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권민창] 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 당당하게 말하지만 상처 주지 않는 대화법

일루젼 2022. 7. 1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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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권민창
출판 : 떠오름 
출간 : 2022.04.08 


       

최근에는 표적 독서보다는 손 가는 대로 가볍게 읽는 경우가 많아졌다. 목적에 맞게 책을 골라내어 읽는 것과 내키는 대로 읽는 것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어느 쪽을 중심으로 읽건 결국은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전자에 치중하면 책 읽기가 늘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고, 후자에 치중하면 책을 읽어내는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 지금 나는 후자의 경계에 위치한 것 같은데, 더워서인지 두꺼운 책들에 손이 잘 안 나간다.

(변명이 떠오르는 걸 보니 정말 위기다)

 

이 책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는데, 나름의 유용함과 시원함은 있었지만 강하게 추천하고픈 마음까지는 들지 않는다. '대화'라는 주제 아래 너무 많은 것들을 넣고 싶어 했다는 느낌이다. 상대와 원활히 의사소통하기,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같은 대화법적 요소부터 부자들의 어법 같은 자기 계발 요소, 심리적 요소까지 모두 한 번에 다루려다 보니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가 잘 전해지지 않았다.

 

"상대를 자신처럼 배려하고, 예의를 갖춰 관심을 담은 좋은 질문을 건네는 사람."

"자신의 말을 하기보다 상대의 말을 잘 들을 준비가 된 사람." 

 

내가 이해하기로, 저자가 설명하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좋지 않은 예시들을 드는데, 특정인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고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만났을 경우의 해법으로는 일관되게 '거리를 두고 멀리할 것' 정도로만 설명하는데, 이해가 되면서도 조금 아쉽다. 

 

사람은 자기가 바뀔 마음을 먹어야 바뀌는 것이지 누군가가 바꾸려해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을 찾아 읽는다면 '말을 더 잘하고 싶은', 적어도 그런 '좋지 않은 말 습관'을 고치고 싶은 사람들일 테니 멀리하라는 조언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 보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은 방법이 궁금했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생활 중에는 피치 못하게 감정적인 거리만 멀어질 수 있는 관계들이 존재한다. 해서 이런 사람들과 계속해서 부딪쳐야 하는 경우 어떤 식으로 대응하면 좋을지, 어떤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인지도 다루어주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원하는 목적성에 맞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말하기를 할 수 있다면 의사소통, 감정적 교류, 설득 등 발화자의 의도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상대가 누구냐,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필요한 대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대화의 '맥락'을 잘 이해하게 된다면 좀 더 적절하고 편안한 말하기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끝.        

 


   

 

- "너는 왜 말을 그렇게 해?"

"말을 참 예쁘게 잘하시네요."
이렇게 말 한마디가 한순간에 우리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누군가는 말 한마디를 잘못해서 예의 없고 배려 없는 사람으로 찍히고, 누군가는 배려 있는 말 한마디로 상대방에게 신뢰가 가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처럼 말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 "말은 타고나는 것 아닌가요?" 
나는 이 질문에 항상 자신 있게 대답한다.
"절대 아닙니다. 노력에 달려 있어요. 다만 그 노력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도 달라지겠죠.

 

- 처음부터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의 의사소통 방식은 본능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인 말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말이란 단순히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려 하고, 상대방과 정신적으로 교감하려고 하는 정성과 노력이다. 몇 년 전의 나도 그랬다. 미숙한 대화 방식으로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많이 잃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걸로 왜?' 하는 억울함을 많이 느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히 배려 없이 말했구나', '상대를 정말 존중할 줄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이런 유형들이 짜증 나는 이유는 스스로가 저지른 무례함은 기억하지 않고, 자신이 당한 것들만 기억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기 때문이다.

 

- 이렇게 무례한 사람들의 공통된 화법 중 하나는 상대방의 성취를 쉽게 폄하한다는 것이다. 본인은 해보지도 않고는 "그거 쉽다던데", "그거 안 어렵다던데", "그거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냐" 하며 입 모아 상대방의 가치를 깎아내린다. 사실 방구석에서는 누구나 빌 게이츠(Bill Gates)가 될 수 있고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행한 뒤에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에 이런 화법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화내기보다는 측은하고 불쌍하게 생각하자. 어떻게든 관심을 받고 싶은 거라고, 삶이 꽤 힘든 모양이라 여기며 어깨를 툭툭 쳐주고 위로해주자. 그러면 당신이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무척 당황할 것이다. 

 

-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말한다는 것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다거나 아첨을 하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내가 스스로를 생각하는 것만큼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하고 배려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배려는 분명 내게 훨씬 크고 좋은 결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다. 관심사와 취미, 생활방식이 달라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 하지만 말의 고수들은 상대방의 관심사에 먼저 관심을 갖고 거기서 대화 소재를 찾는다. 예를 들어 본인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상대방이 와인을 즐긴다고 하면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  
"와인을 좋아하시는군요. 혹시 괜찮은 와인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와인은 어떤 음식과 특히 잘 어울리나요?"

이렇게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이니 대화가 잘 풀리는 것이 당연하다. 

 

- 발전적이고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나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기보다는 상대방의 관심사에서 대화 소재를 먼저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패션이면 패션, 독서면 독서, 운동이면 운동 그렇게 계속 얘기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접점이 생길 수도 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잘 알게 되고, 자연적으로 친분이 생기며,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좋은 대화를 바란다면 먼저 상대방에 대해 물어보자. 그럼 상대방도 나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 현명하지 못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에게는 예민하지만 상대방에게는 더없이 둔감한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행동이나 말을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지만, 상대방에게 아무렇지 않게 무례를 저지르고는 "뭐,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잖아?" 하며 이해를 강요한다. 그렇게 상대방은 억지로 쓴웃음을 지으며 참고 또 참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인내 게이지(Gauge)가 계속 올라가게 되고, 그 게이지를 건드리는 어느 순간 칼같이 돌아서게 된다. 그렇게 소중한 인연을 한순간에 잃기 전에 우리는 상대방에게 더없이 민감해져야 한다. 이는 상대방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배려하는 만큼 상대방도 배려해주라는 말이다. 자칫하면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대화 주제나 말을 최대한 삼가고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주자. 

 

- 무례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스스로의 부족함을 변명하려 들고 끊임없이 상황과 사람에 대한 변명을 한다. 그렇기에 이런 사람들과는 반드시 관계를 끊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인 대화를 하는 사람들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우리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

 

- 나이로 서열을 나누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이 나이밖에 없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이로 섣불리 서열을 정리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되도록 멀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은 그게 편하지만 상대방은 편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배려나 센스가 없는 사람들과는 대화를 계속 이어가 봤자 나만 답답할 게 뻔하다. 

 

-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계속해서 부담을 주고 미안한 감정이 들게 하는 사람들은 멀리할 필요가 있다. 사실 거절은 단호하게 해야 하지만, 이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사람에 대한 정이 있어 미안한 감정도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점을 이용해 어렵사리 거절한 상대방을 "우리가 어떤 사인데", "이번 한 번만 들어줘" 하며 계속 괴롭힌다. 이것 자체가 정말 무례한 일이다. 고민 끝에 거절하는 사람의 미안함을 이용해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는 사람들은 정말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사람들도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

 

- 예전에 모임 자리에서 생긴 일이다. 발전적인 모임이었고 참여자는 모두 자기 영역에서 괜찮은 성과를 낸 사람들이었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유독 한 명이 말을 많이 했다. 사실 말을 많이 하는 건 상관없는데 그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음식 취향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우선 자신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그 음식이 왜 좋은지, 또 상대방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대화 구조가 아니라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음식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의 고충까지 털어놨다. 흐름이 굉장히 희한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의 대화 방식에 불편을 느꼈던 것이 기억난다. 

-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고 돌고 돌아 삼천포로 가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은 대화에 답답함을 느끼고, 또 상대방의 그런 표정이나 말투에 더 당황해서 말이 더 꼬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 기본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려면 상대방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어떤 취미가 있으세요?" 하고 묻는다면, 나의 취미와 그 취미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하고 상대방의 취미는 무엇인지 되물으면 된다. 상대방이 "최근에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좋더라고요." 하면 "전시회의 어떤 점이 좋았어요?" 하고 되물어주면 된다. 하지만 생각을 잘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저는 어린 시절에 이런 취미가 있었는데요, 이 취미를 가지면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거나 아예 다음과 같은 말로 대화의 진행을 막아버린다.
"전시회요? 아, 저는 전시회는 관심 없어서... 저는 운동을 좋아해요."

- "상대방에게 '나를 많이 고려했구나, 나를 배려하며 질문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곧 부자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질문의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이 특히 크게 와닿았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부자들과 성공한 사람, 자기 분야에서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항상 질문이 깊었다.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큰 보람을 느끼시나요?"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번쯤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말도 잘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 대화의 시작을 질문으로 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굉장히 유용하다. 예전에 강의를 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강의를 구성한 적이 있다. 즉, 인사를 하고 바로 강의로 들어가는 방법, 영상을 보여주고 강의로 들어가는 방법,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나 던지고 강의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세 번째 방법으로 강의를 시작하면 집중력이 훨씬 높았다. 질문이라는 것은 상대를 향한 관심이고, 그 관심을 받은 사람은 그에 대해 최소한의 반응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 사람이 발전을 하려면 가정과 변명을 할 게 아니라 잘되지 못한 이유를 찾은 뒤 그것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나는 그런 것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남들은 철저히 객관적으로 판단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주관적이었던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더 이상 이런 부정적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동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었다. 모은 돈도 없었고, 그렇다고 생산적인 어떤 일을 한 것도 아니었으며, 작은 도전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항상 말로만 "이번엔 이걸 할 거야" 했을 뿐 실제로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이 망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을 바꾸거나 작은 도전이라도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책을 읽었고, 책을 읽으며 자기 계발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지금은 내게 독서모임이 아주 익숙한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생소했고, 또 참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 시대다. 그만큼 지식은 도처에 널리고 널렸고, 그러다 보니 자칭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몇 년 전 직장 동기들과 만남을 가졌을 때의 일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중 나를 제외한 다섯 명이 모두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고충을 듣던 중에 나도 대화에 끼고 싶어서 괜히 아는 척했다가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고 말았다. 이와 비슷한 일이 주변에서 정말 자주 일어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딱 한 번 가본 사람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다. 
"전시회, 좋죠. 힐링되고. 저는 이런 전시회가 진짜 좋더라고요."
차라리 이때는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낫다. 

 

-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려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속이는 일은 그 당시에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지만, 결국 신용을 잃게 된다. 신용은 정말 중요하다. 양치기 소년이 어떻게 되었는가?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양치기 소년을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 공자(孔子)는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라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은 그냥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아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는 뜻일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내용을 모르면서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또는 동조하고 싶어서 "어, 맞아 맞아. 그렇지!" 하고 맞장구치는 것보다는 "그런 게 있구나. 좀 더 얘기해줄 수 있어? 궁금하다" 하고 상대방에게 묻는 것이 낫다. 이때 "그런 것도 몰라?" 하고 핀잔을 놓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대부분은 자신의 지식을 알려주는 데 희열을 느낄 것이고, 그러면 나는 이 기회에 상대방의 지식을 100퍼센트 흡수하면 된다. 만약 실제로 핀잔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마음속에서 지워버리면 그만이다. 

 

- 대화를 해보면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말을 할 땐 상대방이 반드시 들어줘야 하는 반면, 상대방이 말을 하려고 하면 말을 끊고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증명'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대화의 주도권을 잡아 자기 증명을 하고 그로써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내 주위에도 이런 지인이 있었다. 그의 특징은 바로 어떤 지식이든 자기화한다는 것이었는데, 예를 들면 이렇다. 그는 축구 선수 출신 N과 대화를 하고 있다. N이 축구 선수를 준비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힘든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가 갑자기 말을 끊고는 자신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변환시킨다. 
"내가 아는 형도 축구 선수가 되려고 했었는데. 나도 원래 축구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걸 더 잘해서 관뒀지 뭐야.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때 관두길 잘했어." 

 

- 이런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도 항상 조급하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하지는 못할망정 머릿속은 온통 '어느 타이밍에 들어가서 끊고 주도권을 가져오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 독일의 의사이자 작가인 한스 카로사(Hans Carossa)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잘 알면 세 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서른 마디가 필요한 법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말을 끊고 어떻게든 자기 증명을 하려 하는 사람들은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궤변도 심하다. 자신이 진짜 잘 알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 말을 끊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억지로 아는 척하다 보니 하는 말의 대부분은 변명뿐이다. 

 

- 명심하자. 아는 척보다 훨씬 더 유용한 건 모르는 척이다. 진짜 현명한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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