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수알도 부팔리노.
처음 듣는 이름에 이탈리아 작가라는 점 때문에 선택했다.
흔히 일본이나 영미 문학을 접하게 되는 환경 탓에, 유럽권.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의 작품은 낯선 느낌이었다.
많은 작품을 접한 것이 아니므로 이탈리아 특유의 분위기인지 작가의 개성인지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화려한 문체를 갖고 있다.
만연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수사가 아름답고 화려하다고 평하고 싶다.
왕정에 대한 것도 과연 그 메디치와 그 보르지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인가, 싶은 향기를 아주 살짝만.
고전에서 성경, 희곡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인용구가 쓰이는데
문장을 그대로 차용하는가하면 상황에 맞춰 적절히 고쳐 패러디하기도 한다.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 간혹 접하지 못했던 작품에서 나온 부분은 제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대체 언제 쓰여진 거지??? 라는 생각이 가득 들게 만드는데;;
결국 읽던 도중 작품의 연대를 확인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늦게 발표된 소설이라 놀랐다.
현대로 분류하자면 또 예전에 가깝기야 하지만...
그날 밤의 거짓말.
크게 분류하자면 이중 복선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사형 집행 직전 마지막 날 죄수들의 대화라는 극적인 설정이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어른거리는 조각들을 맞추어 밝혀낸 큰 그림.
하지만...?
형식의 파격도 눈여겨 볼 만한데,
데카메론의 형식을 차용했다는 평이 많은데...
물론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다른 등장인물이 죄수들의 기록을 열람하는 형식을 빌려 드러낸 등장인물의 설명이 상당히 신선했다.
최근 판타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이영도) 에서나 볼 법한 책 속의 책의 원형이 아닌가.
(접한 작품이 몇 없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선한 면이 많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표지에서부터 복선, 거짓말, 이라는 단어가 많아 트릭은 모두 눈치채버렸는데
원체 스포일러에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 그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작가였다.
평점 : ★★★★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 > Book(~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0) | 2012.01.14 |
---|---|
[폴린 레아쥬] O의 이야기 (2) | 2012.01.14 |
[윌리엄 S. 버로스] 네이키드 런치 (6) | 2012.01.13 |
[이유진] 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 (0) | 2012.01.11 |
[루디] 루디's 커피의 세계, 세계의 커피 (0) | 2012.01.11 |
[히가시노 게이고] 수상한 사람들 (0) | 2012.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