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일상다반사

경이

일루젼 2012. 11. 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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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은 모두 거기에서 거기.

눈이 떠지고 숨이 쉬어지므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나날들.

그리고 더는 그리 되지 않을 때까지 그저 존재하기로 결심했던 시간들.

 

 

많은 단어와 문장들이 오가고,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게 되는 대화들. 

명쾌하지도 불명확하지도 않은 그 어귀 어디쯤을 맴도는 대화, 그리고 대화.

 

하나의 거대한 주형틀 안을 채워가는, 밖에서 안으로 채워지는 내 안의 방향성과

하나의 구심점에서 조금씩 맞춰지며 형태를 갖춰가는, 안에서 밖으로 뿜어져나가는 그 안의 방향성.

 

 

메타적일지언정, 실재와는 확실히 다른- 때로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것일지언정 그것을 보는 것은 나.

문장과 단어가 아닌, 그 위로 순식간에 그려지고 마는 영상을 보는 것은 나.

 

(오히려 그렇기에 시와 희곡이 버거운 게 아닐까 하는 것은 문득 스쳐가는 잡생각. 언어가 먼저 인식되고 거기서 심상이 흘러나오거나, 혹은 상황이 상상이 되어야 하는데 문장 그 자체가 그대로 은막에 비춰지는 영상으로 떠오르는 내게 시와 희곡은 다소 불분명하고 비어있는, 불완전한 문장인 게 아닐까. 나는 지나치게 형상적인 인간인지도.)

 

 

 

틀림없이 나누었고, 그렇게 흘러간 목소리들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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