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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일루젼 2012. 5. 1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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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8점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에코의서재

341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95688908

2005-07-20  

 

 

그 자체로 한 획을 그은 심리 실험 10가지를 뽑아 엮은 그녀의 글은 영국에서 발표 후 인문 도서로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비소설 2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었다고 한다.

 

책에 실린 실험 중 한 두 가지는 어딘가에서는 접해보았을 만큼 이슈가 되었던 실험들인데, 그 실험의 파격성도 파격성이지만 그 실험의 내용과 그 배경에 대해 접근해가는 저자의 글솜씨는 상당히 편안하고 친숙하다. 심리 실험이라고는 해도 실험에 따라서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글을, 수필을 읽고 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측면에서 부드럽게 다가간 글쓰기는 상당히 훌륭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좀 더 비소설적으로, 그러니까 좀 더 딱딱해지고 전문도가 더 올라갔으면 싶어 아쉽다)

 

여기 저기에서 인용된 내용으로 스쳐간 실험들에 대해, '아, 그게 이런 실험이었군!' 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그치지 않고 발표된 내용 이면의, 혹은 그 이후의 간략한 상황까지도 잘 전달해주는 책이다.

 

이 분야에 크게 관심이 없었더라도 상식 차원에서라도 한 번 읽어봄직한 글이다.

 

전문성보다는 편안함과 대중성을 선택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

 

 

 

 

[발췌] 발췌는 주로 챕터 앞 서문에서 따와 본문과는 달리 다소 딱딱합니다.

 

 

1. 1904년에 출생하여 1990년에 사망한 미국의 대표적인 신행동주의 심리학자 B.F. 스키너는 동물 실험을 통해 보상과 강화가 행동의 형성 과정에 엄청난 힘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어 심리학 분야에서 명성을 떨쳤다. ... 당시 그는 소위 유심론(mentalism)이라는 것, 심지어 마음 같은 것도 전혀 의미가 없으며, 그런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심리학은 오로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직관적으로 보면 보상을 아무 때나 주거나 드물게 주면 좌절감이 생겨 행동이 소멸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스키너는 음식이라는 보상을 간헐적으로 줄 때 쥐들이 그 결과와 무관하게 지렛대를 계속 누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은 마치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찾는 것과 같았다.

 

# 나는 스키너의 자료보관소를 떠나기 전에 한 곳을 더 방문했다. 박사가 지금은 죽었거나 혹은 살아있는 딸 데보라를 키웠다는 그 유명한 아기 상자를 보기 위해서였다. 내가 아는 정보에 따르면 상자는 오래전에 분해되어 없어졌다. 다만 사진은 볼 수 있었다.

......

"동생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 보상을 통해 동물들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친 보상과 강화 실험 & 인간의 마음 역시도 강화에 의한 만들어진 것임을 증명하겠다는 생각으로 어린 딸을 '아기 상자' 안에서 길렀던 실험

 

 

 

2. 1961년, 스물일곱 살의 예일 대학 심리학과 조교수 스탠리 밀그램은 권위에 대한 복종을 연구하고 싶었다. 나치의 대량 학살 시대가 끝나자, 사람들은 독일의 나치 장교들이 어떻게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받들어 1200만명의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가스를 마시게 하고, 교수형에 처하고, 고문을 가하여 죽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 밀그램은 사람들이 명령에 따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65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치명적인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지원자를 받아, 역시 시험 지원자인 상대방에게 가벼운 전기 충격부터 치명적인 전기 충격까지 단계적으로 가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실험. 물론 충격장치는 가짜이고 충격을 받는 상대는 고통을 연기한다. 그러나 65%의 사람은 눈 앞에서 몸부림치는 상대방에게, 명령이 내려졌다는 이유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고지 받은 충격 버튼까지도 눌렀다.

 

 

 

3. 1964년 뉴욕에서 희한한 범죄가 발생하여 존 달리와 빕 라타네라는 두 명의 젊은 심리학자들이 증인의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 나섰다. ... 달리와 라타네는 어느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며 소리를 지를 때, 사람들이 어떤 조건 하에서는 그 요청을 무시하고, 어떤 조건 하에서는 동정을 베푸는가를 테스트하는 일련의 실험들을 고안했다. 그들의 실험은 표면적으로 밀그램의 실험과 유사해 보였지만 사실상 크나큰 차이가 있었다. 밀그램이 단 하나의 권위에 대한 복종을 관찰했다면, 달리와 라타네는 그와 반대로 집단적 위기 상황에서 책임을 질 권위자가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았다.

 

->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뉴욕 주 퀸스 지역.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한 여성이 새벽 귀가 중 한 남자에게 등에 칼을 맞는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동네 사람들의 집에 불이 켜졌다. 누군가 "그 여자를 내버려 두시오!"라고 외쳤고 남자는 도망쳤다. 그러나 그녀가 몸을 끌고 기어가다 어느 서점 문 가에 쓰러지고, 정적이 찾아오자 사람들은 다시금 불을 껐다. 남자는 다시 돌아와 그녀를 찾아내 다시 그녀를 찌르기 시작했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다시 불들이 켜졌지만 아무도 나오지도, 신고를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새벽 3시 14분에서 50분까지 약 35분간 일어난 사건은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사건이 끝나고 한 명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희생자의 목숨은 이미 끊긴 후였다. ..... 로젠탈은 정상적인 38명의 남녀 증인들이 창가에 서서 희생자가 비명을 지르는데도 구조는커녕 경고성 고함 한 번 지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4. 해리 할로의 가짜 원숭이 실험은 애착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입증했다. 유아기의 원숭이들은 우유를 든 금속 재질의 가짜 어미보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스킨십과 관련된 모든 과학이 탄생했다. 수많은 장면이 촬영된 그의 섬뜩한 실험은 우리의 인생에서 근접성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5. 레온 페스팅거는 .... 1957년에 그 유명한 저작물 <인지 부조화 이론>을 발표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양립 불가능한 생각들이 심리적 대립을 일으킬 때, 적잘한 조건 하에서 자신의 믿음에 맞추어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따라 믿음을 조정하는 동인을 형성한다."

 

# 매리언 키치의 소동 후, 페스팅거와 그의 동료들은 다양한 차원에서 인지 부조화의 사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한 실험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대가로 어떤 사람에게는 20달러를, 어떤 사람에게는 1달러를 주었다. 그 결과는 1달러에 거짓말을 한 사람이 20달러에 거짓말을 한 사람보다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페스팅거는 그들이 고작 1달러로 거짓말을 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6. 1970년대 초반에 데이비드 로젠한은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병 환자와 정상인 사람들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실험해보기로 했다. .... 그는 여덟 명의 사람을 모집하여 정신병 환자처럼 가장시킨 후 여러 곳의 정신 병원에 나누어 들여보냈다. 물론 그 자신도 함께였다. 그리고 정신 병동에 일단 들어가고 나면 정상인과 똑같이 행동했다. 그들의 목표는 그들이 제정신인지 아닌지를 정신 분석의들이 알아볼 것인가, 아니면 의사들의 판단이 애초에 내려진 전제 조건에 의해 흐려져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7. 하지만 1981년에 브루스 알렉산더와 공동 연구자 로버트 코움, 패트리시아 헤이더웨이는 기존의 동물 실험들이 핵심 전제로 삼는 것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의 가설은 며칠 동안 원숭이를 의자에 계속 묶어놓은 후, 누르면 해방감이 느껴지는 버튼을 주게 되면 약의 힘이 아니라 구속의 힘 때문에 원숭이들이 그것을 누른다는 것이었다.

... 따라서 이들의 계획은 실제로 유복한 환경에 있는 동물들에게 실험을 했을 때도 어쩔 수 없이 중독 상태에 빠지는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는 것이었다. 만일 그렇다면 마약을 죄악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화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문제라는 것이 그 연구자들의 의견이었다.

 

 

 

8. 기억은 우리가 인생에 남기는 지문이다.

.... 하지만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이 위대한 사상가들에게 도전할 결심을 했다. ...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여성 실험 심리학자였던 그녀는 우리의 기억이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밝히는 철학적으로 심오하고 놀라운 실험을 고안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9. .... 에릭 칸델은 이 책에 등장하는 과학자들 가운데 나이는 가장 많지만 연구 스타일은 가장 미래주의적이다.

 

# 칸델은 해삼을 훈련시켜 그가 건드릴 때마다 아가미를 움츠리도록 조건화시켰고, 현미경과 기록 장치를 가지고 해삼의 뉴런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가를 관찰했다. 그는 시냅스라는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여결망이 그 관계를 강화시키는 전기 화학적 신호가 지날 때마다 강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그는 행동이 새겨질 때 두 개의 뉴런 (하나는 감각, 하나는 운동 세포의)이 서로 더 강한 자극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칸델은 크렙(cAMP-response element binding protein)뿐 아니라 크렙의 억제 인자 또한 찾아냈다. ..... 1997년애 그는 하버드 대학의 분자 생물학자인 윌터 길버트와 벤처 캐피털리스트 조나단 플레밍, 신경 과학자 액셀 운터벡을 만났다. 그리고 메모리 파머슈티컬즈(Memory Pharmaceuticals)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렸다. .... 현재 실험 단계에 있는 그 약의 이름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4이다.

 

 

 

 

10. 오늘날 뇌엽 절제술이나 대상속 절개술을 시술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수술 절차가 실험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실험적'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 안토니오 에가스 모니즈, 포르투갈 우표의 주인공이자 1949년 정신과 수술을 계발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그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바뀔 무렵 리스본에서 몇 마일 떨어진 작은 해안가 어촌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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