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로런스 쇼터 / 공경희
출판 : 예담
출간 : 2017.07.07
굉장히 빠르게 뭔가 변할 줄 알았는데 막상 7월이 되었는데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일상은 여전히 일상이었고, 여름은 그냥 여름이었다. 미친 듯이 활력이 샘솟거나 의욕이 불타오르지도 않았고 이전보다 훨씬 더 집중이 잘 되거나 생각이 명료해지지도 않았다.
살짝 멍해진 채로 생각했다.
나의 여름은, 사실은 항상 이랬던 걸까?
언제나 여름에는 조금쯤 더 활기차게 보냈었다는 건, 어쩐지 그랬던 것만 같은 착각이었던 걸까?
사람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여름의 시작과 끝을 다르게 정할 수 있겠으나 통상 6월에서 8월까지를 여름으로 부르곤 한다는 점을 떠올렸을 때, 나는 무척 초조해졌다. 7월이 끝나가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꼭 뭔가를 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 간 여름마다 하나씩 굵직한 기억이 남았던 것만 같아서.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냥 좀 내려놓고 쉬어도 괜찮아.
잠시 멈춰도 괜찮아.
그렇게 스스로에게 채찍질 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구에게나 열정적으로 달려나가는 때와 가만히 쉬어가는 때가 존재하는데, 왜 나만은 언제나 원하는 대로 그걸 조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대상포진이 온 상태로도 정상근무를 해냈고 그게 몇 번 반복되다 보니 나중에는 약을 먹는데도 물집이 가라앉지 않는 상태로 버텼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나는 병가가 없고 아무도 대신 근무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변하는 건 없었겠지만. 적어도 스스로에게 이걸 해내야만 한다고 다그치지는 않았어도 되었을 텐데.
나는 나를 고행으로 내몰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해 왔는데, 가만히 스스로를 살펴보니 충분히 고행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도 못해낼지 몰라도, 나는 할 수 있어'라는 -<킹크>에 따르면 변태 같은- 욕망으로 큰 의미 없는 성취를 위해 자가 학대해 왔던 것이다.
아이고. 아무 의미 없다.
그냥 좀 더 자주 웃고, 그래서 약간 더 친절해지고, 매사 호기심을 잃지 않을 정도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다른 누구 말고, 내가.
뭣 좀 안 하고 늘어져 있으면 어떤가.
그래도 나는 나인데.
좀 쉬자.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잘했다 나샛기
어서 와요.
덜 일하고도 더 많이 얻는 방법을 나누는 책입니다.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는 것들에서 벗어나
세상을 거꾸로 보는 법을 알아봅시다.
우리의 길잡이는 '게으른 구루'예요.
영혼 깊은 곳,
잔잔한 강가에 사는 평온한 존재.
- 상자 속에 감정을 안전하게, 눈에 안 보이게 넣어 둘 수 있지요.
- 그런데 말이죠, 생각해 봤나요?
- 흐르는 것을 가두려면 젖 먹던 힘까지 쏟아야겠지요.
그러면 우린 착한 소년 + 소녀가 될 수 있어요.
그 결과는? 순리를 놓치고 말지요.
-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벌어진 틈 + 구멍을 죄다 메워야겠지요.
세상은 자극적인 것으로 틈을 메우려 안간힘을 쓰지만...
- 최악은...
안에서 짓누른 에너지를 얻으려고 서로 이용하는 것.
- 난 당신을 원해요! 당신이 필요해요! 당신을 내게 줘요!
내가 괜찮다고 느끼게 해 줘! 내 말대로 해요! 이렇게 해요! 저것도...
- 이런 결과를 얻으려면 열심히 해야 된다고 알고 있지요.
그런데 실제 이런 성과를 내는 데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아요.
- 대신 거기엔 공통점이 하나 있지요.
- 생각을 밀어내고
다른 일이 벌어지게 놔두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자 가장 지적인 일이다."
- 오스카 와일드
-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다들 상자를 열지 않으려 하지요.
그 결과, 안에 든 긍정적인 에너지는 근육 뭉침, 불편, 나쁜 태도, 호흡 곤란, 고집불통의 형태로 몸 안에 갇힙니다.
그 때문에 이유 없이 자주 스트레스를 받고 불쑥 + 뜬금없이 분통을 터뜨리고 뭔가에 사로잡히고 한동안 딴사람이 된 것 같지요.
- 우리 안의 스트레스 유발자는, 지금 상황이 못마땅한 또 다른 내 모습입니다.
- 감정이 촉발되면 내면의 스트레스 유발자가 몸을 꽁꽁 묶어 꼼짝 못 하게 하고, 쥐고 흔들고 상황을 통제하려 덤벼요.
- 멈추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입니다. 우리는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믿으면서도 어느 결엔가 스트레스를 받아 비효율적으로 처신하지요.
- 멈추기는 어느 상황에서나 효과가 있습니다. 재난과 위기뿐 아니라 마감과 저녁 모임에도 통하지요. 완벽한 게으른 구루가 되면, 흐름을 잃은 느낌이 들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멈출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공간을 만들고 오감을 열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 같았는지 알게 되지요.
- 하던 일을 멈추기만 하세요.
- '감각에 충실하기'에 시간을 할애하면 나중에 에너지, 영감, 생산성이라는 보답이 돌아옵니다.
감각에 충실하면, 어떤 긴장이든 생겼다가 풀릴 공간이 생깁니다. 또한 의식하지 않는 마음이 생겨나지요. 자기 조직력, 몸에 대한 본연의 지식이 생기고 마음과 주변 세상에 활력을 주게 됩니다.
- 근육을 키우듯 집중하고 감정에 충실해지는 연습을 하세요. 안팎으로 감지되는 감각들을 순수한 언어로 설명하세요. 정확히 표현해 봐요. 알게 되는 것에 좋고 나쁨을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세요.
- 그걸 놓아버릴 수 있겠어요?
잠깐이라도 모두 다 놓아버릴 수 있겠어요?
- 놓아버리기는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놓아버리기는 생각을 놓아버린다는 생각까지 접고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지요.
- 그저 최선을 다하세요. 어디서 긴장하고 매달리는지 눈여겨보세요. 계속 주시하면서 기다려요.
- 놓아버리기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게으른 구루가 배워야 될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논쟁 중에 '내가 틀렸네'라고 말하거나 효과 없는 지시를 취소하는 것만큼이나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죠.
- 사람들은 행동에만 집착하는 게 아닙니다.
감정(분노, 미움, 슬픔, 자만심)에도 매달립니다. 이런 감정들이 불편한데도, 그냥... 놓아버리게 되지 않으니 참 이상하지요.
- 하지만 아이디어든 행동이나 감정이든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가장 필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1. 친절 베풀기
2. 침대 명상
3. '해야 되는데' 버리기
4. 지저분한 것 청소하기
5. 긴장 내려놓기
6. 몰입하기
7. 소통하기
- 그게 모일수록 점점 더 자신과 남들을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계속 행동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생기지요.
'해야 되는데'가 쉬는 걸 힘들게 만듭니다.
- 이 순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해야 되는데'란 생각을 새겨봅시다. 그 의무감이 옳은지, 타당한지...
(자신을 위한 '해야 되는데'와 타인을 위한 '해야 되는데'를 다 포함시켜야 해요.)
- '해야 되는데' 뿐만 아니라 '하고 싶어'나 '해야만 해'도 이용할 수 있어요. 이것들은 어떻게 달라져야 될지에 대한 힌트이니까.
- 각각의 '해야 되는데' 뒤에서 어떤 감정이 드는지 보세요. 매의 눈으로 살펴보도록 해요.
- 자신에게 물어봐요.
"왜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이 '해야 되는데'를 하면 뭐가 달라지지?"
"정말 그럴까?"
- 이제 물어봅시다. 이 '해야 되는데'가 날 더 행복하게 해 줄까? 아니면 더 스트레스를 줄까?
- 무엇인가 하지 않아도 돼요.
마음에서 밀어내기만 해도, '해야 되는데'가 날뛰는 와중에 게으른 구루가 들려주는 기발한 말을 담을 공간이 생기지요.
- 시간이 지나면서 습관 + 믿음으로 만들어진 상자들은 생활 현장에서 방해물 + 난장판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 정리하지 않은 것들이 쌓여 점점 어질러지고...
- 어질러진 것들은 삶에서 지성 + 통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지요.
- 그러니 스트레스 없는 최고의 문제 해결법은, 지저분한 것을 치우는 겁니다.
(사진, 음악, 이메일, 사용하지 않는 앱, 처박아 둔 바지...)
- 물건만 그런 게 아니에요.
'해야 되는데'를 버리고 방을 청소하듯 스트레스 요인인 부질없는 근심도 정기적으로 치워야 합니다.
- 방법은, 매일 일기를 써서 기록하는 것. 마음을 어지럽히는 걸 찾아서 싹 버리는 것.
- 더 효과적인 긴장 해소법은 멈추기, 감각에 충실하기, 놓아버리기.
- 그다음은 감정에 따라(실제로) 움직이기.
- 현재 가장 절실한 감정 상태를 인정하세요.
맘에 들지 않는 감정이라 할지라도.
- 그 감정에게 공간을 주세요. 몸을 움직여봐요.
- 껍질마다 사연이, '해야 되는데'가, 감정이, 왜곡된 믿음이 있거든요.
- 긴장을 풀면 이런 껍질들이 표면에 올라왔다 차츰 벗겨집니다.
그 안의 '진짜 나'뿐 아니라 나를 보호하려고 쓴 가면과 가식도 보이겠지요.
- 살짝 불편할지도 몰라요.
- 누구나 똑같이 외롭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상자 + 다른 '해야 되는데'로 그걸 드러내지요.
- 흔히 감정을 발산하는 바로 그 방식으로!
-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최고의 비법은, 내게 일어나는 일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조목조목 설명해요. 남을 탓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경험을 하나하나 자세히 표현하는 겁니다.
- 처음에는 겁나겠지만 이렇게 하면 긴장이 해소되고 믿음이 생기지요.
언제나 맞는 방법은 아니지만, 두려움과 마주해서 당당하게 나아가면, 그 막강한 효과에 놀랄 겁니다.
- 그러니까 멈추고, 감각에 충실하고, 놓아버리세요. 그때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을 타인에게 털어놓으세요.
- 마지막으로...
어떤 실천 방법을 시도하든, 결국 모든 것은 호흡으로 귀결됩니다. 호흡은 몸과 감정 안에 살아 있는 흐름이지요.
- 그러니 분노나 평온이 느껴지면 언제든지...
심호흡을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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