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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론즈데일]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 - 6개월 안에 혼자 끝내는 외국어

일루젼 2023. 11. 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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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크리스 론즈데일 / 하은지
출판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출간 : 2019.11.11 


       

        

몇 년 전 TED 영상 중에서 '6개월이면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강연자 자신 또한 그렇게 6개월 만에 중국어를 배울 수 있었다는 말에 무척 솔깃했던 기억이 난다.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는 도서관을 훑어보다가 제목에 끌려 집어 들었던 책인데, 내가 봤던 바로 그 TED 영상의 강연자가 저술한 책이었다. 기본적인 사례나 규칙 등은 강연 영상에서와 같지만, 개개인이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보다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오랜 시간 보다 자유롭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품고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지만, 내 주위에는 프리토킹이 가능한 지인들이 많기 때문에도 더 그랬던 것 같다. 해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을 계기로 이번 겨울 동안 외국어 공부에 매진해 볼... 생각이었으나. 

첫 단계인 브레인 소킹을 위한 컨텐츠를 찾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나의 파충뇌에 지고만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나에게 딱 맞는 방식을 찾지 못했을 뿐, 방법론적인 부분만 해결하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게 되었다.

(물론 굉장히 편리한 도피처가 된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색연필화와 디지털 드로잉을 배웠던 때를 돌이켜 보면 저자의 설명들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내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각각 5개월, 1개월 정도가 소요되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에서 벗어나는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다음부터는 원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기만 하면 되었다.

(곧바로 다 잘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노력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는 말이다.) 

 

또한 완전히 몰입해서 단기간에 시간을 쏟아부었던 것 역시 중요했다. 초기 단계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 체화하느냐가 이후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 같다. 운동과 공부를 흔히 지적 활동과 육체적 활동으로 서로의 대척점에 두곤 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저자의 표현처럼 모든 배움과 활동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 같다. 다시 말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몇 년 동안 수영에 도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외국어 습득에서 겪는 어려움이 단순히 그 외국어에 대한 적성이나 노력의 정도 때문만은 아니라는 설명. 오히려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생활습관 같은 부분이 더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이 강렬하게 와닿았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 책의 기본적인 커리큘럼은 영어 사용자들이 중국어를 배우는 것을 전제로 저술되었다는 점이다. 본문에서 브레인 소킹 방법을 설명하며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오디오북을 찾아보았는데, 틀림없이 좋은 구성이지만 영어와 중국어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저자의 방식대로 만들어진 -모국어와 외국어가 적절한 양으로 번갈아 반복되는- 오디오 컨텐츠가 있다면 좋았겠다 싶지만, 내가 열심히 찾아보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존재할 것도 같다.

 

결론. 흥미로운 컨텐츠를 찾을 때까지 영어 공부는 잠정적으로 미루기로 하자. ... 연말 연시에 좋은 핑계거리를 찾았다. 

 

끝.  

 


   

 

- 여러분이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정말 큰 기쁨입니다. 책에 담긴 개념을 잘 잘 소화하면 외국어 학습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언어 심리의 핵심 원칙을 이해해 자신만의 학습법으로 가장 이상적인 외국어 학습 효과를 낼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 여러분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우선 이 책의 특징을 명확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먼저 한국어는 저의 모국어가 아닙니다. 따라서 저의 사고방식이나 말하는 방법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여러분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러한 사고방식이 외국어를 성공적으로 마스터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여러분이 이전에 알고 있던 것들과 조금 다를지라도 열심히 파고들수록 외국어 학습이 성공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 이 책에는 일반적인 외국어 학습서에서 강조하는 개념들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는 그러한 방식들을 부정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자연스러운 규칙을 강조합니다. 외국어의 자연스러운 규칙을 이해해 적용할수록 여러분의 학습은 성공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어를 외우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올바른 학습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따로 단어를 외운 적이 없는데도 현재 여러분의 한국어 실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리뷰자 주 : 음. 최근 문해력 논란 관련 사례들을 보며 꼭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 국제 발음 부호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주 고전적인 방법인 데다가 오히려 학습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국제 발음 부호를 사용해 영어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합니까? 과학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적절하고 유용한 툴을 활용해야 합니다. 

- 이 책은 문법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특히 종속절과 같은 골치 아픈 것들로 문법을 분석하는 방법은 단 한마디도 거론되지 않습니다. 문법을 마스터하려면 반드시 지금과는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 이 책은 '~영역의 500구' 등과 같은 개념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100개의 단어만 할 줄 알아도 10,000개 이상의 문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는 문장을 외워서 학습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외국어 공부의 핵심은 매번 새로운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 이 책은 '비즈니스 영어'나 '업무 영어'와 같은 기타 특수한 유형의 영어를 소개하지 않습니다. 일상 영어를 소홀히 한 채 업무와 관련된 영어만 공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어의 핵심 기능과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 관련 영어를 아무리 학습한들 기억할 수 없을뿐더러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 책은 속성으로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6개월 만에 중국어를 정복했습니다. 절대 하루 만에 속성으로 이루어낸 결과가 아닙니다. 단계적으로 꼭 거쳐야 할 필수 과정들을 모두 지나왔습니다. 이런 규칙들은 그냥 뛰어넘을 수 있는 단계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 학습 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단계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습니다. 

- 아직도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분석하고 국제 발음 부호 시험에 응시해 속성으로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 외국어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정말 좋아해야 합니다. 더불어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소통의 툴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외국어 학습을 위해 필요한 심리 상태와 관련된 유익한 지식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식은 여러분의 외국어 공부는 물론 앞으로의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컨디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여러분의 본능과 잠재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외국어를 대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 사고방식, 방법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적인 규칙을 활용해 외국어 공부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 본론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외국어 공부의 많은 부분이 언어가 아닌 심리적인 문제 또는 사고방식 및 가치관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생리적·문화적인 문제, 신체언어의 활용, 자기 관리 문제 등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주제들이 외국어 학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가 외국어를 마스터하는 데 핵심적인 문제들입니다. 

 

-  우리는 효율적인 외국어 학습을 위해 자신이 가진 다방면의 기능과 종합적인 소질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심리적 소질, 자아조절 능력, 자기 관리, 주의력 및 집중력 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외국어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배우고 싶다면 이와 같은 것들을 두루 갖춰야 합니다. 제가 오랜 기간 심리 연구와 치료에 종사하며 쌓은 방법과 경험을 활용해 외국어 학습에 필요한 전체적인 소양을 기르는 방법을 최대한 나누고자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여러분이 전체적인 소양을 기르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랍니다.

 

- 개념이 너무 어려우면 핵심 목표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모범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언어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와 표현을 최대한 사용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단어로 생각을 멋지게 표현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이상해지기 마련입니다. 잘 알고 있는 어휘를 활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부디 저의 뜻이 정확히 전달되어 여러분에게 정말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실제로 많은 사람이 성인들보다 아이들이 외국어를 더 빨리 배운다고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성인은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없다고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 심리학 연구 결과가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정답은 단순하다. 새로운 언어 환경에서 아이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과 주의력이 성인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성인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외국어를 학습하는 데 그만큼의 시간과 주의력을 쏟기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고 함께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획득'하는 필수 조건을 갖추게 된다. 아이들에게 해당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주의력이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셈이다. 쉽게 말해 단지 어리기 때문에 아이들이 성인보다 빨리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주의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빨리 배우는 것이다. 

- 어쩌면 이 개념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스스로에게 언어적 소질이 있다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어 '보였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건 절대로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방법이 정확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외국어 학습에 적용했던 우리의 사고방식이 올바르지 않았던 것뿐이다. 잘못된 사고방식과 방법으로 공부했으니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건 당연한 결과다.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적 관점을 바탕으로 잘못된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똑같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외국어 학습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방법의 95% 이상이 잘못됐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방법부터 바꾸어야 한다. 

 

- 이제부터 이 한마디를 가슴속에 새기고 기억하길 바란다.

'정상적인 두뇌를 지닌 성인이라면 6개월 안에 어떤 외국어라도 정복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매우 치명적인 2가지 오해가 있다. 하나는 언어적으로 천부적 소질이 있는 사람만이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좋은 소식이 있다. 이 2가지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 방법이 올바르다는 전제하에 정상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 먼저 외국어 마스터에 대한 기준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러지 않으면 학습 결과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스스로에게 비합리적인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국어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과 견줄 수 있다거나 그 언어로 최고의 연기를 해내는 연기자와 견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 새로운 언어를 마스터한다고 해서 영원히 틀리지 않는 건 더더욱 아니다. 사실 모국어를 사용할 때도 오류가 빈번히 발생한다. '틀리지 않게 말한다'는 건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생각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다. 외국어를 마스터한다는 것의 정의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포함한다. 

 

- 1. 해당 언어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와 어휘를 알아들을 수 있고 독립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1,000개의 단어를 알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소통의 85% 정도가 가능하다. 만약 3,000개의 단어를 알고 있다면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 또는 비즈니스 교류의 98% 이상을 커버할 수 있다.

- 2. 말하고자 하는 문장을 학습한 어휘 단어로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가끔은 가장 적합한 표현법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어휘나 단어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 3. 낯선 단어를 들었을 때 다른 사람에게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을 부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어만으로 설명되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동시에 그 개념과 관련된 새로운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

- 4.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과 발음이 비슷하다. 일부는 100% 똑같지 않을 수 있지만 소통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 5. 리듬이나 속도 악센트나 조음 활동의 일시적인 정지 등이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거의 비슷할 뿐만 아니라 매우 자연스럽다. 예의 바른 어휘나 가장 보편적인 감탄사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더욱 친근하게 소통의 목적에 다다를 수 있다.

- 6.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 등 새로운 신체언어의 표현 방식을 완전히 습득했다.

- 7. 어감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사람들이 인정하고 공감하는 표현이 무엇인지,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 무엇인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 8.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힘들면 바로 쉴 줄 안다.

- 결론적으로 외국어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18세 학생의 수준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새로운 단어나 비유, 문화 등을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획득'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국어 사용 능력이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에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된다. 아울러 그 언어를 더욱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정보도 풍부해진다.

 

- 수십 년 전, 베티 에드워즈 Betty Edwards라는 미국의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핵심 규칙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 체계를 개발했다. 이 체계를 통해 많은 사람이 5일 안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계의 지각, 공간의 지각, 관계의 지각, 빛과 그림자의 지각, 형태의 지각 등 5가지 기본 기능만 익히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루에 한 가지 기능만 익히면 되기 때문에 그림을 아예 그리지 못했던 사람도 5일이면 선의 명암을 달리해 자신의 모습을 소묘로 그려낼 수 있다. 방법이 그다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원리를 터득한 다음 연습하기만 하면 된다. 나 역시 이 수업 과정에 직접 참여해 '그림에 소질이 없던 사람도 5일 만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목격했다. 이제 이 원리를 제대로 적용해 실력을 발휘하는 일만 남았다. 

 

- 오래전 미국에서 공군 파일럿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와 맥주를 마시면서 비행기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물었다. 그는 어떤 규칙을 예로 들어 매우 조리 있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도 핵심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범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곧바로 그는 자신이 비행기 조종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연기를 시작했다. 손과 눈의 동작이 마치 실제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변했다

- 그런 그를 보면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비행기 조종의 핵심은 동작이 아니라 특수한 심리 상태라는 점을 말이다. 이어서 나는 '비행 모드'의 핵심에 호기심을 느꼈다. 계속된 관찰을 통해 그의 눈빛에서 특별함을 발견했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듯하면서 모든 것을 보고 있는 듯한 눈빛 말이다. 알고 보니 파일럿은 동시에 270도를 살필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했다. 다시 말해 상하좌우는 물론 전면의 모든 상공을 동시에 살피면서 고요한 심신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 다음 날 나는 운이 좋게도 그 상태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그의 집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해 돌아가는 길에 글라이더 비행장을 지나게 된 것이다. 나는 곧장 차를 세우고 들어가 강사와 함께 상공을 날았다. 이륙 30분 후 하늘에서 전날 밤 파일럿 친구가 알려주었던 '눈빛 연기를 했다. 그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통했다. 한 번도 비행기를 몰아본 적 없던 내가 하늘을 정말 잘 날 수 있었던 것이다. 강사는 내게 비행을 여러 번 해보았는지 물었다.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더니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의 미심쩍은 눈빛이 나를 더 기분 좋게 만들었다. 

 

- 이를 통해 규칙을 익히고 그 규칙대로 연습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한 사람이 해낸 일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즉 방법만 정확하면 대다수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6개월 만에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를 마스터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해낼 수 있다. 핵심 원칙과 규칙, 심리 상태를 파악한 뒤 계속 연습하면 천재들이 해낸 것을 당신도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어떤 영역이든 새로운 지식이나 기능을 습득하려면 먼저 핵심 원칙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핵심 원칙이 현재 자신이 사용하는 조치나 방법이 올바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핵심 원칙을 명확히 아는 것은 잠재력을 발휘하고 혁신을 이루는 좋은 기반이 된다. 정확한 원칙을 적용하면 기적을 볼 수 있다. 앞장에서 다루었던 그림 그리기와 테니스 비행 기능 등과 마찬가지로 언어 공부도 예외가 아니다. 

 

- 빠른시간안에 외국어를 마스터하려면 5가지 핵심 원칙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 이 원칙을 충분히 활용하면 초기 학습 과정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 예상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수준이 향상되는 걸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외국어 학습의 5가지 핵심 원칙>

나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외국어부터 시작하라
외국어를 소통의 도구로 삼아라
숨은 뜻을 이해한 후 자연스럽게 획득하라
생리훈련을 바탕으로 공부하라
심리 상태를 체크하라
 

 

 

- 이런 사고방식이 수많은 '외국어 벙어리'를 양산했다. 이런 사고방식이 저변에 깔려 있으면 아무리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모범 답안이 무엇인지 무의식이 자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런 무의식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 사실 같은 단어라도 '고정적인' 뜻은 없다. 어떤 언어에서든 동일 단어가 보통은 3개 정도의 다른 의미를 지니며 심지어는 8개, 혹은 그보다 더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표현은 '소통'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지닌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정확한 표현법을 찾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 간단한 영어 문구를 예로 들어보자. 다음 3가지 문장은 모두 '언제까지 답을 드리면 될까요?"라는 뜻이다. 
By when should we respond to you? 

When should we respond to you by? 

We should respond to you by when?

- '문법 공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문장들을 보면서 'when'이 어떤 위치에 놓여야 하는지, 어떤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지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필요가 없다. 왜? 앞의 3가지 문장 모두 맞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다만 세 번째 문장과 앞의 첫 번째, 두 번째 문장의 말투가 조금 다를 뿐이다. 그렇지만 이 3개의 문장에 담긴 뜻은 명확하다. 물론 이 3가지 표현은 비교적 완벽한 문장에 해당한다. 만일 '기능'에 중점을 두고 말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표현법을 선택해 볼 수도 있다.

 

- 당신이 한국어를 배운 과정을 가만히 생각해 보라. 사실 어떻게 배웠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주 자연스럽게 배웠기 때문이다. 듣기와 말하기, 단어의 숨은 뜻 같은 것들을 일부러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 중에 언어를 학습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분석하는 학습법은 모두 의식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이다. 물론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긴 하지만 잠재의식 학습법의 효과를 뛰어넘진 못한다. 당연히 속도도 따라잡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방대한 시간을 들여 대량의 단어를 외우지만 확실히 기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공부를 했는데도 잊어버리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는 이유다.

 

- 외국어를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배우려면 반드시 잠재의식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뜻을 이해하는 데 주의력을 집중하고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뜻을 이해하고 나면 당신의 잠재의식이 그 단어를 분석하고 기억하는 일을 열심히 도울 것이다. 그러면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안정적으로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게 된다.

 

- 이 세 번째 원칙을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 먼저 숨은 뜻을 이해한 다음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획득할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제 이어서 구체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 움직이고 훈련할수록 외국어를 더욱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다. 운동과 마찬가지로 발음 연습법도 스트레칭을 먼저 해야 한다. 스트레칭으로 안면 근육을 편안하게 풀어준 다음 모방을 통해 표준 발음을 흉내 내면 된다. 이 연습을 꾸준히 하면 표준 발음에 거의 가까워질 수 있다. 

 

- 새로운 스포츠에 관심이 생겨 연습을 시작했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적당한 때에 멈추는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쉬지 않고 무리해서 운동하면 첫날은 즐거워도 다음 날 온몸의 근육이 쑤시고 아프기 마련이다. 

- 외국어 발음 연습도 이와 같은 이치다. 만일 당신이 하루에 30분 이상 정확하게 발음하는 데 신경을 쓰고 연습한다면 분명히 안면 근육이 쑤시고 아플 것이다. 이는 많이 연습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다. 절대적으로 좋은 일이다. 이 신호를 통해 확신을 가지고 발음을 점점 더 정확하게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발음이 익숙해지고 나면 입이나 안면 근육이 힘들다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는 보통 이미 모국어 발음에 거의 근접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외국어에 필요한 발음을 굳이 힘들여 흉내 내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물론 많이 연습하지 않아서 아플 겨를이 없는 경우도 있다.

 

- 듣기 훈련과 마찬가지로 발음 훈련 역시 근육 훈련의 일환이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강조하고 싶다. 스포츠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만을 위한 훈련 방법을 찾아보자. 이때 자주 연습하는 것은 물론 동작의 정확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한국어를 생각해봐도 그럴 것이다. 누군가 일반적인 조합을 이루는 말을 시작하면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그 말에 적절한 대답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대화는 기본적으로 두뇌 안의 조건반사에 저장되어 있다. 그래서 특정 자극(신호)을 받으면 두뇌 체계에서 자동으로 가장 알맞은 반응을 아주 숙련된 형태로 내보내는 것이다. 

 

- 그러므로 외국어 듣기와 발음 훈련 외에도 외국어 조건반사를 의식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인 조합을 많이 들어볼수록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중복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두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조건반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점점 더 수월해진다. 다시 말해 따로 복잡한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많이 들으면 된다. 

 

-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우리 스스로 온전히 우리의 심리 상태를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관리 방법을 기반으로 일부 도구와 기술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 어떻게 하면 편안한 학습 태도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 기공체조나 요가를 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언제든 심신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극도로 편안한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여러 가지 과학적인 방법이 있다.  

 

 

<외국어를 빠르게 학습하는 7가지 행동 지침>

많이 듣고 '외국어 DNA'를 키워라
의미를 이해한 후 단어를 공부하라
과감하게 문장을 만들고 많이 사용하라
자주 사용하는 핵심 단어부터 공략하라
'외국어 부모'를 찾아라
발음을 따라잡아라


 

 

- 많이 듣고 나니 특정 단어나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점점 익숙해졌다. 그렇게 2개월 정도가 지나자 예전에는 모호하게 들렸던 소리가 정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다음에 올 말, 그다음에 올 문구 등이 무엇일지를 무의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가끔 자기도 모르게 몇 마디를 보태기도 했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한 말이 정확하다는 것만은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 외국인들의 말을 많이 듣는 것은 브레인 소킹의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더 좋은 방법은 외국어로 된 오디오북을 듣는 것이다. 제일 관심 있는 부분을 반복해서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계속해서 듣다 보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몇 번이고 들을 수 있어 고정적인 어휘 조합에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외국어 듣기 능력을 순조롭게 키워줄 브레인 소킹은 총 6가지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외국어 듣기 문제를 전방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과정별 특징을 함께 살펴보고 브레인 소킹의 훈련법에 대해 알아보자. 

- 1. 모호하게 들림 : 새로운 내용을 접하면 모호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많은 소리를 정확히 잡아낼 수 없기 때문에 기억하기 어렵다. 이처럼 외국어를 처음들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일부러 뜻을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어자막에 의존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텍스트에 의존하게 되는 순간두뇌가 게을러지고 모든 주의력을 자막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어 듣기 능력을 키울 겨를이 없다. 내용이 잘 들리지 않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이유다. 해당 외국어의 리듬과 악센트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이 단계를 다음의 두 번째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계속 반복하면 된다. 

- 2. 또렷하게 들림 : 이 과정에 들어서면 모호하게 들리던 외국어가 점점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귀를 깨끗하게 청소하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소리와 음절이 정확하게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 먼저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와 어휘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단어를 대량으로 외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외국어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표현 방식과 규칙을 익혀 대뇌신경에 정보와 기능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고 할 줄 아는 것들을 충분히 사용하면 대뇌에서 아주 견고한 외국어 정보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아무리 새로운 내용이 나오더라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 기억하자. 핵심 내용을 먼저 익혀야 다른 내용을 익히기 쉽다. 그래야만 외국어를 더 빨리, 더 편하게 획득할 수 있다.

- 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어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주요 원칙과 행동들을 살펴보았다. 이 원칙과 행동만 잘 활용하면 단기간에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다. 6개월이 10년을 이긴다. 6개월 동안 정확한 방법으로 매일 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하면 기존의 방법으로 공부한 10년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6개월 동안 매일 1시간씩만 투자해도 기존의 방식으로 매일 1시간씩 10년 공부한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이제부터는 6개월 안에 영어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소개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영어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고 이를 필요로 하는 것을 감안해 영어 학습 위주로 예를 들었다. 그러나 어떤 언어를 공부하든지 그 배경 논리와 구체적인 학습 계획은 동일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 외국어 학습을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바로 '목표'와 '생각'이다. 첫째 날부터 목표와 생각을 잘 정한 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목표와 생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세세하게 살펴본 뒤 주차별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살펴보자. 

 

- 영어에 '백만장자는 하루에 한 번씩 목표를 쳐다보고 억만장자는 하루에 두 번씩 쳐다본다'는 말이 있다.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목표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목표가 정확하면 주의력을 분배하는 방법이 명확해진다. 이에 따라 자신의 시간과 관련 자료들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명확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뜻하지 않은 상황이나 장애물을 만나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동기와 힘을 얻을 수도 있다. 

- 그러므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려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더불어 목표의 적절성을 돌아보고 스스로 추구할 만한 목표인지 아닌지도 계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다면 당장 종이와 펜을 들고 영어 공부의 목표를 써보자. 다음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자. 다음 노트에 영어 학습목표를 지금 당장 적어보자.

 

영어를 왜 공부하려고 하는가?
영어를 배우면 무엇이 좋을까?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무엇일 달라질까?
영어를 마스터하면 기분이 어떨까?


- 지금까지 단계적인 목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어 학습을 예로 들어 큰 목표와 작은 목표들을 열거해 보았다.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첫째 주에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며 둘째 주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학습 단계로 들어갈 때마다 해당 단계의 핵심적인 '작은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단계별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다.

 

- 계속해서 영어를 모국어로 생각하고 분석하면 배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고 본인의 말 역시 상대방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자유자재로 듣고 말하고 읽고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로 사고하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뇌의 영어 계통이 활동을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 도달해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공부해야만 많은 양의 어휘를 습득하고, 문법을 분석할 수 있어야만 영어로 사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이 영어로 사고하는 현상은 가끔가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거나 오랜 시간 힘들게 공부해야 도달할 수 있는 최종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는 전부 다 틀린 생각이다. 일찍부터 영어로 사고하는 습관을 기를수록 영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영어로 사고하는 것은 누구나 훈련을 통해 가능한 일이므로 첫째 날부터 공부 습관만 잘 들이면 된다. 단계별로 주의해야 할 핵심적인 습관들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나누어 설명해 보겠다. 

 

-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곧바로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어휘든 배운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사용해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해 보자. 

 

- 영어 초보자에게는 1주차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본인의 발전을 확인하고 영어에 대한 편안함과 자신감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1주차에는 2가지 중요한 목표에만 집중하면 된다. 

 

- 도구와 자료를 확보하는 일 외에 1주차의 목표는 영어의 소리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영어의 소리를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일단 영어는 한국어와 다른 언어다.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소리를 들으면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면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니 1주차에는 영어 소리에 익숙해져 편안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귀가 편안해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대뇌도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알아듣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저 영어를 들었을 때 감각적으로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만 들면 된다.

 

- 1주 차에는 '브레인 소킹' 방식으로 무조건 많이 들어야 한다. 언어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생후 9개월까지 약 100만 개의 모국어 단어를 듣는다고 한다. 이를 통해 대뇌에서 모국어의 소리를 무의식적으로 규범화하여 익숙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생후 9개월 정도가 되면 모국어 소리를 매우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그다음에는 단어를 한 번만 들어도 기억할 수 있게 되는 매우 재미있는 경험을 한다. 그 단어들이 이미 자신이 아는 소리의 규율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 책에는 총 11개의 새로운 습관이 설명되어 있다. 이 방법을 잘 실천하고 나면 매일매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를 '획득'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영어로 교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단계별로 소개된 새로운 습관은 매일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21일, 혹은 그보다 더 긴 시간 지속적으로 훈련해서 온전히 자신의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만일 21일이 채 되지 않아 이미 다음 단계로 들어갔다면 전 단계의 습관을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운 습관을 적용하기 바란다. 

 

- 영어 초보자의 주요 과제는 아기가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모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대량으로 영어를 많이 들어서 대뇌에서 영어의 소리를 규범화하고 습관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이 '영어 DNA'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 브레인 소킹을 할 때는 내용이 탄탄하고 자연스러운 영어 콘텐츠를 고르는 것이 좋다. 라디오 방송이나 영화 또는 오디오북 등이 적합하다. 이때 당신의 관심사와 관련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탄탄한 콘텐츠의 장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영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동일한 규칙을 계속해서 듣다 보면 대뇌에서 무의식적으로 그 소리의 규칙을 익히게 된다. 이렇게 '소킹'의 방식을 통해 영어에 대한 청각 계통의 여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청각 계통에서 영어의 '소리 여과'를 견고하게 형성할 것이다. 

 

- 브레인 소킹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듣기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 영어를 배울 때도 특수한 단어 입자를 많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ing', '~ed', 'a', 'the' 등이 대표적인 단어 입자다. 'are going to', 'will', 'were', 'was' 등도 단어 입자로 볼 수 있다. 물론 누군가는 이러한 것들이 단지 서로 다른 상태에서의 동사의 변화 verb conjugation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를 더 빨리, 더 쉽게 배우려면 단어 입자의 개념을 이해해야만 한다.  

- 단어 입자는 따로 분석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몇 가지만 기억하고 그 위에 조건반사를 적용하면 된다. 이를 통해 단어 입자를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한국어와 똑같다. '누가 ~를 했다'라는 문장을 들으면 당신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는 걸 안다. '~해요(인가요?'라는 문장을 들으면 당신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단어 입자를 분석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단순한 규칙만 기억하면 된다.

- 단어 입자와 명확한 감각과 이미지를 하나로 만들면 된다. 이를 통해 단어 입자를 들었을 때 전달하는 의미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the'라는 표현을 듣고 상대가 고정적인 하나의 어떤 물건을 지칭하고 있음을 알아채는 것이다. 그래서 'the chair'는 다른 어떤 의자도 아닌 '그 의자'를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다. 같은 이치로 'a'는 어떤 유형을 말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물건 앞에 'a'가 왔을 때 특정 물건을 지정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 cup'은 '컵 하나(어떤 컵이든 상관없다)'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런 문장은 따로 분석할 필요가 없다. 그냥 'the'와 'a' 사이의 차이점만 기억하면 된다.  

 

- 이제 영어를 공부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이 단계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상황별 대화들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스스로 영어로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 당신의 발음 역시 기본적으로 정확한 상태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정말 중요한 단계인 읽기와 쓰기로 넘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실용 영어를 더 빨리 습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어 문화권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3개월 차에는 다음 7개의 단계적 목표를 달성해야만 한다. 


1. 영어로 읽고 쓸 수 있다.
2. 상용 단어 1,500개를 안다.
3. 900~1,000개의 단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4. 71개의 영어 스펠링을 익힌다.
5. 영어 다음사의 기본적인 발음 규칙을 파악한다.
6. 완전히 영어로만 사유하여 기본적인 대화를 알아듣고 이해한다.
7. 10개의 단어 입자를 파악한다.

 

- 영어 부모와 대화를 나눌 때 여러 가지 비유 표현을 사용하면 표현력이 더 풍부해지고 대화 내용도 다채로워질 것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 중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역시 비유의 관점에서 다시 그 문장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연습이 된다. 이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몇몇 비유와 잘 사용하지 않는 비유를 기억했다가 적절한 상황에서 적용해 보자. 매일 3~5개 정도의 비유표현을 찾아서 1~2개 정도를 익숙해질 때까지 사용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비유 표현을 사용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 이제는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선택해도 좋고 새로운 영화를 골라도 무방하다. 예전에 봤던 영화로는 이해 가능한 입력이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영화일 경우 자막 없이 보는 것을 시도해 보자. 잘 모르는 내용이 나왔을 때는 한국어 자막을 참고하자. 그렇게 먼저 내용을 다 이해한 다음 다시 영어로만 시청하자. 이렇게 반복적으로 훈련하다 보면 스토리 전개와 영어 대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애니메이션이나 스토리가 비교적 간단한 영상물도 좋은 학습자료가 될 수 있다. 

 

-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후에는 영화를 한 번 더 볼 것을 추천한다. 이때는 자막 없이 영어 대사만 들어보는 것이 좋다. 당신이 얼마큼 알아듣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다. 당신의 심리 상태를 브레인 소킹 모드로 전환해 리듬과 악센트, 어휘와 비유, 배우들의 표정이나 배경 등 다양한 요소를 전방위적으로 살피면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주목하자. 

- 그다음 영화를 볼 때는 한국어 자막을 보도록 하자. 이렇게 한국어 자막을 활용해 공부하면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놓쳤던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비유와 문장을 쉽게 발견하고 흡수할 수 있다.

- 영어로 된 영화를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는 비결은 그 속에 나오는 대사나 스토리를 자신만의 자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영화를 여러 번 시청한 뒤에는 영어 부모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친구들과 함께 그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시간이 된다면 외국인 친구와 함께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모르는 비유나 이해되지 않는 문화적 요소가 나왔을 때 잠깐 시청을 멈추고 바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나에게 나쁜 습관이 하나 있었다. 어떤 것에 빠지기 시작하면 온몸과 정신을 오로지 그 일 하나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1~2주만 지나면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고 지속하지 못했다. 결국에는 새로운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부메랑처럼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 시간이 흐른 후에야 나의 파충뇌 reptilian brain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파충뇌는 흔히 소뇌를 뜻한다. 평소 우리의 모든 습관을 비롯해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하는지, 어떤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등 개인만의 '루틴'을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파충뇌는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가 아주 힘들다. 

 

- 기억해야 할 점은 새로운 습관을 한 번에 형성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 방법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위해 조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자. 첫날부터 한꺼번에 너무 많이 달리면 안 된다.  

 

- 외국어 공부에 얼마큼의 시간을 투자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하루에 5분도 채 사용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고 말하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외국어 동기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길 바란다. 

- 커리큘럼은 어떨까? 훌륭한 커리큘럼은 외국어에 자주 등장하는 상용 단어를 많이 접할 수 있게 한다. 또 현대인의 바쁜 바이오리듬에 맞춰 짧은 시간 안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성한다. 훌륭한 커리큘럼은 적절한 음악이나 학습 진도 관리 툴과 같이 여러 가지 유용한 요소들을 제공해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적인 방법으로 외국어의 핵심 원리를 장악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학습 자료들을 손에 넣었다고 해도 그것을 잘 소화해 내는지 여부는 온전히 당신에게 달려 있다.

-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이라도 그 개념을 무시하고 다시 예전에 실패했던 방법으로 새로운 커리큘럼을 커버하려고 한다면 진도가 느려질 뿐만 아니라 과정도 고단해진다. 물론 새로운 방법이 당신에게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다른 방법으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실패의 책임은 온전히 당신의 몫이 된다.

 

-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외국어 학습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점은 '외국어 학습 환경'이 반드시 '출국'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외국어 학습 환경을 만든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매일같이 외국어를 접해서 되도록 빨리 외국어로 교류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외국어로 당신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똑같이 다른 사람의 정보를 외국어를 통해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어 대화 상대를 찾는 것이 좋다. 외국어로 교류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간단한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 소통의 본질, 그리고 교류 과정에 사용되는 어휘나 논리를 생각해 보면 협상 및 거래 용어는 본질적으로 일상 용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체적인 명칭이나 숫자의 크기, 업계 내 특수한 조건 등에서만 일부 차이를 보일 뿐이다. 이로써 비즈니스 용어의 주체 역시 일상 용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즉 비즈니스 용어는 일상 용어에 그 업계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만 추가, 보충하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외국어란 '일상 어휘 + 업계별 어휘 + 비즈니스 어휘'가 더해진 것일 뿐이므로 '일상용어 플러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선생님은 그저 길잡이의 역할을 할 뿐, 학습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외국어 마스터 여부도 결국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외국어를 정복하고 싶은가? 그럼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결과 역시 적극적으로 책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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