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수키 노보그라츠 / 엘라자베스 노보그라츠 / 김훈
출판 : 김영사
출간 : 2018.10.19
요가를 쉬면서부터 명상을 게을리했던 것 같다. 여유가 없었다는 좋은 핑계가 있지만, 사실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는 게 훨씬 정확하다.
명상은 일상의 다양함들 중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연습과도 같다. 지각되는 것들을 감각하되, 그중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연습. 그것은 생각이 될 수도, 이미지가 될 수도, 소리가 될 수도 있다.
흔히들 감정이나 기분이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머릿속에서 생각 -속삭이는 소리- 이 먼저 일어나고 감정이 뒤따르는 경우를 더 자주 볼 수 있다.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일어나는 감정은 달라진다.
그리고 명상은 그런 머릿속의 소리들을 관찰하는 연습이다. 본문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명상은 절대적인 고요함이나 환상적인 체험을 위해 하는 수련은 아니다.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Just Sit 일단 앉으면>은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명상을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쾌한 가이드다. 크게 어렵지 않고, 깊게 심오하지도 않다. 그저 '앉으면' 된다. 때로는 그조차 하지 않고 서거나 걸으면서도 할 수 있다.
해야할 일은 담담하게 수행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멈추자.
같이 해도 된다는 걸- 허용하자.
그럼, 일단 앉아 보자.
우리는 서로의 집으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람다스 Ram Dass
- 로버트는 여느 범죄자처럼 경찰차의 뒷좌석에 올라탔다. 경찰차가 로버트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경찰관들은 그의 말이 맞나 확인해 보기 위해 그를 양쪽에서 호위하고 현관 앞으로 갔다. 로버트의 아내에게 확인을 받은 경찰관들은 그에게 몇 가지 더 물어본 뒤 떠났다.
-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다 웃을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운동을 하고, 그렇지 않다 해도 최소한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는 시대이니까. 오늘날 명상은 1960년대 조깅이 처했던 것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사회의 주류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회의 어린 눈길로 보는 이들이 많고, 거부감과 비웃음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화 전체로 볼 때 명상의 이로움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시점은 지났지만,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채소를 먹거나 금연을 하는 것만큼 명상이 건강에 유익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정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 사람들은 여전히, 당신이 특별히 어떤 것도 응시하지 않은 채 방바닥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는 광경을 볼 때 꼭 미친 사람 보듯 당신을 쳐다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찰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 1960년대 사람들은 조깅을 하지 않았고, 인공적인 맛을 가미한 젤라틴을 먹으면서 그걸 샐러드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50년 뒤 해마다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퀴노아(잉카 언어로 '곡물의 어머니'라는 뜻을 가진 퀴노아는 남미 안데스의 고산지대에서 수천 년간 재배해 온 곡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서서히 주목받고 있다 - 옮긴이)와 이파리 채소들을 우리네 식탁의 단골 음식들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50년 뒤에는 명상하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니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직접 명상을 해보시길.
- 명상이 삶을 변화시켜 줄 것이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명상은 당신을 더 건강하고 멋지고 참을성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부모로, 더 다정하고 부드러운 배우자로, 더 창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명상은 혈압을 낮춰주고 숙면을 하게 해 줄 겁니다. 살을 빼고, 주름을 펴고, 더 나은 섹스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슬픔을 이겨내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해 주며, 사랑은 더 하고 싸움은 덜하게 해 줄 겁니다. 명상은 당신을 빛나게 해 줄 거예요.
- 명상에는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아요. 하루에 20분 정도만 할애하면 됩니다. 드라마를 보거나 손톱 손질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더 짧죠. 그리고 명상에는 돈이 전혀 들지 않아요.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어요. 명상을 하는 사람은 지저분한 히피거나 이상한 종교의 광신도일 거라고 낙인찍는 사회 풍조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습니다. 본질적으로 명상은 아주 근사한 것이고, 약간의 노력만 해도 큰 보상이 따라옵니다.
- 한데 한 가지 작은 함정이 있습니다. 실제로 명상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명상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명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어느 날 명상센터에서 더없는 행복감을 맛보는 몽상에만 빠져 있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요. 바로 그런 것들이야말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앉아서 명상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 여기서 우리는 당신이 명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전제하고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적어도 매일 꾸준히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매일 명상을 하고 있다면 굳이 명상에 관한 책을 읽으려 들지는 않을 테니까.
- 일단 명상하는 법을 배우고 매일 명상을 한다면, 갑자기 긍정적인 온갖 변화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일어날 거고, 또 오래 지속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명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변화의 수단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체중을 10kg 줄이고 싶어 할 수도 있고, 좋지 않은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할 수도 있고, 차가 막혔을 때 참을성 있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할 수도 있어요. 당신이 뭘 바라든 간에 명상은 당신이 그 목표에 이르는 데 도움이 되어줄 거예요. 명상을 오래 하면 할수록 지루한 느낌은 덜해지고 더욱더 근사한 경험으로 다가올 거예요.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명상을 하고 싶어 하기 시작할 거예요.
- 가끔 우리는 위기를 통해서 자신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혹은 이혼, 배우자의 배신, 죽음, 그 밖의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겪었을 때 명상에 관심을 가집니다. 비록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종종 이런 것들을 강력한 기폭제로 삼아 진지한 자세로 변화를 모색하곤 합니다. 만일 위기를 겪고 있다면, 심리치료사나 심리학자, 혹은 사회복지사를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슬픈 일을 겪었을 때는 그저 감촉 좋은 요가복 한 벌만 있으면 됩니다. 명상의 좋은 점은, 당신이 누구든, 어떤 상태이든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거고, 오늘이야말로 명상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날이라는 점입니다.
- 명상을 시작하려는 독자들은 대부분 명상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고, 그 밖에도 수많은 이점을 갖고 있으며, 자기네의 삶을 바꿔줄 가능성이 있단 걸 이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명상이 실제로 어떤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잘 알지 못했죠.
- 당시 우리 두 사람은 명상에 점점 더 관심을 가지던 중이었어요. 조용히 묵상하기도 하고, 명상에 관한 워크숍이나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죠. 명상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고, 명상에 관해서 가르치는 구루나 성직자나 지도사들과도 대화를 나눠봤어요. 그런데 독자들의 질문을 죽 훑어보다 보니 우리가 명상에 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우리가 명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적어도 우리는 명상을 매일 하지는 않았어요. 솔직히 말해 어떤 때는 일주일에 한 번도 못했고, 또 어떤 때는 기껏해야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할 뿐이었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명상을 했어요. 우리 독자들 못지않게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싶었어요 명상이 그토록 대단한 것이라면 어째서 모든 사람이 다 그걸 하지 않는 거지? 그것은 정말로 삶을 전환시켜 줄 수 있을까? 명상과 관련된 의학적 선전은 과연 맞는 것일까? 명상은 피부가 처지고 주름이 지는 것을 비롯한 온갖 노화작용을 저지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될까? 육아에는? 창의력에는? 인내심에는? 자존감에는?
-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저 딱 한 가지만 하면 됐어요. 앉기. 탐구하고, 여행하고, 더 자주 앉는 것. 우리는 집에서, 사무실에서, 길에서, 호텔 방에서, 명상센터에서, 인도에 가서, 마룻바닥에서, 방석에 앉아서, 소파에 앉아서, 풀밭에서, 모래밭에서, 도보여행을 하면서 명상을 했습니다. 우리는 명상을 했고,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명상에는 어떤 비결이 없고 그저 매일 자리 잡고 앉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어느 시점에 이르러 우리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Just Sit 일단 앉으면>은 친구들, 식구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받은 질문을 바탕으로, 책 내용을 풍요롭게 해 주고 맛깔스러움을 더해줄 수 있는 깊이 있는 배경지식과 연구를 담는 과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사람이 명상을 통해서 이로운 결과를 얻으리라는 것을, 우리가 매일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자리에 앉기만 한다면 실제로 이 세상이 훨씬 더 사람 살 만한 곳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책을 쓴 건 명상의 신비로운 면을 거둬내고, 여러분과 아울러 우리 사회를 돕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자리에 앉을 만한 마음이 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 명상의 역사는 5천 년, 혹은 그 이상이다! 오래 되었다고 해서 꼭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명상은 정말로 대단히 가치 있는 것이다.
- 기원전 4세기~ 기원전 1세기 : 인도의 파탄잘리 Patanjali가 요가 지침서인 <요가 수트라 Yoga Sutras>를 썼다. 이 수행은 아쉬탕가 Ashtanga, 즉 여덟 개의 가지 limbs라고 부르는데, 거기에는 아사나 asana(자세), 프라나야마 pranayama(호흡법), 다양한 명상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기원전 400년 이래 세계 도처에서 요가지도자들의 아주 믿음직한 안내서 역할을 해왔다.
- 1893년 : 스와미 비베카난다 swami Vivekanada가 시카고에서 영성에 관한 강연으로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온 나라가 그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중에게 명상을 소개했다.
- 1967년 : 비틀즈가 초월명상법을 개발한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 Maharishi Mahesh Yogi를 만났고, 갑자기 세계 도처의 쿨키드들이 방석에 앉기 시작했다. 서구 사회에서 초월명상의 인기가 엄청나게 높아졌다.
- 1971년 : 람다스 Ram Dass가 대항문화 counter-culture의 바이블 격인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Be Here Now>를 씀으로써 많은 미국인들을 깊은 잠에서 깨워 일으켰다.
- 1975년 : 허버트 벤슨 Herbert Benson이 명상을 치료법으로 처방한 서구 최초의 의사가 되었다. 허버트 만세!
- 1979년 : 존 카밧진 Jon Kabat-Zinn 이 MBSR, 즉 긴장 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마음챙김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을 서구에 도입했다.
- 1980년 : 스타워즈가 상영된 직후 요다 Yoda가 명상하는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제다이 기사 지망생들이 도처에서 나타났다.
- 1990년 : 오가와 세이지 Ogawa Seiji 교수는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 FMRI을 사용해서 명상이 뇌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연구는 요가 수행자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해 온, 명상이 뇌의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을 변화시킨다는 주장이 옳음을 입증했다.
- 2014년 : 명상이 사회의 주류가 되었다. '마음챙김 혁명 Mindful Revolution'이라는 제목이 <타임 Time>지 2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 명상이 굉장한 것이고 그것이 당신의 삶을 변화시켜 줄 거라는 얘기를 누군가에게서 듣긴 했는데 막상 명상을 해보려고 하면 아마 잘 되지 않았을 거예요. 자리에 앉고 나서 60초밖에 안 지났는데 명상이 잘 되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어요. 지금은 명상하기에 좋은 때가 아니라거나 복사뼈가 아프다거나 욕조청소 같은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을 거고 왠지 어색하거나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어요.
- 놀라지 마세요.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명상을 해보려고 했던 사람들 중에서 그런 식의 저항감과 부딪쳐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대다수 사람들은 명상의 첫 단계인 실제로 앉기 단계에 들어서기도 전에 명상을 할 수 없는 온갖 이유를 떠올립니다. 명상은 지루해, 나는 너무 바빠, 나한테는 성스러운 데가 없어, 너무 완고해, 너무 속된 인간이야. 혹은 명상이 대단한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런 것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 미지의 새로운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왠지 어리석고 한심한 일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취약한 상태에 빠진 것 같아 불편한 기분이 될 수도 있고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온갖 불안감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 새로운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흔히 진짜로 그렇게 해보기도 전에 지레 포기해 버리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 일단 첫 단계를 밟았다 해도 거기서 도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리에 앉아서 계속 명상을 하는 것은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죠. 우리는 그렇게 나타난 불편한 기분,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을 묵묵히 참아내지 못하고 다시 명상을 중단해야 할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어낼 겁니다. 시도는 했는데 너무 힘들고, 시간 낭비 같고, 내게 맞지 않는 일 같기만 합니다. 자기 외부의 어떤 핑곗거리, 곧 스케줄이라든가 가족을 핑계로 삼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 이 세상에 명상을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명상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 되겠지만, 직접 체험을 해보기 전까지는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그걸 알았을 때 스스로에게 물을 거예요. '내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뜸을 들였지?' 하지만 전혀 마음 쓸 것 없어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고, 우리가 도와줄 거니까요.
- 당신은 이미 명상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해봤을 거예요. 명상에 관한 기사들을 읽고, 안내 프로그램과 앱을 내려받고, 친구들과 명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실은 명상에 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들에게 권하기도 했을 거예요. 그러는 동안 실제로 명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생각보다 더 도움이 되었어요. 그것은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 그런 상태에 안주하다가 그만두는 게 문제죠. 여기가 바로 우리가 등장할 시점이에요. 당장 일어나 소파에서 방석으로 옮겨 앉도록, 준비 단계에서 실제로 명상하는 단계로 넘어가도록, 가짜 명상이 아니라 진짜 명상을 하도록 우리가 도와줄 거예요.
- 명상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반응하는 reactive 것이 아니라 감응하는 responsive 법을 배워 익히고, 당신을 깨어나게 해서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오가는 온갖 생각의 수다에서 벗어나도록 훈련시키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마음을 위한 트레이닝이며, 운동을 할 때 실행, 연습, 훈련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명상을 하는 데도 실행, 연습,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오지는 않아요. 성과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꾸준히 지속해야 나오죠. 스피닝 spinning 클래스에 등록한 첫날, 당신의 기분은 평소보다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하루 운동을 했다고 해서 산후 찐 살이 5kg씩이나 확 빠지지는 않을 거예요.
- 명상도 그와 같아요. 새 운동 프로그램처럼 곧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달려들어서 일단 해봐야 해요. 뜸 들이고, 명상에 관해 얘기하고, 생각해 보고, 회피하는 짓은 그동안 할 만큼 했잖아요? 당신은 명상하는 법을 이미 알고 있어요. 그것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우선 2분 동안 해보세요. 지금 당장 타이머를 누르고 시도해 보세요. 다음 페이지에서는 앉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간단한 지침을 줄 거예요. 그다음에 이어지는 일곱 개의 장에서는 그 2분을 평생의 훈련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 우리가 좋아하는 호흡법의 하나는 불의 호흡 Breath of Fire입니다. 이 방법은 지난 수천 년간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통용되어 온 것으로 카발라바티 kapalabhati(요가 호흡법의 하나로 '정뇌 호흡' 또는 '두개골 정화법'이라고 한다 - 옮긴이)로도 알려져 있으며, 꽉 막힌 몸을 뚫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폐에서 나쁜 공기를 몰아내고, 호흡기 질환들을 다스려주고,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고, 신경계(미주신경)를 강화시켜 주고, 인내심을 길러주고,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에너지의 흐름을 자극하고, 근육을 다시 깨워주고 복근을 강화시켜 줍니다.
- <불의 호흡>
1. 자리에 앉으세요. 명상할 때와 같은 자세로 앉으세요. 원한다면 쪼그리고 앉아도 됩니다. 하지만 척추를 반듯하게 세운 자세로 앉아야 합니다.
2. 첫 시작 몇 차례 깊게 복식호흡을 하세요.
3. 호흡하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코로 숨을 짧고도 격렬하게 내쉬세요. 미주신경이 활성화될 수 있을 만큼 아주 강력하게 내쉬세요.
4. 1분에서 점점 늘려가기. 전문가들은 이런 호흡을 11~12분 동안이나 계속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점점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세요.
- 명상은 등대처럼 두려움을 환히 비춰주고, 우리가 방석에 앉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의 두려움은 아주 다양합니다. 나쁜 기억에 대한 두려움. 내가 누구고 또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의지할 곳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스스로와 대면하는 두려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어두운 면에 대한 두려움. 내면의 지하실 혹은 다락방(잠재의식 혹은 무의식의 어두운 부분 - 옮긴이)에 집어넣어 둔 것들에 대한 두려움. 은밀히 숨어 있는 생각과 억압된 기억에 대한 두려움. 명상을 통해 어딘가에 이르렀을 때 내가 완전히 무너지면 어쩌나, 내 정체가 훤히 드러나면 어쩌나,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그 다른 사람의 정체에 대한 두려움. 끔찍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지만, 동시에 안락함이 무너질까 봐 쉽사리 변화를 택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두려움.
- 삶을 과감히 바꾸고 싶다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 명상할 때의 자세가 너무 불편해서 명상을 할 수 없거나 할 마음이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명상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어떤 방식으로 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서 깊은 전설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이 앉는 방식이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는 점도 아울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삶은 하나의 역설입니다.
- 자세는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없으나, 약간의 불편함은 민활함과 에너지, 접속을 촉진시켜 준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몸과 정확하게 접속하면 많은 마법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정해진 규칙을 싫어합니다만,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앉는 것은 당신을 우주의 비밀과 접속하게 해 줄 겁니다. 그 반면에 하릴없이 소파를 뭉개고 앉아 있어 봤자 멍하고 무감각한 기분에만 빠져들 뿐이겠죠.
- 어깨가 구부정한가요? 귀에 닿을 정도로? 턱이 긴장되어 있나요?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나요? 초조하게 발을 구르나요? 머리칼을 비트나요? 수시로 입술을 깨무나요? 당신은 자신이 몸으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얼마나 알아차리고 있나요?
- 자신의 몸과 동떨어져 있다면 자신의 감정과도 가까워질 수 없겠죠? 생각, 감정, 영혼과도 제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몸과 이어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그러려면 의식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마음과 몸이 따로 놀게 될 겁니다. 그걸 의식적으로 떼어놓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 앉아 있는 오리 sitting duck('잘 당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 옮긴이)가 되는 게 싫은 사람이 여럿 있죠 그렇게 앉을 때 우리는 자신이 왠지 취약하고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고 또 불편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 대다수는 자기 자신과 접속하거나 고요히 앉아 있거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 느끼는 데 아주 서투릅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고통일지라도 그런 것을 느끼자마자 재빨리 없애버리려고 하는데 길들여져 있습니다.
- 그러나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대로 주시하는 이런 공부, 이런 과정의 상당 부분은 불편한 느낌들을 그대로 안고서 앉아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적절히 다루고 더 나은 삶의 길을 열려고 한다면 진창 속에서도 기꺼이 앉아 있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갑니다. 하루 온종일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우리는 우울하고, 처량하고, 불안하고, 맥없고, 불행하고, 황량하고, 울적하고, 비참하고, 음울하고, 생기 없고, 따분하고 왜소한 인간이 되어버립니다. 영혼을 파괴하는 이런 사고방식은 만병의 근원이요 대다수 스트레스의 진원지입니다.
- 문제는, 우리 뇌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부정적인 생각들을 완강하게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뇌는 우리에게 호랑이가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떤 식물들이 독을 품고 있는지, 작년에 어떤 녀석이 우리를 괴롭혔는지를 환기시켜 주며, 그 모든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뇌는 긍정적인 생각들의 경우에는 다르게 작동합니다. 그것은 그런 생각들을 집어내 적절히 활용한 뒤 싸구려 신발처럼 길가에 내던져버립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그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죠. 만일 우리가 그런 긍정적인 생각들을 알아차리고 품어 안는다면, 그것들은 얼마간 머무를 것이고 때로는 우리 마음 한복판에 자리 잡은 땅을 사들이기도 할 겁니다.
- 우울하고 불안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거나 어떤 종류의 중독(폭음, 쇼핑, 페이스북, 초콜릿 케이크, 뒷담화 등)에 빠져 있을 때, 그것은 아주 힘겨운 시간일 수가 있습니다만, 이런 때야말로 명상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힘겨운 시기에 명상을 하는 것은 활기와 용기를 북돋워주는 좋은 방법이 되며, 만일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결국 자기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인한 사람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이렇게 극심한 불안에 싸여 있는 순간이 안겨주는 선물은, 그 와중에도 명상을 하려는 마음을 먹을 수만 있다면 그 위기가 제아무리 힘겹고 불안감이 너무나 혹심해도 명상은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편임을 알게 되리라는 점입니다. 명상은 진짜배기입니다. 그것은 끝없는 추락을 막아주고 당신의 삶을 변화시켜 줄 겁니다.
-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강한 사람들은 왼쪽 전전두엽 피질이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반면, 삶의 밝은 측면에 쏠려있는 사람들은 오른쪽 전전두엽 피질이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설령 자신이 매사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명상을 하다 보면 오른쪽 전전두엽 부위가 더 활성화되고 잔뜩 찌푸렸던 얼굴도 활짝 펴질 테니까요. 그러니 일단 앉으세요.
- 마음챙김은 살 빼는 약 같은 것이 아니니 하룻밤 사이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지는 마세요. 자기의 삶을 집중하며 바라보게 되면, 과식을 하기 전에 자제를 하기 때문에 살이 빠지는 거예요. 마음김은 일종의 학습 과정으로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마음챙김이 아주 효과적인 것 바로 그런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정말로 배고픈가? 지루하고 따분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외로운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가?
나는 어떤 감정들을 경험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 내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나는 자기혐오에 빠져 있는가? 아니면 실제로 점심시간이 된 것인가?
- 먹고 있는 동안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고 내 머리는 무엇에 빠져 있는가? 화나 있나? 외로운가? 술에 취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슬픈가? 행복한가? 이 모든 것이 폭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자신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알아차리도록 하세요. 불량식품인가요? 건강에 좋은 음식인가요? 편안한 느낌을 주나요? 다 먹고 나서 뒤끝이 고약할까요?
- 음식을 먹고 있는 동안 그 음식을 즐기세요. 하지만 음식을 즐기려면 자신이 어떤 것을 먹고 있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당신의 어머니가 이미 말씀하셨겠지만 음식을 꼭꼭 씹어 드세요. 먹는 음식을 체험하세요. 어떤 음식인가요? 어떤 냄새가 나나요? 어떤 질감인가요? 어떤 맛이 나나요? 당신은 왜 그것을 먹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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