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나응식 / 양이삭
출판 : 김영사
출간 : 2020.07.07
고양이 관련 도서가 읽고 싶어져서 선택했다.
유투브로 다양한 고양이들을 관음하며 랜선 집사로 살고 있지만, 집사마다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양이를 대하는 것을 보다보면 문득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들이 있었다. 고양이도 고양이마다의 성격과 취향, 습관이 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지는 않을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같이 고양이의 행동에 관한 설명을 해주는 컨텐츠는 없는지 싶어 관련 책을 찾아봤다.
사실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다'는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보다는 '세상에 어차피 착한 고양이는 없지만 좀 더 행복하게 같이 살아갈 수는 있다'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본적으로 고양이들은 마이웨이고, 이해할 수 없고, 무진장 귀엽다. 다만 고양이들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좀 더 피하고 관리를 해주려면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부주의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되지 않도록, 좀 더 알고 싶어서 찾아 읽었다.
즐거웠다.
"고양이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
- 대한민국에는 현재 약 100만 명의 집사님들이 약 300만 마리의 고양이와 살고 있습니다. 모두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집사 생활을 하고 계신데요. 그렇다 보니 일상생활 속 각자의 육묘 팁을 교환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생명체이기에 어느 한 사람의 체험으로 얻은 지식이 내 것이 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이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보호자가 원하는 고양이상과 거리가 멀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란을 없애고, 정확한 솔루션을 전달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잘못 퍼져 있는 '고양이 이야기'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우선 고양이와 생활하는 집사님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에 달리는 댓글들, 강연 때마다 묻는 수많은 질문들, 동호회나 커뮤니티에서 공감이 높은 고민을 메모하고,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더 자세한 고민을 수집하기 위해 '대집사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2주 동안 약 2천여 분의 집사님들이 설문에 응해주셨고, 총 6천 개의 솔직하고도 진솔한 답변과 질문들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을 양이삭 수의사와 하나하나 정리하고 검토하면서 그에 맞는 키워드로 분류하고 고양이의 주거환경, 집사와의 유대관계, 질병, 심리문제 등의 카테고리로 정리했습니다. <대집사 고양이 상담소>에는 고양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기본교육부터 움직임으로 보는 관절 문제, 음수 문제, 식이 문제, 비만문제 등 집사님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겪는 생활 밀착형 고민을 우선순위로 정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담았습니다.
- 집사님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에 오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고양이는 대체 왜 그럴까요?"입니다. 이 말은 "우리 고양이가 행복하면 좋겠어요"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제는 흔하게 쓰이는 '반려'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원히 함께하는 가족이자, 동료이자 친구인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여러분과 생을 함께하면서 과연 행복할까 되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고양이와 행복한 관계'를 맺고 싶으신 가요? 줄여 '고행'은 보호자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고양이와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도, 말 그대로 힘든 여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고양이와 행복한 삶의 여정을 함께하는 데 유용한 안내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고양이와 함께 살기 좋은 환경 가운데 창문의 유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이와 함께 살 집을 선택할 때는 자동차와 사람이 자주 다니며 외부 자극이 있는 창문이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공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창문은 고양이에게 TV를 선물해주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큰 창문이 있어도 외부에 아무런 자극이 없다면 채널이 몇 개 없거나 재밌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는 쓸모없는 큰 TV를 제공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과유불급이듯 외부 자극이 너무 많은 창문은 가끔 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특히 창가에 길고양이가 많이 출몰하는 경우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 결론적으로 고양이 한 마리와 생활한다면 복층 구조를, 다묘 가정이라면 투룸을 권해드립니다. 복층의 위층에는 보통 창문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이곳에 고양이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면 안전함을 느끼는 장점이 있습니다(하지만 창문이 없어 외부 자극을 받기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투룸의 경우 각방에 창문이 있다면 다묘 가정의 고양이를 각각 분리해서 생활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두 마리 사이 분쟁이 있을 때 분리와 합사 교육이 가능한 면도 있습니다. 이러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셔서 우리 고양이에게 좀 더 이로운 점이 무엇인지 파악해보시고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 먼저 고양이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리스트를 작성하면 도움이 됩니다. 같이 생활하는 고양이의 숫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한 마리와 생활한다는 전제하에 필요한 물건을 나열해본다면 기본적으로 캣 타워(또는 수직공간), 숨숨집 2개, 화장실 2개, 터널, 밥그릇 2개, 물그릇 3개, 이동장 1개, 스크래처 3개, 먹이 장난감 2개, 상호 놀이 장난감 6개(장난감의 경우 숨겨놓을 수 있습니다) 정도가 될 듯합니다.
- 캣 타워 아래 공간에는 밥그릇, 그 옆으로 조금 떨어진 공간에는 물그릇 1개를 배치합니다. 이때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는 캣 타워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주위에 숨을 수 있는 숨숨집도 하나 배치합니다. 화장실은 그로부터 최대한 떨어진 곳에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캣 타워를 거실에 두는 경우 베란다 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밥 먹는 곳이 캣타워 근처라면 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화장실을 우선 1개 배치하고, 밥 먹는 곳이 다른 데에 있다면 캣 타워 근처에 화장실을 두어도 좋습니다. 또한 숨기 좋은 공간인 소파 옆이나 침대 옆에는 이동장(크레이트)을 배치하고 고양이가 평소에 쓰는 담요 등을 넣어주어 숨숨집으로 활용합니다. 이동장을 두려워하는 고양이라면 이곳에서 사료와 간식을 규칙적으로 제공해줍니다. 그러면 이동장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어 동물병원 방문 시 좀 더 원활히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 스크래처 등은 소파나 고양이가 꺾으면서 걸어 나가는 모서리 쪽에 배치해줍니다. 캣 타워에는 스크래칭 할 수 있는 것들이 붙어 있기 때문에 조금 떨어진 가구나 벽면의 모서리 쪽이나 소파 옆쪽에 수직 스크래처를 배치해줍니다.
- 보호자가 생각하지 못한 공간에서 고양이가 놀거나 숨거나 쉬고 있다면 이러한 공간들이 충분히 제공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때 고양이는 단순히 대안이 될 수 있는 공간이나 놀이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것이 보호자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고양이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는 그저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안전함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지정된 공간에서 일관된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독려해준다면 화장실처럼 보호자가 원치 않는 공간에서 노는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 많은 분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고양이의 깨무는 행동이 강해지는 생후 3개월에서 8개월 시기에 손가락을 이용해서 놀아주는 것입니다. '문다'는 것은 사냥 행동 중의 하나인데, 보호자의 이런 행동은 손이나 손가락을 사냥물로 제공하게 되는 셈입니다. 고양이가 어릴 때는 크게 아프지 않고 간질간질한 수준의 강도이거나 따가운 정도이지만, 성묘가 돼서도 깨물면 크게 다칠 위험이 생깁니다. 손을 물어도 되는 사냥 장난감으로 한번 생각하게 되면 사람의 신체를 깨물어도 되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 관심이 발로 이동하고 그다음에는 등을 타고 올라가서 물 수 있고 가지고 놀 수 있는 머리카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놀이 시간 부족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간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신체부위를 놀이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문제가 된 상황입니다. 이 경우 "안 돼" 교육이 필요합니다. 물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고양이가 깨닫게 하는 교육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원하는 것을 못 하게 할 때는 '대안 제공'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고양이가 물었을 때 단순히 "쓰읍" 하는 소리를 내거나 "아파!" "아야" 하는 소리만 내는 것은 고양이에게 "잘한다, 잘한다”라고 응원해주는 신호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물어도 될 것을 제공해주면서 칭찬을 해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고양이의 깨물기 습관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장난감은 '콩 kong'이라는 장난감입니다.
- 행동학적 교육에서는 보호자가 원하는 행동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면 안 되는 것을 단호하게 교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신체 일부를 조금이라도 건드리게 되면 놀이를 즉각 중단하고 고양이에게 일말의 관심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일말의 관심에는 눈 마주치기, 음성적으로 반응하기("아야!" 또는 이름 부르기, 심지어 "안 돼"라고 말하는 것까지)도 포함됩니다.
- 고양이에게는 '일관성을 보이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질문 속 보호자처럼 일을 하던 중 쉬거나, 쉬는 도중에 일을 하는 분들에게 이러한 '요구성 과도한 울음'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에는 울어서 보호자가 요구사항을 들어줬는데 갑작스럽게 바빠지는 상황 때문에 못 들어주는 것 같다고 느끼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과도하게 우는 것입니다.
- 일관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리스트로 정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재에서 보호자가 개인 시간을 원할 경우, 고양이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보상도 해주면 안 됩니다. 고양이가 울지 않는 상황에서만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관심을 주는 것이 불규칙할 경우 시도 때도 없이 관심이나 보상을 원하는 울음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울지 않았을 때 즉각 보상을 해주는 것입니다. 또한 이 연습의 핵심은 '인내심 늘려가기'입니다. 예를 들어 귀에 대고 크게 울음소리를 내다가 정지하는 찰나부터 간식을 바로 줍니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울다가 정지한 후 2초가 지난 후 보상을 줍니다. 매일매일 단계적으로 시간을 늘려갑니다. 고양이 스스로 '울지 않으니 간식을 주는군'이라고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게 하고 이 시간을 점점 길게 가져가는 것이 이 교육의 핵심입니다.
- 고양이가 사냥을 위해 각성하는 시간을 'crepuscular time'이라고 하는데 해가 지기 전 또는 해가 뜨기 전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의 활동성이 높아지는 시간대를 저녁 6~7시 또는 새벽 5~6시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사냥을 위한 먹잇감이 제공되지 않으면 울음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사냥을 위해 먼 곳을 돌아다녀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서 사냥감 즉 먹이가 제공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각성되어 (각성된다는 것은 평상시보다 사냥에 대한 본능이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요구의 일환으로 우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이 경우 'HEGS 사이클' 제공을 추천드립니다. HEGS 사이클이란 Hunting(사냥하기) Eating(먹기) Grooming(털 핥기) Sleeping(잠자기)을 의미합니다.
- 먼저 H, 사냥놀이는 낚싯대를 이용해 제공하고 최대한 고단백, 고지방 습식사료나 간식을 중간중간 제공합니다. 놀이 없이 그냥 제공하는 것은 금지이며 낚싯대를 잡거나 사냥에 성공했을 때 보상의 일환으로 제공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Eating(먹기)으로 이어집니다. 그 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고양이 스스로 Grooming (몸 핥기)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 후에는 포만감에 Sleeping (잠자기)으로 이어집니다(하루에 먹는 사료의 양이 있다면 40퍼센트 정도는 보상으로 주실 것을 추천합니다). 이 HEGS 사이클은 보호자가 잠들기 1시간 전, 30분 정도 집중적으로 제공합니다. 고양이와 보호자의 수면 사이클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 낚싯대를 흔드는 것은 실제 사냥감에 제일 가깝기 때문에 다른 것들보다 더욱 즐거울 수밖에 없는 놀이입니다.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절대로 식사 후 놀이를 제공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놀이를 제공할 경우 먹는 것보다는 사냥을 한다는 행위 자체에 더욱 집중하므로 간식과 같은 보상을 주더라도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제한급식을 진행할 경우 항상 급식 시간 전에 보호자와 함께하는 사냥놀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렇게 놀이를 할 때는 간식이 아니라 사료를 보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놀이가 다 완료된 후에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놀이 중간중간 사냥에 성공하였을 때 보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냥의 마지막에는 칭찬과 함께 보상으로 마무리를 하여야 합니다. 중간중간 사냥감을 잡거나 성공하였을 때 즉각적으로 보상을 제공합니다.
- 간혹 일곱 살 이상 된 노령의 고양이는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노령성 질환에 걸려 높은 곳에서 내려오거나 위로 점프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두려워서라기보다는 건강상의 문제로 인한 행동입니다. 또한 높은 곳을 올라갈 때도 한 번에 올라가지 못하고 낮은 위치의 발디딤 할 곳을 찾거나 머뭇머뭇하며 올라가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행동 또한 이러한 퇴행성관절염의 문제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고양이에게는 캣타워 층간의 수직공간 사이에 경사대를 설치해서 점프가 아닌 천천히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노령묘가 되어 화장실 실수를 하는 경우에 화장실의 턱 높이가 높아 화장실 앞에서 실수하는 일도 있으므로 노령묘를 위한 화장실은 일반적인 화장실보다 턱의 높이가 낮은 제품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 심각한 다툼을 벌이는 고양이들 사이의 싸움은 약물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보호자처럼 다른 집에 임시 보호를 보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합사를 위한 환경 만들기와 약물치료도 병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약물 처방 시 항상 가해 고양이와 피해 고양이가 같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해 고양이는 가해 고양이대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피해 고양이는 그보다 더 큰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들의 갑작스러운 싸움을 화해시키는 과정은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조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조금씩, 조심스럽게 돌려가며 맞추길 노력한다면 둘의 관계는 깨끗한 라디오 소리처럼 마음의 주파수를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 비만을 평가하는 데에는 BCS(Body Condition Score), 고양이의 골격과 피부층의 두께 상태 그리고 전체적인 몸통의 라인을 살펴 1에서 9까지 나누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5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마르고 영양섭취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며, 6 이상의 9점에 가까울수록 비만이라고 봅니다.
- 비만이 걱정되어 사료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 적정랑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이나 중성화 여부 등 여러 가지 요인 Factor에 따라 하루 동안 필요한 열량을 계산합니다. 우선 RER(Resting Energy Requirement)이라고 하여 기초대사 칼로리 계산법을 알아야 합니다. (30 x 체중) + 70 = RER 공식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기초대사 칼로리를 구했다면 일일 기초대사 칼로리 DER(Daily Energy Requirement)를 구해야 합니다. DER = RER x Factor를 곱하여 계산합니다. 나이 및 중성화 여부 그리고 비만 또는 체중감량이 필요한지에 따라 Factor 값은 달라집니다.
- 예) 4kg, 중성화된 고양이의 일일 기초대사 칼로리는?
기초대사 칼로리(RER): (30 x 4) + 70 = 190kcal
일일 기초대사 칼로리(DER): 190(RER) × 1.2(factor) = 228kcal
해당 고양이에게는 228킬로칼로리가 1일 동안 최소로 필요한 기초대사 칼로리이므로 그만큼의 사료를 급여하면 됩니다.
- 보호자들을 만나보면 습식과 건식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떠도는 얘기 중 '고양이가 물을 잘 먹지 않으므로 신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습식사료를 줘야 한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고양이가 물을 잘 마시게 하는 방법이 꼭 습식사료를 통해서만은 아니며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장소와 다양한 형태의 음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습식사료는 많은 처방 사료들이 습식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습식사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려는 이유가 더욱 큽니다. 습식사료는 물이 90퍼센트 정도이므로 단백질의 함량이 낮게 표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MB(Dry Matter Basis), 즉 물을 포함하지 않은 상태의 영양소 함량 파악이 중요합니다.
- 캔 사료의 경우 수분 함량이 90퍼센트이고 단백질 함량이 5퍼센트이며, 건식사료의 경우 수분 함량 10퍼센트에 30퍼센트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고 할 때 캔 사료의 단백질 함량이 낮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DMB를 계산해보면 캔 사료의 수분 제거 후 단백질 함량은 50퍼센트이며, 건식사료의 단백질 함량은 33퍼센트로 오히려 캔 사료보다 건식사료의 단백질 함량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의 고양이가 최소 26퍼센트 이상의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고 했을 때, 이 공식을 토대로 올바른 양을 적절하게 섞어서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습식 캔 등 습식사료를 많이 주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영양소 표시에 비해 실제 단백질 함량이 많으며 이로 인해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로 연소하지 않은 단백질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환되어 비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많은 고양이가 건식사료에 비해 습식사료를 빠르게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땐 습식사료나 캔과 같은 간식은 릭킹 매트 licking matt에 발라주어 천천히 먹도록 해줍니다. 릭킹 매트는 벽이나 바닥에 붙여 활용할 수도 있는데 고양이의 발톱을 깎거나 빗질할 때, 목욕하는 상황 등에서 스틱 타입의 습식 간식이나 주식 캔 간식을 발라놓고 고양이가 먹게 하여 이러한 관리를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므로 습식사료를 조금씩이라도 먹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고형에서 습식으로 변하는 타입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바로 얼음 틀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일반적으로 닭 육수를 얼음 틀에 넣고 얼려 사료에 섞어줍니다. 그릇에 한두 개 담아서 주면 호기심에 핥거나 냄새를 맡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음이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반습식사료가 되는데 이때 얼음을 핥으며 수분 섭취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 이렇게 얼음 틀에 만들어두었다가 특식처럼, 놀이처럼 고양이에게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음수량과 습식사료에 적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한 번 더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양이가 아무 질환이 없다면 너무 음수량이나 습식사료에 대해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고양이의 식습관, 특히 음수량에 대해 습식사료 외에도 물을 마시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므로 강제급수나 습식사료 강제 급여는 관계를 악화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고양이가 물을 선택하는 기준은 매우 단순합니다. 바로 신선도입니다. 그런데 물에 무언가가 빠져 있다면 자기 털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세운 신선한 물의 기준에서 한참 멀어진 것입니다. 물을 놓는 위치를 정할 때 사료 바로 옆에 두지 않도록 권장하는 것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료를 먹을 때 소량의 가루가 날리게 되는데 가루들이 물그릇으로 들어갈 경우, 물이 오염됐다고 판단하여 물을 마시지 않기도 합니다. 질문 속 고양이처럼 자신의 털이 물에 빠져 있거나 주위 환경이 깨끗하지 않아 물 마시기를 거부하는 경우를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므로 물의 위치만 변경해주어도 나아지기도 합니다.
- 고양이는 생후 6개월쯤 먹이에 대한 선호도가 결정되므로 그전에 습식사료나 다양한 식감의 사료를 경험해보는 것이 좋은데, 그러지 못한 경우 편향적인 식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2~3년 주기로 식성이 변하기 때문에 식습관도 변하길 기대해볼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우선 다양한 식감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건식 형태의 간식에 약간의 물을 적셔 반습식 형태로 만들어 제공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결 건조 간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고양이가 관심을 보이며 접근할 수 있습니다. 1~2주 정도 규칙적으로 제공하면서 앞으로 간식은 무조건 반습식 형태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줍니다. 이러한 상황이 익숙해지면 이번엔 사료를 반습식 상태로 제공해줍니다. 고양이에게는 먹이의 온도감이 중요한데, 가장 선호하는 온도는 30°C로 자신의 체온보다 조금 낮은 상태의 온도입니다.
- 반습식으로 만든 사료를 전자레인지에 15~30초 정도 데워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사료가 익숙해지면 데워진 사료에 소량의 물을 더 넣어 좀 더 물의 양이 많은 형태의 사료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사료에 물을 타는 것보다 적절한 온도를 맞추고 좋아하는 간식을 같이 만들어 풍미를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입맛이 까다로운 고양이들은 사료의 모양, 온도감 그리고 제공되는 환경 등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입맛이 건식사료에만 쏠리는 고양이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생후 6개월 전에 다양한 형태의 사료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단순히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방광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여러 다양한 원인들을 먼저 고려해보시고 행동학적으로 low stress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등 알맞은 관리를 해준다면 방광염이 재발하거나 걸릴 가능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 고양이의 화장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의 위치, 모양, 재질, 개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이미 많은 보호자들이 알고 계신 사실입니다. 고양이는 대변과 소변을 분리해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마리의 고양이와 생활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두 개의 화장실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각각의 화장실을 같은 공간에 붙여두기보다는 고양이의 접근성을 고려해 여러 곳에 나누어 배치해야 하고, 돔형보다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오픈형 화장실이 심리적 편안을 느낄 수 있어 권장됩니다. 모래의 경우 천연 모래에 가까운 벤토나이트 같은 응고형 모래가 고양이가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재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만약 이러한 것들이 모두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가 배뇨 실수를 한다면 '심리적 원인'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다묘 가정에서 배뇨 실수를 하는 고양이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먼저 긴장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 퇴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거나 갇힌 형태의 화장실일 경우 다른 고양이가 앞을 지키고 쳐다보고 있거나 공격할 수 있어 매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점점 화장실을 기피하게 되고 배뇨 실수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속 고양이의 경우에서 추측해볼 수 있는 원인은 '분리불안'입니다. 분리 불안으로 인한 배뇨 실수의 경우 보통 보호자가 집에 같이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지만 보호자가 외출을 하거나 고양이가 혼자 있게 될 때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음수량 역시 마신 분량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음수량이 부족할 때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탈수 증상을 고양이가 겪고 있는지 여부는 비교적 간단히 파악할 수 있다. 스킨십이 가능한 고양이라면 고양이의 등 쪽 피부를 살짝 들어 올린 뒤 손을 떼고 피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하면 된다. 체내에 충분한 수분을 유지하고 있는 고양이는 피부를 놓음과 동시에 제자리로 돌아간다. 만약 피부가 텐트 모양으로 유지되거나 돌아가는 시간이 지연된다면 분명한 탈수(체내에 필요한 수분의 5퍼센트 이상이 부족한 상태)를 의심할 수 있으며, 탈수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가 수행되어야 한다. 고양이의 탈수 여부를 간단히 판단하기 위해 수행되는 이 방법은 피부 탄력성 시험 skinturgor test이라고도 불린다.
- 이미 어떤 문제가 생긴 고양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수의사가 가장 잘할 수 있지만, 평소 고양이 건강을 관리하고 미묘한 컨디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보호자뿐이다. 사료를 잘 먹는지, 설사를 하거나 배뇨에 혈액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평소에 체중의 변화 양상과 탈수 여부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이상 징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다묘 가정 고양이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실제로 고양이 행동 전문가들은 놀이 과정에서 고양이가 과도한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 즉시 놀이를 중단하고 고양이를 무시하라고 권한다. 이런 대처는 '그렇게 하면 아파' 혹은 '살살 물어줘'라고 직접 말할 수 없으므로 놀이 과정에서 손톱이나 이빨과 같은 물리력을 어디까지 행사해도 되는지 서로 맞춰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고양이에게 공격받아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서도 당혹스러운 마음에 "알았어, 알았어. 이거 줄게" 하며 보상을 제공하는 보호자가 드물지 않다. 이렇게 하면 고양이는 놀이에 따른 공격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보호자를 공격하면 보상이 주어진다'라고 인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 '보호자를 공격하면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을 한 번 인식하게 되면, 나중에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기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는 이미 여러 집사님들의 이야기와 고양이 행동 교정 솔루션을 통해 알려져 있다. 고양이와 집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잘못된 놀이방식이나 보상 제공 방식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로의 관계가 악화되고 상처 입는다면 그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보호자를 비롯한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어린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은 고양이와 놀아준 후 적절한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하는지 꼭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맞닿거나 가깝게 붙여놓은 여러 화장실은 고양이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화장실로 인식될 뿐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전체 고양이 개체 수+1개를 부여하고, 각자가 전용 화장실을 별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외로 많은 수의 다묘 가정에서 고양이 화장실을 붙여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만약 고양이 간 다툼이 발생하고 있거나 다묘 가정을 준비하고 있다면 관리가 번거롭더라도 여러 개의 화장실을 붙여놓고 관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고양이는 부추, 정확히는 부추속 식물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엄격한 육식으로 유명한 고양이가 무슨 풀때기를 조심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부추속에는 마늘, 양파, 파, 대파, 부추 등 서양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나 향신료로 자주 첨가되는 식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부추속 식물들의 독성은 이 식물들에 포함된 유기황화합물에 의해 발현되며 반려동물의 체내 적혈구를 파괴해 독성을 나타낸다. 건조시키거나 굽고 볶는 등 일상적인 조리 방식을 거치더라도 이 성분들의 독성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고양이는 개보다 부추속 식물의 독성에 더 치명적이어서 체중 1킬로그램당 5그램의 양파만 섭취하여도 빈혈 등의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독성 식품을 섭취했다고 그 즉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서 길게는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 세계 각국의 반려동물이 의외의 음식을 먹고 부추속 식물에 중독되는 경우가 보고되었는데, 스페인의 토속 음식인 칼솟타다(대파 요리), 캐나다의 양파 수플레, 중국의 찐만두를 먹고(재료에 부추가 포함되어 있음) 치명적인 중독 증세를 보여 동물병원에 내원한 사례가 있다. 이 외에도 백합과 Liliaceae(백합과는 부추속을 포함하는 상위 분류 그룹이다) 식물의 꽃가루나 잎을 직접 섭취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하는데 수국이나 백합, 산세비에리아 등 비교적 우리와 익숙한 화초들이 고양이에게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환경요소에서 가능하면 배제해야 한다.
- 고양이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데이터가 많고, 중독물질에 대한 해독제도 없다. 강아지에게 이미 독성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알코올성 물질(칵테일처럼 단맛이 나는 술이나 부동액), 포도나 건포도가 포함된 음식, 초콜릿이나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 마카다미아 땅콩이나 자일리톨이 포함된 음식들도 모두 고양이에게서 분명한 독성이 확인되었거나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수로라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만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이런 음식을 단독으로 섭취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 독성 발현에 대한 보고나 연구결과 자체가 드문 편이다. 위에서 언급한 물질들을 섭취해 독성이 나타난 경우, 이미 나타나고 있는 증상에 대한 처치만 가능할 뿐이며 독성 자체를 낮추는 해독제가 없거나 제때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고양이에게 독성을 가진 물질의 취급은 모든 보호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며 식탐이 심한 고양이를 돌보고 있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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