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리즈 클라이모 / 민경희
원제 : The Little World of Liz Climo
출판 : 루비박스
출간 : 2014.12.20
예전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남았던 박스들을 시간 날 때 하나씩 정리하고 있는데 이 책이 툭 튀어나왔다. 당시에 많이 유행하던 캡처 그림들이라 궁금해서 샀던 것 같은데 가볍게 보기 좋았다.
최근 다시 뭔가가 조금 변한 느낌인데, 그 순간에는 변화의 방향성이나 형태를 명확하게 인지하기가 어렵다. 그저 뭔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애매한 느낌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저것 늘리면서 여유 시간이 모자라게 되면 어쩌나 고민했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흘려보내는 시간이 줄면서 평균은 유지하는 것 같다. (읽는 책들이 좀 가벼워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때때로 아직 내가 필요성을 느끼기 전에 미리 도착하는 선물들이 있다. 그것이 내게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쓰일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선물이라는 걸 인지하지도 못하는, 가끔은 쓰레기인 것처럼 느껴지는 때에. 하지만 내게 주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시간들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받아들이려 노력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어쩐지 오늘은, 정말 좋은 소식이 도착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 옛말에 이런 말이 있죠. "재미난 친구를 두는 것은 삶이 풍요로워지는 길이다." 사실 방금 지어낸 말이에요. 누가 제일 처음 한 말이든 간에, 저는 이 문구가 진실이라고 믿어요. 한 명의 유쾌한 친구는 최악의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기억에 남을 만한 저녁으로 만들어 주고, 여행에서의 지루한 장거리 이동 시간을 즐거운 모험으로 바꾸어 주기도 하고, 무료한 영화를 어이없이 웃긴 영화로 탈바꿈시켜 주죠. 당신의 웃긴 친구는 삶이 던져 주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을 특유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기어이 독특하고 강력한 유머로 탈바꿈시킵니다. 그런 친구를 둔 여러분은 그 친구의 시선을 빌리는 특권을 얻게 되는 거지요. 멋지지 않나요?
리즈 클라이모는 제가 아는 가장 웃긴 친구 중 하나예요. 그녀 특유의 유머는 할 수만 있다면 어딘가에 꼭꼭 담아 놓았다가 세상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죠. 온 세상이 그러했듯, 최근 몇 년간 SNS는 친구 관계를 크게 확장시켰어요. 리즈가 SNS에 올리는 글들은 죄다, 아주 꾸준히 웃겼지요. 간결하고 다정하되 뽐내거나 헐뜯지 않고, 무엇보다도 독특한 익살을 가졌기에 늘 사랑을 받았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만화를 그려서 게시하기 시작했어요. 전 마침내 리즈가 자신의 유머를 꼭꼭 담아 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음을 확신했습니다. 그녀의 짧고 상냥한 멘트가 쓸데없는 대사가 배제되고, 불필요한 배경이 없고, 꼭 있어야 할 요소들로만 이루어진 간결하고 매력적인 카툰으로 바뀐 거예요. 전 리즈의 만화가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아요. 이제는 세상이 리즈 클라이모라는 아주 재미있는 친구를 얻는 기쁨을 누리게 된 거죠.
- 브라이언 코니츠코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 <코라의 전설> 공동제작자)
- 그 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10년을 일하는 동안 빛나는 재능을 지닌 많은 이들을 만났고, 그게 저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죠. 심슨이 아닌 저만의 만화를 그려 보려 할 때마다 동료들이 제 형편없는 끄적거림을 비웃지는 않을까 겁이 났었어요. 운이 좋게도,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끊임없이 격려해 주는 고마운 남편을 만났죠(그걸 인터넷에 게시하게 만들 만큼 단호하기도 했고요). 남편은 제가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제 만화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을 무렵, 저는 여전히 제 캐릭터들의 성격과 그들이 제게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어요. 점차 그들이 이 넓고 험한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생명이 불어 넣어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전 조금씩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반응에 더 귀 기울이게 됐어요. 게시물 수가 점점 늘어가면서, 제 캐릭터들이 주변 사람들 모습을 띠어 간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만화 속 아빠 공룡과 아기 공룡은 제 친구들을 닮았어요. 엄마 나무늘보와 코알라는 제가 작은 소녀였을 때 저희 엄마의 모습을 똑 닮았지요. 어설픈 곰은 저를 닮았고, 빈정거리는 토끼는 남편을, 그리고 놀림당하는 캐릭터들은 학창 시절의 저를 닮아 있었어요. 제 캐릭터들이 제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저는 진심으로 녀석들을 사랑하게 되었죠.
자 여기, 그렇게 탄생한 우스꽝스러운 만화들이 한 권의 책이 되었네요. 제 동물 친구들이 당신을 소리 내어 웃게 만들고, 때로는 미소 짓게 하고, 적어도 당신이 이 책을 펼치기 전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 리즈 클라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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