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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14

[알렉산더 케이]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저자 : 알렉산더 케이 / 박중서 원제 : The Incredible Tide 출판 : 허블 출간 : 2022.09.21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제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 제목이 조금 아쉽다. , 벗어날 수 없고 피할 수도 없이 휩쓸릴 수밖에 없는 거대한 조류는 운명이기도 하고 변화의 물결이기도 하며 파멸의 해일이기도 하다. 개개인이 자기 혼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든 것들이 이어진 흐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인류는 생존을 위해 자원을 얻는 거대한 바다의 조수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거대한 흐름은 틀림없이 존재하며 그것을 감지하고 이해하는 자들이 다음 세대를 열게 될 것임을 내포하는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파도는 부서지지만 끊어지거나 멈추지..

[김준녕]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 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저자 : 김준녕 출판 : 허블 출간 : 2022.08.31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선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분들께 일독을 강력히 추천드린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시작한다. 은 아주 유쾌한 유머와 함께 시작한다. 전 우주에 현 인류만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지성체임을 밝혀냈다는,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발칙한 세기의 발견을 남긴 한 학자의 급작스러운 죽음이다. (어째서 이 부분이 유머가 되는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게 된다) 그리고 급작스레 반전된 분위기. 지구 안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이들이 우주의 끝에서 발견해낸 미지의 '막'을 향해 희망을 쏘아 올리기로 결정한다는 것까지는 자연스러운 결론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수행하기까지 현실적인,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읽기가 괴로울 정도인 글들을 읽어나가고..

[그렉 이건] 내가 행복한 이유

저자 : 그렉 이건 / 김상훈 원제 : Reasons to be Cheerful 출판 : 허블 출간 : 2022.08.16 최고다. 강렬하다. 'SF 작가들의 작가'라는 수식언이 결코 과하지 않다. 대체 언제 발표된 것인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묵직한 문장과 설정이었다. '모든 것은 결국 그 원형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번 단편선에 수록된 작품들은 주로 90년대 위주로 발표된 글들로 알고 있는데, 이미 그 시대부터 지금의 시류를 꿰뚫는 SF가 나오고 있었다. 최근까지 유명세를 떨쳤던 SF 작품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되짚어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이제야 읽었다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정말 신선했다. 인간을 정의하는 핵심적인 기관을 '뇌'라고 한다면, '뇌'의 ..

[곽재식]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저자 : 곽재식 출판 : 동아시아 출간 : 2022.08.03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8월 5일, 한국에서 발사하는 첫 달 탐사선 '다누리 호'의 여행이 시작된다. 무사히 5개월 여의 여정을 마치고 달에 사로잡힐 수 있기를. 나름대로 달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만큼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라니! 무엇보다 다누리 호의 발사와 맞추어 기획된 도서라는 점이 포인트였다. 달에 대한 미신과 환상, 역사 속에 달이 남긴 흔적과 이번 다누리 호의 설계까지 총망라한 '재미있는' 과학 도서! 지식적 측면과 재미적 측면 모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곽재식 작가를 저자로 모셔온 이번 신간!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즐길 거리가 잘 버무려진 책이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추천드리고 싶다. 해당 이슈에 대한..

[서윤빈, 김혜윤, 김쿠만, 김필산, 성수나, 이명]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저자 : 서윤빈 / 김혜윤 / 김쿠만 / 김필산 / 성수나 / 이명 출판 : 허블 출간 : 2022.05.24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하게 읽은 뒤, 나름의 소화 시간을 가지고 며칠을 묵힌 끝에 리뷰를 써본다. 내 경우에 정말 만족스러운 독서 다음에는 두 가지 반응 중 하나가 따라온다. 강한 감흥에 이끌려 의식의 흐름을 쏟아내게 되거나, 혹은 내 부족한 글자들을 덧대어 미처 언어화되지 않은 감상들을 잃어버리지 않게 침묵하거나. 이번 은 그 경계에서 치열하게 진동하던 책이었다. 부디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들을 접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록되지 못한 미수상 작품들도 따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와 이 굉장히 궁금하다.) 우주에서 물질하는 해녀라는 이미지는 지극히 낯..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 김초엽 출판 : 허블 출간 : 2019.06.24 때때로 지나치게 '주류'로 보이면 비껴가고 싶은 삐딱함이 고개를 든다. 이미 맛집을 검색하고 구매 후기를 확인하는 시점에서 '주류'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임을 인정해야 하는데,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을 읽기까지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로 길게 고집을 부려왔다. 읽으면 좋아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책은 김초엽 작가가 지금껏 발표했던 단편들에 라는 미발표작을 포함해 엮은 책이다. 상대적으로 초창기에 쓰인 글들이 많아서인지 문체와 느낌이 최근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김보영 작가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김초엽 작가의 초기 문체들이 좋아졌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 더 다정하고, 소설 속에서 다루는 갈등들조차도..

[우다영, 조예은, 문보영, 심너울, 박서련]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저자 : 우다영/조예은/문보영/심너울/박서련 출판 : 허블 출간 : 2022.04.05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음 이번 서포터즈 활동 작품은 두 권 모두 너무 좋다. 특히 은 한동안 쉬고 있던 SF 소설이라 그런지 홀린 듯이 읽어 내려갔다. 모든 작품이 저마다의 빛깔로 반짝인다. 이런 조합의 단편집이라니! 이어질 장편들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다섯 작품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다. 굳이 집어보자면 '초월'일지도 모르겠다. 박서련 작가의 말처럼 SF는 현실과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그 세계관 안에서는 당연한 원칙이어야 한다. 그 '다름'이 현실과 겹쳐질 때, 독자는 매직아이처럼 떠오르는 '낯섦'을 즐긴다. 때로는 그것에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내기도 하고, 꿈꾸던 ..

[허블편집팀] 덕질에 진심인 편집자가 풀어 쓴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 안내서

저자 : 허블 편집자 출판 : 허블 출간 : 2020.11.30 나는 3권까지 전 시리즈를 다 읽고 를 읽었지만, 에 도전하고는 싶은데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를 먼저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 설정과 세계관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풀어 설명하면서도 결정적인 스포가 되지는 않도록 신경 쓴 부분들이 눈에 띈다. 다만, 부분적으로 내가 이해한 설정이나 분위기와는 다른 설명도 있었는데,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내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해당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동양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중동인이나 흰 피부에 금발, 금빛이나 사파이어빛 눈동자, 붉은 머리칼 등등의 원체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므로- 기본적으로 상당 부분 동양적인 묘사가 등장하는..

[이윤하] 나인폭스 갬빗 3

저자 : 이윤하 / 조호근 원제 : Revenent Gun 출판 : 허블 출간 : 2020.11.30 다소 아쉬움이 있다. 3권은 그동안 가리워졌던 이들의 과거를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재조명했다. 다른 선택지가 존재했더라면, 혹은 몇 가지 치명적인 실수들만 없었더라면 가능했을 미래에 대해서도.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한 권 안에 녹여내기에는 6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도 부족했다. 때로 나는 작가들이 자신이 가장 쓰고 싶은 몇 장면을 다 쓴 뒤에는 연체동물처럼 흐물흐물해지는 상상을 하곤 한다. 더 이상 쓸 에너지나 열정이 남지 않은 것이다. 이 흐물거린다는 말은 아니지만, 저자가 가장 그리고 싶었던 부분들은 2권으로 대부분 마무리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그 이후는 '어째서 전함을..

[이윤하] 나인폭스 갬빗 2

저자 : 이윤하 / 조호근 원제 : Raven Stratagem 출판 : 허블 출간 : 2020.11.30 아. 정말 재미있었다. 정말 즐겁게 읽게 되는 책은 사실 읽는 도중보다는 읽기를 중단했을 때 알 수 있다. 금단현상처럼 그다음이 읽고 싶어 근질거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와 다른 증상으로는 책을 읽다가 뭔가를 잊어버리거나 실수하는 상황이 생기거나, 읽던 걸 멈추고 몇 장 앞을 훑어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현상이 있다. (후자의 경우 나의 우뇌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증거라고 상상해보곤 한다) 1권이 "여우"의 이야기였다면, 2권은 "까마귀"의 이야기였다. 중반이 넘어설 때까지 대다수의 독자들은 1권의 내용을 떠올리며 의문을 품고, 그런데도 당장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의문을 미뤄두고 읽어나가게..

[이윤하] 나인폭스 갬빗 1

저자 : 이윤하 / 조호근 원제 : Ninefox Gambit 출판 : 허블 출간 : 2019.07.31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3부작이라는 분량에 미뤄두다 이번에 시작했다. 아. 정말 재미있다. 이 소설은 '그저 보여준다.' 자신의 세계관과 설정들을 설명하지 않는다. 독자는 낯선 세계에 내동댕이 쳐진 기분을 느끼며 허덕허덕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아주 짧은 적응 시기만 잘 넘긴다면, 그 이후는 광속으로 흘러가는 여행이다. 아주- 놀랍고 흥미롭다. 이나 , 등도 생각이 나지만 우선 1권만 읽은 입장에서는 '번제의 여우'와 사건에 집중하고 있어 조금 결이 다르다는 인상이다. 2권 이하에서 체제와 신념에 대한 내용을 더 다루기 시작한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전체적인 전개는 선형..

[토스카 리] 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저자 : 토스카 리 / 조영학 원제 : The Line Between 출판 : 허블 출간 : 2022.01.19 이 도서는 동아시아로부터 제공받았음 과 를 묶어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독립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화려한 문체와 유머 포인트가 자칫 밋밋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 장면들을 실감 나게 살려준다. 다른 작품들도 좀 더 찾아 읽을 생각이다. 이야기는 주로 22살의 윈터 로스라는 여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패턴 직물을 짜 나가듯 그녀를 중심으로 엮여나가는 씨줄과 날줄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렵게 만든다. 가볍게 스쳐 지나갔던 장면이 복선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미처 그런 의미인 줄 몰랐던 장면이 다시금 재..

[나오미 크리처] 캣피싱

저자 : 나오미 크리처 / 신해경 원제 : Catfishing on Catnet 출판 : 허블 출간 : 2021.12.08 무척 즐겁게 읽었다. 우선 이 리뷰는 내돈내산임을 밝혀둔다. 은 재미도 재미지만 내용 안에 담긴 메세지와 설정들이 인상 깊었다. '상용화된 로봇', 'AI의 출현'이라는 키워드만 보면 SF소설인가 싶지만 그 세부 내용을 들여다 보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로봇이 서빙하는 로봇 카페는 지금도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도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다. 드론 배송 역시 미국에선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런 배경이 실제감을 더해주기 때문일까? 모 거대기업의 동의 없는 녹취 이슈를 포함해서, 소설 속의 내용들은 강한 현실감을 가진다. 가능할 법한 이야기. 큰 재미와 몰입감을 주면서도 동시..

[오정연] 단어가 내려온다

저자 : 오정연 출판 : 허블 출간 : 2021.06.16 이 도서는 출판사 동아시아로부터 제공받았음 시작하는 말 같은 모어를 가진 사람의 문장에서 몇 번이고 혀 끝에 다시 굴려보고 싶은 아름다움을 느낄 때가 있다. 바짝 다가앉아 들여다보려 하면 부서져 버릴 것 같은 섬세한 반짝임을 느낀다. 내가 제대로 읽어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밑줄 긋는 문장들이 겹치는 것을 보면 사람마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또 같기도 한 모양이다. 빼어나게 좋은 것은 누가 봐도 좋다던가. 조금은 다른 길을 돌아온 사람의 글은 더 다채롭게 반짝이는 것 같다. 모든 단편이 좋았고, 또 몇몇은 어디서 나온 글인지 알 것만 같아 가까웠다. 보다 많은 이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리뷰 마지막 로그 내가 나의 마지막을 결정한다는 것은 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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