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루이스 캐럴] 땅속 나라의 앨리스 - 1864년 친필본 오리지널 디자인

일루젼 2021. 7. 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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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루이스 캐럴 / 오로라스튜디오
출판 :  그여름
출간 :  2016.03.30


 


원래 겨울보다는 여름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최근의 작열하는 나날들에는 나도 좀 부친다.
이럴 때는 시원한 토굴에 드러눕고 싶은 생각도 든다.

'루이스 캐럴'은 본업이었던 수학보다는 문학으로 더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일 것이다.
다양한 판본으로 나름대로는 수 차례 읽었으나, 이번에 다시 좋은 계기가 생겨 재독하기로 했다.

'친필 초판이 존재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그 판본이 실은 <Alice's Adventures Under Ground>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국내에도 <땅속 나라의 앨리스>라는 제목으로 친필 영문본까지 수록해 출판되었음도 알았다.

(알려주셔서 감사하며, 즐겁게 읽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와도 자주 얽히는 면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를 논할 생각은 없다. 분석과 해석은 저작자와는 또 다른 계에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 일치하기도 하고 불일치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E. Bulwer Lytton의 <The Coming Race>와 연결해서 읽어보는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땅속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대폭 축약한 느낌이지만, 틀림없이 자신만의 특색도 존재한다.
체셔 고양이, 3월 토끼, 모자장수 등등은 나오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본질에 가까운 가지만 남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앨리스의 추락, 등이 켜진 긴 복도, 생각하는 순간에 존재하는 각 장면들을 성인의 시각으로 유심히 살펴본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어서 읽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머빈 피크 삽화로는 읽었으니, 이번엔 존 테니얼 삽화가 수록된 펭귄으로 선택. 

 


 

- "정말 이상한 날이야. 분명 어제는 괜찮았는데, 하루 사이에 내가 변한 건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나는 어제의 나와 똑같았던가? 기분이 좀 이상했던 것도 같긴 한데, 만약 지금의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라면 과연 지금의 나는 대체 누구지? 정말 어려운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아."

 

- " '앨리스, 산책하러 가자! 이리 와서 어서 준비해.' '유모, 잠시만요. 지금은 안 돼요. 생쥐가 도망가지 않도록 여기서 쥐구멍을 지켜야 해요. 다이너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거든요.' 하지만 다이너가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다이너를 계속 집에 둘지 말지 알 수가 없네."

 

-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땐 내가 누구인지 명확하 하게 알았어요. 하지만 아침부터 나는 수도 없이 바뀌어 왔어요."

 

- 앨리스는 이렇게 괴상한 경기는 처음 보았다. 공은 살아 있는 타조였고 바닥은 곳곳에 패인 구덩이가 있어 울퉁불퉁했다. 크로케 채는 살아 있는 홍학이었다.

(리뷰자 주 : 쉽게 읽히도록 다듬어진 번역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hedgehog는 고슴도치로 보는 것이 맞겠다. 크로케 채가 홍학이 아닌 산 타조라고 쓰여있다.)

(원문 : ... the croquet-balls were live hedgehogs, the mallets live ostriches, and the soldiers had to double themselves up, and ...)

 

- 본 책에서는 캐럴의 제작 의도를 최대한 재현하고자 한글판에서는 앨리스에게 선물한 모습 그대로를 인쇄하였지만, 영문판에서는 그림을 인쇄하고 그 위에 사진을 부착한 모양으로 제작을 하였다. 또한 세피아 잉크를 사용한 루이스 캐럴의 의도에 맞게 본 책 또한 세피아 톤으로 인쇄를 하였다. 본문은 1861년의 원형을 그대로 따랐으나 표지는 당시 별다른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1886년 맥밀란 판사의 팩시밀리판 초판본 디자인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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