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브렛 워쇼] 미식가의 디테일 - 비슷비슷 헷갈리는 것들의 한 끗 차이

일루젼 2022. 8. 27.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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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브렛 워쇼 / 제효영

원제 : What's the Difference? - Recreational Culinary Reference for the Curious and Confused
출판 : 윌북 
출간 : 2022.07.04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꽤 즐거웠다. 어마어마한 정보량을 때려넣는 식이 아닌, 한 번에 한 주제씩 적당한 유머와 함께 비교해주는 형태라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오히려 살짝 더 깊게 알려줬어도 좋았게다 싶은 내용도 있을 정도였다. 원제에서 다룬 것처럼 '대체 뭐가 다른 거야?'라는 느낌의, 비슷비슷한 식재료나 요리들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칼럼을 모은 책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일러스트가 좀 더 특징을 잘 살렸더라면 하는 점이다. 새우와 징거미의 비교 같은 경우, 머리뿔보다는 집게 형태에 집중해서 그려주었다면 직관적으로 더 와닿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남아 쪽에서 보이는 긴집게발이 달린 새우를 떠올리면 쉽다. 

 

또, 아무래도 서양인의 시각으로 접근하다보니 동양적 요리나 한국의 식문화에 관해서는 간소화되어 있거나 약간의 오류가 있었다는 점. 하지만 이 책은 가볍고 즐겁게 읽히는 쪽이 목표인 듯 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먹어보지 못한 요리/소스들이 등장해서 찾아보며 읽었는데, 비건을 지향 중이지만 가끔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정도 맛은 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유제품과 계란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한 챕터씩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칼초네 vs 스트롬볼리 
세상에는 아주 상징적인 부모 자식 관계들이 있다.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가 그렇고, 미국에서는 드라마 <길모어 걸스>의 로렐라이 길모어와 로리 길모어도 그렇다. <맘마미아>에 나오는 엄마와 딸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 바로 피자 엄마와 다 큰 성인 아들인 칼초네 calzone, 스트롬볼리 stromboli다. 물론 두 아들은 엄마를 쏙 빼닮아서 기본적으로 피자 도 dough와 치즈, 소스가 들어가고, 마치 속에 엄마가 들어와서 사는 것처럼 안쪽에 피자 토핑이 있다. 하지만 성향은 상당히 다르다.  

 

- 돼지 pig vs 돼지 swine vs 수퇘지 vs 거세한 수퇘지 
베이컨에 돌돌 만 소시지가 들어간 핫도그, 스미스필드 햄,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바비큐 요리의 나라 미국은 돼지의 명칭도 돼지 pig or swine, 수퇘지 boar, 거세한 수퇘지 hog, 암퇘지 sow 등 다양하다. 농장이나 숲에 사는 동물을 가리키기도 하고 메뉴판이나 요리 이름에도 들어가는 이러한 명칭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름은 다양하지만 모두 9000년 전 콜럼버스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에 유입되어 가축화된 멧돼지 (학명 Sus scrofa)에 속한다. 이 가운데 '돼지 swine'는 가장 넓은 의미의 명칭으로 가축, 야생 돼지, 밖을 돌아다니는 종류, 덩치가 큰 것과 작은 것, 수컷, 암컷을 전부 포괄한다. 미국에서 '돼지 pig'는 가축화된 어린 돼지 중 몸무게가 82킬로그램 이하인 동물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몸집이 이보다 크고 거세한 돼지를 '호그 hog’라고 한다. '보어 boar'는 거세하지 않은 수퇘지, '소 sow'는 다자란 암컷 돼지를 가리킨다. 멧돼지과에 속한 동물이 전부 가축화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캐나다에는 야생 돼지 또는 밖을 돌아다니는 돼지 수백만 마리가 서식한다. '밖을 돌아다니는 feral' 돼지란 가축으로 사육되다가 탈출한 동물을 가리키고 '야생' 돼지는 한 번도 길들여진 적이 없는 동물을 의미한다. 

 

- 바비큐 소스 : 캔자스시티 vs 노스캐롤라이나 vs 사우스캐롤라이나 vs 텍사스 vs 앨라배마 vs 켄터키
요즘에는 바비큐 소스를 그저 슈퍼마켓에 가면 케첩 옆에 진열된 다른 소스쯤으로 생각하거나, 왠지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치킨 너깃을 찍어 먹는 소스라고 여겨도 다들 이해한다. 하지만 미국 여러 지역을 다녀보면, 바비큐 소스에 지역 특색이 담겼으며 각 지역의 역사,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같은 바비큐 소스라도 뿌려서 먹는 노르스름한 소스가 있는가 하면, 거의 투명한 액상에 빨간 고추 조각이 꽃가루처럼 떠다니는 형태도 있고, 검붉거나 크림처럼 하얀 소스도 있다. 미국 남부 지역의 7가지 독특한 바비큐 소스를 살펴보자. 

 

- 베이컨 vs 판체타 vs 구안찰레 
베이컨 bacon은 삼겹살을 건식으로 절이거나 소금물에 습식으로 절인 다음 저온 훈연해서 만든다. 완성되면 길이대로 얇게 잘라서 먹는다(이름 그대로 통째 먹는 통 베이컨은 제외). 판체타나 구안찰레보다 짠맛이 약하다. 판체타 pancetta는 삼겹살에 소금, 후추, 경우에 따라 다른 향신료도 함께 넣고 절여서 만든다. 훈연하지는 않는다. 고기를 통나무 모양으로 둥글게 꽁꽁 말아서 만드는 아롤라타와, 삼겹살을 사각형 덩어리로 만드는 테사, 두 가지로 나뉜다. 덩어리째로 두지 않고 조각으로 잘라 판매하기도 한다. 판체타가 재료로 쓰이는 음식은 대부분 베이컨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베이컨 특유의 훈제 향을 없앤 다음에 사용해야 할 것이다. 구안찰레 guanciale도 절인 돼지고기지만 삼겹살이 아닌 항정살로 만든다. 고기를 소금과 후추로 문지른 다음 때때로 다른 양념을 추가해서 최소 3개월간 숙성하면, 베이컨이나 판체타보다 기름기가 많고 음식의 풍미를 크게 더하는 식재료가 된다. 구안찰레는 이탈리아 정통 파스타 중에서도 아마트리치아나(토마토, 양파, 붉은 고춧가루로 만드는 파스타)와 카르보나라(달걀이나 달걀노른자, 흑후추, 페코리노 치즈로 만드는 파스타), 그리치아(흑후추와 페코리노 치즈만 들어가는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 파스트라미 vs 콘드비프 
여러분 중에는 파스트라미 pastrami와 콘드비프 corned beef가 다른 음식이라는 사실 쯤은 알고, 둘 중에 특별히 한쪽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무엇을 좋아하든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정확히 어떻게 다르고 왜 그중에 하나가 더 좋은지 딱 꼬집어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두 음식의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살펴보자. 

 

- 프론 vs 슈림프 
갑각류 중에서 영어로 슈림프 shrimp 또는 프론 prawn으로 불리는 새우만큼 큰 오해를 받는 종류도 없을 것이다. 두 단어가 똑같은 새우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크기가 다른 새우를 의미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똑같은 새우를 국가·지역·주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부 틀렸다! 둘 다 새우로 불리지만 슈림프와 프론은 전혀 다른 생물이다. 슈림프로 불리는 새우는 범배아목 Pleocyemata에 속하고, 프론이라 불리는 새우는 수상새아목 Dendrobranchiata으로 분류된다. 이게 다 무슨 소리인지 살펴보자.

(리뷰자 주 : 프론은 징거미 류를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마요네즈 vs 아이올리 
미국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마요네즈가 아이올리보다 못한 음식이라는 집단의식이 자리를 잡았다. 물 건너 유럽에서 온 멋진 아이올리가 들어간 샌드위치라면 무조건 훨씬 고급 음식이라고 여긴다. "마요네즈는 별론데, 아이올리는 정말 좋아." 다들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일까? 정말 그렇게 다를까? 마요네즈와 아이올리는 둘 다 에멀션(유제)이다. 서로 성질이 굉장히 다른 액체가 두 가지 이상 섞인 혼합물이라는 뜻이다. 물 또는 물이 들어간 아무 액체와 기름이 섞인 혼합물을 떠올리면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액체끼리 유화하려면 기름을 아주 작은 방울로 분해해야 한다. 그래야 섞었을 때 기름이 혼합물에 부유하고, 두 액체 각각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맛이 생긴다. 마요네즈 mayonnaise는 달걀흰자에 소금, 그리고 레몬즙이나 식초 같은 산성 재료를 섞어서 만든다. 잘 섞이도록 겨자를 넣기도 한다. 모두 섞으면, 맛이 특별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훌륭한 소스가 된다. 스페인과 지중해 지역 음식에 사용되는 정통 아이올리 aioli는 기름에 마늘, 소금만 넣고 휘저어서 만드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스프레드다. 달걀흰자나 겨자는 물론 그 어떤 다른 재료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요네즈에 각종 맛을 첨가한 소스를 전부 '아이올리'라고 부른다. 마늘, 치포틀레(치폴레), 페스토, 파프리카, 트러플 등 온갖 종류의 아이올리가 판매되고 있지만 모두 마요네즈에 향미료를 첨가했을 뿐이다. 

(리뷰자 주 : TMI. 한동안 와사비 마요네즈에 빠져 지냈던 적이 있다. 특히 샌드위치 드레싱으로 최고다.)

 

- 머스터드 : 옐로 vs 스파이시 브라운 vs 디종 vs 홀그레인 vs 핫 vs 잉글리시
여러분이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에 쫙 뿌리거나, 또는 핫도그에 구불구불한 곡선 모양으로 짜서 먹는 머스터드소스는 역사가 고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 요리사들은 잘게 부순 겨자씨에 '머스트 must'라는 포도 과즙을 섞어서 '머스텀 알덴스 Mustum Ardens'를 만들었다. 영어권 사람들이 이 단어를 무지막지하게 잘라낸 결과 영 어설픈 '머스터드'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겨자씨에 액체 재료를 넣기만 하면 된다. 매운맛의 정도와 풍미, 겉모습은 아래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1. 겨자씨의 종류 : 노란색 겨자씨가 가장 순하며, 갈색과 검은색 겨자씨는 더 맵고 톡 쏜다. 
2. 겨자씨의 분쇄도 : 씨를 으깨서 액체와 섞으면 특정 효소가 활성화되어 먹으면 코가 뻥 뚫리게 만드는 겨자씨 오일이 생긴다. 그러므로 씨가 통째로 들어 있는 소스는 맛이 덜 독하다. 
3. 겨자씨에 섞는 액체 산성도가 높은 액체와 섞을수록 매운맛이 더 오래 유지된다. 따라서 식초가 들어간 머스터드소스는 그리 심하지 않은 매운맛도 오래가는 반면, 물과 섞은 소스는 만든 직후엔 매운맛이 엄청나게 강력하지만 그 독한 맛이 금세 사라진다. 
4. 겨자씨와 섞는 액체의 온도 뜨거운 물과 섞으면 매운맛을 내는 효소 중 일부가 활성을 잃는다. 찬물을 넣으면 그러한 효소가 그대로 보존된다. 

- 맥주 종류 : 에일 vs 라거
세상에 존재하는 맥주는 거의 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로 에일 ale과 라거 lager다. 다양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곳에 가본 적이 있다면, 아마 어떻게 다른지 잘 알 것이다. 버드와이저, 밀러 라이트와 같은 라거는 맑고 마시면 갈증이 싹 사라지는 맛이며, 페일에일, 스타우트, IPA, 세종 등 에일은 더 깊고 진한 풍미가 느껴진다. 맥주 맛을 좌우하는 요소는 너무너무 많다. 어떤 곡류로 만드는지(가령 버드와이저에는 쌀이 들어간다!), 홉은 어떤 종류가 얼마나 들어가는지(잡초 맛이 나는 것도 있다!)도 중요한 요소다. 에일과 라거의 실질적인 차이는 양조에 쓰이는 효모 종에서 비롯된다. 맥주도 와인, 빵, 피클처럼 효모가 있어야 발효된다. 발효 과정에서 맥아 곡류(싹이 트기 시작한 곡류)에 함유된 당이 알코올로 바뀐다. 메일에 쓰이는 효모는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에 saccharomyces cerevisiae다. 약간 따뜻한 온도(섭씨 약 21도)에서 잘 자라고 발효 과정에서 액체 표면으로 떠오른다. 라거에 쓰이는 효모인 사카로미세스 파스토리아누스 saccharomyces pastorianus는 발효과정에서 바닥에 가라앉는다. 에일 효모보다 발효 속도가 느리며 더 낮은 온도(10도)에서 잘 자란다. 원래 라거는 기온이 낮을 때 동굴에 두었다가 봄에 기온이 올라가고 효모가 활성화되어 발효가 끝나면 마셨다. '저장하다'라는 뜻의 독일어 라건 lagern에서 비롯된 '라거'라는 이름에 그러한 내력이 잘 반영되어 있다. 냉장 보관 기술이 등장하고 마시면 물처럼 상쾌하다는 특징에 힘입어, 라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맥주가 되었다. 하지만 라거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보관 공간,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므로 생산 비용이 더 비싼 편이다. 수제 맥주 양조장에서 거의 대부분 에일만 만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에일은 만드는 데에 라거만큼 돈이 많이 들지도 않고 발효, 홉 첨가, 포장까지 단 몇 주면 완료된다. 

(리뷰자 주 : 람빅이 빠졌다! 여기에 더해 발포주와 맥주의 차이도 재미있다. 나라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르지만, 맥주는 대개 맥아-홉-물으로 양조하는데 다른 재료가 추가되어 맥아 함량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맥주가 아닌' 술이 된다. 그래서 발포주가 맥주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국내에는 필라이트가 대표적인 발포주다.)

- 맥주 종류 : IPA vs 페일에일 vs 세종 vs 필스너 vs 밀맥주 
이제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이해했을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술집이나 상점에서 흔히 접하는 (그리고 아주 헷갈리는!) 맥주의 세부 종류를 몇 가지 살펴보자. 

IPA(인디아 페일에일) India Pale Ale : 스스로 맥주 맛을 잘 아는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IPA를 좋아한다. 호박색을 띠는 IPA는 원뿔 모양으로 생긴 꽃이자 대마와 가까운 식물인 홉에서 특유의 풍미를 얻는다. 양조에 사용되는 홉이 어떤 종류이고 어느 단계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완성되는 맥주의 쓴맛이 달라지고 감귤류 과일의 향, 꽃 향, 허브나 소나무 향이 제각기 담긴다. IPA는 알코올 도수가 꽤 높아 취하기 쉽다. 도수가 낮은 제품도 4~6퍼센트이고 홉 함량이 높은 더블 IPA는 알코올 도수가 10퍼센트나 된다. 그러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마셔야 한다. 

페일에일 Pale Ale : 페일에일도 홉의 풍미가 깊지만 IPA만큼 강하지는 않다. 맥아의 맛과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이 좀 더 좋고 무게감은 중간 정도다. 알코올 도수는 4~7퍼센트로 IPA보다 낮지만, 그래서 더 많이 마시게 된다. 

세종(하우스 에일) Saison : 흐릿한 오렌지빛이 도는 것부터 진한 호박색이 나는 것까지 다양한 세종 에일은 벨기에가 원산지다. 냉장 기술이 등장하기 전에는 전통적으로 추운 날씨가 물러갈 때쯤 만들어졌다. 그만큼 여름철에도 맛이 잘 변하지 않으며, 뜨거운 날씨에 마시면 갈증이 싹 풀린다. 과일향, 감귤류의 상큼함, 생동감과 함께 맥아와 홉의 맛도 느껴지는 맥주다. 

필스너 Pilsner : 필스너는 라거에 홉을 추가해서 만드는 맥주로, 전형적인 라거인 버드와이저 라이트나 팹스트 블루리본 PBR보다 풍미가 강하다. 원산지인 체코에서 만든 필스너 맥주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필스너보다 색이 짙고 쓴맛도 강하다. 독일산 필스너는 간단히 '필스 pils'로도 불린다. 

밀맥주 Wheat Beer : 맥아에 밀이 최소 50퍼센트 이상 포함된 밀맥주는 과일 향, 꽃 향과 효모의 풍미가 뚜렷하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다른 여러 에일 맥주보다 색이 뿌옇고 옅다. 알코올 도수도 3~7퍼센트로 낮은 편이며 여름에 잘 어울린다. 감귤류와 바나나의 향이 어우러져 청량감을 선사한다. 

 

- 흑맥주 : 포터 vs 스타우트
가장 유명한 스타우트 맥주는 기네스다. 아일랜드에서 온 이 짙은색 맥주는 맥길리건, 맥긴리, 맥그로 같은 상호가 붙은 세계 곳곳의 술집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맥주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주인공인 아서 기네스는 포터 맥주로 먼저 유명해졌다. 포터 porter 맥주는 1700년대 초 영국 런던에서 탄생했다. 오래되어 맛이 없어진 맥주를 홉 향이 진한 갓 만든 에일과 섞었더니 맛이 괜찮아진 것이 그 시작으로 추정된다. 이를 처음 시도했던 양조장은 역설계 방식으로 그러한 맛이 나는 맥주를 만드는 독자적인 방법을 개발했고, 이 양조법은 18세기 말에 이르자 아서 기네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현대식으로 양조되는 잉글리시 포터는 브라운 포터와 로버스트 포터 두 가지로 나뉜다. 브라운 포터는 홉보다 맥아의 풍미가 강하고 캐러멜과 초콜릿의 향이 느껴진다면, 로버스트 포터는 맛이 진하고 로스팅한 커피 원두의 풍미가 느껴지며 색도 더 짙다. 다시 18세기 영국으로 돌아가자. 1700년대 초, 아서 기네스는 포터 양조법을 요리조리 바꿔서 색과 맛이 더 진한, '더 강한 stouter' 맥주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래전 먼저 탄생한 포터보다 더 깊고 진한 맛에 짙은 갈색과 검은색이 도는 스타우트 stout가 탄생했다. 재료로 쓰이는 곡물에 구운 보리를 더한 결과였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스타우트 맥주는 달지 않은 종류부터 깊은 맛,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것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초콜릿, 토피, 커피의 풍미가 담겨 있다. 탄산 함량이 대체로 적은 편이라 부족한 이산화탄소를 질소로 채워서, 더 미세한 거품이 형성되어 마셨을 때 부드러운 것 또한 스타우트 맥주의 특징이다. 이 정도면 포터와 스타우트는 간단히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지난 10여 년간 색과 맛이 진한 맥주면 다들 아무렇게나 '스타우트'나 '포터'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버스트 포터를 만들 때 구운 보리를 많이 섞는 양조장도 있고, 스타우트보다 더 강한 포터 맥주를 만드는 곳도 있다. 희소식은, 포터와 스타우트 중 어느 한 가지가 입에 맞으면 다른 한 가지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름과 상관없이 일단 다양하게 맛을 보고 마음에 드는 맥주를 마시는 게 가장 좋다. 

 

- 주정 강화 : 포트 vs 마데이라 vs 셰리
포트, 마데이라, 셰리는 모두 성분이 강화된 와인이다. 즉 와인에 증류주를 첨가해서 알코올 도수와 함께 안정성을 높인 술이다. 세 가지 강화 와인 모두에는 증류주 중에서도 브랜디를 첨가한다. 포트 port는 포르투갈 도루 계곡에서 탄생했다. 포트에 들어가는 와인은 이 지역에서 재배되는 80종 이상의 포도 중 하나로 만든다. 와인의 발효가 완료되기 전에 숙성되지 않은 브랜디를 섞어서, 효모가 당을 전부 삼키기 전에 발효를 중단시킨다. 그 결과 달콤하고 향이 진한, 저녁 식사 후 홀짝이기에 딱 좋은 술이 완성된다.

 

- 포트는 크게 네 종류가 있다. 가장 비싼 빈티지 포트는 단일 연도에 생산된 포도만 써야 하며, 포르투갈 포트 와인 연구소가 정한 요건을 충족한 '합격품' 자격은 유효기간이 딱 1년이다. 생산 후 2년 내에 병에 담아야 하고, 최소 50년 이상 숙성된 것이 최고로 꼽힌다. 토니 포트는 여러 해에 생산된 포도를 섞어 만들고 나무통에서 최대 40년까지 숙성시킨다. 이렇게 숙성되는 동안 견과류 향이 배고 산화가 일어난다. 선홍색인 루비 포트는 품질이 낮은 와인으로 만든다. 나무통에서 2년간 숙성한 후 과일 향이 아직 남았을 때 병에 담는다. 네 번째 화이트 포트는 청포도로 만든다. 다른 세 종류보다 드라이한 편인데, 포트는 드라이할수록 더 오랫동안 발효시킬 수 있다. 

- 마데이라 madeira는 대항해 시대에 유럽에서 출발한 배들이 '신세계'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으로 정박하던 포르투갈 마데이라 제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곳 섬에서 생산된 와인은 큰 나무통에 담겨 출항하는 배에 실리곤 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와인은 원래 너무 쉽게 상하는 술인데, 투과성이 있는 나무통에 담겨 출렁대는 바다 위에서 심지어 뜨거운 햇볕에 달궈지면 더더욱 잘 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와인 생산자들은 도루 계곡의 동료들이 쓴다는 전략에서 힌트를 얻어 와인에 브랜디를 섞기 시작했다. 그러자 배 위에서 온도가 높아지고, 흔들리고, 산소에 노출되어 맛이 더 좋아졌다. 그렇다고 술을 맛있게 숙성하려는 목적 하나로 배를 띄우자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다시 고민에 빠진 생산자들은 햇볕이 내리쬐는 곳이나 온도가 높은 다락처럼 항해 중인 배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 나무통을 얼마간 두었다. 그 결과 잘 상하지 않으면서, 아메리카 대륙까지 머나먼 항해 길에도 맛이 달라질 염려가 없는 술이 탄생했다. 마데이라는 달콤한 종류와 드라이한 종류가 있다. 발효 중에 숙성되지 않은 브랜디를 섞으면 달콤한 마데이라가 되고, 발효가 다 끝난 후 숙성되지 않은 브랜디를 첨가하면 드라이한 마데이라가 된다. 마데이라 중에서도 특히 달콤하고 깊은 맛이 나는 '맘지'는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햇볕 아래에서 숙성한다. 그 외에 나머지는 스토브로 열을 가하여 만든다. 맘지와 같은 마데이라는 디저트에 곁들이면 가장 좋고, 가벼운 마데이라는 식전주로 적합하다. 

 

- 셰리 sherry는 포르투갈이 아닌 스페인, 구체적으로는 안달루시아 지역의 마을 세 곳에서 탄생한 술이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다. 재료로 쓰이는 와인의 종류, 생산지, 숙성 기간에 따라 색이 연한 종류, 드라이한 종류, 달콤한 종류, 맛이 진한 종류까지 다양하다. 셰리에 들어가는 와인이 발효되면 표면에 플로르 flor라고 불리는 효모 막이 형성되어 내용물이 상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동시에 독특한 견과류의 풍미를 부여한다. 발효가 끝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섞어서 나무통에 담는다. 그리고 숙성 기간이 짧은 와인에 더 오래 숙성된 와인을 섞어서 일정한 결과물을 얻는 솔레라 solera 시스템으로 숙성한다. 가장 유명한 셰리는 피노, 아몬티야도, 올로로소 세 종류다. 피노는 플로르가 보존되어 맛이 굉장히 섬세하고 드라이하며, 독특한 짠맛이 난다. 플로르가 유지되지 않는 셰리인 아몬티야도는 색과 맛이 더 진하고 깊다. 통 속에서 공기에 노출되어 견과류의 풍미도 더 강하다. 올로로소 셰리는 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플로르를 인위적으로 없애고 피노나 아몬티야도보다 더 오래 숙성해서 만든다. 다른 종류보다 달콤하고 색이 진하며 대체로 가격도 더 비싸다. 차게 마시기보다 실온일 때 마시는 것이 좋다.

(리뷰자 주 : 올로로소 셰리를 가장 좋아하는데, 셰리 위스키들은 이 셰리 와인을 숙성했던 오크 통에서 숙성한다. 좋은 오크 통을 구하지 못해 점점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말이... Lustau 와인들을 몇 종류 마셔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셰리 와인은 취향에 그리 맞지 않았았다.) 

- 메즈칼 vs 테킬라
스카치가 위스키의 한 종류이고 코냑이 브랜디에 속하는 것처럼, 테킬라 tequila는 메즈칼 mezcal의 한 종류다. 그럼 테킬라가 메즈칼에 속하는 다른 술과 어떻게 다른지, 왜 사람들은 유독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지 살펴보자.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 메즈칼과 테킬라는 둘 다 용설란으로 만든다. 뾰족한 잎을 보면 꼭 선인장 같지만 아스파라거스에 더 가까운 다육 식물이다. 메즈칼은 30종 이상의 용설란으로 만들지만 테킬라는 딱 하나, 블루 웨버 용설란 blue Weber agave (학명 Agave tequilana Weber var. azul)으로만 만든다. 

어디서 만들어질까 : 테킬라는 멕시코에서도 할리스코, 과나후아토, 타마울리파스, 나야리트, 미초아칸 주에서만 생산이 허용된다. '메즈칼'이라는 명칭은 원래 용설란으로 만든 모든 증류주를 가리키지만, 증류주 전문가이자 저술가인 짐 미한에 따르면 멕시코 오악사카와 다른 8개 주에서 생산된 용설란 증류주를 보통 메즈칼이라 부른다. 

 

어떻게 만들까 : 용설란은 길이가 2.7미터 이상 자라기도 하는 뾰족한 잎이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테킬라와 메즈칼을 만드는 데에 중요한 부분은 피냐 piña라고 하는 줄기다. 먼저 피냐를 수확한 후 섬유질이 연해지고 전분이 당으로 바뀌도록 익힌다. 테킬라를 만들 때는 오븐을 이용해 피냐를 증기로 익히지만, 메즈칼을 만들 때는 땅에 구덩이를 파고 뜨거운 돌 위에 피냐를 올려놓은 다음 짚을 덮어서 굽는다. 다 익은 피냐는 기계나 넓은 칼(마체테), 또는 노새나 당나귀가 끄는 타호나 tahona라는 거대한 돌 바퀴로 부순다. 이렇게 얻은 과육은 야생 효모나 배양한 효모로 발효시킨 후 증류해서 바로 병에 담거나 통에 담아 숙성시킨다. 

 

무슨 맛이 날까 : 메즈칼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땅속에서 피냐를 굽는 동안 생기는 스모키한 향이다. 이 향 외에는 테킬라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을 정확히 묘사하기가 쉽지 않다. 존 데버리는 저서 <원하는 걸 마셔요>에서 같은 테킬라여도 맛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한다. 와인처럼 식물이 자라는 환경이 최종 제품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달콤하고 가벼우면서 과일 향이 날 수도 있고 흙이나 광물, 견과류, 고구마의 향이 느껴질 수도 있다. 

- 식전주 : 아페롤 vs 캄파리 vs 치나르 
아페롤, 캄파리, 치나르는 모두 이탈리아의 식전주(아페리티프), 즉 식사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가벼운 알코올음료다. 향신료, 허브, 식물의 뿌리로 만드는 씁쓸한 리큐어인 아마리(아마로 amaro의 복수형)에 해당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대부분의 아마리에는 용담, 약쑥, 안젤리카 뿌리를 비롯해 마녀가 휘휘 젓는 큰 솥에 들어갈 법한 수상한 이름의 식물 재료가 30종 이상 들어간다. 아마리의 역사는 수도승들이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식물로 약효가 있는 물질을 만들던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한 물질이 리큐어의 형태로 등장한 시기는 19세기로 추정된다. 요리책 저술가 케이티 팔라는 저서 <펀치>에서, 1920년대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 아마리를 마시는 것이 '애국 행위'로 여겨졌다고 전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아마리는 지역마다 특색이 뚜렷했다. 출신 지역에 따라 좋아하는 종류가 다를 정도였다. 이제는 대형 산업으로 발전하여 캄파리 그룹 Gruppo Campari이라는 업체가 여러 아마리 중에서도 아페롤과 캄파리, 치나르를 생산한다. 식전주로 쓰이는 리큐어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아페리티보 aperitivo'와 '비터 bitter'다(이쯤 되면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페리티보는 비터보다 단맛이 강하고 알코올 함량은 절반 수준이다. 

 

- 아페롤 aperol은 유명한 아페리티보 중 하나이며 칵테일로도 마실 수 있다. 붉은 주황색이 특징인 아페롤에는 오렌지와 광귤, 대황, 용담, 키나피가 들어가서 씁쓸한 허브 맛과 함께 과일 향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알코올 도수는 11퍼센트로 캄파리와 치나르보다 낮다. 

- 캄파리 campari는 비터로 분류되는 식전주 중에서 가장 유명한 종류이자 네그로니(진과 포도주로 만드는 술인 베르무트, 캄파리를 동일한 비율로 섞어서 만드는 칵테일 -옮긴이)의 재료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6년까지는 캄파리 특유의 밝은 붉은색을 낼 때 연지벌레라는 작은 벌레를 건조시켜서 분쇄한 염료를 사용했다(지금은 인공 염료가 쓰인다). 캄파리는 쓴맛과 알코올 함량이 모두 아페롤보다 강력하다. 도수는 판매되는 지역에 따라 20.5퍼센트에서 28퍼센트까지 다양하다. 오렌지, 대황, 인삼, 그리고 종류가 불분명한 '허브'로 만든다.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성분은 알코올과 물밖에 없다. 

- 뒷부분에 강세가 오도록 치'나르’라고 발음해야 하는 치나르 cynar는 알코올 도수가 16.5퍼센트에 아티초크로 만드는 짙은 색 아마로다. 명칭도 시나라 스콜리무스 Cynara scolymus라는 아티초크의 학명에서 나왔다. 그밖에 공개되지 않은 12가지 다른 허브도 재료로 사용된다. 씁쓸한 맛과 함께 풀 냄새가 살짝 느껴지는 이 리큐어는 캐러멜처럼 해서 마시면 입에 착 달라붙는다. 다음에 네그로니 칵테일을 마실 일이 생기면 캄파리 대신 치나르를 넣어달라고 해보자. 아마 두 번 다시 다른 네그로니는 마실 수 없게 될 것이다. 

- 위스키 whiskey vs 위스키 whisky vs 테킬라 vs 스카치위스키 vs 버번위스키 vs 호밀 위스키
위스키는 옥수수, 보리, 호밀, 밀 등 곡류로 만든 광범위한 술의 명칭이다. 생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곡물을 으깨고

2. 물을 넣어 일종의 '반죽'을 만든 다음

3. 이 혼합물을 끓여서 식히고

4. 당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 효모를 추가한 후

5. 발효된 액체('워시 wash'라고 한다)만 걸러내서 증류기로 옮겨 증류한다. 즉 워시에 열을 가해서 발생하는 증기를 수집한 후 그 증기를 냉각시켜 다시 액체로 만든다.

6. 이 액체를 대개 오크로 만드는 나무통에 담아서 숙성시킨다. 

- 영어에서 whiskey와 whisky의 쓰임은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장소에 좌우된다. 미국과 아일랜드에서는 'whiskey'를 쓰고, 스코틀랜드와 캐나다, 일본에서는 'whisky'를 쓴다. 스카치위스키, 버번위스키, 호밀 위스키의 차이점은 사용된 곡물의 종류와 발효 과정, 생산지다. 

- 스카치위스키 scotch whisky (여기서는 e가 없어야 한다!)는 냄새만 맡아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유의 스모키한 향이 난다. 일반적으로 스카치위스키는 맥아 보리(싹이 날 때까지 물에 담가 둔 보리)에 '토탄'이라 불리는 땔감으로 열을 가해서 만든다. 토탄은 습지에서 주로 발견되는, 일부가 썩고 구멍이 숭숭 뚫린 식물로 된 석탄이며, 이것을 태울 때 나오는 연기가 스카치위스키의 고유한 향을 만든다. 또한 토탄이 어떤 식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이끼가 더 많은지, 나무가 더 많은지 등) 위스키에도 독특한 특징이 생긴다. 생산과 병에 담는 모든 공정이 스코틀랜드에서 이루어지고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에만 스카치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리뷰자 주 : 이 독특한 향을 '피트'라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의에 동의하지 않는데,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위스키를 스카치위스키라고 칭하지만 셰리 위스키들은 전혀 피트하지 않기 때문이다. 싱글 몰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크게 셰리 파와 피트 파로 나뉘는데, 예전에 셰리 쪽인 글렌 고인이 '피트' 관련 문구로 논란이 된 바 있다. ) 

- 싱글 몰트 스카치는 100퍼센트 보리만 들어가고 1년 중 한 계절에 증류소 한 곳에서 생산된 스카치 위스키를 의미한다. 이와 달리 블렌디드 스카치에는 제각기 다른 증류소에서 생산된 위스키와 곡물이 섞여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고지대에서 생산된 맥아가 균형이 가장 잘 잡힌 재료로 여겨지며, 저지대에서 생산된 맥아일수록 가볍다고 평가된다.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섬 아일레이의 맥아가 맛이 가장 강하다.

(리뷰자 주 : 다른 곡물을 섞지 않더라도, 위스키끼리 섞어 '균질한' 맛을 보장한다는 것이 블렌디드 위스키의 특징이다. 싱글 몰트들은 특정 배치의 위스키가 '특별히' 좋은 맛이나 향으로 만들어졌다면 그 배치만 따로 출시하거나 아예 CS(cask strength)로 내놓기도 한다. CS는 알콜 도수가 6-70%에 달하기도 하는데, 니트로 마시면 식도가 화끈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 버번 위스키 bourbon whiskey는 곡물을 으깨서 만드는 반죽에 옥수수가 최소 51퍼센트 들어간다. 미국 켄터키주에서 처음 탄생한 이 위스키는 발효가 끝난 반죽을 일부 섞는 '사워 매시 sour mash'라는 방식이 활용된다. 법률상 미국에서 생산된 위스키에만 버번위스키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다. 

- 호밀 위스키 rye whiskey는 호밀로 만든다. 미국에서는 반죽의 최소 51퍼센트가 호밀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지만, 캐나다는 호밀의 최소 함량 기준이 없다. 버번이나 스카치 위스키보다 떫은맛이 강해서 칵테일에 잘 어울린다. 

- 카푸치노 cappuccino는 다양한 용량으로 판매되지만 재료의 비율은 거의 동일하다. 즉 에스프레소가 3분의 1,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가 3분의 1, 우유 거품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세 가지가 60밀리리터씩 들어간 180밀리리터가 표준 용량이다. 스타벅스에서 여러분 앞에선 사람이 벤티 사이즈로 주문하는 소리를 들었다면, 표준 용량이 얼마인지 꼭 알려줘라. 

- 코르타도 cortado는 에스프레소 60밀리리터에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를 30~60밀리리터 정도 또는 그보다 조금 더 넣은 커피다. 유리잔에 담아 주는 것도 코르타도의 특징이다. 따라서 음료의 온도가 다른 커피보다 약간 낮다. 머그컵과 달리 유리잔에 담긴 음료를 마시려면 잔 전체를 손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르타도는 포장용으로는 판매하지 않으므로 나오자마자 빨리 마셔야 한다. 코르타도를 담는 잔의 이름인 지브랄타로 불리기도 한다. 

-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인기가 많은 플랫 화이트 flat white는 에스프레소 60밀리리터에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를 취향에 따라 30~120밀리 리터 정도 넣은 커피다. 다른 커피와의 중요한 차이점은 우유 거품에 있다. 플랫 화이트에는 더 부드럽고 벨벳 느낌이 나도록 거품을 낸 우유가 들어가므로, 에스프레소 위에 덜렁 올라가 있지 않으며 완전히 잘 섞인다. 커피에 열광하는 괴짜들은 이런 거품을 '마이크로폼 microfoam'(미세 거품)이라고 부른다.

(리뷰자 주 : 개인적으로 우유를 넣어 마신다면 라떼보다 플랫 화이트를 선호한다.) 

- 라테 latte는 우유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커피다. 에스프레소 60밀리리터에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를 180밀리리터에서 600밀리리터까지(!) 넣는다. 표면에 얇은 우유 거품이 덮이지만 그 깊이는 6밀리미터 미만이다. 때로는 이 거품 부분에 하트나 나무, 자화상, 심지어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 같은 장식이 들어가서, 마시려다가 감탄하게 된다. 

 

- 녹차 vs 말차
자세히 설명하기에 앞서 아주 충격적인 사실부터 밝혀둔다. 차의 원료가 되는 식물은 전부 같은 식물이다! 얼그레이, 아삼, 재스민, 전차, 흔해빠진 립톤에 들어가는 차까지 전부 차나무(학명 camelliasinensis)의 잎으로 만든다. 각각의 차이는 잎을 처리하고, 가공하고, 발효하는 방식에서 생긴다. 차나무 잎에 증기를 가하고 돌돌 말린 상태로 건조하여 파릇파릇한 색이 그대로 남도록 가공한 것이 녹차 green tea다. 발효를 거치지 않으므로, 맛이 강하고 향도 진한 홍차와 달리 신선한 풀의 향이 남아있으며 쓴맛이 있지만 그리 강하지는 않다. 말차 malcha는 녹차의 한 종류로, 일본에서는 12세기에 말차를 중심으로 다도 문화를 형성할 만큼 귀중하게 여겼다(말차가 요즘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줄 알았다면 몇백 년이나 뒤처진 사람이다). 말차는 차나무가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를 가린 그늘에 20일 동안 두었다가 잎을 수확해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잎의 엽록소, 그리고 진정 효과가 있는 아미노산인 L-테아닌의 농도가 크게 증가한다. 잎은 손으로 하나하나 딴 다음 증기를 가하고 그대로 말리거나 돌돌 말아서 말린다. 잎을 동그랗게 말아서 건조한 차는 '쿠로'라는 고급 녹차로 분류된다. 그냥 말린 '전차'의 줄기와 잎맥을 제거한 후 맷돌에 갈면 우리가 말차라고 부르는 가루가 된다. 

- 차 마실 시간이 되면 말차 가루를 물에 섞고, 대나무로 만든 차선이라는 특별한 도구로 저어, 호로록 함께 마시는 거품을 내는 동시에 물속에 가루가 부유하도록 만든다. 완성된 말차를 마셔보면 마치 새파란 녹색을 그릇에 담아서 마시는 듯 신선한 식물의 향과 함께 약간 단맛이 느껴진다. 전통적인 녹차처럼 잎을 물에 담갔다가 제거한 후에 마시는 게 아니라 가루로 만들어서 전부 다 마시므로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 카페인도 그만큼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말차는 등급과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만, 크게는 다도용과 요리용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다. 다도용 말차는 물이나 뜨겁게 데운 우유에 타서 그대로 마시기 좋고, 더 저렴한 요리용 말차는 빵과 과자를 만들 때 재료로 쓰거나 스무디로 만들어 먹기에 좋다. 말차 특유의 싱그러운 색을 살리거나, 풍부한 비타민을 그대로 얻고 싶지만 말차의 맛까지 전부 느끼고 싶지는 않다면, 그렇게 빵, 과자, 스무디로 먹거나 마시면 된다. 

 

- 우리가 슈퍼에서 보는 디저트용 바나나는 전부 캐번디시 Cavendish라는 종이다. 현재 열대 지역을 제외한 세계 각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되는 종류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바나나의 최대 85퍼센트가 플랜테인 종이다. 플랜테인은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요리에 재료로 쓰인다. 동전 모양으로 동그랗게 썰어서 튀겨 먹기도 하고, 튀겨서 으깬 다음 한 번 더 튀겨서 먹기도 하며, 푹 끓이는 요리나 스프에 넣기도 한다. 아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료다. 

(리뷰자 주 : 구워서 시럽이나 땅콩버터를 끼얹어 먹으면 충분히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 바나나의 학명인 무사 사피엔툼은 '현자의 과일'이라는 뜻이다. 인도에서 도를 닦는 사람들이 바나나 잎이 드리워진 그늘 아래에 앉아 명상을 했다는 미신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 국제무역에서 취급되는 바나나의 종류는 몇 가지뿐이지만, 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의 특산물 시장에 가면 형태·크기·색깔·맛이 다양한 여러 바나나를 볼 수 있다. 껍질이 은빛이 도는 푸른색인 블루자바 바나나(‘아이스크림 바나나’로도 불린다)는 아이스크림 맛이 나고, 만자노 바나나는 딸기와 사과를 섞은 듯한 독특한 맛이 난다. 또 길이가 7~10센티미터인 레이디핑거 바나나는 캐번디시 바나나보다 훨씬 달콤하다.

(리뷰자 주 : 나는 '스미후루'에서 내놓았던 바나플 banapple을 정말 좋아했는데, 최근 몇 년은 눈에 띄질 않아 못 먹고 있다. 작은 사이즈지만 훨씬 쫄깃한 식감에 사과향이 나서 무척 맛있었다. 그때 같이 나왔던 로즈바나나는 그냥그냥... 최근에는 키위티 바나나가 유통되는 것 같은데 고민 중이다.)


- 바나나는 자랄 때 '음성 굴지성'이라는 독특한 성질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땅을 향해서 자라다가 나중에는 위를 향해,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해를 향해서 자란다. 식물이 불안정한 형태가 되지 않으면서 빛을 최대한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바나나가 휘어진 모양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가루 설탕 : 정제당 vs 슈거파우더 vs 분당
가루 설탕 Superfine sugar(또는 정제당 castor)은 이름 그대로 일반적인 과립 설탕보다 입자가 훨씬 더 미세한 설탕이다. 과자와 빵을 만들 때는 어떤 질감의 설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음식의 특징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케이크에 버터와 함께 들어가는 설탕은 일반적인 가루 설탕을 써야 자잘한 공기주머니가 형성되어 밀도가 높아지고 식감이 보슬보슬해진다. 다른 설탕으로는 이러한 식감을 만들 수 없다. 머랭을 만들 때도 가루 설탕을 써야 설탕 결정이 작아서 빨리 녹고, 완성된 후에 설탕이 씹히거나 제대로 굳지 않아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텐더들이 차갑게 내는 음료나 시럽에 즐겨 쓰는 설탕도 마찬가지다. 아이스커피에 일반 설탕을 넣었다가 설탕을 씹은 적이 있는가? 가루 설탕을 쓰면 그럴 일이 없다. 분당 powdered sugar 또는 슈거파우더 confectioners' sugar는 극히 미세한 가루로 만든 설탕으로, 서로 뭉치지 않도록 옥수수 전분을 조금 섞는다(약 3퍼센트). 전분은 안정제 역할을 하고, 휘핑크림이나 너무 묽게 만든 프로스팅에 조금만 넣어도 재료를 단단하게 굳히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글레이즈(광택제) 재료로 아주 적합하다.

(리뷰자 주 : 그럼 얼음 설탕은?)

 

 

- 설탕 종류 : 황설탕 vs 흑설탕
황설탕은 정확히 어떤 설탕일까? 대체로 미국에서는 바닥이 좁은 길쭉한 상자에 담겨서 판매되고, 꺼내서 계량컵에 부으려고 하면 굳어서 도저히 부을 수가 없어 낑낑대다가 결국 온 사방에 쏟고 마는 그 설탕, 다시 넣어두었다가 다음에 쓰려고 하면 아예 벽돌이 되어서 다이아몬드 못지않게 절대 깨지지 않는 그 설탕 말이다. 황설탕은 일반적인 하얀 정제 설탕에 당밀을 첨가해서 만든다. 황설탕과 흑설탕의 유일한 차이는 당밀의 함량으로, 황설탕 light brown sugar은 3.5퍼센트이고 흑설탕 dark brown sugar은 6.5퍼센트다. 

 

- 정제하지 않은 갈색 원당도 있다. 이러한 원당에는 원료로 쓰인 사탕수수나 야자나무 즙의 무기질과 산성 물질이 전부 고스란히 담긴다. 무스코바도, 터비나도, 데메라라 설탕이 해당하며, 모두 가공된 설탕보다 복합적이고 미세한 맛을 낼 수 있다. 갈색 또는 흑색 무스코바도 설탕은 일반 황설탕이나 흑설탕처럼 써도 되지만, 터비나도나 데메라라 설탕은 결정이 더 크고 거칠어서 그렇게 쓸 수 없다. 대신 머핀이나 파이, 퀵브레드에 토핑으로 사용하면 아삭한 식감을 더할 수 있다. 

(리뷰자 주 : 그 외 카소나드 설탕인 '라 빠르쉐'도 있다. 나는 데메라라보다는 라빠르쉐를 먹는 편이다.)

 

- 비터스위트 vs 세미스위트
달콤 쌉싸래한 비터스위트 bittersweet 초콜릿과 덜 단 세미스위트 semisweet 초콜릿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려면 먼저 초콜릿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카카오나무에서는 길쭉하고 샛노란 열매가 열린다. 열매를 잘라보면 씨앗이 아코디언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가득들어 있는데, 이 씨앗을 분리해서 발효한 후 말리고 굽는다. 그런 다음 딱딱한 껍질을 깨고 속의 내용물만 모아서 잘게 빻아 가루로 만들면 페이스트 형태의 진한 코코아매스, 즉 카카오가 된다. 비터 초콜릿, 베이킹용 초콜릿, 무가당 초콜릿으로도 불리는 순수 초콜릿은 이 코코아매스로 만든다. 여기에 바닐라나 바닐린(합성 바닐라) 같은향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자연 상태의 코코아매스는 코코아버터가 약 55퍼센트를 차지하고 나머지 45퍼센트는 초콜릿의 맛을 내는 코코아 고형물로 이루어진다. 코코아버터와 고형물은 분리해서 다양한 비율로 다시 합칠 수있다. 두 가지가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초콜릿의 멋진 포장지에큼직하게 적힌 카카오 함량이 결정된다(포장에 함량이 적혀 있지 않은 초콜릿은 보통 카카오를 53퍼센트 정도 함유한다). 카카오를 제외한 성분은 대부분 당이며 레시틴이라는 지방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자,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정답을 이야기할 차례다. 사실 비터스위트와 세미스위트를 구분하는 공식적인 기준은 없다. 세미스위트 초콜릿으로 판매되는 제품과 비터스위트 초콜릿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들어간 코코아버터와 코코아 고형물 비율이 같을 수도 있다. 초콜릿에 적용되는 기준은 카카오를 35퍼센트 이상 함유해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그러므로 직접 먹어보고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리뷰자 주 : 초콜릿 향이 나는 당분과 초콜릿은 다르다!) 

- 핫코코아 vs 핫초콜릿
핫코코아 hot cocoa는 코코아 파우더에 설탕과 우유 또는 크림을 넣어 만든다. 입맛에 따라 재료의 비율을 맞추면 된다. 핫코코아를 만드는 건 빵을 만드는 것과는 다르므로 천연 코코아 파우더와 네덜란드 방식으로 가공된 코코아 파우더 중 아무거나 넣어도 된다. 어느 쪽이든 마셨을 때 마음이 포근해지고 집 생각이 절로 나므로 넣고 잘 저어주면 된다. 네덜란드 방식으로 가공된 코코아 파우더를 사용하면 초콜릿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고, 천연 코코아 파우더를 넣으면 가볍고 상큼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마시는 초콜릿'으로도 불리는 핫초콜릿 hot chocolate은 정말로 초콜릿으로 만든다. 즉 뜨거운 우유나 크림, 물에 초콜릿을 잘게 잘라서 또는 얇게 깎아서 넣는다. 핫코코아보다 맛이 진하고 풍미가 강하며 보통 단맛이 덜 하다. 핫초콜릿의 역사는 2500년에서 3000년에 이른다. 마야인들은 다 자란 코코아 열매와 고추로 음료를 만들어서 마셨다고 전해진다. 잘게 빻은 아르볼 고추 또는 카옌페퍼를 한번 넣어보면 큰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리뷰자 주 : 고춧가루가 들어간 핫초코가 은근 맛있다는 모양이다?! 이번 겨울에 시도해봐야지.)

- 모차렐라 vs 스트라치아텔라 vs 부라타
모차렐라 mozzarella는 소의 젖으로 만든 생 치즈다. '버펄로 모차렐라'는 물소의 젖으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젖을 짜서 응유와 유장을 분리한 후, 응유의 물기를 제거하고 얇게 썰어서 수온을 섭씨 82~85도로 맞춘 수조에 담가 둔다. 이렇게 굳힌 응유를 쭉쭉 길게 늘어나도록 반죽처럼 치댄 다음 표면이 매끈한 공 모양으로 둥글게 뭉치면 완성이다. 스트라치아텔라 stracciatella는 생 모차렐라를 신선한 크림에 담가서 만든다. 완전한 고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액체도 아닌 이 치즈는 새로 개업한 음식점에서 토스트 한쪽에 바르기만 한 음식을 무려 13달러쯤 받고 당당히 판매할 만큼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부라타 burrata는 모차렐라 덩어리에 스트라치아텔라를 채워 넣은 치즈다. 겉은 단단하지만 잘라보면 속에서 모차렐라와 크림이 흘러나온다. 카프레제 샐러드를 만들 때 부라타를 한번 써보면 두 번 다시 다른 치즈는 쓸 수 없을 것이다. 

(리뷰자 주 : 나는 브리야 사바랭 치즈가 최애 치즈이지만, 기본적으로 에멘탈 치즈 같은 경성 치즈도 좋아하고 모차렐라 같은 연성 치즈도 좋아한다. 치즈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가공 치즈만 맛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내 경험담이다) 치즈퀸이나 치즈플로 같은 치즈 전문샵들도 생기고 있으니 보다 다양한 맛에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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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봉 방식 : 칼초네는 반으로 접어서 가장자리에 (만두처럼) 주름을 잡아 붙인다. 스트롬볼리는 (부리토처럼) 돌돌 말아서 마지막에 반죽을 덧발라 고정한다.


형태 : 칼초네는 반달 모양이며, 스트롬볼리는 길쭉하고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이다.


조리법 : 스트롬볼리는 구워서 익히고 칼초네는 굽거나 튀긴다.


1인분의 양 : 칼초네는 보통 하나가 1~2인분이다. 스트롬볼리는 여러 명이 나눠먹는다.


원산지 : 칼초네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피자보다 수월하게 들고 다니도록 만든 음식이다. 스트롬볼리는 미국 필라델피아 남부에서 처음 등장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이 만들고 잉그리드 버그먼이 출연한 1950년 개봉작 <스트롬볼리>에서 이름을 따왔거나, 1932년부터 거의 계속 분출이 일어나 지구상에서 가장 활동이 많은 활화산으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스트롬볼리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속 재료 : 칼초네와 스트롬볼리 모두 치즈, 고기, 채소 등 다양한 재료로 속을 채운다. 칼초네는 보통 리코타 치즈를 사용하고 스트롬볼리는 대부분 모차렐라 치즈를 넣는다. 


소스 : 칼초네를 열어보면 소스가 거의 없다. 대신 찍어 먹는 소스가 따로 제공된다. 스트롬볼리는 주로 속에 소스를 함께 넣어서 만들지만, 칼초네처럼 따로 담아 제공하기도 한다.

 

- 캔자스시티 바비큐 소스 Kansas City Barbecue Sauce : 미국인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바비큐 소스의 특징이 모두 나타난다. 되직하고 붉은색이며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케첩 맛이 많이 난다. 바비큐 전문가인 미트헤드 골드윈은 캔자스시티 바비큐 소스에서 느껴지는 복합적인 맛은 단맛(토마토 페이스트나 케첩, 황설탕, 당밀, 꿀)과 신맛(레몬즙, 식초, 스테이크 소스), 매운맛(고추 분말, 흑후추, 겨자, 핫소스)을 내는 재료가 다양하게 쓰이고 마늘, 양파, 우스터소스, 커민, 소금도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바비큐' 향을 더하기 위해 액상 훈제 향료가 첨가된 제품도 많다. 이 지역의 유명한 요리인 돼지갈비 구이와 미트로프(다진 고기에 채소 등 다른 재료를 섞어서 한 덩어리로 구운 음식 - 옮긴이)에 특히 잘 어울린다. 

 

- 이스트캐롤라이나 몹 소스 East Carolina Mop Sauce : 저지대로 알려진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볼 수 있는 소스로, 맨 처음 바비큐 요리를 시작한 사람들이 개발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와서 정착한 스코틀랜드인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온 아프리카 노예가 그 주인공으로, 식초, 흑후추, 붉은 고춧가루를 섞은 소스를 고기와 함께 먹던 것이 시작이었다. '몹'으로 불리던 이 혼합 소스는 고기를 익히는 동안 그 위에 끼얹고 다 익은 고기를 먹을 때도 곁들였다. 캔자스시티 소스처럼 고기 위에다 보기 좋게 바르는 용도가 아니라, 속까지 잘 스며들도록 만들어졌다. 식초와 고추가 속까지 깊이 스미면 이 지역 특산물인 통돼지 바비큐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의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아지는 마법 같은 소스다. 

 

- 렉싱턴 딥 Lexington Dip : 렉싱턴 딥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렉싱턴에서 탄생했다. 이스트캐롤라이나 몹 소스와 비슷하지만, 케첩이나 토마토 페이스트가 조금 들어가서 더 달콤하다. 골드윈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칠면조 고기와 잘 어울린다고 전했다.

 

- 사우스캐롤라이나 머스터드소스 South Carolina Mustard Sauce :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온 독일 이민자들은 돼지고기와 머스터드의 궁합이 환상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바비큐에도 그 지혜를 활용했다. 그 결과 노란 머스터드소스에 식초·설탕·향신료를 섞은, 쨍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소스가 완성됐다. 돼지고기라면 어떤 부위든 다 잘 어울린다. 

- 텍사스 몹 소스 Texas Mop Sauce : 식초, 칠리 파우더, 커민, 핫소스, 양파에 케첩을 살짝 더한 묽은 소스다. 바비큐 전문가들은 고기에 이 소스를 발라서 굽고, 다 구워진 고기를 먹을 때도 곁들인다. 텍사스 지역의 소스는 소고기 육즙이나 고기의 기름 부위를 잘라 넣는 경우가 많아서 병에 담아 보관할 수 없다. 골드윈은 텍사스주 라노의 유명 바비큐 음식점인 쿠퍼스에서 쓰는 바비큐 소스를 '소고기 육즙을 넣고 끓인 묽은 토마토 수프' 같다고 묘사했다. 소갈비, 양지머리 등 이 지역의 정통 소고기 바비큐 요리와 말할 것도 없이 찰떡궁합이다. 

- 앨라배마 화이트 소스 Alabama White Sauce : 앨라배마주에 가면 어디에서나 하얀 바비큐 소스를 볼 수 있다. 마요네즈와 식초에 마늘 분말, 겨자 분말 등 다양한 양념이 들어간 이 소스는 1925년 디케이터시에 음식점 '빅 밥 깁슨의 바비큐'를 열고 바비큐 요리를 팔기 시작한 밥 깁슨이 처음 개발했다. 기름기가 많아서 돼지고기와는 별로 안 어울리지만 닭고기, 칠면조 요리에 곁들이면 기가 막힌다.

 

- 켄터키 블랙 바비큐 소스 Kentucky Black Barbecue Sauce : 가장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시커먼 바비큐 소스는 켄터키주 서부 오인즈버러의 인근 음식점에서만 볼 수 있다. 백식초와 우스터소스가 재료로 들어가는 이 소스는 이 지역 특선 요리인 훈제 양갈비에 사용된다. 요리사들은 고기에 발라서 굽는 소스로, 음식에 곁들이는 소스로 모두 활용한다. 하지만 골드윈은 우리가 잘 아는 그런 새콤달콤한 맛과는 아주 거리가 머니, 소스만 찍어서 먹어보고 싶어도 참으라고 권한다.

 

- 원산지 : 파스트라미의 원산지는 로마(파스트라미가 등장하기 전에, 돼지고기나 양고기로 만드는 '파스트라마 pastrama'라는 음식이 있었다) 또는 터키(소고기로 만든 '파스트르마 pastirma'라는 음식이 먼저 있었다고 전해진다) 중 한 곳으로 추정된다. 콘드비프는 아일랜드가 원산지다. 성 패트릭의 날(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을 기리는 날-옮긴이)에 콘드비프를 먹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기 부위 : 오늘날에는 둘 다 소고기로 만들지만 사용되는 부위는 다르다. 콘드비프는 소의 가슴 아래쪽 양지머리로 만들고 파스트라미는 기름기가 적고 넓적하면서 단단한 어깨살인 갈비덧살(꽃등심 중에서도 가장 윗부분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가리킨다. 새우살, 꽃살로도 불린다-옮긴이)이나 갈비 바로 아래쪽의 더 작고 육즙이 많은 양지 부위로 만든다. 요즘에는 양지머리로 파스트라미를 만들기도 한다.

 
염장 방법 : 파스트라미와 콘드비프는 모두 소금물에 절여두었다가 익힌 음식이다. 소금과 향신료가 포함된 물을 고기에 문지르거나 그 물에 고기를 담가서 촉촉하면서도 풍미가 가득해지도록 만든다. 소금, 설탕, 흑후추, 정향, 고수, 월계수 잎, 주니퍼 베리, 딜과 함께 질산나트륨 또는 아질산나트륨을 보존료로 첨가한 혼합물이 사용되는 것도 동일하다.

향신료 : 파스트라미와 콘드비프가 나뉘는 지점이다. 파스트라미는 염장 후 흑후추, 고수, 겨자씨, 회향 씨가 포함된 혼합 향신료를 곁에 입히며 생마늘을 함께 첨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고기가 거무스름한 빛을 띤다. 콘드비프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조리 방법 : 파스트라미는 단단한 나무를 태워서 훈연한다. 이때 고기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팬에 물을 담아서 근처에 함께 둔다. 훈연이 완료되면 일단 식히고 먹기 전에 증기로 찐다. 콘드비프는 끓여서 익힌다. 

 

- 혹시 몬트리올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곳에서 본 '훈제 고기'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할 것이다. 캐나다의 특산물 중 하나인 훈제 고기는 콘드비프, 파스트라미와 같은 종류지만 여러 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우선 캐나다의 훈제 고기는 양지머리로 만들고 흑후추, 고수, 마늘, 겨자씨가 들어간 소금물에 염장하지만, 설탕이 파스트라미나 콘드비프보다 훨씬 적게 들어간다. 이렇게 염장한 다음 파스트라미와 같은 방식으로 훈연한다. 위의 두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호밀빵에 올려서 머스터드(서양 겨자)와 함께 먹으면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 아가미 : 중학교 생물학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상기해보면, 아가미는 표면적을 최대한 넓힐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슈림프는 아가미가 여러 겹의 납작한 판형인 반면, 프론의 아가미는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나뉜 형태다. '수상새아목'이라는 분류 명에서 'branchiata'에 이런 특징이 반영되었는지도 모른다(나뭇가지는 영어로 branch다-옮긴이). 

 

- 집게 또는 집게발 : 슈림프는 다리에 집게발이 두 쌍 있고 맨 앞의 한 쌍이 가장 크다. 프론은 집게발이 세 쌍이고 두 번째 쌍이 맨 앞의 것보다 크다.

몸 구조: 슈림프와 프론은 둘 다 십각류에 속하므로 체외 골격에 다리가 10개라는 점은 동일하다. 십각류의 몸은 크게 머리, 가슴 (머리 바로 아래), 배('몸통'), 꼬리까지 네 부분으로 나뉜다. 프론은 머리가 가슴과 겹치고 가슴은 배와 겹치는 지붕널 같은 구조인 반면, 슈림프는 마치 허리띠를 두른 것처럼 가슴이 머리와 배를 두른 형태다. 

서식지: 프론은 민물에 살고 슈림프는 민물이나 바다에 서식한다(대부분은 바다에서 잡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수온이 낮은 물에 서식하는 슈림프일수록 몸집이 작다는 것이다! (나는 스칸디나비아식 새우 샐러드에 들어 있는 새우가 왜 그렇게 작은지 늘 궁금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리뷰자 주 : 바다 징거미도 존재한다.)

 

- 옐로 머스터드 Yellow Mustard : 야구장에서 많이 먹는 핫도그에 뿌려진 옐로 머스터드의 재료는 (뭘까!) 바로 잘게 분쇄한 노란색 겨자씨와 식초, 물이다. 특유의 샛노란 색을 더하기 위해 강황이 첨가되는 경우도 많다. 매운맛으로 따지면 부드러운 편에 속하지만 특유의 톡 쏘는 향이 있다. 

- 스파이시 브라운 머스터드 Spicy Brown Mustard : 갈색 겨자씨가 재료로 쓰이고 옐로 머스터드보다 식초가 덜 들어간다. 씨앗부터가 더 맵고 산성도는 더 높아서 옐로 머스터드보다 톡 쏘는 맛이 더 강하다. 주로 기름기가 많고 풍미가 깊은 익힌 육류에 곁들여 먹는다. 그러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겨자의 강한 맛이 순화된다. 가공 후에도 완전히 분쇄되지 않은 겨자씨가 남아서 식감이 다소 거친 편이다.

 

- 디종 머스터드 Dijon Mustard : 갈색 또는 검은색 겨자씨를 잘게 분쇄해서 만든다. 이름에 나와 있듯이 프랑스 디종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디종 머스터드가 전부 그곳에서 제조된 것은 아니다. 겨자씨에 프랑스어로 '베르쥐'라고 하는 덜 익은 포도의 즙을 섞어서 만드는 것이 정통 방식이나, 오늘날에는 이 즙 대신 화이트 와인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베르쥐와 화이트 와인은 식초보다 산성도가 낮으므로 디종 머스터드는 대체로 매콤하고 쨍한 맛이 강하다. 샐러드드레싱, 마요네즈 재료로 아주 적합하며 소스와 비슷한 다른 음식에 잘 어울린다. 조금만 넣어도 존재감이 오래 느껴진다.

(리뷰자 주 : 나는 디종이나 홀그레인.) 

- 홀그레인 머스터드 Whole-Grain Mustard : 갈색 겨자씨를 으깬 후 와인을 페이스트가 될 정도로만 섞어서 만든다. 되직하고 식감이 거칠다. 겨자씨가 전부 분쇄되지 않고 남아 있으므로 다른 머스터드소스에 비해 매운맛이 약하다. 음식의 식감을 조금 색다르게 살리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다. 비네그레트 vinaigrette(오일에 식초, 레몬즙과 같은 산성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샐러드드레싱 - 옮긴이)에 넣거나 연어에 발라 먹어도 좋고 샌드위치를 만들 때 듬뿍 뿌려도 좋다. 

- 핫 머스터드(매운 겨자) Hot Mustard : 보통 가루 형태로 판매되며 곱게 간 갈색 또는 검은색 겨자씨로 만든다. 찬물에 가루를 개서 사용한다. 겨자 가루에 물을 섞으면 엄청 매워진다. 섞은 후 약 15분쯤 그 강도가 절정에 달했다가 점차 약해진다. 보통은 만두나 에그롤과 함께 제공된다. 핫 머스터드 소스에 푹 찍어서 먹으면 코가 뻥 뚫리는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 잉글리시 머스터드 English Mustard : 노란색과 갈색 겨자씨를 섞어서 만드는 매운 겨자의 한 종류다. 소스로 판매되는 제품도 있지만, 매운맛을 제대로 내려면 소스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가루 제품을 구입한다. 중국 음식에 들어가는 매운 겨자처럼 굉장히 맵지만 노란색 겨자씨로 만드는 만큼 중국 겨자보다는 덜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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