도 바깥에서 흡수하고 남이 주입한 생각이 독서와 토론, 견문 등을 통해 균형을 이루었을 때 자기형성의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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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볼 수 없고 권력자가 자기절제를 하지 않는 건 그렇게 해도 민중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제 관심은 민중으로 하여금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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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톨스토이의 말처럼 나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성실하고, 또 두말할 것도 없이 스스로에게 성실했으면 좋겠스빈다. 소유물을 갖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숙했는지, 그리고 나의 인간관계가 오늘보다 내일 더 성숙할지, 즉 존재와 관계의 성숙을 목표로 하는 비교만 남겨뒀으면 합니다.
김여진 :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여태까지 자기가 살아왔던 방식으로 젊은 친구들을 재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도 못 하고 있는 걸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어떻게 사는 게 멋지게 사는 건지 시범을 보여주기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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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아까 드린 제 말의 요지는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내 문제는 사소해진다는 거예요. 내가 사는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해보시면 알아요. 봉사 활동이든, 사회운동이든 간에요. 먹고사는 일과는 상관없지만 내가 사는 지구와 나라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작은 일부터 해보면 알아요. 안 해보고 말만 들으면 안 와 닿아요. 그걸 안 해본 사람한테 제가 가 닿을 수는 없어요. 뭐든 끝까지 해보는 거예요.
김어준 : 먼저 청춘에 대한 정의부터 얘기해보지요. 사람들이 청춘을 굉장히 찬양하지요. 꿈을 품고, 목표를 세워 매진하고,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 제가 볼 때는 다 웃기는 소리입니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청춘은 사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청춘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가 지금 성공했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해 '나는 그때 열정을 갖고 살았다, 그렇게 고생해서 지금 성공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요. ... 두 번째 부류는 정신적으로 늙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핑계를 대는 거지요. '나는 청춘이 아니라서 못하는 거다'라고 안전하게 거리를 확보한 다음 어린 사람들에게 해내라고 협박하는 거지요. ... 실제로 청춘에 해당하는, 생물학적 나이로 20, 30대들은 뭘 하려고 해도 자원이 없고 경험도 없고 스스로 뭘 잘하는지 모르고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한 가지 목표를 세워서 매진하고 열정을 다하고 한계를 극복해서 일하라고 하죠?
세계 각지에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40대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아무리 찾아봐도 공통점이 없었어요. 나중에 발견된 것이 뭐냐, 그들이 20대에 했던 일들의 대부분이 40대에 하고 있는 일들과 거의 상관이 없더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0대, 20대 혹은 30대에 그때그때 해보고 싶은 걸 닥치는 대로 했어요. 왜냐하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자기가 그걸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자기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면 생각과 다른 게 많거든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그냥 관뒀어요. 그리고 또 다시 자기 관심을 끄는 일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이것저것 열심히 부딪쳐 보니까 어느 순간 '어, 내가 이걸 잘하네, 생각보다 재미 있네'하는 일을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그렇게 자기 마음에 드는 일을 발견하고, 재미있고 좋아서 그 일을 몇 년간 해보니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하는 겁니다. 절대다수는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이 그렇더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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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주제와 상관없이 잘난 척을 좀 했습니다. 원래 지식인은 잘난 척할 찬스를 찾는 거지요. 놓치면 수치지요. 자기 대면이 필요하다는 게 첫 번째입니다.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사례는 그랬습니다. 주변이 나를 정의해준 것을 다 떨치고 그냥 또 다른 동물처럼 자기를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가 뭘 할 때 기쁜지 그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는 겁니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연애입니다. 자기가 누군지 아는데, 자기 욕망이 뭔지 이해하는데 왜 연애가 필요하냐. 연애를 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가 꽤 괜찮은 사람인 줄 압니다. 그런데 정말 내 뜻대로 하고 싶은데 절대 내 뜻대로 안 되는 상대가 나타났어요. 그때 비로소 자기가 얼마나 비겁하고 이기적이고 계산적이고 거짓말을 잘하는지 알게 되지요. 그러니까 자기의 최고점, 연애가 격앙시키는 감정은 대단하지요. 자기의 최고점도 알고 자기의 최저점도 알게 되니까 자기의 윤곽이 드러나지요. 연애를 많이 할 수록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자기가 어디까지 내려가고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혹은 자기가 언제 폭발하는지 그 한계 등을 죽 이어보면 그게 자기지요. 그렇게 극명하게 자기가 누군지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속이고 넘어갈 수 있거든요. 연애를 하며 단둘만의 비밀을 가질 때 비로소 자기 정체가 자신한테 폭로되지요. 그래서 연애를 많이 할수록 현명해져요. 자기가 누군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스스로 이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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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연애를 하면 서로를 알아야 한다며 대화를 많이 하라고 합니다. 소통을 하라고. 하지만 말이지요, 우리가 실제 주고받는 정보의 양을 연구해보면, 말이 아니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7할 정도를 차지해요. 말투, 목소리, 몸짓으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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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세요. 이유를 달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뭐 대단한 일이 있다고 세상에. 그냥 하면 돼요. 어디를 가고 싶으면 그냥 가요. 안 되는 이유가 엄청나게 많은데,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그냥 만나요. 그 사람이 꼭 만나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청중 웃음) 저는 사람들이 흔히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부풀리고, 계획을 세우고, 그걸 꾸미려고 하는 게 그 일을 안 하려는 핑계를 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기 욕망을 이해하고, 자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고, 자기가 언제 행복해 하는지 이해했으면 그냥 하세요. ...
그래서 우리는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고 있지는 않은가. (청중 웃음)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 하세요.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집중해서 하세요. 내일은 어떨지 몰라요. 과거는 절대 수정할 수 없고, 미래는 통제할 수 없지요. 현재를 상대하는 나의 태도만 결정할 수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당장 해라, 뭐든지, 이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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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상만사 정치가 아닌 게 없지요. 정치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정치적인 거예요. 당연히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정치에 자기 이해와 자기 이익 모두가 관련돼 있기 때문이지요. 자기 생활과 자기 미래도요.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멍청한 일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그게 쿨한 태도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아주 멍청하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왜 이런 조건과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자기한테 왜 이런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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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계산합니다. 내가 어떤 걸 더 아쉬워할까, 어떤 걸 더 큰 비용으로 여길까, 내가 어떤 대가를 더 견디기 쉬워할까. 그리고 나머지는 비용인 거지요. 모든 선택은 그런 거지요. 선택하지 않으면 비용이에요. 둘 다 가지려고 하니까 선택을 못하는 거예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사과를 먹으면 사과가 없어지는 거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선택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가를 치르는 게 싫어서 어려운 거지, '대가를 지불해야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이렇게 마음먹으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정재승 : 첫째, 운동입니다. 운동을 하면 의외로 뇌세포가 만들어집니다. 흔히 뇌세포는 2살까지만 만들어지고 그 이후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배우셨잖아요? 사실이 아닙니다. 뇌세포는 계속 만들어지고, 운동을 할수록 많이 만들어집니다.
둘째, 수면입니다. 특히 청춘의 잠은 매우 중요합니다. 젊었을 때 많이 주무세요.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무리하게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의 뇌는 자는 동안 전에 배웠던 정보들 중에서 쓸데없는 것들은 버리고 의미 있는 것들은 장기 기억으로 넘기는 일들을 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많은 경험을 해도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아요. 잠을 잔다는 건 아주 액티브한 활동입니다. 그 중에서도 렘수면이 그런 일을 합니다. 근데 렘수면이 1시간 30분마다 오거든요? 그러니까 6시간 자면 그런 과정을 네 번밖에 못 거치는데 7시간 30분을 자면 5번 거칠 수 있는 거예요.
셋째,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청춘 시기에 꼭 해야 하는 게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 청춘 시기에 이것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 따라 사람의 삶의 밀도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후회하지 않는 청춘을 위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 이 세 가지를 꼭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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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딱히 뭘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고, 한다고 해서 못할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고, 부모가 했으면 하는 게 있고, 우리 사회가 했으면 하는 게 있는데 그것들 중에서 뭘 선택해야 할지 몰라 다 다리를 걸쳐놓는 거예요. 이것도 조금 준비해놓고, 혹시 몰라서 이것도 좀 준비하고, 그러면서 어디 하나에 매진하지 못하고 계속 준비만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거죠. 선택의 폭이 넓다고 해서 꼭 좋거나 만족스러운 건 아닙니다. 여러분은 선택의 폭을 줄이고 인생을 걸 만한, 하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은,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 그런 일을 꼭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선택을 해야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법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리고 지식들을 가르쳐주는 한편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전 세대가 만든 지식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는 능력도 함께 키워줘야 해요. 마음것 시도해보게 하지만 어떤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윤리적 기준을 만들고 세상에 대해 연민을 갖게 하는 그런 틀도 만들어줘야 합니다. 공부만 하게 하는 거? 정말 쉬운 일입니다. 마음껏 풀어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놀게 하는 거? 어려운 일 아닙니다.
이제 우리 시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른들이 다음 세대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은 '그 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 입니다. 우정도 중요하지만 경쟁도 중요하기 때문에,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법, 놀 것 다 놀면서 공부도 잘하는 법을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지요.
장항준 : 작품성 있는 영화는 제대로 보고, 할리우드 B급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봤지요. 스릴러 영화를 본다고 하면, 맨 뒤로 돌려 악역이 누군지 확인한 다음 앞으로 돌려보면 영화의 전체 구조가 보이는 거예요. 작가나 감독이 이 악역을 몇 신쯤에 등장시키고, 이 인물이 범인인 줄 모르도록 하기 위해 어떤 속임수를 쓰고, 주인공과 이 악역이 언제쯤 만나게 되는지 그 구조가 보이는 겁니다. 이런 걸 깨닫기 위해 그렇게 봤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게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심상정 : 파스칼의 아주 유명한 경구가 있지 않습니까?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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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자기 목적이 분명했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이소룡을 영화가 끝나기 전에 봐서 정말 즐거운 거예요. 친구는 영화도 즐겁게 보고 밤새 공부해서 시험도 잘 봤어요. 그런데 저는 친구따라 강남 간 거라 갈 때도 찜찜했지만 가서 영화를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굉장히 기분이 나쁜 거예요. 내가 영화관에 앉아 있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던 겁니다. '내가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 영화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끝나고 나서 공부도 잘 안되고 시험도 망쳐버렸어요. 아마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많이 있을 겁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의 이유가 분명한 선택, 자기 이유가 분명한 삶, 그것이 자유로운 삶입니다. 그리고 내가 인생의 주인이고 나의 삶을 내가 주관할 수 있을 때 행복한 삶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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