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폴린 레아쥬의 'O의 이야기'
마광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서 언급되었었는데, 이번에 '네이키드 런치'를 읽으면서 그래, 이 참에 이상 소설 시리즈를 읽어보자 싶어 구하려 하니 의외로 절판이라 쉽지 않았다.
다니던 도서관에도 없어 나름대로는 조금 힘들게 구한 책.
내 소양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이 소설의 의의를 정하라고 한다면... 사실 고개를 좀 갸우뚱하게 될 것 같다.
문학은 그 파격성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것인가?
자신이 상상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접한다는 것만으로??
그래도... 이 소설이 발표되던 당시의 사회 배경들을 고려하면 상당한 충격이었겠지만, 외설을 위한 글로 보기에는 아깝다. 다행히 정신적인 맷집은 좀 있어 괴롭다거나 구역질이 난다 등등의 거부반응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O가 남성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보게된다.
시대는 변했지만, 그래도 여성들이 어느 정도 가지는 수동성이 그녀의 순응도에 일조한 것 같아서.
평범한 여성이었던 O가 순응과 순종의 미덕(...), 메저키즘에 빠져들게 되는 과정을 써낸 책인데,
그녀의 동성애적 성향과 쟈끌린느와의 관계,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쟈끌린느를 성으로 데려가는 것은 주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가닥이 잡힐 듯 하다.
아, 다만 "샤토 루주" 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읽었었는데 스토리 라인은 유사하다. 한 남성이 애정 관계의 여성을 성으로 납치하고, 그녀는 저항과 공포에서 체념, 순응하게 된다는 부분은 같지만 그 경우는 오히려 기쁨을 찾아가는 그녀에게 좌절하게 되는 남성의 심리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또 사디즘과 메저키즘을 다룬 글로 보기는 어렵다.
스테판과 르네 역시 미묘한데...
스테판은 상대적인 사디스트로 등장했지만 사실 콜렉터로서의 성격이 강했지 않나 싶은데...
가장 인상깊었던 건 마지막 문장.
'O의 이야기'에 대해 떠도는 다른 하나의 결말은, 스테판이 떠나려는 것을 안 O가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하자 스테판이 O에게 죽음을 허락했다는 것이다.
에잇 몰라.
던져뒀다가 생각나면 한 번 정도 다시 읽고 생각해볼 듯 싶다.
다음은 사드의 소돔 120일.
반응형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 > Book(~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 (0) | 2012.01.16 |
---|---|
[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 (3) | 2012.01.16 |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0) | 2012.01.14 |
[윌리엄 S. 버로스] 네이키드 런치 (6) | 2012.01.13 |
[제수알도 부팔리노] 그날 밤의 거짓말 (0) | 2012.01.11 |
[이유진] 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 (0) | 2012.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