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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데비 텅 / 최세희
출판 : 윌북
출간 : 2021.06.21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리디 셀렉트에 뜰 때까지 기다린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이전의 두 책과는 결을 달리하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두 사람'을 모두 담은 책이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자신의 성향과 책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던 지난 두 책과는 달리 이번 책은 결혼 후의 일상과 두 사람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딱히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은 언제나 변하게 마련이고, 모든 모습은 그 나름의 매력이 존재하니까.
다만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다면,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되 보기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 모든 곳에서 그 사람의 취향과 선택, 개성이 묻어나는 삶은 나와는 다른 취향이더라도 참 좋아보인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 '내'가 아닌 것들을 계속해서 지워나가며 가장 '나'다운 '내'가 될 때, 그 제각각의 '나'들이 모였을 때 진정 아름다운 전체가 된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변하지 않는 것은 '사고하는 방식'일 뿐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 결과값은 경험이라는 보정치에 따라 언제고 바뀔 수 있겠지만, 결과를 도출하기까지의 일련의 '변하지 않는' '연산 과정'이 그 사람의 고유한 성질이 아닐까 하는.
'내가 해도 저것보단 잘하겠다' 같은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억 속의 자신은 대개 미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녹화된 영상이나 실제 기록을 뒤적여보면, 실제로 자신이 행동했던 바들이 그렇게 이상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하게 되기도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매 순간 나였는데 어째서 '정말 내가 그랬다고?' 싶은 순간이 생기는 걸까.
그렇게 잠시 잊은 '나'를 다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타인의 경우도 보다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내 눈에 띄었다면, 저것은 설정값만 다르게 지정된 '나'의 플레이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보고 있다. '나'라는 고정된 존재에게도 컨디션이 좋은 순간과 좋지 않은 순간 사이에 그리 좁지 않은 갭이 존재하듯이,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한계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존재한다. 가능한 한 어느 쪽을 지향해야 할 지에 관해서는 대부분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촬영 영상 중에 어떤 부분을 추려 내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나는 데비 텅을 계속해서 이 책 속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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