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017) 182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지음/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518쪽 | 200*140mm | ISBN(13) : 9788959750221 2005-12-26 상당히 취향인 표지에 이끌려서 구매해놓고 잊고 있던 책. 산뜻하고 은은한 에메랄드색 배경에 북은 입술의 한 여인과 벚꽃이 그려진 표지와 감수성을 건드리는 제목. 나는 당연히 연애소설이나 감성 에세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놀랍게도 상당한 반전을 품은 추리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집을 뒤져 꺼내 읽었다. 우선 나는 추리 소설의 계보와 특성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밝혀둔다. 내 방식대로 분류를 해보자면, -일본 추리소설의 경우- 독자가 맞출 수 있게끔 단서를 다 제공하고 기다리는 글이 있다. 이를 두고 공정하다고도 ..

[한홍구] 대한민국사 2

대한민국사 2 -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320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84310971 2003-06-26 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는가? 누구나 자신의 자랑스러운 면만을 보고 싶어하겠지만, 내키지 않더라도 부끄러운 부분을 돌이켜 보고 새겨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으리라. 일본이 일제강점기 시절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분개하는 우리가 어째서 반중국인 유혈참극과 베트남에 대해서는 외면한단 말인가?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는 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어서는 안된다. 그는 엄정한 시각에서 볼 때 엄연한 '역사 왜곡'이다. 교과서에서는 본 적 없는 이야기들이 씌여진 이 글은 내게 마치 '기서'를 접하는 기..

[주제 사라마구]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해냄 양장본 | 300쪽 | 196*133mm | ISBN(13) : 9788973379422 2008-02-20 주제 사라마구. 포르투갈이라는 다소 생소하다면 생소한 나라의 언론인이자 작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의, 동명의 원작 소설가로써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그리고 '죽음의 중지.; 이제 그 세번째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까지 읽고난 감상은. 삶의 연륜이 주는 통찰력은 젊은이의 그것보다 훨씬 노회하고, 그러면서도 절망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섣불리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뭐랄까 체념이라 하기엔 ..

[후지사키 류/오노 후유미] 시귀 1-11

으하하하. 나츠노.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임은 틀림 없지만, 너무 미화시켰다. 1권의 이 충격적인 허리를 보고 당황했는데 전체 만화 내에서는 '나 주인공이야'를 온 몸으로 외치며 먼치킨 캐릭터화. 소설에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하지만, 만화에서는 인랑이 된다. 더군다나 토시오를 지휘하는 인간 진영의 숨겨진 두뇌. 덜덜. 인기를 위해 소년 주인공을 내세우게 된 듯. .... 하지만 솔직히 좀 두근 두근 하긴 했어. 인정. (마지막에 아버지에게 인사하며 수갑을 찬 채 뛰어내리는 건.... + 교복 뒷태 덜덜) 그에 반해 마사오는 너무 특이 캐릭터로 변질된 듯해서 아쉽다. 특히나 다시 눈을 뜬 다음 채혈된 혈액을 선택하도록 만들다니... 흠. 삐뚤어진 성미와 이기심, 모든 것에 대한 자기 본위와 역겨울 정도의 자기..

# 어째서 톨킨인가? - 0. 반지의 제왕,에 대하여

0. 반지의 제왕, 에 대하여 존 로널드 루엘 톨킨(Jhon Ronald Reuel Tolkien, J.R.R.톨킨)은 영국의 영어학 교수였으며 또한 작가였다. 그는 그 자신의 전공을 최대한 녹여넣은 걸작들을 남겼는데, 그 작품들이 결국은 하나의 거대한 나무로 이어짐을 생각해보면 결국 'The Lord of Rings'와 'The Silmarillion', 'The Hobit'은 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후린의 아이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는 다소 지엽적이므로 제한다) 그의 작품을 뛰어나다고 평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썰을 풀기 전에 개인의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들어가자. 이는 글을 쓰는 나에게도, 글을 읽는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앰버연대기 1 - 로저 젤라즈니 지음, 최용준 옮김/사람과책 248쪽 | 210*148mm (A5) | ISBN(13) : 9788981171216 2010-07-09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과는 다소 색깔을 달리하여 기존 팬들에게 외면 받은 이 작품은 저 보기 싫은 '청소년 권장 도서'만 떼고 나왔어도 백 부는 더 팔렸으리라 생각한다. -_-;; 사람은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있고, 그 취향이란 때로 상당히 강한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즉 나에게 엄청나게 느껴지는 어떤 것이 타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취향은 때로 객관적인 무언가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어떤 것이 나에게 있어서 "대단하다"는 것은 적어도 다른 이가 쉽사리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이야기로 상대방에..

[온다 리쿠] 도미노

도미노 -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402쪽 | 188*128mm (B6) | ISBN(13) : 9788925834504 2010-01-05 우선, 온다 리쿠의 작품 중 내가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유일무이하다는 점을 밝혀야겠다. 따라서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는 순전히 '도미노' 하나에 대한 것이고, 온다 리쿠가 원래 어떤 글을 쓰는 작가인지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 내 소감은, 이러하다. '뭥미?' 정신없는 산란함이 매력 포인트인 걸까? 도미노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일련의 연쇄작용이 일어나긴 하지만, 적어도 넘어지는 순서 정도는 정해져 있단 말이다. 마치 '라이어 라이어'에서 웃음을 좀 빼낸 듯한 산란한 글이었다. 또한 도미노처럼 촤르르륵 매끄럽게 넘어가지도..

[헤르타 뮐러] 숨그네

숨그네 (양장) -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352쪽 | 203*137mm | ISBN(13) : 9788954610742 2010-04-05 숨그네. 이 단어는 헤르타 뮐러가 숨과 그네라는 두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낸 것이다. 한글로 만난 숨그네는, 두려워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정하게 나를 태워주었다. 앞뒤로 흔들리면서도- 이것이 진짜 숨그네는 아닐 것 같다는 의심과 불안을 완연히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것은 첫 세 장을 읽어나가며 구체적이고 또렷한 모습을 갖춰나갔다. 숨그네의 시작은 한 아이의 시점에서부터 흘러간다. 그러나 이 아이는 자신의 성별을 모호하게 흐려버린다. 징발되었다는 말에서 남성인가 생각하면 바로 다음에는 대상으로 선정된 여성들과 남성들 모두가 언급되며 다시금 모호해진다. ..

# 판타지 5대 걸작선을 뽑아봅시다

세계 3대 판타지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어스시의 마법사].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여러 개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으며, 영상화된 작품들 또한 독자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야기들이다. (다만 어스시의 마법사(Earthsea, 2004)의 경우, 영화는 저예산이라 크게 흥행하지 못하였고, 지브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게드전기같은 경우는 지나치게 축약한 스토리 전개로 매니아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 작품. 길게 말하려면 너무 길어지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반지의 제왕 전편을 러닝타임 90분에 우겨넣어버렸다고 상상하면 비슷할 듯하다)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작가 : J. R. R. 톨킨 (John Ronald Reuel Tolkien) 출간년도 ..

[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재인 352쪽 | 196*137mm | ISBN(13) : 9788990982278 2008-06-10 최근 '강박적으로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강박'은 무엇인지 알겠으나, 내가 '강박적으로' 읽는다는 이야기는 납득하기 어렵다. 그저 시간이 나고 눈 앞에 글자가 있으니 읽는 것인데- 그러지 않으면 못 견디겠고, 읽는 행위 자체가 무엇보다 우선하는 절대 과제여야 '강박적'으로 읽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는 여전히 야구를 보고. 약간의 영화를 관람하고 음악을 듣고 전시를 본다. 먹으러도 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공연도 본단 말이다. -_-!!!! (물론 재미가 없으면 바로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마는..... 음.... 리뷰 쓰기..

[아마노 세츠코] 얼음꽃

얼음꽃 - 아마노 세츠코 지음, 고주영 옮김/북홀릭(bookholic) 532쪽 | 188*128mm (B6) | ISBN(13) : 9788925811253 2008-11-05 얼음꽃과 속죄, 그리고 아직 읽지 않은 도미노와 제철천사는 시귀 예약 판매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도서들이다. (이 글에서라도 '북홀릭'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쇼핑백에 넣어서 부쳐주신 대범함은 지금 생각해도 흠칫 놀라게 된다.) 최대한 비울 것을 비워내 인간의 방으로 만들고자 겸사 겸사 시작한 독서. 월별 권수는 늘어나도 목표했던 목록이 지워지는 속도를 보면 자못 한숨이 깊어지게 된다. 내가 원했던 다독은 수량적 다독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이지만 눈에 걸리적거리던 책표지들이 안보이고 낯선 표지들이 드러나기..

[미나토 가나에] 속죄

속죄 -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북홀릭(bookholic) 양장본 | 304쪽 | 183*128mm | ISBN(13) : 9788925840796 2010-01-20 미나토 가나에. 나는 그녀를 떠올리면 에반에센스가 함께 연상되곤 한다. 첫 작품이 너무나 명작이라 자기 자신이 넘어서야 할 벽이 되고 만 이들.... 작가는 '고백'에서의 기본틀, 즉 각 인물의 독백을 한 챕터로 구성해 하나의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의 기억들이 파츠가 맞춰지듯 큰 그림으로 맞춰져가는 방식을 고수하기로 결심한 듯 한데.... '고백'에서 한 조각 한 조각이 드러날 때마다 뒤통수가 쿵 아려오는 충격이 있었다면 후속작인 '속죄'에서는 갸우뚱하게 되는 의문과 이질감이 남는다. 우선, '속죄'의 경우는 '고백'과 확연이 다..

나의 (아버지의) 책장 일부

얼마 전 춘부장께서 생신을 맞으셔서 본가에 다녀왔다. 문득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생각나 좀 찾아보려 했더니 이미 다 묶어서 창고에 넣어버리셨다고ㅠㅠ (대부분은 예전의 사화 때 이미 불타버리기도 했고...) 어릴 때부터 봐서 사실 이런 쪽에는 혐오감이 낮.... 아야 하는데 뭐 그렇지도 않다. 세계사상전집. 하지만 이쪽은 거의 안 읽었다. 베르그송의 시간과 자유의지 외...... 이 시리즈도 읽어두었더라면 지금 이렇게 인문 싫어 철학 싫어 헉헉거리진 않았으려나ㅋ 지금봐도 표지가 참 예쁘다. 이집트 벽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음, 그러나 알아보지는 못하겠다. ㅋㅋ 그렇게까지 겁먹을 필요는 없는게, 다행히 일단은 모두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저 二O이 20이라는 사실. 재미난 표기가 많다. 이쪽이 내 주..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민음사 반양장본 | 191쪽 | 225*132mm | ISBN(13) : 9788937461033 2004-05-15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이 한 권으로 그는 나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가로 새겨졌다. 실제 그의 삶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 하는 자전적 소설이라는 말도, 혹은 피상적 인간 관계를 견뎌낼 수 없었던 한 인간이 파국으로 치닫는 소설이라는 말도,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인간의 웃음이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걸린다. 피의 무게랄까 생명의 깊은 맛이랄까. 그런 충실감이 전혀 없는, 새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깃털처럼 가벼운, 그냥 종이 한 장처럼 그렇게 웃고 있다. 아. 어떻게든 이종들 사이에서 그들에게 정체를 들키지 ..

[헤르만 헤세] 동방순례

동방순례 -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인웅 옮김/민음사 137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37423390 2000-07-08 내가 읽은 헤세의 저서는 그리 많지 않다. 올해 들어서야 겨우 서넛 정도 될까, 이전에 읽은 작품들을 더해도 불과 대여섯을 넘기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이런 것이 헤세의 글이다'라는 인식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 글이 남기는 이미지라는 것은 정말 강렬한 듯 하다. 지금 말하고 있는 이미지는 단지 문체에 한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헤세의 글에는 항시 방랑과 자유에 대한 깊은 갈망이 있고, 인물에게는 전일화에 대한 욕구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견고하기보다는 동화 같고 환상 같은 일렁임과 경쾌함이 존재하는 글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