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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석정훈
출판 : 알키
출간 : 2015.03.20
강하게 원하는 것은 곧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갈망은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다.
이는 심상화에서 원하는 것이 실현된 다음, 두려운 것도 실현되었다는 체험담과도 연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본문 중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와 '가난이 싫다'는 의식적인 차원에서는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무의식의 차원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내용에 이와 관련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 '지금 이 상황이 싫다'는 마음으로는 계속해서 싫은 감정을 느낄 상황만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상황을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느끼도록 작업을 하는 편인데, 이 방법의 장점이라면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고 부작용이 크게 없는 것 같다는 점이다. 문제 상황 자체가 해결되기도 하지만, 내 마음이 더 이상 그것을 문제라고 느끼게 되지 않는 또 다른 상황으로 이어져서 풀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비판적으로 보자면 일종의 정신 승리가 맞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심상화나 시각화는 대부분 정신 승리를 이용하는 테크닉이며, 그래서 내가 편안해진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싶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을 쓰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으로는 좋은 결과가 어려운 듯하다.
문제는 내가 그것을 문제라고 바라볼 때만 문제 상황이다. 누가 봐도 괴로울 상황이라 해도 내가 그 안에서 배우고 겪을 것들을 얻어 헤쳐나온다면 그 역시 나에게는 선물일 수 있는 것이다.
여러 갈래의 가지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같지만 가만히 살펴보다 보면 하나의 나무구나 싶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수많은 길들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이 삶이라고 생각해본다. 모두가 같은 것을 경험할 필요는 없기에 나와 타인이 다른 것이고, 그럼에도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되면' 된다는 말은 듣기에 따라 잔인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그래서 무의식에 대한 이해나 자각이 깊어져야 삶이 조금 더 순해진다는 공통된 주장을 믿어보도록 하자.
- 자신의 내적인 모습을 분명히 자각한 후 그에 맞는 자기 계발 기법을 만나 적절한 진로를 찾게 된다면, 더 이상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의 내면이 공명함으로써 충분한 동기부여를 가져오고, 그러는 중에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에 빠져들어 노력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경험하게 될 테니 말입니다.
- 인간과 도토리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미국의 어느 심리학자는 그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도토리는 자기가 누구인지 몰라도 참나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면 절대 참다운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 이 말에서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동네 양아치로 인생을 탕진하고 있던 김두한도 자신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 않았나요?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이 없으면 그저 환경에 맞춰 살아가면서 이도 저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식물들과 달리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때로는 그 선택하는 능력으로 인해 주어진 삶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운명을 극복하는 삶을 사는 것도 가능한 것이죠. 물론 자신에 대한 자각 없이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 아무것도 될 수 없습니다.
-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가치 인식. 심리학자들은 이를 '정체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인간은 보통 10대 중·후반 사춘기 시절에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여러 가지 탐색 과정을 거쳐 대부분 20대 초반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이처럼 한 사람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까지는 두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나는 정체성의 '위기를 체험'하는 과정, 다른 하나는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
-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정체성 유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적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 단순한 성공 방정식에 따라 가장 먼저 끼워야 할 단추는, 좋은 대학 입학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체성의 혼란과 위기를 경험해야 할 시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과도한 학업에만 내몰리는 경우가 흔했죠.
- 결국 여기서도 얼마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나를 안다는 것은 곧 '나의 무의식을 안다'는 말입니다. 의식의 영역은 이미 모두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영역입니다.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 사람들은 종종 "나도 나를 모르겠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내가 모르는 나'가 무의식의 영역을 뜻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의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의식의 영역이 10'이라면, 우리가 직접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은 90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에 대해 무지합니다.
- 이제 왜 무의식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지 알게 되었을 겁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자각한 만큼만 참된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무의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체험하느냐에 따라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의식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지금까지는 상상도 못 했던 놀라운 변화가 시작될 겁니다.
- 사실 이들이 만난 대화의 상대,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단순히 착각했거나 환상을 경험한 것일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고도의 속임수라고 의심할 소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무의식과 접촉한 이후 그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하는 겁니다. 이 경험이 그들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 것은 물론, 이전까지의 삶에 비추어볼 때는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변화와 성공을 가져다준 것만은 분명합니다.
-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당신의 진정한 내면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가 하는 겁니다. 만약 자신 내면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데도 억지로 어떤 모습을 주입하려고 한다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것처럼 어색하거나 찜찜한 느낌이 들게 되고, 그 미세한 차이를 우리의 무의식이 알아챔으로써 더 이상 그런 것을 끌어당기려고 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 수많은 연구 관찰 결과, 어떤 습관이 기저핵에 패턴으로 프로그램화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첫째는 어떤 습관 행동을 촉발시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둘째는 패턴으로 단순화될 구체적인 습관 행동입니다. 셋째는 그 행동을 통해서 얻게 되는 정신적 보상입니다. 이 세 가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기저핵에 그것이 습관으로 프로그램화되는 것이었습니다.
- 그렇다면 인간이 어떤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연구자들에 따르면, 평균 66일 정도 반복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번 형성된 습관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적절한 자극만 받아도 되살아난다고 하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처럼 좋은 습관을 많이 가질수록 의식의 부하를 덜어내는 효과가 있어 보다 쉽고 능률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한번 들인 나쁜 습관 역시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저핵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저 프로그램화된 대로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 흥미롭게도 자신감이 넘쳤던 그룹은 망설임 없이 그림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무력감에 빠진 그룹에서는 숲 속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느니, 동물이 보인다느니 하며 그림에 자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현실에서 통제력을 상실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보상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일수록 미신이나 음모론에 쉽게 빠져드는 것도 이로써 설명이 가능하겠죠.
-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의식은 무의식을 통해서만 세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대로 세상을 보고 들리는 대로 세상을 접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의식이 경험하는 영화와 같은 영상이 만들어지기까지 뇌 속에서는 수많은 작업이 벌어집니다. 이를테면, 눈앞에서 손뼉이 마주쳤을 때 시각적인 정보와 청각적인 정보가 뇌에 도착하는 속도는 다릅니다. 또 색을 구분하는 부분과 모양을 구분하는 부분, 운동을 관찰하는 부분의 뇌 영역도 각기 다르죠.
- 이렇듯 의식은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을 해석하는 내적인 틀을 만들어둡니다. 이를 '심리 도식 schema'이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마음속 지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도식이 있으면 복잡한 세상을 보다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서 예측하여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내면의 도식에 따라 예측 가능한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예측에서 벗어난 부분만 감지하여 대처하면 굉장히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죠. 실제로, 눈에서 뇌로 가는 신경보다 뇌에서 눈으로 가는 신경다발이 더 많다고 합니다. 아예 관측 단계에서부터 사전 예측과 비교함으로써 예측과 다른 부분만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착시 현상이 생기는 원인이고 마술사들이 돈을 벌게 되는 이유죠. 이런 내적 도식이 삶을 편리하게 만든 건 사실이지만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의식은 이 지도를 통해 해석된 세상이 마치 세상의 진짜 모습이라고 착각하기 일쑤입니다.
- 따라서 정상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의 무의식을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때로 우리 마음은 자신을 속이는 데에도 매우 능숙합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차이를 외면해버리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신이 자기를 속일 때, 가장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게 문제죠. 그래서 앞서 나가는 리더들은 철저한 자기 검증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세상을 바로 아는 것만큼이나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상상 속에서 그 존재를 실체화하면 그것이 꼭 눈에 보이거나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해도 그 존재를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무의식을 일깨우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무의식이라는 존재를 상상으로나마 실체화해보는 겁니다.
- 무의식은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갈망하여 끌어들인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지시를 내릴 때는 그런 지시가 성취됐을 때 매우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시를 내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 성취감에 기뻐하면 무의식이 이를 실제 감정이라고 느껴 이러한 감정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따라서 만약 어떤 난감한 문제를 겪게 됐는데 아무리 고민해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차라리 그 문제가 모두 해결된 최종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현재로서는 그 방법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겠지만, 어떻게든 무의식이 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으면서 목표가 달성된 장면의 기쁜 느낌을 실제인 듯 상상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생생하게 상상하면 마음속에서 이를 이루고픈 강렬한 열망이 생겨납니다. 이 열망이야말로 무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최고의 에너지원이죠.
- 꼭 그렇게 어마어마하고 대단한 영감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가 일상에서 얻는 크고 작은 통찰과 발견 역시 이 과정에서 얻어집니다. 결국 의식적인 과정은 아니죠.
- 그렇다고 의식을 무시하며 계획이나 목표 없이 살라는 말은 아닙니다. 계획과 목표가 우리로 하여금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는 좋은 대상과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반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살아야 할지 몰라 막막한 사람, 무언가 인생의 거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미 목표를 찾아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운 사람이라면 그에 집중하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삶이라는 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때로는 인생의 가장 복된 경험은 전혀 계획에 없었거나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일단 긍정적이고 밝고 신나면서 설렐 겁니다. 하지만 '가난한 게 싫다'라고 생각하면 어떤가요? 부정적이고 어둡고 끔찍한 느낌마저 들죠. 따라서 감정의 느낌을 좇는 무의식이 느끼기엔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전자는 실제로 부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끌어들이지만, 후자는 무의식 중에 가난하여 겪게 되는 온갖 서러운 일들과 답답한 일에서 오는 부정적인 상황들을 먼저 발견하고 끌어오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재확인하게 될 때마다 '가난한 게 싫다'라는 명제는 더욱 진실이 되어 확고해집니다. 부자가 되는 방향과 전혀 반대의 상황이죠.
- 우리가 흔히 저지르게 되는 실수 중 하나는 '질투'입니다. 부자들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것이죠. 우리의 무의식은 부러워하는 상황은 끌어들여도 질투하는 상황은 자신에게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두 가지의 느낌도 전혀 반대입니다. 부러움은 '나도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여기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질투심에는 증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부자들은 온갖 비리와 부정한 방법을 서슴지 않아 그 자리에 올랐다는 생각, 힘없는 약자를 괴롭히면서 부를 차지했을 거라는 생각 등 부자에 대한 과도하게 치우친 부정적인 믿음들이 무의식으로 하여금 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게 만듭니다. 무의식이 보기에는 부자가 된다는 것은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것처럼 부도덕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므로,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지 못하도록 저항하게 만들어 부자가 되는 길에서 멀어지게 하는 겁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합법적이고 건전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런 기회들까지 부정적인 방법으로 간주함으로써 기회가 자신에게 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피하게 만듭니다.
- 의식은 단지 그 행동을 실제로 취해야 할지 말지만 판단합니다. 결국 대부분의 경우 의식은 무의식의 충동에 굴복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현상이 생존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만 일어나는 걸까요? 아닙니다. 현대 사회에는 과거에 비해 생존을 위협받는 일이 극히 줄어들었습니다. 먹거리는 물론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풍요로워졌지요. 그래서 무의식은 그보다 상위 차원의 중요성에도 반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원만한 인간관계, 좋은 직장, 높은 명예와 권력, 행복한 삶, 성공적인 인생과 같은 보다 고차원적인 사안들에도 반응하게 된 것이죠.
- 그렇다면 우리의 무의식이 그 많은 사안들 중에서 어떤 것을 다른 것에 비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한 가지 기준은 반복입니다. 그 사안이 얼마나 반복적으로 의식되었는지에 따라 그것의 중요성을 판단하는 겁니다. 우리의 무의식은 어떤 사안이 다른 것에 비해 더 자주 반복적으로 의식된다면 이것이 분명 생존에도 직결될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그것을 얻거나 피하는 행동을 하도록 의식을 충동질합니다.
- 다른 한 가지 기준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의 공명입니다. 쉽게 말해 자신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끌림을 말합니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왠지 끌리는 느낌이 들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가까이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온갖 다양한 상품이 진열된 백화점에 들어가서도 사람에 따라 발길을 멈추게 하는 상품은 모두 다른 법이죠.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어떤 사람은 홀로 몰두하여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일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것 모두 우리의 내면이 공명을 일으키는 대상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정리하자면, 우리의 무의식은 중요한 것을 재빨리 알아채는 능력이 있으며 그것을 얻거나 피할 수 있도록 우리의 행동을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평상시 무언가가 꼭 필요했음에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에는 가보지 않았던 길로 들어서면서 그 필요했던 물건을 파는 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일, 평소에는 하지 않던 행동을 무심결에 하게 되었는데, 뜻밖에 멋진 결과를 얻게 된 일. 한두 번쯤은 이러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럴 때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단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의 무의식이 진작부터 이를 알아채고 우리를 그쪽으로 끌어당겨서 일어났을 확률이 높습니다.
- 따라서 원하는 답을 찾고 싶다면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무의식이 무엇에 끌리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도 명확히 구분해서 무의식에게 반복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크릿 The Secret>의 핵심 원리도 이와 같습니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무의식에게 알리면, 저절로 그것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것을 끌어당기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의식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까요? 가장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자신과 무의식이라는 존재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훈련을 시작하는 겁니다. 마음속으로 자신이 거대한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을 그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나와 코끼리, 이렇게 나와 나의 무의식을 따로 떼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을 자신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다가 혼란에 빠지곤 합니다. 만약 내 마음이 나 그 자체라면, 내 마음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그런데 현실에서 겪어보았듯 모든 게 내 마음대로 되진 않았을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통제 불능의 감정 상태에 빠지고 그 힘든 마음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대기 일쑤인 것이 우리 인간의 삶입니다. 따라서 애초부터 내 마음이 나의 통제권 밖에 있는 어떤 객관적인 실체라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고, 그 한계와 가능성을 분명히 인식해야만 보다 효율적으로 내 마음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어떤 심리학자는 인간의 성숙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훈련은 최근 학습 심리학계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주목하고 있는' 메타 인지 meta-cognition' 능력 계발에도 매우 중요한 연습입니다.
- 이 이야기의 요점은, 인간의 의지력은 분명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무한정 꺼내 쓸 수 있는 무한한 힘이 아니라, 쓰게 되면 사용한 만큼 신체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가 분명한 힘이란 것이죠. 그렇다면, 일반인보다 의지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고 있거나, 혹은 순간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의지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이한 체질을 타고난 것일까요? 바우마이스터는 이에 대해서도 더 많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과는 반대로,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은 평소에 일상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적은 포도당을 사용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그들은 의지력을 발휘하는 데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일상적인 일을 할 때 일반인에 비해 의지력에 쏟는 에너지를 훨씬 더 절약함으로써 그들은 정작 의지력이 필요한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동원할 여지가 있었던 겁니다. 참고로, 의지력을 기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들을 비교 실험한 결과 뜻밖에도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평소에 바른 자세로 앉는 훈련이었다고 합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이 의지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죠.
- 의식이 의지력을 사용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좋은 습관을 만들어 무의식이 이를 관할하게 하면 큰 에너지 소모 없이도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의 교훈은 분명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의지력의 힘을 우선 사용하세요. 앞서 의식의 처리 용량이 생각보다 작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지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곳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두면 그만큼 평소 의지력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되고, 의지력이라는 마음의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은 습관의 힘에 대해 알아볼 차례입니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진행되는 일은 크게 의지력을 동원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습관입니다. 따라서 습관의 힘을 잘만 활용하면 의지력을 낭비하지 않고도 많은 일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 그렇다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이 최고의 조합을 이루어 작업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네, 당연히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게 되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도 극도의 희열과 만족감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는 겁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몰입 Flow' 상태가 바로 이것입니다. 몰입 연구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Mihaly Csikszentmihalyi 박사는 이 상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손과 발이 마치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이 잘 되고 있다는 걸 자각하면서 주위의 자극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잠시 동안 내가 사라진 듯한 경험을 하게 되며,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성과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경험한 것들에 대해 극도의 희열과 만족감을 느끼며 그 상태를 다시 더 경험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몰입 상태를 자주 경험할수록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더욱 커진다."
몰입은 바로 무의식과 의식이 최고의 조화를 이룰 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작업에 충분히 숙련됨으로써 꼭 필요한 내적 도식이 완벽하게 다듬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겠죠. 작업 진행에 있어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의식의 간섭 없이도 무의식 스스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 말입니다. 꼭 필요한 도식만 사용되므로 최소 에너지만으로도 모든 작업이 물 흐르듯 진행됩니다.
- 신경성 식욕부진이 되면 음식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으므로 앙상하게 뼈만 남게 되는데, 정작 본인은 그러한 자신이 날씬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나 주변인들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은 자신이 비정상적으로 살이 빠졌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치료받는 것 자체를 거부합니다. 그래서 더욱 회복하기 힘든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이는 조금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왜곡된 자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는 매우 고지식하고 권위적이면서 스스로는 자기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서 반영하는 민주적인 리더라고 생각하는 상사, 실제로 누군가를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까지 그것을 눈치챌 정도인데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사랑을 놓치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 실제로는 그저 한 번 운이 좋았을 뿐인데 자신이 대단히 유능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허풍을 떠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은 주변에 굉장히 많죠. 이는 모두 내가 생각하는 주관적인 나와 남들이 관찰하는 객관적인 나의 차이를 거의 인식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더욱 심해지면 현실 검증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의식은 세상을 보다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내적 도식을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이런 착각은 내적 도식과 현실 간의 차이가 심하게 벌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를 발견하게 되면 현실에 맞춰 자신의 내적 도식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 고통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내적 도식을 수정하려 하지 않고, 현실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기 시작하면 현실 검증력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심하면 정상적인 사회 적응이 어려워지는 정신증적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REBT 학파의 앨버트 엘리스 Albert Elis 박사는 이를 '비합리적 신념'이라고 명명하여 분류했고, 인지행동치료 학파의 애런 벡 Aaron Beck 박사는 이를 역기능적 사고, 또는 '인지 왜곡'이라고 명명하여 분류했습니다. 이 중에서 엘리스 박사가 제시한 비합리적 신념의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살펴봅시다.
1. 나는 반드시 주위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2. 나는 맡은 모든 일에서 실패해서는 안 되고 거의 완벽하게 이 일을 해내야만 한다.
3. 어떤 사람은 매우 악하고 야비하다. 따라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준엄한 처벌과 저주를 받아야 한다.
4. 세상의 일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5. 불확실하고 위험이 의심되는 일들에 대해서는 불안이나 공포를 느껴야 한다.
6. 삶의 어려운 일이나 책임질 일에 대해서는 직면하기보다 회피하는 것이 더 쉽다.
7.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더 강하고 위대한 무엇인가가 꼭 있어야만 한다.
8. 사람은 과거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9.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0. 사람은 매우 유약한 존재이므로 절대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11. 상호 간 희생이 바탕이 되어야만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12. 상대방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들은 나를 거부하거나 버릴 것이다.
13.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내가 잘못했거나 나쁘기 때문이다.
이 비합리적인 신념들을 읽으며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어떤 것은 정말 잘못된 믿음이다 싶으면서도, 또 어떤 것은 이게 뭐가 틀렸다는 거지 싶은 것도 몇 가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나열한 신념의 사례는 크게 네 가지 면에서 잘못됐습니다. 모두 '반드시~해야 한다'라는 단정적인 사고입니다.
- 첫째, 지나친 요구 emandingness를 담고 있다는 겁니다. '반드시' 또는 '꼭 해야만 한다'의 형태로 표현된 신념들이 이에 속합니다.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신념은 지나친 완벽함을 요구하므로 비합리적인 것이죠.
- 둘째, 파국적 사고 catastrophizing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심지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재앙이 닥칠 것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사로부터 질책을 한 번 받았다고 '나는 구제불능의 실패자야'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식의 극단적인 사고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지레 포기해 버리거나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 셋째, 좌절을 못 견디는 frustration intolerance 사고가 담겨 있습니다. '도저히 못 견디겠다', '이러한 일을 당하고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어!'라는 식의 사고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상상하기도 힘든 여러 가지 황당하고 어려운 일들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정말 견디기 힘든 일도 있을 수 있지만 매사에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모든 일을 쉽게 포기하고 그만두게 되어 무엇 하나 진득하게 밀고 나가 처리하는 일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지나친 경멸 damning oneself and others이 들어 있습니다. 과도하게 높은 잣대로 자신이나 타인을 평가하는 것이죠. 아주 사소한 실수를 했을 뿐인데,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며 자조하거나, '저 사람은 백해무익한 인간이야'라는 식으로 남을 경멸하는 식으로 결론짓는 태도입니다.
- 우선, 자신에게 수시로 떠오르는 자동적 사고들을 수집하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입니다. 보통 이러한 자동적 사고는 매우 짧은 순간 생겼다가 사라지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먼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두고 휴대 가능한 수첩이나 스마트폰 등에 이런 자동적 사고가 떠오르는 순간을 잘 기록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자동적 사고는 주로 불쾌한 감정을 동반하는 사고입니다. '아, 짜증 나, 어떻게 나한테 저런 말을 하지?'처럼 순간적으로 강렬하고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들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때 들었던 감정이 구체적으로 짜증이나 분노, 슬픔 같은 것들 중 어떤 것이었는지 구분하세요. 그리고 그 불쾌한 감정을 %로 표현하면 어느 정도로 강하게 느껴졌는지를 같이 기록해두면 좋습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이렇게 며칠 동안 기록한 자동적 사고들을 들여다보며 이들의 공통점들을 탐색해보는 겁니다. 다른 것들보다 자주 느끼게 되는 생각이나 감정들이 있을 텐데요. 특히 당신이 그런 자동적 사고들을 얼마나 믿는지, 그 생각들이 어떤 감정과 함께 올라왔는지, 그리고 그 감정이 얼마나 강렬했는지가 주요한 세 가지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자동적 사고들이 더 중요하게 탐색해야 할 것들이죠. 이렇게 모인 자동적 사고들이 자신의 숨겨진 믿음의 윤곽을 드러내는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 때로는 의식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무의식이 은밀히 행동해 버려서 크게 후회하게 되는 일도 생기곤 하죠. 바로 이때, 무의식이 어떤 충동을 일으켜서 의식도 모르게 무슨 행동을 하게 만드는 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충동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그 미세한 순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세밀히 관찰할수록 그 순간을 정확히 감지하게 되어 의식이 통제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죠. 전자의 목적이 무의식의 속성을 관찰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무의식의 동작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 관찰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는 겁니다. 지금 당신은 이미 잘 아는 영역을 관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잘 모르는 영역을 살펴보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럴 것이다'라는 특정 선입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되면 그렇게 생각되는 모습만 눈에 띄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숨겨진 영역들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러한 관찰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도 적지 않죠.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을 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관찰해야만 보다 효율적으로 자신의 무의식을 바르게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가급적이면 객관적인 단서를 중심으로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이나 말이 아닌 행동을 분석하면 좋은 단서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 그 행동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도 같이 검토해보는 것이 좋겠죠.
- 저는 오랫동안 내가 조직 친화적인 사람이고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팀으로 일할 때가 되면 주도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의지와 상관없이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성과도 저조했죠. 지금까지 살면서 높은 성과를 얻었을 때는 혼자서 작업했을 때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이는 평소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미덕을 높이 평가해온 개인적인 믿음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그런 사람이길 바랐던 무의식이 의식의 눈을 가렸던 겁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자기 탐색은 평생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자신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관찰하고 싶다면, 자신에 대한 기존의 믿음이나 고정관념을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적성검사나 성격검사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워크넷 worknet, www.work.go.kr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적성검사와 직업흥미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알고 싶다면 MBTI 성격유형검사를 권합니다. 그리고 www.viacharacter.org 사이트에서는 성격의 강점을 분석해주는 무료 검사를 제공합니다. 영문사이트이긴 하지만 설문은 한국어로도 지원되니 확인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이런 검사들을 하면서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주관적인 모습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자신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한 번 더 관찰하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온전히 느껴봅시다. 그 물건의 어떤 점이 당신의 무의식을 끌어당겼는지 확인해보는 것이죠. 저는 주로 서점에서 이러한 연습을 많이 합니다. 특별한 목적의식을 내려놓고 조용히 서가를 둘러봅니다. 그러면서 특별하게 마음이 끌리는 책이 있는지 느껴봅니다. 때로는 다소 엉뚱한 주제가 담겨있는 책에서 반응이 올 때도 있습니다. 평소라면 절대 집어 들 것 같지 않은 책인데, 그냥 펼쳐봤더니 의외로 유용하고 참신한 내용을 보게 되거나 평소에 궁금해했던 것에 대한 정보를 발견하게 되어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있죠. 저는 이 과정에서 전공이었던 공학을 버리고 심리학에 투신하기로 결심하는 결정적 동기를 얻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제가 지금까지 사서 보았던 책들의 목록을 정리하게 됐습니다. 단지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목록을 읽으며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당시 업무와 관련된 기술 서적을 많이 봤던 시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구매한 책들의 절반 이상이 심리학 관련 도서였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호기심이 가는 책들을 골라서 읽었을 뿐인데, 제 관심이 이미 공학에서 심리학으로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죠. 제 무의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원하는 것을 조용히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 이렇듯 그 선택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면 조금씩 무의식의 직관에 결정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됩니다. 처음에는 잘 느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조금 훈련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할 때 무의식의 반응을 매우 분명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꼼꼼하게 분석해서 결정해야겠지만, 의식은 변수가 많아지는 결정에는 매우 취약하거나 복잡한 결정은 아예 회피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반면, 무의식은 그런 복잡한 결정에 제격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겠지만 말이죠. 따라서 평소에 무의식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잘 느껴보고 이를 따른 결과가 어떠했는지 비교하는 훈련을 하세요. 그렇게 하다 보면 무의식이 자신의 진짜 바람을 반영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 혹시 꼭 필요했던 정보나 물건을 평소에 지나치던 장소에서 발견하고 놀란 적이 없나요? 어쩌면 이것이 무의식이 답을 찾아내는 핵심 포인트일 수도 있습니다. 주위에 없어서 못 찾았던 것이 아니라, 늘 주위에 있었는데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서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지 않았거나, 은연중에 찾을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거나. 자신감은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명확하게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는 10억 원 정도의 자산을 가지면 부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누군가는 1,000억 원을 가지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기준이 불명확하면 아무리 돈을 벌어도 만족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는 이 두 가지가 명확하다는 전제 아래 이야기를 진행해봅시다. 부자가 되려면, 우선 '우리의 무의식은 원하는 것을 스스로 끌어당긴다'라는 원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거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에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가난한 게 싫다'라는 생각을 자꾸 무의식에 주입합니다. 의식 차원에서는 두 명제가 같은 뜻으로 인식될지 몰라도, 비판적 분석력이 부족한 무의식 입장에서는 이 둘을 완전히 다른 뜻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두 명제가 주는 감정의 느낌이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 다음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생생하게 당신이 부자가 된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처음에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지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자가 된 상상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떤 물건들을 사용하며 어떤 생활을 누리고 있을지 세세하게 떠올려보고 그 순간의 느낌을 온몸으로 느껴보기 바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말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고 무의식이 착각할 만큼 구체적으로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정말 짜릿해질 만큼 생생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한 그 상황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야 합니다. 입던 옷을 걸친 것처럼 편하고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느껴보세요. 그래야만 무의식이 그 좋은 감정을 느끼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말이죠. 어색하다고 느끼면 무의식도 그것을 알아챕니다. 그러한 상상을 할 때 어떤 점에서 어색하게 느꼈는지 알아내서 해결하거나, 지속적으로 상상을 하면서 그런 상황이 정말 내 이야기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꾸준히 연습해보세요.
- 아마도 여기까지는 다른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 접해보거나 이를 실제로 시도해본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입니다. 바로 현재의 삶에서도 그런 부유함을 수시로 체험하는 것이죠. 말도 안 된다고요? 지금 당장 갚아야 할 이자가 얼만데, 얼마나 많은 고지서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 심지어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의 생활고로 허덕이고 있는데, 어떻게 부유함을 체험하라는 거냐고 묻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바로 여기서 많은 사람이 발목을 붙잡혔다는 걸 기억하세요. 앞의 방법으로 부자가 된 멋진 상상을 하더라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궁핍한 현실에서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문제는 이때 다시금 '가난이 싫다' 또는 '나는 가난하다'라는 생각으로 부정적인 느낌을 재차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죠.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듯 악순환을 반복하는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면 현재의 삶에서도 매 순간 그런 부유함을 발견하고 느끼고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무의식이 그런 느낌을 계속 따라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쉽게 놓칩니다. 그러나 매우 중요한 겁니다.
- 생각보다 우리가 제법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가진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수 있어야 나중에 더 큰 것을 얻게 됐을 때 만족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부유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행복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느껴지는 이 '부유한 느낌'이 중요합니다. 이는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돈이 없다고 느낄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현재 자신의 소유한 것에서부터 그런 '부유한 느낌'을 갖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무의식이 거기서 에너지를 얻고 그런 좋은 느낌을 더욱 강하게 추구해야겠다는 열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 이 모든 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기술적인 문제만 남습니다. 그 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심한 관찰입니다. 사람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금의 입출금 내역을 꼼꼼히 관찰해야 합니다.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신의 돈이 어떻게 흘러나가는지, 어디서 돈이 들어오는지를 살펴서 수시로 그 패턴을 살펴보세요. 그렇게 하면 자신의 현금 흐름이 보이게 되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무의식 중에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될 겁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자신의 과거 소비 지출 패턴을 확인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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