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

[김승호] 돈보다 운을 벌어라 - 주역의 원리로 운을 경영하는 법

일루젼 2024. 6.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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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승호

출판 : 쌤앤파커스
출간 : 2013.04.09


       

           

실용서들은 문학서에 비해 읽히는 속도가 빠르다. 일부러 대강 읽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해되면 되기 때문에 빠르게 읽게 된다.

 

읽고, 정리하고, 처분을 결정한다. 계속 소장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면 중고 도서로 판매하거나 폐지로 내놓는 중이다. 몇 년간이나 쌓기만 하던 책들이 조금씩이지만 줄어드는 걸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소화 작용(digestion)'을 떠올리게 된다. 굳이 이 책의 용어로 다시 말해본다면 '정체되어 있던 운기가 도는' 느낌이랄까. 

 

책을 읽는 행위는 음식을 먹는 행위와 닮아있다.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것 중 자신의 것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내보낼 것은 내보낸다. 음악을 듣는 행위도, 예술품을 감상하는 행위도, 사람과 교류하는 행위도 모두 마찬가지다. 모든 '감각'들은 '자극'이 되고, 사람은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체험'하고 '경험'한다. 해서 정적인 활동이 반드시 정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요, 동적인 활동이 동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저자의 어투는 상당히 강하고 단정적이다. 이런 경우 자신이 믿고 있는 바에 대해 확신이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불안하기 때문에 강한 어조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보완은 가능하겠지만 결국 중심이 단단한가 - 내실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돈보다 운을 벌어라>에는 상호모순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는 것이라 '내 입장'에서 어떤가는 항상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상당히 불운한 상태인 셈인데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체감하기에는 그런대로 잘 풀려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항상 좋다'거나 '깜짝 놀랄 행운이 펑펑 터진다'까지는 아니지만 고만고만한 다사다난 속에서도 '올해가 작년보다 낫다' 싶은 순간들이 꽤 많다.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다. 

괴로운 때에는 참을 수 있으면 참고, 참지 못하겠으면 터트리고, 그리고 후회가 되면 다시 돌아가서 새롭게 선택하면 된다. 

그 모든 과정을 겪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고 살아가는 것일 테니까. 

그러다 보면 뭔가 새롭게 깨닫는 게 있겠지. 없으면 똑같이 살게 되겠지. 

 

한 번에 모든 게 변하며 구원받는 것을 꿈꾸는 것보다, 하루하루 내 운을 '적립'한다 생각하고 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수 있다.

그렇다고 자신보다 타인에게 더 친절해지지는 말자. 어디까지나 자기 중심이 바로 선 사람만이 진심으로 친절할 수 있다. 

오늘의 00철학 끝.  

   


   

 

- 공자는 군자가 두려워하는 것 중 첫 번째가 바로 운명'이라고 말했다. 인생이 어쩔 수 없이 운명대로 흘러간다면 어찌 두렵지 않으랴! 하지만 운명을 알면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미리 알아도 별 다른 방도가 없는 아주 강한 운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운은 흔치 않다. 거의 대부분의 운은, 오랫동안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그래서 대체로 운명은 두려운 것이고 '제발 내가 타고난 운명이 좋은 운명이기를' 하고 희망하면서 살뿐이다. 


- 나는 운명 전문가이지만 내 운명에 관해 점치지는 않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걱정할 바에는 차라리 운의 원리를 알고 이해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훨씬 낫다. 운명은 우리의 영혼 속에 내장되어 있는 것으로, 충분한 이유에 의해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강한 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운을 타고나는 사람은 지극히 일부이고, 평범한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조절해 가며 살 수 있다.


- 약한 운은 쉽게 만들어진다. 반대로 강한 운은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아주 조금씩 만들어진다. 그래서 눈치를 채기가 매우 어렵다. 사주팔자나 관상, 성명 풀이 등은 숨어 있는 강한 운을 미리 알아내기 위해 아주 먼 옛날부터 연구해 온 것이다. 주역도 그렇다. 공자는 주역을 연구하여 대자연의 운행 원리를 알고자 했으며, 흉한 운을 피해 가려고 평생 노력했다. 특히 공자는 절대적으로 강한 운에는 순응하는 한편 약한 운에 대해서는 도전했다. 운이란 행동에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몸가짐이 아주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그 자유 속에 운명 선택의 섭리가 있으니, 자유를 행사하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 큰 운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수시로 만들어지는 작은 운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처하면서 말이다. 

- 그렇다면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는 운은 어떤 것일까?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엄청나게 다를 것이다. 절대적으로 정해진 운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 자기 자신의 운명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몇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한국인이다. 성별은? 여자다. 성은? 박 씨다.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있는가? 없다. 키는 큰가? 작다. 유전적인 체질은 마음에 드는가? 대체로 만족한다. 직장은? 괜찮은 편이지만 재벌이 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항목들을 조사하다 보면 자신이 가진 운명의 틀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 이것을 시간적으로 따져볼 수도 있다. 작년에 운이 좋았나? 그렇다! 재작년에는 어떠했나? 글쎄... 특별히 나빴던 해는 언제였나? 무슨 일 때문에 특히 나빴나?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운명지도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해두면 운명을 개척하는 데 아주 편리하다. 운명이란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변치 않는 것이 있고 변하는 것이 있다. 변치 않는 것은 얼마나 단단한가? 그것을 변하게 할 수는 없을까? 이것을 연구해야 한다. 

- 변하는 운에 대해서는 애써 고치고, 앞으로 생길 운에 대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나는 운을 다루는 법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운명지도를 그려보거나 운의 변화를 직접 느껴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변하는 운과 변치 않는 운을 구별하고 쉬운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 운명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운명을 타고났더라도 개척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 말이다. 운명이 그렇게 생겨먹은 이유를 규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운을 잘 경영할 수 있다. 나는 고귀하게 행동하는가? 나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가? 나는 강한 사람인가? 나는 평생 유지해도 좋을 만한 장점을 가졌는가? 고쳐야 할 단점은 무엇인가? 사악한 점은 없는가? 세상이 나를 칭찬할 만한 요소가 있는가? 

- 나에 대해서 수천수백 가지 질문을 하다 보면 거기에 숨어 있는 운명을 찾을 수 있다. 나의 성품이 너무 강하다면, 나의 운명도 너무 강하다. 반면 나의 성품이 유약하다면, 나의 운명 역시 유약하다. 내가 네모난 사람이라면 나의 운명도 네모난 모습이다. 내가 삐뚤어진 사람이라면 운명도 반드시 그렇다. 

- 성품은 계속 고쳐나가다 보면 태어나기 전의 성품까지도 고칠 수 있으며 미래의 성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과거의 운을 고치고 미래의 운을 이끌어내는 법이다. 이만하면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냥 놔두면 나의 운명은 정해진 데로 흘러갈 뿐이다.

- 머물지만 마라.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늘 머무는 곳의 테두리 밖으로 한 발짝 벗어나서 사람을 만나라는 뜻이다. 인간은 항상 인간을 만나면서 지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하는 법이다. 인생의 성공은 그 사람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말은 항상 밖으로 싸돌아다니라는 말이 아니다. 늘 머무는 곳 근방에서만 놀지 말라는 뜻이다. 운이란 밖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운은 집 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부터 온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 운은 전선을 통해 전류가 흐르듯이 사람을 통해 흐른다. 그러니 이 흐름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 모름지기 사람을 만나야 미래가 있다. 풍요로운 미래는 절약이나 저축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특히 시간을 자기 자신이나 가족에게만 쓰는 것은 인생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젊은 사람이라면 이 점에 대해 더욱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 막 직장을 잡고 결혼을 했다고 해서 '인생에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 하기는커녕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태만하게 성공(취직)을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 

- 먼 미래를 보고 주변을 보라. 시간이 흐르면 누구는 크게 성공하고 누구는 별 볼일 없어진다. 이 모든 것은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에 달렸다. 시간은 소모하라고 주어진 게 아니라 잘 활용하여 더욱 발전하라고 주어진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데 시간을 써야 할 것인지, 아니면 홀로 실력을 쌓는데 보내야 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조정하고 절충해 나가면 된다. 분명한 것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반드시 실패를 맛본다는 것이다. 운과 기운은 밖으로부터,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고 돈이 많고 권력이 막강해도,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적다면 그만큼 인생은 퇴보한다. 시간은 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 그저 하릴없이 혼자 노는 데 쓰거나, 이제 겨우 조금 이루어 놓은 눈곱만 한 행복에 젖어 오만하게 지내서는 안 된다.  

- 도전하면서 발전을 꿈꿔야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책이나 읽고 여행이나 하면서 즐겁고 편하게 살고 싶다고. 이 사람은 아마 현재 지지리 가난하여 남에게 폐를 끼치며 살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그의 정신이 그러한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꼴값'의 수준을 넘어서 '얼빠진 놈'이다. 우리 주위에는 이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 사람은 너무 허황해도 안 되지만 너무 유유자적해도 안 된다. 발전할 수 있는데 왜 그런 꿈조차 꾸지 않는가?
인간은 포부가 없다면 미래가 없고, 절제가 없으면 현실을 망각한다. 하지만 절제가 미덕이 되면 사회는 진화하지 못한다. 인생도 절제보다는 포부를 키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 운 좋은 사람이 부지런한 사람을 이긴다. 
혹자는 말한다. 근면한 사람이 성공한다고. 정말 그럴까?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근면성'이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근면하지 않은 사람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근면성이 강조되어 왔다. 나중에는 강조를 넘어서 과장이 되고, 과장을 넘어 신앙처럼 굳어져 버렸다. 오로지 근면해야 성공한다고.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으랴. 근면성이란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중 하나다. 다만 열심히 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근면하게 사는 것뿐이다. 

- 불만 없이 주어진 대로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인생의 결과를 본인이 책임지지 않았다. 왜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것이다. 참으로 속 편한 생각이 아닌가? 열심히 살기만 하면 다 잘 될까?  

- '악독하다'는 말이 있는데 아주 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독한 사람은 그것이 강함을 뜻할지언정 악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남들이 볼 때 강한 사람은 악해 보이는 법이다. 약한 사람은 자기보다 강한 사람을 무조건 악하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대단한 착각이다. 강한 사람이 자기를 도와주지 않으니까 모함하는 것이다. 약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구할 수가 없다. 늘 남의 도움을 받을 궁리만 하기 때문이다.

- 강함은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다. 우주도 강하기 때문에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가 있다. 인생도 다를 바 없다. 약하고 게으른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편리하게도 '착함'이라 주장한다. 이는 비겁한 짓이다. 사람은 강함을 갖추면서 착함도 갖추어야 하는 법이다. 강해질 생각은 하지 않고 착해질 궁리만 하는 사람은 인생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착하게 살면 하늘이 복을 주겠지' 하고 기대한다면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착한 것이 좋은 운의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으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강함을 갖춰야 좋은 운을 끌어들일 수 있다.

- 이기적인 사람 역시 불평이 많다.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많은 생각, 많은 행동이 모여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누군가가 원해서다. 그러므로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내 마음에 드는 것도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불평불만을 일삼다 보면 정작 자신한테 좋은 일이 생겨도 부정하게 된다.

 

- 불평불만은 주역의 괘상으로 산풍고 山風蠱다. 이는 현재가 붕괴되고 대단한 재앙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항상 불평불만을 일삼는 사람은 "액운이여, 이쪽으로 와주세요!"라고 방송을 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불평불만을 끊으면 하루하루의 운도 좋은 쪽으로 변할 것이다. 원래 불평불만은 노예의 마음이다. 그런 마음에 찌들면 노예 같은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본인뿐 아니라 자식까지 그렇게 되는 것이다. 세상사는 관점을 바꾸면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불평불만이 많은 이유는 관점이 편협하기 때문이다. 시급히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불평불만 때문에 자기 인생이 무너지고 있는 마당에 다른 일에 불평할 여유가 어디 있는가! 

- 사물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잠겨 있을 때가 평온한 법이다. 이른바 밖으로 노출되는(튀는) 자리에 오르면 내외적으로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방해 귀신(?)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좋은 시절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 변화의 지점, 변곡점이 위험하다. 그러니 변화의 시기를 조심해야 한다. 계속 나빠지고 있는 시기는 별로 염려할 것이 없다. 오히려 이럴 때는 반대로 좋은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발전하려는 순간에는 방해물이 등장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 때문이다. 내부의 변화가 밖으로 나가서 세상에 편입되려는 순간에 우리는 방해를 받는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관성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졌다. 새로운 것은 무엇이든 도전을 받기 마련이다. 이런 시기를 모두 알아차리려면 대단히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전문가조차 쉽지 않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은 이렇게 알아두기 바란다. 내 인생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려고 할 때는 무엇이든 방해 요소가 나타나는 법이라고.

- 평소에 '인생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으면 방해물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인생의 전망이 점점 좋아지고 있을 때, 긴장을 놓치지 말고 사소한 일도 조심하면 된다. 3재라든가 아홉수 같은 인생의 침체기는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조그마한 불운을 경험했다면 이는 발전의 징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화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라. 이때는 겸손한 마음자세가 아주 중요하다. 인생이 좋은 쪽으로 변화할 때 방심하거나 오만하게 굴면 거대한 역반응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그렇다면 이제부터 위험한 지뢰밭, 즉 액운의 시기를 무사히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는 의외로 간단하다. 액운의 시기는 '노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노출을 삼가면 된다. 스케줄을 좀 줄이고, 평소보다 얌전한(튀지 않는) 복장을 갖춰 입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나 식당에 가서도 한가운데보다는 구석에 앉도록 하고, 여행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번잡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보다는. 혼자 책을 읽거나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게 유리하다. 이것은 범죄자가 숨어 지내는 방법과 똑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은거(?) 생활을 지나치게 오래 할 필요는 없다. 길어야 1개월이면 족하다. 

-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밖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니 현재가 잠깐 나쁜 시기라면, 그리고 무언가가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구태여 밖으로 나가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참고로 말하면, 상징적으로 1년 중 동짓날은 외출을 삼가는 법이다. 이는 공자도 가르친 바 있다. 동지는 양의 기운이 돌아오는 날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기다리라는 것이다. 

- 이제 운의 원리를 조금은 이해했을 것이다. 항상 운이 나빴던 사람은 오히려 노출을 늘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운이 좋았던 사람이 잠깐동안 나쁜 시기를 맞았다면 노출을 삼가야 한다. 이는 음양의 원리가 작용한 결과다. 행운이 보이기 시작한 노출의 순간에는 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행운은 이미 우리를 향해 찾아오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잠시 몸을 움츠리고 기다리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다. 기다려야 할 때 공연히 부지런을 떨면 행운이 액운으로 바뀌는 수도 있다. 지나친 욕심과 태만은 둘 다 병이다. 

- 지난날을 평가해 보니 별로 이루어놓은 게 없다면 이는 태만이다. 반면 그럴듯하게 전진해 왔다면 반드시 자중의 시기가 필요하다. 운명의 시기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물은 음이 아니면 양이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시점이 음인지 양인지를 판단하면 된다. 1년 내내 별 볼일 없이 지낸 인생이라면 밖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요즘 들어 잘 나가는 것 같다면 더더욱 조심하고 자중하며 조용히 살아야 한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이렇다. 인생의 봄이 오는 듯하면 조용히 살아야 하고, 가을이 오는 듯하면 열심히 나서야 한다. 

-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어떻게 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재수 나쁜 짓을 하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나쁜 운이 초래된다는 개연성을 이야기할 수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은 축적될 수밖에 없다. 운명은 그 원인이 차츰 축적이 되어가다가 임계량을 넘으면 마침내 현실 세계에 등장한다.

- 운명은 확률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것은 잠재적인 존재로서 '태'라고 말한다. 가능태는 현실로 나타나려는 힘이 작용한다. 그러나 현실의 다른 조건에 의해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운명은 정성적으로는 결정된다. 하지만 정량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우연인 것이다. 또한 운명은 가능태이기 때문에 언제 현실로 전환될지는 알 수 없다.

-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자. 나쁜 운을 병균이라고 하자. 이것이 우리 몸에 침투한다면 무조건 발병하는가? 그것은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침투한 균은 항상 발병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운명도 똑같다. 가능성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그것은 증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쌓여간다. 긴 세월을 두고 서서히 축적되는 것은 마치 우리 몸에 중금속이 쌓여가는 것과 같다. 중금속 중독, 알코올 중독, 니코틴 중독, 마약 중독이 있듯이 나쁜 운에 중독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데서 커지는 암처럼 나쁜 운은 그렇게 커져간다. 물론 좋은 운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운을 염두에 두라는 말이다.

- 옛 성인이 말했다. 평소에 작은 운을 축적해 놓으면 큰 운을 지배할 수 있다고. 인생이라는 그것이 무엇이 됐든, 차츰 쌓아나가는 것이다.

- 인생의 발전은 시간 투자로부터 시작된다. 시간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잘 살펴보면 시간을 만드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면 시간은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월급날만 기다리면서 살아서는 안 된다. 매일매일 시간을 만들 궁리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시간이란 어딘가에 투자하지 않으면 저절로 없어진다. 시간은 잘 써도 없어지고, 낭비해도 없어지고, 아무 짓도 안 하고 있어도 없어진다.

-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다. '나이만 먹는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그냥 나이만 먹는 게 아니라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타면서 나이 먹는 것은 괜찮지 않느냐고?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인생이 뭔지 잘 모르는 것이다. 현재의 삶에 시간을 모조리 소모해야 하는 사람은 하루빨리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시간을 어떻게 버는가? 이것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간을 번 다음에 그 시간을 잘 투자해야 하니까 말이다. 

- 시간을 어떻게 버는가? 우선 시간을 벌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지금 내가 가진 시간을 현재에 다 써버리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할 시간이 남지 않을 것이다. 자, 생각해 보자. 독자 여러분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일단 지금은 직장에 다닌다. 그다음에는? 그다음에도 직장에 다닌다. 이래서는 안 된다. 직장에 다니는 것은 부득이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뿐이고 그 와중에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미래를 위해 운을 개발해야 한다.
 
- 하지만 머리는 두었다 무엇에 쓰려고 하는가? 시간을 아끼는 방법을 연구하고, 가사 일을 하면서도 무언가 주제를 정해놓고 진지하게 고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달라질 게 없다고? 그렇지 않다. 하루, 1주일, 한 달, 아니 10~20년을 생각하면서 지내보라. 반드시 달라진다. 주어진 일만 충실히 하는 것은 아주 게으른 것이다. 뻔하지 않은가? 인생은 정해진 레일 위를 달려가는 기차처럼 지루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 항상 변화의 여지를 발굴하면서 살아야 한다. 

- 주역의 괘상에 뇌지예(雷地豫)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이것저것 두드려본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달라질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그냥 그대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쉴 틈 없는 스케줄로 시간을 빡빡하게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왠지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시간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다. 먼저 시간을 벌어라. 투자할 곳은 무한히 많다. 

- 실제로 나는 수년 전 기운이 아주 강력한 가문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집안은 수백 년 전에 돌아가신 조상으로부터 계속 좋은 기운을 받는 경우였다. 또 어떤 가문은 조상의 기운이 더 이상 자손에게 좋은 운을 공급하지 못해 몰락하는 경우도 있다. 운의 맥은 가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 사회의 각종 인연도 다 운의 맥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대 출신, 서울대 출신 등의 학연도 맥이고, 삼성이니 현대니 하는 직장도 맥이다. 소위 '연출'이라는 것이 맥이다. 

- 운이란 개인이 개발하는 측면도 있지만 맥을 통해 공급받기도 한다. 그래서 운의 맥을 찾으라는 것이다. 물론 혼자서 자신의 운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행운이란 원래 전염성이 강한 것이다. 그래서 재수 좋은 사람을 자주 만나면 행운도 얻을 수 있다. '재수 옴 붙었다'는 말은 재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악운이 옮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인간관계에서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액운을 가져다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만났다. 그래서 때로는 고생도 하고 때로는 큰 이익을 얻기도 했다. 

-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만나서 운의 인맥을 만들어야 할까? 일단 궁상맞은 사람은 안 된다. 어떤 사람이 궁상맞은 사람일까? 그런 사람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사실 좋은 사람은 알아보기 어려우나 나쁜 사람은 알아보기 쉽다. 

- 운에 관한 인간관계는 4가지로 나뉜다. 나의 운에 도움을 주는 사람, 나의 운에 해를 끼치는 사람,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 서로 해를 주고받는 사람이다. 독자 여러분 주변에도 해를 끼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특징이 있다. 첫째, 남을 돕는 데 소극적이다. 둘째, 자기 자랑을 하는 데 적극적이다. 셋째, 자기 돈은 절대 안 쓴다. 늘 남에게 얻어먹으면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무엇이든 남에게 주는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은 나의 운을 빼앗아가는 존재다. 만나면 만날수록 해롭다. 이런 사람이 바로 궁상맞은 사람이므로 인생에서 아예 제외시키자. 다음 부류를 살펴보자. 서로 해를 끼치는 관계다. 왠지 싫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고,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가까워지지 않는 관계다. 소위 영양가 없는 사람으로, 만나면 만날수록 손해다. 이런 사람과는 나를 위해서나 상대방을 위해서나 지구를 떠날 때까지 만나지 않는 게 좋다.

-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 사람은 여간해서는 운에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 돈의 도움을 받기 위해 사람을 만나서도 안 된다. 그것은 거지 근성이다. 주고받는 마음이 가장 좋다. 운을 주고받으라는 얘기다. 운이란 내가 남에게 주기만 해도 증대된다. 물론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명심할 것은 '인맥이란 돈이 아닌 기운'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묻겠다. 독자 여러분은 강하고 착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만나려고 노력은 해봤는가? 그런 적이 없다면 이제까지 운을 개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 주역에 지풍승(地風升)이라는 괘상이 있다. 이는 새로움과 통한다는 의미로, 발전한다는 뜻이다. 새로움이란 강한 기운과 착한 기운을 말한다. 맹자가 말했다. 호연의 기운은 의와 배합된다고. 이 말은 착하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주 강한 사람은 이미 착하기도 한 사람이다. 싱싱한 사람이라고 해도 된다. 강함은 순간순간 계속 새로운 것이니 싱싱하다고 표현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런 사람을 행운의 신이라고 생각하고 기필코 만나야 한다. 만나서 좋은 기운을 받으라. 강하고 착한 사람을 만나서나 자신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지풍승은 땅에 씨앗을 뿌렸다는 뜻이다. 강하고 착한 사람, 즉 귀인을 만나면 황무지도 개척되는 법이다. 이것이 운명의 맥이다. 

- 운은 흐름이다, 리듬을 타라.
바람이 들어오려면 틈이 있어야 한다. 운도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려면 당연히 틈이 있어야 한다. 이는 생활의 방식에 있어서든 우리의 마음가짐에 있어서든 마찬가지다. 여유와 생동감이 필요하다. 발전이란 흔히 파격에서 비롯된다. 판에 박힌 생활 패턴, 변화 없는 정신상태, 늘 똑같은 감정, 융통성 없는 생활규칙 등은 운을 죽이는 요소다. 

- 이 세상에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에는 '순리'가 있다. 자연스러움, 다른 말로 하면 리듬이다. 인생이란 좋은 음악처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생명현상이란 다름 아닌 '흐름'이 아닌가. 행운은 여유 속에서 생기는 것이지 아오지 탄광처럼 스케줄이 꽉 짜여 있는 곳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반대로 그런 곳에서는 불운만 일어난다. 억지로 하는 일 앞에서는 운도 도망가는 법이다.

 

- 돈을 저축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런 행동은 불운에만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불운해질 수 있다. 좋은 운을 생각해야 한다. 운이란 흐름이다. 파격이 없는 인생은 죽음의 행진과도 같다.

- 독자 여러분에게 묻겠다. 지난 10년 동안 친지를 집에 초대해 본 적이 있는가? 시댁 식구나 친정 식구 말고 외부인을 말이다. 음악회에 가본 적은 있는가? 전시회에 가본 적 있는가? 휴일에 혼자 외출해 본 적 있는가? 부부끼리 술을 마셔본 적 있는가? 부부가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해본 적이 있는가? 가정에서 부부가 열심히 독서에 빠져본 적은 있는가? 가족 모두에게 자유시간이 존재하는가? 부부가 함께 춤을 춰봤는가? 이런 질문에 '예'가 하나도 없다면 이 가정은 운명적으로 사망했다고 할 수 있다. 근근이 살아갈 뿐이지 이래서는 희망이 없다.

- 생존에 급급한 인생은 갈수록 꼬여간다. 모름지기 인생은 새로운 시도와 활력, 생동감이 있어야 된다. 빡빡한 스케줄에 맞춰 쉴 틈 없이 사는 것은 융통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이는 운을 죽이며 사는 것이다. 생활에는 리듬이 있어야 한다. 인생은 군사작전이 아니다.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압적이고 숨 막히는 인생 설계는 좋은 운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인생은 질적인 계산이 중요하다. 양적인 계산은 좋은 인생 설계가 아니다. 가정을 경직되게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화기애애'라는 말처럼 삶에 리듬과 활력소가 있어야 한다. 돈이 안 되는 것은 그 무엇도 귀찮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인생은 점점 궁지에 몰릴 것이다. 

- 주역의 괘상에 뇌풍항(雷風恆)이 있다. 이것은 리듬을 타고 큰일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도 이와 같고, 기어이 행운을 일으킨 모습도 이와 같다. <손자병법>에서는 '흐름으로 적을 물리친다'고 했다. 사업도 흐름을 잘 타야 성공한다. 사랑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다. 병을 치료하는 것도 그렇고, 운을 개선하는 것도 그렇다. 세상은 오로지 흐름이다.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 꽉 막힌 듯 경직된 가정, 늘 무사태평하기만 한 마음에 리듬을 공급해야 한다. 노래를 불러본다든가 극장에 가본다거나 공원에라도 나가보라. 나를 흔들어 놓아야 한다. 돌처럼 살지 말고 바람처럼 살아야 한다.  

- 유난히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운이 점점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저 쉬기보다는 자신을 더 발전시키는 데 인생의 시간을 써야 한다. 그런데 '발전'이란 무엇인가? 무언가 성과를 거두었을 때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운을 축적하는 것도 그 자체로 발전이다. 그런데 기운이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자연스레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를 생명력이라고 한다.

- 인간은 몸 밖으로 생명력을 분출하면서 사는 존재다. 인간의 생명력은 다른 어느 생명체보다 강하다. 그래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자주 가보는 것은 생명력을 얻는 좋은 방법이다. 운이란 생명력이 넘치는 순간에 출현한다. 자신에게 강력한 생명력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군중의 생명력을 흡수하는 것은 아주 유용한 일이다. 이유 없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갈 필요가 없다고? 그렇지 않다. 인간은 가야 할 이유가 있는 곳에만 가는데, 이는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방법일 뿐이다. 운이란 목적이 없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 법이다. 비범하다는 것은 틀을 깨는 것이다. 사람은 모이면 서로에게 기운을 준다. 혼자 있으면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여럿이 있으면 기운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 생명력의 법칙이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면 병도 낫고, 수명도 길어지고, 좋은 운도 생긴다. 
 
- 일생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느냐에 그 사람의 행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을 귀찮아하는 사람은 날로 운도 약해진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은 군거본능(집단본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생명력을 얻기 위한 한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본능이 진화한 것이다. 인간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면서도 서로에게 생명력을 주는 관계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 지수사(地水師)라는 괘상을 보자. 이는 군중을 의미하고 또한 생명력의 축적을 의미한다. 군중이 곧 생명력이라는 것을 옛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쉽게 말해 군중이 뿜어내는 기운을 받아 나의 영혼에 활력을 준다는 개념이다.

 

-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군중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크게 나누면 두 부류다.
첫 번째는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일정 기간 동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이사를 한 사람도 그렇다. 갑자기 일이 바빠진 사람, 물건을 도난당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운명이 요동치는 사람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안 된다. 

- 그렇다면 운명이 요동치는 경우란 어떤 경우일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변화가 심하고 잡다한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바깥에서 불쾌한 일을 당하고 집에 들어왔더니 아이가 아프고 아내는 괜히 시비를 걸어온다. 다음 날 출근을 하려는 순간 자동차가 고장이 났다. 출장을 가야 하는데 난감해졌다. 할 수 없이 렌트카를 빌려서 떠나려는데 중요한 친구가 상을 당했다. 출장지에서도 일이 잘 안 풀렸다. 다시 회사로 돌아오니 갑자기 전보 발령이 났고, 오해가 생겨 친구와 싸움까지 했다. 이런 와중에 지갑까지 잃어버렸다. 이런 사람은 현재 '운이 요동치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당장은 안정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이사를 한 사람, 도난당한 사람, 실연당한 사람 등도 양의 기운이 넘치는 중이므로 군중 속에 있어서는 안 된다. 군중은 양의 기운을 분출한다. 그래서 이미 양의 기운이 지나쳐 손해를 입은 사람은 오히려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하는 법이다. 바람이 부는 날 외투를 두툼하게 입는 것과 마찬가지다. 군중은 바람과 같은 존재이므로 양의 기운에 이미 지나치게 노출된 사람은 군중을 피해야 한다.

- 두 번째 부류는 오랜 불운 끝에 약간의 희망이 보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 역시 군중을 피해야 한다. 이제 막 진급한 사람, 어렵게 사업을 시작한 사람, 임신을 한 사람, 큰 수술을 마친 사람, 갑자기 큰 소득이 생긴 사람 등이다. 이런 사람은 양의 기운이 지금 막 심어지고 있는 때다. 자중이 필요한 시기다. 상징적으로 동짓날은 양의 기운이 처음 들어온 날이기 때문에, 공자는 동짓날은 문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단속했다고 한다. 상식적인 말이지만, 임신 중인 태아 역시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군중의 기운은 위험하다. 겨우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이제 막 싹이 돋아나는 나무와 같다. 격랑이 치는 바다가 아니라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세월이 필요하다. 수술을 마친 중환자도 이제 겨우 안정기에 들어서는데 거친 군중의 기운이 몸에 이로울 리 없다. 

- 군중의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은 운이 지나치게 고착되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반대로 군중이 필요 없는 사람은 이미 양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으니 그것을 다 소화하기 전에 또 다른 양의 기운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개념이다.

-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항상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심심한 세월, 무미건조한 세월, 늘 똑같은 세월이라면 매일 시장판이라도 나가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인 사람은 일찍 자고, 사람을 피하고, 조용히 지내며 잔잔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게 원리다. 다만 평균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사람은 기운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운이 너무 없는 사람은 서서히 단계적으로 군중을 만나야 한다.  

-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이 정신을 지배하면 실수를 하게 되고, 자신의 역량을 전부 발휘하지 못해 패배한다. 멀리 보면 인생도 똑같다.

- 지택림(地澤臨)이라는 괘상이 있다. 이 괘상은 연못이 땅 아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하늘의 기운이 쌓여가고 있는 모습으로 안정을 상징한다. 안정이란 다름 아닌 하늘의 기운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다의 심연을 보라. 태풍이 불거나 배가 지나가도 그 깊은 내면은 고요하다. 무술의 고수도 그의 내면에는 고도의 안정이 자리 잡고 있다. 매사에 흔들리면 안 된다. 좋은 운은 불안한 곳을 피해 가고 안정된 곳으로 찾아가는 법이다. 안정이란 뿌리를 내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굳은 신념을 뜻한다. '내 인생은 잘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불안은 불신과도 같아서 오는 복도 차버린다. 가령 환자가 자신의 회복을 굳게 믿으면 이상하게도 더 빠르게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안정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복권 당첨자들도 하나같이 평소에 자신의 행운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자신의 운을 믿으면 불안이 사라지고 기분 또한 안정된다. 

- 집 안에 가만히 앉아서도 행운을 오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바로 안정이다. 열심히 사는데도 재수가 없는 사람은, 마음이 늘 요동치는 사람이다. 안정은 곧 무너지지 않는 마음이고, 운을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결정적인 요소다. 사람이 지나치게 태평하면 게을러지고 재수 없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당한 낙관은 행운을 부른다. 낙관은 불안을 몰아낸 안정된 사람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비관은 복을 외면하는 것이니 사람은 항상 낙관과 안정에 힘써야 한다. 저 깊은 바다가 모든 물을 담듯이 안정은 모든 행운을 끌어안는다. 깊은 호흡과 함께 마음속의 불안을 완전히 몰아내자. 

- 감동을 주는 것이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선한 행위라고 표현하지 않고 아름다운 행위라고 말한다.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아름다움이 상서로움에 가까운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름다움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직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운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 그만이다. 

- 아름다운 행위는 참으로 많다. 그것을 일일이 다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이 장에서는 운을 끌어당기기 위한 가장 쉽고 단순한 행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명랑함과 친절이다. 명랑함이란 내가 이미 기분이 좋은 상태를 말한다. 친절은 상대방의 기분까지 좋게 만든다. 여기에서는 친절을 명랑하고 자상한 행위라고 정의해 두자. 명랑함과 친절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잘 안다. 이것이 운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 주역에 택지췌(澤地萃)라는 괘상이 있다. 이 괘상은 하늘(양)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다. 즉, 행운을 당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행위 중에 이 괘상에 부합되는 것으로는 명랑함과 친절이 있다. 명랑함은 얼굴의 표정이나 목소리에 나타난다. 친절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즐거움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주역의 괘상으로는 연못이라고 표현하는데, 연못은 행운을 담고 있는 것이고 또한 행운을 끌어당기는 관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택지췌는 관문을 상징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는 뜻도 있다. 한마디로 상서로움이 비로소 나타났다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의 행위가 이럴 수만 있다면 자신의 행운은 물론 사회 전체를 밝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 보통 사람은 대개 고된 일상에 찌들어, 또는 스트레스에 짓눌려 표정이 늘 굳어져 있다.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게 귀찮다. 밝은 표정을 짓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절대로 좋은 운이 오지 않는다. 이것은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문제다. 친절과 명랑함에 돈이 드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약간만 신경 쓰면 된다. 남에게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친절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나의 명랑한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사람이 많은 곳에 자주 나서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친절을 베풀 곳이 더 없는지를 열심히 살펴야 한다. 친절은 건강에도 좋다. 행운의 신에게 나를 광고하는 효과도 있다. 재수 좋은 행동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만일 이렇게 생활하면서 복권을 산다면 당첨될 확률은 만 배나 더 높아질 것이다. 

- 우주는 순환으로 가득 차 있다. 지구에는 4계절이 있다. 이는 지구의 생존 방식이다. 인류는 계절에 맞게 달력을 만들고 대자연의 순환을 따르기로 했다. 인류 사회는 자연의 순환을 본 따서 순환제도를 만들었다. 1주일이 그렇고, 출퇴근 시간이 그렇고, 월급날이 그렇고, 생산과 소비의 사이클도 그렇다. 우리의 인체도 피가 순환하고, 휴식과 활동이 순환하고, 모든 생리현상이 순환한다. 이처럼 순환이란 존재의 필수조건이다. 순환하지 않는 사물은 우주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다. 우주의 모든 별도 순환한다. 이는 안정의 수단이다. 인생도 순환의 틀 속에 있기 때문에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순환이란 제자리걸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다. 순환이 없다면 발전에 앞서 멸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자연의 사물은 순환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변화를 시도한다. 

- '안정이 우선이고 발전은 그다음'이라는 방식은 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운이 더 좋아지게 만들기에 앞서 파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 경영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시쳇말로 '팔자 좋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한번 좋은 운명이 지속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운명이 수시로 바뀌면 인간은 감당하지 못하고 병이 들거나 일찍 죽어버릴 수도 있다. 운명은 천천히 변한다. 그것은 순환성 때문인데, 불운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속 터질 일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나 불운한 사람은 여간해서는 상황이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운 좋은 사람, 부자, 권력자 등은 큰 틀에서 지속적으로 행복할 것이니 잠시 나쁜 시기에 들어섰다고 해도 크게 위태로운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을 제외하고, 당장 문제해결이 시급한 사람들은 불운한 사람이다. 이들은 순환의 사이클에 따라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 큰 문제인 것이다. 

- 불운에 빠졌을 때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개 유난히 나쁜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아 끝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불운한 사람은 큰 틀에서 보았을 때 계속 불운 속에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아예 불운의 사이클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실행하기 쉽고 효과도 빠른 것을 소개하겠다. 주역에 그 방법이 있다.

- 택수곤(澤水困)이라는 괘상은 옹졸한 운명이라는 뜻을 가졌다. 이는 호수에 물이 말라 있다는 뜻이고, 또한 갇혀 있다는 뜻이다. 호수에 물을 보충하고 갇힌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방법은? 풍수가 좋은 집터로 이사를 하면 가장 좋지만, 좋은 터가 얼마나 비싼가! 이 방법은 알아도 무용지물이다. 새로운 옷을 많이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이것도 돈이 많이 든다고? 정말 그럴까?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옷이란 좋은 옷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입지 않았던 색다른 옷을 뜻한다.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라는 말이다. 청바지도 좋고 등산복도 좋다.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스타일을 싹 바꾸어보라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라면 좀 유리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의 복장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중에서 평생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타입을 정하면 된다. 신발도 바꿔보라. 하이힐도 좋고, 운동화도 좋다. 달라 보이도록 애쓰라는 말이다. 도드라지는 행동을 많이 하는 것도 불운의 늪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다.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밥을 먹으면 곧바로 배가 부르듯 눈에 쉽게 보이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무의미한 듯한 행동들이 어느덧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 또 다른 방법으로는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있다. 돈을 많이 쓰라니? 대체 얼마나? 걱정할 것 없다. 자식이나 부모한테 쓰면 된다. 아이들에게 써봐야 얼마나 쓰겠는가? 어르신들에게 들어가는 돈 역시 그리 큰돈은 아니다. 여행도 좋다. 시간이 없다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동네를 산책하라. 경치 좋은 공원 같은 곳 말고, 낯선 곳 말이다. 말을 적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말이 많으면 운명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행운 귀신(?)이 볼 때, 말이 많은 사람은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도와주지 않는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자주 들으면 나쁜 귀신이 도망간다. 믿고 안 믿고는 독자 여러분의 선택이다. 핵심은 말을 줄이고 들으라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거나 초상화로 그려도 좋다. 대중 앞에 나서는 것, 특히 TV에 출연하면 아주 좋다. 기회가 있다면 연단에 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 역시 믿고 안 믿고는 선택이지만, 요점은 자신의 모습을 남에게 많이 보이라는 것이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방법이 하나 있다. 실제로 나는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본 적도 많았다. 바로 그릇을 깨는 것이다. 컵도 좋고, 항아리도 좋고, 병도 좋다. 접시처럼 평평한 것은 안 되고, 바닥이 깊은 그릇이어야 한다. 시장에 가서 가장 값싼 그릇(500원 미만인 것도 있다)을 30개 정도 사라. 그리고 그것을 매일 1개씩 1개월만 깨보라. 불운의 늪에서 확실히 탈출할 수 있다. 단, 운이란 아무리 빨리 바뀌어도 3개월 정도는 걸린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릇을 깨는 행사는 1년에 한두 번씩 아예 날을 정해놓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행사는 10년 동안 꾸준히 해도 좋다. 

- 실제로 이 '그릇 깨기'는 독일 사람들도 하는 것이다. 독일 사람들은 결혼식 전에 '폴터아벤트'라는 행사를 하는데,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결혼 축하 파티를 여는 것이다(우리나라로 치면 함이 들어가는 날과 비슷하다). 폴터아벤트에 초대받은 손님들은 각자 집에서 잘 쓰지 않는 그릇들을 가지고 와야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함께 모여서 그 그릇들을 모두 집어던져 깨트려버린다. 결혼하는 커플의 새로운 출발 앞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불운을 쫓아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 그런데 어째서 그릇을 깨면 불운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불운이 지속되는 이유는 사방이 막힌 한계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릇을 깬다는 것은 현상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 '그릇을 깨면 재수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원래 재수 있는 사람의 얘기일 뿐이다. 불운 속에 갇힌 사람은 종종 그릇을 깨보라. 

- 원래 경륜이라는 단어는 천(옷감)을 짤 때 사용하는 것으로, '경'은 세로이고 '륜'은 가로다. 기업 경영은 판을 잘 짜야하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경륜이다. 대표자의 정신과 임원의 태도가 씨실과 날실처럼 탄탄하게 직조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경'은 '양'을 상징한다. 기업의 '양'이란 바로 대표자다. '양'은 '천'이 고천은 곧 총사령관을 의미한다. 그리고 '륜'이란 '음'을 상징하므로, 이는 '지이고 중요한 직책을 맡은 임원을 말한다. 가정에서는 남편이 '경'이고 아내가 '륜'이다(경우에 따라 반대인 가정도 있지만). 

- 먼저 대표자의 정신 상태에 대해 살펴보자. 경영 마인드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재수 있게 살고 있느냐'를 묻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표자에게는 격조 있는 삶이 필요하다. '격조'라는 말은 아름다움과도 비슷한 개념이지만 틀을 갖춘 것이 격조다. 

- 매 순간 강한 의지를 품고 아름답게 행동하라.
운의 흐름을 바꾸고 개선하는 것은 의사들이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다. 몸이 아픈 사람과 마찬가지로 만약 어떤 사람이 불운을 겪고 있다면, 먼저 그 원인을 찾은 후에 고쳐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바로 몸을 고치는 것이다. 불운의 원인이 몸(행위)에 있기 때문이다. 나쁜 습관이나 적절치 못한 행동 때문에 우리 몸에 질병이 생기듯이, 운명이라는 것도 실은 행동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 태어나 보니 이미 결정되어 있는 운명도 자신에게 그 원인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대자연의 섭리다. 하늘이 인간에게 어떤 운명을 부여할 때 그 이유가 본인에게 있다는 뜻이다. 하늘이 주사위를 굴려 운명을 마구 뿌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누구의 운명이든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또한 이유가 있으니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의 행동이 원인이므로 행동을 고치면 운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 물론 운을 고치는 것이 단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처음에 운이 만들어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운이란 서서히 만들어지고 서서히 풀어지는 것이다. 질병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그래서 의료행위와 운명을 바꾸는 일이 닮았다고 말한 것이다. 

- 나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마치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의 건강을 돌보듯 독자 여러분의 운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글을 마치고 나니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짧은 맺음말로 아쉬움을 보충하고 싶다. 다시 의사의 입장으로 돌아가보자. 의사들은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처방을 내놓는다. 운을 개선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운명(건강한 몸)이 만들어지는지를 얘기했다. 물론 주역의 괘상을 들어 운명의 근거를 설명했다.

 

- 만일 독자 여러분이 주역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면 괘상을 본 것만으로 운의 이유와 개선책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주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고, 때문에 내가 설명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약간 애매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이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운명 개선책을 발견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통해 개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운명 개선책에 대해서 다 얘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많이 아쉽고 난감했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 해당되는 평균적인 운명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것을 개선하는 방법에 관해서도 주로 포괄적인 개연성을 논했다. 원래 자연의 이치는 큰 것을 목표로 하면 작은 것이 불분명해지고, 작은 것을 목표로 하면 큰 것이 불분명해지는 법이다. 

- 이 책은 주역 이론서가 아니라 응용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역 이론서보다 이 책이 실생활에서 더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아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이고자 한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숨에 이해시켜 주는 아주 짤막한 주문이다. 인생의 어떤 순간이든 이 주문을 외우면 좋은 운이 다가오리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매 순간 강한 의지를 품고 아름답게 행동하라'



- 이것은 운을 올바르게 경영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무엇이 강한 의지이고 아름다운 행동인지는 각자가 찾아내고 선택해야 할 몫이다. 강한 의지와 아름다운 행동을 실천하다 보면 운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은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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