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스티븐 라버지 / 이경식
원제 : Lucid Dreaming
출판 : 북센스
출간 : 2008.02.15
아주 어렸을 때는 꿈이라는 걸 깨달으면 의지대로 깨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꿈을 자각하려 했다.
너무 무서운 꿈일 때, '이건 꿈이고, 그러니까 난 깰 수 있어'라고 깨달으면 바로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했다.
똑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는 경우도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악몽인 경우가 많았다. 매번 꿈의 줄거리도 세부 디테일도 유사해서 중반쯤엔 '아 또 이 꿈이네'라고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실 자각몽보다는 몽마에 관심을 두었다. 당시 내가 인지한 '몽마'란 내 꿈속에 침입할 수 있는 '내가 아닌 존재'라는 개념에 가깝다. 꿈에서는 제약이 없어 의지대로 구현할 수 있으므로 꿈에서 그와 다투게 되면 의지력 싸움이 된다는 것,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으려면 생각의 통제와 집중,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어쩌다 그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각종 무협지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꿈 속에서의 현실 자각과 단련으로 넘어갔다. 꿈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뒤로 노력(?)하다 보니 꿈에서 소설을 읽는 경험을 몇 번 하게 되었다. 내가 보는 화면에는 꽉 찬 책장만이 존재하고, '꿈의 외부에서 그것을 보고 있는 나'는 떠오른 글들을 읽는다.
당시에는 소설에 빠져있던 때라 그 내용이 재미있으면 실존하는 책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의외로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깨어나서 줄거리를 메모해두기도 했었는데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어 좀 아쉽다. 가만 생각해보면 주로 초등학교 전후에 가장 인상 깊은 꿈들을 많이 꾸었던 듯하다. 선명하게 이미지로 남는 꿈들, 줄거리가 인상적인 꿈들, 표현 방식이 특이했던 꿈들은 아직도 몇 가지씩 기억에 남는다.
자각몽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건 가끔 꾸었던 꿈이 현실과 구분이 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서였다. 내용도 이미지도 자연스러워서 꿈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자신이 없을 때는 주변인들에게 확인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는데, 어쩌면 내가 꿈이라고 생각한 게 현실이고, 현실이라고 기억한 게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꿈을 확인하고자' 알아보게 되었으니 순서가 좀 바뀐 셈이다. 다른 등장인물이 없는 경우는 스스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꿈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의식하고 지켜보니 조금씩 체크가 가능했다. 꿈속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고 그 안에서 다시 꿈을 꾸는 경험도 했었다. 조금 무서웠던 건 꿈속의 꿈을 꾸다가 깨어났을 때, 현재가 아니라 첫 번째 꿈 안에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꿈속에서 '깨어있음'을 자각하는 현상이 존재하고, 그것을 연습을 통해 의지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경험해보고 싶은 체험이라 할 수 있는 노력들은 해보려 한다. 꿈 일기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록방식을 조금 바꿔서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해보려 한다. 하루에 여러 개라는 것이 꿈의 내용적인 단절성으로 개수를 세는 것인지, 자다가 깬 기준으로 개수를 세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티베트 꿈과 잠 명상>과 연결되는 내용들도 꽤 있어 즐겁게 읽었다.
- "왜 나는 가끔 아침을 먹기 전에 여섯 개나 되는 불가능한 것들을 믿었는지 몰라."
- 루이스 캐롤 Lewis Carroll, <거울 나라의 앨리스 Through the Looking Glass>
(리뷰자 주 : “넌 연습을 많이 안 했나 보구나. 내가 네 나이 땐 말이다, 매일 하루에 30분씩 연습을 했지. 흠, 어떤 때는 점심을 먹기도 전에 말이 안 되는 것들을 여섯 가지나 믿기도 했으니까. 저런, 숄이 다시 날아가네!” - 펭귄 판. )
- "우리는, 우리가 꿈을 꾸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꿈을 꾼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대답이 더 마음에 든다.
"나는, 꿈을 꾸는 나를 넘어선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 꿈을 꾼다."
- 악몽을 꿀 때 꿈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그 상황을 회피하는 것은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그 심상에 대한 자각을 억누르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껏 땅굴을 파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옆 건물의 감방으로 들어가고만 불운한 죄수처럼, 불안과 공포에서 진정으로 벗어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의식을 하든 못하든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여전히 잠복을 하고 있다가 언제든 다시 꿈에 나타난다.
- 우리 자신을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 자신과 더 적게 동일시 할수록 진정한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이 점에 대해서 수피의 스승인 타리카비 Tariqavi는 이렇게 적고 있다.
"당신이 자신을 발견했을 때 당신은 그것과 관련된 지식을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전까지 당신은 오로지 대상에 대한 의견만 가지고 있을뿐이다. 의견이란 습관이나 당신이 생각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다. 도를 공부하려면 그 길을 따라가면서 자신을 만나야 한다. 당신은 아직 자기 자신을 만나지 못했다. 도중에 다른 사람들을 줄곧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주는 유일한 이점은 그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이 당신에 대해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기 전에, 당신은 이미 자신을 여러 차례 만났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진실을 밝히자면, 당신이 자신을 만날 때, 당신은 지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값진 지식을 영원히 물려받는다."
- 그런데 유전자적으로 이미 설정된 특성들이 저절로 발현되도록 돕는 일을 렘수면이 수행한다는 매력적인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프랑스의 수면 연구가 미셸 주베 Michel Jouve와 스탠퍼드 대학의 정신병리학자 윌리엄 C. 드멘트 Wllam C. Devent 등을 포함한 여러 학자들이 제안해 온 것이다. 어린이 시기를 거치면서 렘수면 활동 비율은 점차 떨어진다. 그러나 뇌의 성장이 멈추는 성인기에도 렘수면 활동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렘수면이 또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렘수면은 밤 시간에 점차 증가하고 깨어나기 직전에 최고조에 도달한다. 이 사실에서 렘수면이 뇌가 잠에서 깨어나도록 준비시킨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말하자면 뇌를 흔들어서 깨운다는 뜻이다. 밤새 90분마다 새롭게 나타나는 이런 활동은 새로 익힌 학습 내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 분야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다. 의식적으로 꿈속의 자기 육체를 완벽하게 건강한 몸으로 상상함으로써 자기 몸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만일 루시드 드림을 꾸는 동안 꿈속의 자기 육체를 '치료' 한다면, 실제 육체에서 나타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 직설적으로 말을 하자면, 나는 악몽에 대한 기존의 이런 전통적인 견해들이 잘못되었다고 믿는다. 그렇다. 악몽은 분명 섬뜩하고 무섭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몽이 나쁜 것이라거나 무의미하거나 혹은 긍정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악몽은 악몽을 꾸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보다 나은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꿈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악몽을 성장을 위한 기회라는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유연하고 명정한 태도로 삶에 접근한다면, 나쁜 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루시드 드림을 꾸고 나서 깨어날 때의 느낌이 꿈속에서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한 직관적인 판단의 지표가 된다고 나는 믿는다. 만일 당신이 루시드 드림 속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데 꿈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이 좋다면, 이후로도 계속 루시드 드림을 꿀 때 그 행위를 반복하기 바란다. 하지만 만일 루시드 드림 속에서 한 어떤 행위 때문에 꿈에서 깬 뒤에 기분이 나쁘다면, 다음부터는 루시드 드림을 꿀 때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루시드 드림을 꿀 때 그리고 루시드 드림을 꾸고 깨어났을 때 기분이 점점 좋아질 것이다. 물론 깨어 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 만일 어떤 사람이 꿈에 나타난 존재를 사라지게 만들려고 할 때 그것은 '한층 더' 위협적으로 바뀔수도 있다. 이런 사례를 G. 스콧 스패로우 G. Scot Sparrow가 독창적인 저서 <루시드 드림 : 동틀녘의 명징한 빛 Lucid Dreaming: Dawning of the Clear Light>에서 소개하고 있다.
- 1단계 : 깨어 있는 상태에서 대화를 연습한다.
2단계 : 목표와 실행방안을 세운다.
3단계 : 꿈속에서 대화한다.
4단계 : 대화를 평가한다.
- 다음에 열거하는 여러 질문들을 위협적이지 않은 말투로 한다면, 대화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로서 좋다. 너는 누구냐?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알아? 왜 나한테 그렇게 하지? 나한테 해야 할 말이 뭐야? 내가 꼭 알아야 할 게 뭔지 가르쳐줄래? 날 도와줄 수 있어? 내가 도와줄까?
- 신비주의자들도 역시 루시드 드림 혹은 이와 비슷한 것을 정신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12세기 스페인의 유명한 수피였던 무휴딘 이븐 엘 아라비 Muhiyudin lbn El-Arabi는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고 한다. "사람은 꿈속에서 자기 생각을 통제해야 한다. 이렇게 깨어 있기 위한 훈련은 (중략) 그 사람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줄 것이다.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이 능력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서 노력해야 한다."
- 에고가 당신의 진정한 실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때, 에고를 당신과 동일시하는 인식을 쉽게 버릴 수 있다. 일단 이렇게 되고 나면 당신은 훨씬 더 자유롭게 그것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에고가 당신 자신에 대한 단순화된 하나의 모델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모델을 보다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이미지를 실체라 여기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된다. 객관적으로 에고를 자아의 표상이자 하인이라고 볼 수 있으면, 자기 에고와 투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어쨌든 에고를 완전히 없애버릴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세상에서 효과적으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에고가 있는 게 좋다. 에고와 자아가 둘 다 나라고 말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체성으로 인한 혼란이 야기된다. 제대로 된 에고라면 '나는 내가 나 자신이라고 알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라고 할 것이고, 역시 제대로 된 자아는 '나는 나다.'라고만 할 것이다. 만일 내가 '나의 에고'와 '나'를 혼동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할 것이다. 이드리스 샤흐는 한 우화를 소개하면서 이런 인식에 대해서 가르침을 준다.
- 사람은 진지하게 나 자신을 만나고 싶다고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에고에 충실하려는 욕구가 더 크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에고의 욕망이 잠재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다 고귀한 것을 추구하려고만 한다면 오히려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의 효과만 가져오고 좌절의 늪에 빠질 것이다. 그러므로 초월을 도피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반 에덴이 꾸었던 악몽을 생각해보자. 우선 무엇보다 개인적인 차원의 모든 문제들을 기꺼이 처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꿈속에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한 뒤에 그리고 소망을 충족시키는 행위들을 충분히 많이 한 뒤에 비로소, 자기가 알고 있던 것을 초월할 수 있다는 욕구와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루시드 드림을 꾸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 에고가 가진 욕망을 초월하기 위해서, 반드시 에고를 초월하는 어떤 것이 꿈을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천상이 이끄는대로 나 자신을 맡겼을 때 가장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그리고 깊은 의미가 있는 루시드 드림을 꿀 수 있었다.
- 우리가 지금 현재 깨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던 때를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꿈속에서 잠에서 깨는 장면을 본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잠을 자며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깨어 있는 상태로 인식하는 것도 사실은 부분적으로만 깨어 있게나 혹은 깨어 있다고 착각한 것일 수 있다.
(리뷰자 주 : 나는 꿈 속에서 3번 연속 깨어난 적이 있는데, 꿈을 깨고 깨고 또 깼는데도 여전히 잠들어 있다는 게 잠시 무서웠었다.)
- 다시 한 번 더,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과연 나는 깨어있는가? 우리가 이 질문을 진정으로 제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정말 깨어 있는가 하는 질문을 진지하게 하려면, 정직한 의문이 필요하다. 우리 대부분에게 이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 실제로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는 사람이나 사물을 모두 '단순한 환상 혹은 꿈속의 영상'으로만 여기는 자신의 경향을 철학적인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기준이라고 여겼다.
- 루시드 드림은 우리가 깨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J. H.M. 화이트먼 H M. Whiteman 교수는 저서 <신화적인 삶 The Mystical Life>에서 이런 깨달음이 가져다줄 수 있는 놀랍고 충격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 누구나 적어도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물건을 가져오려고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가져오려고 했던 물건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경험. 그런데 사실은 이보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아예 방에 들어간 목적을 잊어버리는 경우다.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는 평소 그 방에서 하던 행위만 습관적으로 하고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사소한 정신병리학적인 특성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서 경험하는 건망증과 매우 비슷하다. 예컨대 우리는 꿈을 꾸는 동안 우리가 꿈을 꾸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예를 들면 잠자리에 든다는 것 따위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또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고 관심도 없다. 이런 현상이 꿈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우리는 지금 바로 여기에 살아 있음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이 자리에 왔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가 '예전에는 누구였는지(혹은 어떤 사물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누구일까? 어디에서 왔을까? 무엇을 하려고 왔을까?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실마리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
- 우리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고, 혹은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꿈에 대한 훈련을 하면 원래의 자신과 현실에 나타나는 의도를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존재하는지 기억을 되살릴 수도 있다. 가능한 일이다. 이 가능성과 관련해서 독자에게 단서를 하나 주고 싶다. T. S. 엘리엇은 '시작하는 자리에 끝이 있다는 말로 비밀의 반을 드러냈고, 끝나는 자리에 시작이 있다'는 말로 나머지 반을 시작과 함께 드러냈다.
-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가능성의 수준은 보통 예상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죽는다. 백만장자로 태어나서는 거지로 일생을 살다가 죽는 것이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신용을 현금으로 바꿀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A. R. 오레이지 A. R. Orage, <심리학 훈련과 에세이 Psychological Exercises and Essay>
- 루시드 드림을 배우는 데는 세 가지의 본질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로 적절한 동기가 있을 것, 둘째로 효과적인 여러 기술들을 정확한 방식으로 연습할 것, 그리고 꿈을 멋지게 기억해내는 것이다. 동기 부여의 필요성은 굳이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분명하다. 루시드 드림은 상당한 수준의 주의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신과 의도를 집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동기의 강도가 극단적일 정도로 높을 필요는 없다. 루시드 드림을 꾸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시드 드림을 꾸고자 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루시드 드림을 원하고 자기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해야 한다.
- 우리는 생각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꿈을 꾸는 방법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 수준이 다른 것처럼 꿈을 꾸는 수준도 크게 차이가 난다. 사고 능력과 관련해서 오레이지가 한 말은 꿈을 꾸는 것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 인간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거대하다. 의식적인 사고와 마찬가지로 루시드 드림은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고 또 증진시킬 수 있는 일종의 능력이다.
- 루시드 드림을 배우는 세 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멋지게 기억해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자기가 꾼 꿈을 잘 기억할 때 꿈에 익숙해진다. 일단 자기가 꾼 꿈을 제대로 잘 알게 되는 수준에 도달하면, 이 사람은 꿈을 꾸는 동안에도 그것이 꿈인 것을 인식한다. 둘째, 꿈을 제대로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일 경우, 비록 기억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루시드 드림을 꾸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루시드 드림을 꾸어도 기억을 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이제 곧 배우게 될 루시드 드림을 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루시드 드림 연상 유도법 MILD, Memory Initiated Lucid Dream'이라는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려면 하룻밤에 꾼 꿈 중에서 두 개 이상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루시드 드림을 배우려면 하룻밤에 최소한 꿈 하나는 기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는 하룻밤에 꿈을 대여섯 개씩 꾸는데,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기억하는 꿈은 한 주에 몇 개 밖에 되지 않는다.
- 어쩌면 꿈을 기억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딱 한 가지만 하면 될지도 모른다. 그저 잠자리에 들 때 자기 자신에게 자기가 꿈을 꿀 때 완전히 깨어 있고 싶으며 또 그 꿈들을 기억하고 싶다는 사실을 각성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아침의 특정한 어떤 시각에 잠에서 깨어나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기억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을 한다. 그 꿈에 열중하고 있다면, 자기가 재미있고 의미심장한 루시드 드림을 꿀 것이라는 말을 자기 자신에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중요한 사실! 꿈을 최상으로 잘 기억하려면 잠에서 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라. 그 자리에서 그 자세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금 머릿속에서 일어난 것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라. 평소에 늘 그랬듯이 깨어나자마자 곧바로 그날의 관심사를 생각하는 습관을 버려라. 꿈에서 경험했을 수 있는 모든 것, 예를 들어 분위기, 느낌, 이미지의 단편적인 조각들, 혹은 생각들을 낱낱이 되짚으면서 단서들을 찾아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런데 내가 왜 그런 생각들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라. 그러면 당신이 다름 아닌 바로 그 꿈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을 것이다. 어떤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면 그 이전에는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머리에 떠올리도록 노력해라. 또 계속해서 그 이전의 일을 머리에 떠올려라. 이런 과정을 계속 밝아나가면 꿈이 역순으로 또렷하게 정리가 된다. 만일 밤에 꿈을 꾸다가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잠을 잔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커피나 차 혹은 기타 각성 효과가 있는 음료를 마셔라. 물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많이 마시면 안 되고 밤에 한 번쯤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만 마셔야 한다.
- 꿈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 꿈을 꿀 때쯤이라고 여기는 시간에 자명종이 울리도록 해놓을 수도 있다. 렘수면 주기는 대략 90분 간격으로 나타나므로, 잠자리에 들면서 90분 뒤에 자명종이 울리도록 하면 대체로 시간이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다음 렘수면 주기에 맞추려면 잠자리에 드는 시각으로부터 4시간 반, 혹은 6시간 혹은7시간 반 뒤에 자명종이 울리도록 맞추어라. 다시 한번 더 주의를 주자면, 잠에서 깬 다음에는 움직이지 마라. 대신, 꿈 일기를 쓰기 전에 제일 먼저 방금 어떤 꿈을 꾸었는지 생각을 하라. 꿈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의도를 자기 자신에게 충분하게 주입하려면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꿈을 적어놓은 일기를 훑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꿈을 기억하는 방법을 배우는 초기 단계에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을 하면 분명히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하룻밤 사이에 4~5개의 꿈을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일단 이런 단계에 도달하고 나면 꿈의 모든 내용을 다 적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때는 특히 의미가 있고 강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들만 적으면 된다. 자기 자신의 꿈 스타일에 보다 친숙해지면 질수록, 꿈을 꾸는 동안 자기의 꿈 내용을 기억하는 일이 더 쉬워지고, 또 꿈을 꾸면서 그 꿈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도 더 쉬워진다.
- 꿈 표식에는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두 부류가 있다. '강한 꿈 표식'과 '약한 꿈 표식'이다. 강한 꿈 표식이 나타날 경우에는 어렵지 않게 자기가 꿈을 꾸고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런 표식을 오로지 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물 위를 걷는다거나 허공으로 몸이 떠오른다거나 하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경험이 그렇다. 이에 비해서 약한 꿈 표식은 현실 세계에서는 그다지 쉽게 일어나지 않지만 꿈에서는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사회의 저명인사를 만난다거나 갈길을 가다가 큰돈을 줍는다거나 하는 경험이 그렇다. 꿈 표식을 이용해서 루시드 드림 상태로 들어가기 위한 기본적인 전략은, 장차 어떤 꿈 표식이 나타나면 그게 무엇이든 놓치지 않고 간파해서 꿈을 꾸는 동안에 깨어 있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으로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는 것이다.
- 톨리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꿈을 꾸면서 그게 꿈인지 깨닫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깨어 있는 동안 스스로에게 자기가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닌지 물어봄으로써 깨어 있는 상태를 향해 비판적-반성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는 가능하면 자주 그리고 조금이라도 꿈처럼 보이는 모든 상황에서 비판적인 질문(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가 아니면 깨어있는가?)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꿈 표식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조금이라도 들 때는 망설이지 말고 그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서 그리고 잠이 들어서도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는 이 방법을 꾸준히 반복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적어도 한 달 안에 루시드 드림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 방법을 시도한 첫날에 루시드 드림을 경험했다고 했다.
- "뒤로만 작동하는 기억은 보잘것없는 기억이다.”- 루이스 캐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루시드 드림을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기법은 '미래적 기억'을 기초로 한다. 미래적 기억이라는 표현은 미래에 장차 어떤 것을 하겠다는 걸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기억이라고 할 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서 어떤 정보들을 끌어오는 것이지만, '미래적 기억' 혹은 '의도를 위한 기억'이라는 것은 어떤 의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즉 미래 시간과 환경 속에서 그 의도에 따라서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 의도된 나의 노력을 조직하기 위해서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은 "다음에 내가 꿈을 꾸면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깨달아야지."이다. 의도하고 있는 행동과 관련해서 '언제'와 '무엇을'은 반드시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루시드 드림 기억 유도법을 실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꿈에서 깨어난 뒤에서 다시 잠을 자거나 혹은 아예 완전히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이다. 원하는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제서한 말을 그저 건성으로만 중얼거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루시드 드림을 꾸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도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과 관련된 과정을 한 단계씩 설명하겠다.
- 루시드 드림 기억 유도법 훈련
1단계 - 꿈을 회상한다. 잠에서 깨었을 때, 가능하면 온전하게 그 꿈을 기억하도록 한다.
2단계 - 의도에 초점을 맞춘다. 다시 잠으로 돌아갈 때 오로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인식하겠다는 의도에만 집중한다. "다음에 내가 꿈을 꾸면 내가 꿈을 꾼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기 바란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 자기가 하는 모든 단어에 혼신의 감정을 싣고, 또 그 생각에만 초점을 맞춘다.
3단계 - 꿈속에서 깨어 있는 자기 자신을 본다. 꿈을 꿀 때를 자각하겠다는 것을 꼭 기억하겠다는 의도에 계속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얼마 전에 꾸었던 바로 그 꿈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꿈 표식을 확인한다. 꿈 표식이 보이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꿈의 환상을 계속 진행한다. 다음에 루시드 드림을 꿀 때 하고자 했던 여러 가지 행동들을 실행에 옮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예를 들면, 만일 루시드 드림 속에서 하늘을 날고 싶다면 그렇게 하늘을 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4단계 - 자신의 의도가 확실히 이루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잠이 들 때마다 2단계와 3단계를 반복한다. 잠이 드는 동안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이 과정들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유일한 생각은 다음에 꿈을 꿀 때 그 사실을 자각하겠다는 다짐밖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일 이 모든 과정이 제대로 잘 진행된다면 꿈속에서 깨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당신이 미리 연습했던 꿈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건 상관이 없다.
- 루시드 드림 연구소 Lucidiy Institute(www.lucdity.com)에서는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서 '아침 선잠' 혹은 '수면 방해'라는 기법을 개발했는데, 이 기법은 루시드 드림을 자극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이다. 이 기법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30~60분 동안 깨어 있다가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분 동안 깨어 있는 것에 비해서 30~60분 동안 깨어 있을 때 루시드 드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15~20배까지 증가했다. 이 기법을 쓸 때 잠을 쫓는 시간 동안에는 루시드 드림에 대한 글을 읽고 현실 테스트 훈련을 하고, 그런 다음에 잠이 들 때는 루시드 드림 기억 유도법으로 루시드 드림을 유도한다. 루시드 드림 연구소의 훈련 프로그램에서는 이 기법을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이 워크숍을 하는도 중에 루시드 드림을 꾸는 경험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루시드 드림 연구소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는, 이렇게 꿈속에선 자기 몸을 뱅글뱅글 돌리는 기법이 매우 유효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보다 이렇게 했을 때 루시드 드림을 지속할 가능성은 50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통계치가 집계되었다.
- 꿈을 기억하는 10가지 방법
1. 잠을 충분히 잔다. 수면시간이 길어질수록 꿈을 꾸는 시간은 길어지고 꿈과 그다음의 꿈 사이의 간격이 짧아진다. 라버지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중에 꾸는 꿈일수록 루시드 드림을 경험할 확률이 두 배나 높다.
2. 꿈을 꾸는 중에 깨어나 본다. 꿈은 90분 간격으로 반복되는 렘수면 주기와 함께 진행된다. 그러므로 90분 간격으로 시간을 맞추어 6~7시간 후에 자명종이 울리게 하면 꿈을 꾸다가 깨어나서 꿈을 더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3. 꿈을 꾸게 해주는 음식을 먹는다. 콩이나 두부, 그리고 견과류, 생선이나 달걀과 같은 단백질 음식은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됨과 동시에 꿈을 기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민트 차와 초콜릿도 도움이 된다.
4. 옷을 입지 않고 자본다. 속옷까지 모두 벗고 부드러운 요 위에 부드러운 이불을 덮고 편안하게 잠을 잔다. 이렇게 해본 사람들이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렇게 하면 꿈의 기억이 더 선명해진다고 한다.
5. 잠자기 전 물을 마신다. 잠자기 전에 물 반 잔을 천천히 마신다. 이때 '나는 꿈을 꿀 것이고, 꿈을 기억해낼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남은 물을 가까이 놓고 아침에 일어나 지난밤 꿈을 기억하며 컵에 남은 반 잔의 물을 마시는 모습을 상상한다.
6. 머릿속을 깨끗이 청소한 후 잠에 든다. 잠을 자기 전 긴장을 풀고 두 귀의 중간, 눈의 뒤쪽인 머리의 중심에 집중한다. 그곳에 진공청소기를 만들어 머릿속을 깨끗이 청소하는 상상을 한다.
7. 근육을 이완한다. 온몸에 긴장을 풀고 숨을 들이쉬며 발바닥에 힘을 주어 근육을 팽팽하게 하고 숨을 내쉴 때는 발바닥에 힘을 빼서 근육을 편안하게 한다. 숨을 들이쉬며 종아리 근육에 힘을 주어 근육을 탄탄하게 한다. 반복하면서 온몸의 근육을 이완한다.
8. 꿈을 기억할 거라고 다짐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나는 이제 잠에 들어 꿈을 꿀 거야.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꿈을 기억해낼 거야"라고 마음속으로 말하고 잠을 청한다.
9. 침실을 조용한 분위기로 만든다. 자기 전에 침실을 잘 정리해 조용하고 마음이 안정될 수 있게 한다.
10. 꿈 일기장을 가까이 둔다. 내일 아침에 쓸 페이지를 펴놓고 반드시 필기도구와 함께 잠자리에서 가까운 곳에 놓는다.
- 꿈 일기에서 꿈표식 찾기
꿈 표식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꿈속의 독특한 상황이나 요소, 혹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예를 들어 날개 달린 분홍색 코끼리, 말하는 고양이,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있는 상황 등은 현실 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꿈에서는 가능하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바로 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꿈 표식' 은 루시드 드림으로 들어서는 열쇠이다. 꿈 일기를 통해 꿈 표식을 찾아내 매일 밤 자기 전에 확인하면, 꿈에서 다시 그 꿈 표식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자신이 꿈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 라버지 박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4가지 형태로 꿈표식을 나눌 수 있다.
1) 행동 꿈 표식 : 꿈을 꾸는 자신이나 꿈속의 등장인물, 혹은 동물이나 사물 등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상황.
2) 형태 꿈 표식 : 꿈속의 나, 다른 등장인물, 동물이나 사물 등의 모습이 바뀌어져 있다.
3) 문맥 꿈 표식 : 꿈속의 장소나 상황이 낯설고 이상하다. 이상한 배경, 이상한 시대, 이상한 상황 등.
4) 인식 꿈 표식 : 현실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는 생뚱맞은 생각, 강렬한 감정, 낯선 느낌 등.
- 전통적인 꿈 표식
모든 사람이 꾸는 꿈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해당되는 꿈 표식이 있다. 아래의 꿈 표식을 꿈 일기장에 붙이고 자기 전에 읽는다. 그리고 이 목록에 자신만의 꿈 표식을 더한다.
1. 이상한 시점 : 나 자신을 공중에서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를 공중에서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새 바라보던 그 사람이 되어버린다.
2. 기계의 고장/오작동 : 전화기가 이상하게 작동하거나 휴대폰에 누르는 번호와 화면에 찍히는 번호가 다르다. 컴퓨터가 잘 안 켜진다. 이상하게 작동한다. TV가 부셔져 있다.
3. 화장실 :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화장실이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이 극도로 더럽다.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곳에서 용변을 보고 있다.
4. 알몸 : 사람이 많은 곳을 벌거벗고 다니고 있다. 나체로 거리를 활보하다가 깜짝 놀라 미친듯이 옷을 찾아 돌아다닌다.
5. 이상한 집 : 낯선 집에서 살고 있다. 집안 구조가 실제와 다르다. 예전에 살았던 집, 친구 집 등에서 살고 있다.
6. 이상한 동작 : 누군가가 쫓아와서 도망가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마치 슬로우모션선 같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싸움을 하는데 물속에서 주먹질을 하는 것처럼 펀치가 너무 느리다.
7. 목소리 :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가 빠지거나 흔들린다.
8. 지각 : 등교길에서 버스나 지하철이 오질 않는다.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데 약속시간에 너무 늦어버렸다.
9. 시험 : 도저히 풀 수 없는 터무니없이 어려운 시험을 보고 있다. 시험을 보는데 전혀 준비(공부)를 하지 않았다.
- 보기 좋게 정리한 꿈 표식들은 매일 밤 자기 전에 한 번씩 집중해서 읽는다. 그렇게 하면 꿈속에서의 내가 훨씬 똑똑해진다. 평소에는 꿈속에서 아무리 이상한 일이 벌어져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만, 이제는 그런 이상한 상황이 꿈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 루시드 드림을 꾼 날에는 아침에 꿈 일기를 쓰면서 어떤 꿈 표식을 통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맨 앞장의 꿈 표식 목록에서 해당되는 꿈 표식 뒤에 횟수를 표시해두면 점점 자신에게 유효한 꿈 표식이 확실해진다.
- 현실 테스트
볼 꼬집어보기는 가장 오래된 현실 테스트이다. 시계를 볼 때, 달력을 볼 때, 컴퓨터를 켤 때 등 현실 테스트를 할 때를 따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꼭 현실 테스트를 하도록 한다.
•꿈 표식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성욕이 생기거나 화가 났을 때
•현실 불가능한 상황을 경험했을 때
•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
이 외에도 꿈인지 현실인지를 테스트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정렬 순서는 무작위이며 난이도의 차이는 거의 없다. 이 중 마음에 드는 두 개만 확실히 익혀 두면 충분하다.
1. 손가락 꺾기 : 검지 손가락을 뒤로 꺾는다. 가볍게 획 꺾는 것이 중요하다. 꿈이라면 손가락이 손등에 닿을 것이다.
2. 코 막고 숨쉬기 : 손으로 코를 막고 가볍게 숨을 쉰다. 꿈이라면 숨이 잘 쉬어질 것이다. 콧구멍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3. 글자/숫자 다시 보기 : 표지판, 달력, 디지털 시계 등의 글자나 숫자를 두 번 본다. 다른 곳을 쳐다봤다가 다시 확인하는 식으로 한다.
4. 되짚어보기 : "내가 여기에 어떻게 왔지?", "30분 전에는 무얼 하고 있었지?" 꿈속에서는 좀처럼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기억나지 않는다.
5. 현실 불가능한 상황인지 확인하기 : 외계인이나 공룡에게 쫓기거나, 하늘이 초록색이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6. 글자를 읽거나 써 본다 : 책, 신문, 잡지 등을 보면 읽을 수가 없거나 두 번째 볼 때 다른 것으로 변한다. 자신이 쓴 글씨도 읽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7. 전등 켜고 끄기 : 전등을 켰을 때 불이 안 켜지거나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
8.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보기 : 손가락으로 손바닥 뚫기, 거울을 통과하기, 공중부양 등.
9. 거울 보기 : 거울 앞에 있는데 거울 속에 다른 사람이 보이거나 얼굴이 일그러져 보인다.
10. 냄새 맡아보기 : 우유에서 고추장 냄새가 나거나 꽃에서 음식 냄새가 난다.
11. 자신을 관찰하기 : 단시간에,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방법. 손가락이 이상하거나, 손끝이 흐리다.
12. 말해보기 : "아~ 배고파~." 내 목소리가 아니라면 꿈이다.
13. 다른 사람에게 말 걸기 : 상대방이 동문서답을 하면 꿈일 수 있다.
14. 컴퓨터 사용해보기 : 쉽고 간편한 방법. 부팅 과정, 인터넷 연결이 평소와 같은지 확인한다.
15. 물건 던져 보기 : 꿈속에서 물건을 던지면 이상하게 날아가거나 공중에 멈춰 있거나 너무 멀리 날아간다.
- 기억 유도법
자기 전에 샤워를 하거나 비타민을 먹으면 더 좋은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다. 자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정해서 알람을 맞춘다. 보통 5~6시간이 적절하다.
1. 5~6시간 취침 : 알람을 맞추고 필기구와 꿈 일기장을 준비해 잠자리 옆에 놓고 잔다. 마음속으로 '내일 때 맞추어 일어날 것이고 꿈은 술술 실타래 풀리듯 기억이 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잠든다.
2. 1시간 동안 깨어남 : 잠에서 깨어나면 앉아서 꿈 일기장에 꿈을 적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음으로 써놓은 꿈 일기를 읽으면서 내용을 분석한다. 조금만 더 주위를 기울였다면 루시드 드림이 될 수 있었던 부분에 표시를 한다. 샤워나 스트레칭으로 자연스럽게 몸이 이완되도록 한다. 그러나 잠이 완전히 달아날 정도로는 하지 말아야 한다. 루시드 드림에 관한 책을 읽거나 전에 써두었던 꿈 일기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1시간 30분 취침 : 자리에 누워서 깨어나기 1시간 전에 꾸었던 꿈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음 꿈에서 내가 꿈꾸고 있단 사실을 기억해낼 거야.'라고 마음속에 새기면서 편안하게 잠이 든다. 처음에 상상했던 꿈에 나타난 꿈 표식을 떠올리거나 스스로 루시드 드림을 꾸는 상상을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잠들면 루시드 드림을 꿀 확률이 높아진다.
- 1) 꿈을 기억하는 능력을 기른다 : 여러 가지 방법으로 꿈을 기억하는 양을 점점 늘린다. 매일 아침 하나 이상의 꿈 일기를 완전히 쓰고 읽는 걸 첫 번째로 달성할 목표로 삼는다.
2) 꿈을 파악하여 정복한다 : 꿈 일기장을 활용하여 나만의 꿈에 익숙해진다. 이때 꿈 표식도 찾는다.(본문 159p 참조)
3) 평소에 리얼리티 체크를 한다 : 깨어 있는 동안 리얼리티 체크를 수시로 하고 자각적인 자세로 생활하면 곧 꿈에서도 그렇게 된다.
4) 안정화된 테크닉과 호흡법을 익힌다.
- 초보자는 루시드 드림에서 활동 범위와 시간이 매우 짧고 현실감도 떨어진다.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루시드 드림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익혀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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