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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론에 가까운 포괄적인 책이었다. 내용 자체는 원래도 흥미를 갖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솔직히 꽤나 힘들었다.
문득 정신 차려보니 4월 템포가 엉망인데, 그건 이 책이 내 독서 의욕을 심각할 정도로 억눌러서다 -_-;;
이건 개인적인 편견인데, 나는 일본 문학은 잘 읽는 편이지만 비문학은 일본인의 저서를 될 수 있는대로 피하는 편이다. 말하기 방식이 잘 안 맞다;; 뭐랄까, 핵심을 단 번에 찌르지 못하고 예시가 다소 편협하다! 지루하다! 는 생각을 약간 갖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예외. 모든 경우에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까지 모르고 읽다가 이거 왜 이렇게 힘들어, 하고 저자를 확인하니 아뿔싸 싶었다.
지금 판단이 어려운 건, 나에게만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일본 특유의 서술법이 있는 건지 하는 것.
내용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다. 지금까지의 주류 경제학에서 경제 주체는 모두, 약간의 비아냥을 담아 '호모 이코노믹스'.
즉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며, 그렇게 가정하는 것 또한 경제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서 상당 부분의 전개가 '게임 이론'으로 이어지는데, 내가 아쉬웠던 부분은 그 게임에서의 균형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설명하는 것과 그래서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말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약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또한 중간 중간 나온 수식들도, 기타 다른 내용들이 개괄적으로 흘러가는 가벼운 내용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증명을 주석으로 달아놓거나, 그래프에 대한 설명을 더 자세히 넣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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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저서로 이 책을 더 추천한다. 제목만 보면 정치 서적 같지만 내용은 순수 게임 이론이다. 즉, '죄수의 딜레마'부터 '공공재 게임', '우물에 독타기', '최종제안 게임' 등등 대부분의 예시와 결론이 '행동 경제학'과 겹친다. 학자로서의 명성도는 물론 도모노 노리오 쪽이 높을 테고, 훨씬 먼저 이론을 펼쳐왔겠지만, 책 자체는 이 쪽이 훨씬 재미있었다;;
다만 '행동 경제학'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에서 접근하자면.
따라서 '경제학에서 주체와 감정, 가치 평가에 대해서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으며 수식과 실험 데이터 역시 그 편이 더 예측성이 높아짐을 증명한다' 는 커다란 논지가 있다는 점은 '행동 경제학'만의 특징이다.
'왜 부패한 정치가가...'는 인간의 행동과 만족도를 기반으로 한 경제학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인간의 성향과 행동 자체 쪽으로 접근, 사회 현상 전반을 설명하고자 한 책이다.
흠. 부패한 정치가를 읽지 않았다면 비교가 덜 되어서 행동 경제학이 더 재미있었을까?;
아니면 아예 흥미를 못 가졌을까?
잘 모르겠다. 나는 경제 문외한이지만, 애덤 스미스보다 슈마허가 주목받는 시대가 오길 바랬건만.
[발췌]
'이 세상에는 현실의 햄릿, 맥베스, 리어 왕, 오셀로가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것은 모두 냉철하고 합리적인 타입이지만 이 세상에는 더 다양한 타입의 사람이 있다.' - Amartya Sen [경제학의 재생 : 도덕철학으로의 회귀]
# 행동경제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일치되는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행동의 결과로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는 경제학이라 말해도 좋다. 인간 행동의 실제, 원인,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 및 사람들의 행동을 조절하기 위한 정책에 관해 체계적으로 규명할 것을 목표로 한 경제학이다.
#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 자제심, 이기심을 부정하지만 인간이 완전히 비합리적, 비자제적, 비이기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완전 합리적, 완전 자제적, 완전 이기적이라는 점만을 부정할 뿐이다.
#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은 주류경제학이 가정하고 있는 합리성에 대해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라는 관점에서부터 체계적인 비판을 가한 최초의 경제학자이다. 완전히 합리적일 수 없는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은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인간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감스럽게도 당시 사이먼의 주장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별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이먼의 업적은 경제학과 심리학이 재결합하는 조짐이었지만 당시에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
사이먼의 논점은 매우 설득력 있는 이론이었지만 극히 개념적, 이념적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조작 가능한 모델화가 어려웠기 때문에 주류 경제학자 사이에서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 몬티 홀 딜레마 (Monty Hall Dilemma)
문이 세 개 있고, 그 중 하나가 행운(자동차)의 문이다. 하나의 문을 선택하면 사회자는 나머지 두 개의 문 가운데 염소가 들어있는 문 하나를 알려준다. 그리고 처음 선택을 변경할 기회를 주고 참여자에게 선택을 바꿀 것인지 묻는다.
(정답은 '선택을 바꾸는' 것이 올바른 행위이다. 선택을 바꾸면 당첨될 확률은 2/3으로 올라간다)
# 확률 이해의 어려움
한 가족이 새로 이사를 왔다. 아이가 2명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들인지 딸인지는 모른다.
1) 이웃집 부인에게 '딸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 였다. 다른 한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1/3
2) 이웃집 부인에게 '큰 아이가 딸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였다. 또 한 명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 1/2
3) 이웃집 부인이 딸을 한 명 데리고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른 한 명의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 1/2
[말 장난이다. 두 아이 모두 여자아이일 확률을 묻고 있는데, 3의 경우는 그 아이를 실제로 보았으므로 '특정'이 되어 2와 같은 케이스로 본다는 것. 그런데 1은 왜 1/3이냐? 그건 딸이 있다면 첫 아이가 딸인지 둘째 아이가 딸인지 모르므로 남녀, 여여, 여남 (남남은 제외된다) 중 여여이므로 1/3이라는 것. 그런데 1의 질문에서 남녀와 여남이 구분되어야 할 이유는 사실 없다. 번역의 오류거나, 저자의 오류. 여기서부터 으음? 하기 시작ㅋㅋ
만약 구분되어야 한다면 3에서 걷는 딸을 보았을 때 그 아이가 큰 아이인지 작은 아이인지를 한 눈에 간파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전제 조건이 틀렸다. 아이가 2명 있다는 것과 그들의 나이는 알고 있지만, 이라고 한다면 가능하다.
유명한 게임들은 괜찮은데, 저자가 드는 예시들은 살짝씩 좀...;;;]
# 논리적 추론
E, K, 4, 7 이라고 적힌 카드 중에서 '모음이 쓰여진 카드 뒷면에는 짝수가 적혀 있어야만 한다'라는 규칙이 충족되는지를 확인하려면 최소 몇 장의 카드를 뒤집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카드는 무엇인가?
[라고 물어야지.... 본문 상으로는 '확인하려면 어느 카드를 뒤집어서 뒷면을 확인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라고 쓰여있다.]
- 2장. E와 4.
# 최종제안 게임
10000원을 두 사람이 나누어갖는 분배의 문제이다. 이때 상대방은 거부권이 있으며, 여러분의 제안대로 분배되거나 또는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상대방에게 얼마를 제안할지 하는 문제이므로 '최종제안 게임'이라 부른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당신에게 만원을 준다. 당신은 그 만원을 상대와 나눌 권리를 가지고 있고, 상대방은 당신의 제안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상대가 당신의 분배 제안을 수락하면 만원은 당신이 나눈 비율대로 당신과 상대에게 지급되지만, 상대가 거절하면 만원은 다시 빼앗긴다.'
즉, 당신은 혼자 만원을 갖겠다고 할 수도 있고, 5천원씩 나누겠다고 할 수도 있다. 혹은 6천원과 4천원으로 나누겠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다 갖겠다고 하면 상대방은 거부할테고, 그 경우는 당신에게도 손해다.
이때 이상적인 제안은?
이라는 것인데, 만약 당신과 상대가 모두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이 경우의 정답은 9999원 : 1원이다.
두 사람 모두에게 이득이므로 (1원이라도) 상대는 아예 받지 못하는 것보다 나으므로 당신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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