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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5

[박서련] 폐월 : 초선전

저자 : 박서련 출판 : 은행나무출간 : 2024.07.01       지난여름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바로 읽고 싶었는데, 어찌저찌하다 보니 가을의 한중간에 와서야 읽게 되었다. 그러나 가을에는 가을만의 정취가 있는 법이다. 끝을 모르고 뻗어나가던 기운들이 한 꺼풀 사위고, 이전까지의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결실들로 매듭 지어지는 시기. 그런 시기가 가지는 한껏 날 서고 애상한 정취. 내게 은 가을에 잘 어울리는 글이었다.  박서련 작가는 삼국지 속에서 가장 빛나는 -적어도 이름자가 제대로 실리었으니- 여성 조연이었던 '초선'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그에 관해 떠도는 여러 설들을 모으고 가다듬어 '가장 그럴 법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잠시도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 있게 풀어..

[최민우] 발목 깊이의 바다

저자 : 최민우출판 : 은행나무출간 : 2020.03.06                 표지의 색감이 마음에 든다. 얼어붙은 빙하 같은 색감.  나의 취향은 대체로 환상 소설 쪽이고, 그러니 무작위로 고른 책에서 동일한 작가의 이름 -저자로든, 추천사로든- 을 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방금 구병모 작가의 책을 덮자마자 다시금 그 이름을 발견하게 된 일이 어쩐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최민우 작가의 글은 처음이었다.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분절되지 않는 환상들이 연결되는 것 같으면서도 명확하게 그어지는 시간의 흐름. 단 며칠 간의 소용돌이.  담백한 듯 시니컬한 문장들도 취향이었고, 노아와 님로드, 요릭 같은 상징적인 이름들도 눈에 띈다.내가 받은 느낌으로는 구..

[조지 R. R. 마틴] 나이트플라이어

저자 : 조지 R. R. 마틴 / 데이비드 팰럼보 / 김상훈 출판 : 은행나무 출간 : 2018.10.11 때아닌 소설 삼매경이다. 를 읽으려 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계획과는 달리 를 읽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나는 SF를 좋아하는 사람인가?'라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남겨놓는 기록들을 보면 그럭저럭 좋아하는 편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국내에 번역된 판본은 하드 커버 일러스트 에디션을 번역한 것으로 언제나 감사하게 믿고 보는 김상훈 번역가 님의 번역이다. (사실 18년도에 발간되었던 책을 지금 리뷰하는 것이라 이런 뒷북이 없다) 내가 즐겁게 읽었던 책들의 상당수를 이 분의 번역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또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문장들을 눈에 걸리는 부분 없이 분위기까지 ..

[캐스파 핸더슨]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개정판) - 공존하려는 인간에게만 보이는 것들

저자 : 캐스파 핸더슨 / 이한음 원제 : The Book of Barely Imagined Beings 출판 : 은행나무 출간 : 2015.03.10 / 2021.04.15 (개정) 환상동물보다 더 환상같은 지구상의 생물들을 A-Z순으로 한 종씩 뽑아 정리한 책이다. 어쩌다보니 과학 도서 위주로 읽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과학 도서라고 분류하기가 좀 애매하다. 보르헤스와 칼비노에게 많은 부분을 내어주며 철학과 문학, 예술사와 사상을 넘나드는 저술은 과학이라는 한 단어에 가둬 표현하기엔 아깝다. 이전에 읽은 책들에서 인용을 뽑는 것이 필요한가 생각하던 시점인데, 이렇게 다양하게 쓸 수 없다면 당분간은 그냥 가볍게 감상을 남기는 정도로 그치기로 했다. 주석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은 검색해가며 읽느라 자..

[정대건] GV 빌런 고태경

저자 : 정대건 출판 : 은행나무 출간 : 2020.04.20 이번 주는 개인적으로 쉬어가는 주간이었다. 죄책감 없이 늘어져서 적당히 뒹굴 거리고 있으니 하루가 참 길면서도 짧았다. 슬슬 일상으로 복귀하려니 아쉽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한다. 고속열차에서 가볍게 읽으려고 골랐던 책에서 위로를 받았다. . 고전과 통속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말은 대개 흔한 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앞뒤로 달려가는 사람들 틈에 휩쓸려 떠도는 느낌. 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막막함. 멈춰 서자니 두려운데, 막상 멈추려 해도 앞뒤에서 미는 힘 때문에 힘주어 버티려 해 봐도 떠밀릴 때. 그렇게 해파리처럼 떠돌다 보면 어느덧 내 옆을 달리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득한 곳에서 달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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