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윌리엄 번스타인 / 김성일
출판 : 에이지21
출간 : 2019.10.25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남은 시간 동안은 무리하지 말고 다음 해를 준비하려고 한다. 대신 하고 있던 것들은 중단하지 않고 연말까지 모종의 결과를 내볼 생각이다. 예를 들면 운동, 취득 시험, 투자 연습, 집안 정리 같은 것들.
사실 리밸런싱이 필요한 건 투자 분야만이 아니다. 시간, 에너지, 집중력 같은 것들도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면 교훈을 얻기가 힘드므로, 한 가지씩 바꿔가며 자신에게 잘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운동이나 정리 한쪽으로 집중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정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인지, 다른 걸 포기해서라도 갖추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나를 가장 행복하게 활동은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는 요즘이다.
음. 제대로 된 여유 시간을 처음 다뤄보기 때문에 겪는 혼란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나와 온전하게 함께 있는 걸 낯설어하는 느낌이랄까. 이전까지는 일에 치여 지낸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삶의 대부분을 설렁설렁 흘려보냈었는데,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려니 영 어색하고 답답하다.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어쩌면 회피하기 위해서일 수 있는데- 일단은 자산 증식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므로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는 처음 투자를 시작하려는 분들께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증권사 계좌를 개설할까 말까 하시는 분들이 펼쳐보시면 '아 그냥 하지 말아야겠다'하고 덮어버리실지도. 주식이나 ETF 투자를 1-2년 정도 경험하신 후 중장기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신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가장 크게 도움이 된 부분은 수익률 계산 예시였다. 상관성이 낮은 자산들에 분산 투자를 하는 이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더 큰 수익률이 아닌 더 낮은 위험률의 추구. 적절한 시기에 리밸런싱 해준다면 전체 수익률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투자 초기에는 한 번에 큰 수익을 얻는 것에 집중하지만, 그러다 몇 번 새파랗게 질려보고 나면 잃을 때 빠르게 대응하거나 -손절-, 적게 잃거나 -분산-, 잃지 않는 -헷지-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물론 안다고 다 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관심은 가지게 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금융 상품들 간의 상관관계는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분류와 비율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음의 상관계수를 통해 방어하는 것(헷지)과 비상관관계를 통해 분산하는 것(분산)의 차이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이 수익이었다.
장단기 금리차 스티프닝에 맞춰 미국 장기 국채와 단기 국채를 소액으로 건드려봤는데, 어떻게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딱 원하는 구성의 ETF를 찾지 못해서 장기는 롱, 단기는 숏으로 각각 잡았다. 레버리지까지 갈 용기는 없어서 일단은 적당히.
대선의 향방이 기대된다.
정말 미실현 수익에도 과세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 중.
- 첫 번째 포트폴리오는 은퇴 후 생활비에 맞춰야 한다. 이것을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 Liability Matching Portfolio, LMP라고 하는데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나는 물가상승분이 반영되는 연금이고, 다른 하나는 생활비에 맞춰 설계하는 물가연동국채 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Tips 사다리 투자법이다.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로 두 가지 모두 완벽하지는 않다. 첫 번째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은 수익률이 낮고 신용 위험이 있다. 즉 연금을 지급해야 할 보험사가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물가연동국채 사다리 투자법은 당신이나 배우자의 기대수명보다 먼저 끝날 수 있다.
- 당신의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있어야 할까? 약 25년간의 은퇴 후 생활비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 예를 들어 수입과 은퇴 자금에 세금을 포함해 당신의 생활비는 매년 7만 달러(7천만 원)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연금과 사회보장연금에서 3만 달러(3천만 원)씩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당신의 은퇴 후 생활비는 연 4만 달러(4천만 원)이다. 그러므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는 1백만 달러(10억 원)가 있어야 한다.
(4만 달러×25년=1백만 달러)
- 그 이상의 재산은 모두 당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상속인, 자선단체, 샘 아저씨(미국 정부)에게 남겨진다. 이것을 위험 포트폴리오 Risk Portfolio, RP라고 부른다. 만약 위험 포트폴리오가 잘되면 당신은 비행기 일등석을 타고 여행하거나 갖고 싶던 고급차에 돈을 펑펑 쓸 수 있다. 설사 위험 포트폴리오가 잘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구걸을 하거나 굶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를 너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 그렇다고 해서 젊을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안전하게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세히 말하면 일단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의 자금이 충분해질 때까지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가 목표를 달성하면 이후의 투자금은 위험 포트폴리오에 넣어서 운용하면 된다.
- 한편 이런 전략은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투자는 심리 게임이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생활하면서 실행할 수 없는 최선의 전략보다 잘 실천할 수 있는 차선의 전략이 더 낫다. 은퇴 기간 동안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시장 하락에 대비하는 최고의 방법은 크고 든든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이다.
- 이 책에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던 한 가지는 주식의 위험성이다. 금융학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식의 위험성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를 물어보는 오락 게임을 즐긴다. 이것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다음과 같다. 연 단위로 측정하는 수익률은 매년 다르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하게 될 경우의 연환산 수익률은 비슷하다. 위의 논리는 매수 후 보유 buy-and-hold 방식의 투자자에게만 적용된다. 책에서 지적했듯이 젊은 투자자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길고 잔혹한 약세장을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하지만, 최근의 은퇴자의 경우는 그 반대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말하자면 저수익이 먼저 오고 나중에 고수익이 발생하는 순서가 은퇴자에게는 잔혹하고 젊은 투자자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준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 그렇다면 주식의 위험성은 얼마나 클까? 젊은 투자자에게는 그리 크지 않지만, 나이 든 투자자에게는 스리마일 섬에서 노출된 방사능처럼 해롭다. 따라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
- 위험이라는 게 정확히 뭘까? 책에서 나는 표준편차를 많이 사용했다. 현학적인 학자들은 주식 수익률이 정규분포가 아니라고 지적할 것이다. 유진 파마 Eugene Fama가 "인생은 팻 테일 fat tail이야"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훨씬 더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표준편차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단기 위험만 측정하므로 투자자가 직면하는 실제 위험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 실제 위험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이 있다. 가장 나쁘고 가능성이 높은 위험은 인플레이션이다. 마치 시간이 흐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풍토병 같다.
- 무엇이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하는가?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에서는 물가연동국채와 인플레이션이 반영되는 연금이다. 위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은 단기 성과가 나쁘게 나올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 지난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자산군 중 하나인 상품선물펀드 commodities futures funds는 어떨까? 유행은 피하라. 역사가 오래된 금융 중계회사에서 미는 상품은 특히 피하라. 이름을 말할 필요 없이 우리는 모두 그들이 누군지 안다. 요점은 2000년경부터 이 회사들이 상품선물펀드를 추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물 가격을 상승시켜 현물 가격을 초과하게 했다. 이런 현상을 콘탱고 contango라고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추는 춤 이름이 아니다. 이는 상품선물(파생상품의 일종 - 옮긴이) 전략을 심각하게 방해하며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줬다.
- 이 일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준다. 첫 번째 교훈은 장기적으로 상품선물보다 상품 생산 기업의 주식 수익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높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더 실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 교훈은 금융 중계회사가 입을 모아 동시에 추천하는 것이 있다면 가능한 한 멀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Nohn Kenneth Galbraith의 표현대로 월스트리트는 계속 바퀴를 재창조하고 있으며, 새롭고 보다 불안정한 형태로 만들고 있다.
- 당신은 물가상승이 이 금액의 미래 가치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물가상승률이 3%라면 현재 구매력 기준으로 107,436달러(1억 743만 원)만 남는다.
-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면 처음에는 당신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어렵게 번 퇴직금의 10%를 동전 던지기로 날려버린다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구나 몇 년씩이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데 말이다. 35년 내내 뒷면이 나오면 퇴직금으로 남는 돈이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에 만약 당신이 35년 내내 앞면이 나오면 당신의 수익금을 지불하기 위해 불쌍한 프레드 삼촌은 파산하게 될 것이다. 삼촌이 당신에게 162,000,000달러를 빚지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 두 번째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충분히 긴 기간이라면 동전은 정확히 앞면과 뒷면이 반반 나올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을 앞면과 뒷면이 교차하는 순서로 바꾼다면, 매 2년마다 수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1.3 X 0.9 = 1.17
첫해 수익 30%는 당신의 계좌에 1.3을 곱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손실 10%는 총액에 0.9를 곱하면 된다. 처음 당신이 갖고 있던 1달러는 2년 후에 1.17달러가 되는 것이다.
- 2년 후에 17%의 수익은 8.17%의 연환산 수익률과 같다. 이는 첫 번째 방법의 3% 수익률보다 확실히 더 높다. 물론 당신이 운이 나빠서 뒷면이 반 이상 나올 수도 있다. 첫 번째 방법의 수익률보다 더 나빠지려면 앞면이 12번, 뒷면이 23번 나와야 한다. 이런 확률은 꽤 낮다는 걸 알 수 있다.
- 당신이 예전에 다녔던 대학의 통계학 교수를 방문했다고 치자. 교수는 흔히 '이항분포 함수'라고 불리는 계산법을 잊어버린 당신을 꾸짖는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동전 던지기의 어떤 조합의 확률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당신의 멍한 모습을 보고 그는 한숨을 쉬며 자기 컴퓨터에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켜고, 키를 몇 번 입력한 다음 [그림 1-1]의 그래프를 건네준다. 앞면이 13개 이하로 나올 확률은 얼마일 것 같은가?
답은 5% 미만이다.
- 사실 이건 좀 지나치게 단순화된 것이다. 동전 던지기의 순서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16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오면 19번 연속으로 뒷면이 나올 것이다. 반대로 27번 연속 뒷면이 나오면 그다음엔 8번 연속 앞면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가능성이 낮은 사건이며, 앞의 공식과 [그림 1-1]의 그래프는 당신에게 필요한 확률을 정확히 나타낸 것이다.
- 동전 던지기는 또한 자산의 평균 수익과 연환산 수익의 차이를 보여준다. +30%와 10%의 평균이 +10%(10=(30-10)/2)이기 때문에 왜 동전 던지기 수익률이 10%가 아니고 8.17%가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평균 수익률은 단순히 개별 연도의 수익률의 평균을 계산한 것이다.
- 연환산 수익률은 좀 더 미묘한 개념이다. 그것은 각각의 개별연도 수익률의 시리즈의 결과와 같게 하기 위해 매년 벌어야 하는 수익이다. 만약 당신이 갖고 있는 주식이 첫해에 두 배 (100% 수익) 오르고 다음 해에 50%를 잃는다면, 연환산 수익률은 0%가 될 것이다. 연초에 주가가 주당 10달러일 때 투자를 시작했다면 첫해 말에 20달러, 다음 해 말에 다시 10달러가 된 것이다. 당신은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익률은 25%라고 말할 수 있다.(+100%와 50%의 평균) 당신의 연환산 수익률은 0%이다. 연환산 수익률과 평균 수익률은 확실히 다르다.
- 미국의 국채 용어는 좀 헷갈린다. 1년 미만의 경우는 재무부 단기 증권(Treasury bill 혹은 T-bill)이라고 부른다. 1년에서 10년의 경우는 재무부 증권 Treasury note이라고 하며, 10년 이상일 경우는 재무부 장기 채권 Treasury bond이라고 한다.
- 단기국채(그림 2-1)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다. 국가가 망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비록 샘 아저씨(미국 정부)가 가끔 돈을 벌기 위해 인쇄하지만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없다. 이런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지불되는 가격은 터무니없다. 1926~1998년의 수익률이 3.77%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 3.08%를 겨우 넘는다. 또한 많은 학자가 단기국채를 무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단기국채 그래프를 꼼꼼하게 보면 상당한 수익률 변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일정하게 소득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위험은 표준편차에 반영되며 그 값은 3.22%이다.
- 단기국채 성과를 보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것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보조를 맞춘다는 점이다. 특히 1970년대에는 말이다.(비록 이것조차도 사실이 아닌 기간이 길었지만 말이다)
- 중기국채(5년 만기) : 단기국채와 마찬가지로 중기국채(그림 2-2)는 원리금 채무불이행으로부터 절대적인 보호를 받지만 한 가지 위험이 있다. 금리 상승이다. 고정 이자를 발행하는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시장 가치가 하락하고 만기가 길수록 손해가 심해진다. 5년 만기일 때 원금에 대한 시장가치가 하락하면 채권의 이자를 초과할 수 있어 해당 연도의 총수익이 마이너스일 수 있다. 이런 경우가 지난 73년간 7차례 나왔는데 최악의 손실은 1994년에 발생한 -2.65%이다. 이런 위험을 감수한다면 추가적인 1.5%의 장기 수익을 얻는다.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수익률은 2% 안팎이었다.
- 장기국채(20년 만기) : 장기국채는 중기국채와 유사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단 이자율 위험은 훨씬 크다. 지난 73년간 20번 손실이 났다. 한 번은 -10%의 큰 손실이었고, 대부분 -5% 이상의 손실을 보였다.(그림 2-3) 놀랍게도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보상은 거의 없다. 수익은 중기국채와 비슷하다. 왜 많은 똑똑한 투자자는 중기국채로 동일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데 더 위험이 큰 장기국채에 투자하는가? 그 해답은 장기국채의 '초과 위험'의 대부분이 적절하게 구성된 포트폴리오에서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나중에 자주 살펴보게 될 것이다.
- 분산과 함께 사라지는 위험을 비체계적 위험 nonsystematic risk, 분산으로 사라지지 않는 위험을 체계적 위험 systematic risk이라고 한다. 장기국채 수익률이 중기국채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장기국채로 정확하게 상쇄할 수 있는 장기 고정부채 약정을 갖고 있는 보험사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 사실 위험은 명백하게 높은데 수익률이 너무 낮아 양쪽의 균형이 맞지 않는 자산도 많다. 가장 좋은 예는 귀금속 주식군이다. 실질 장기 수익률은 몇 퍼센트인데 연간 표준편차는 30%나 된다.
- 분명히 이 계산에는 다음과 같은 비현실적인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 원금과 배당금은 절대 쓰지 않았고, 세금도 내지 않았으며, 주식 매매수수료도 없었다. 아마도 우리의 추정치는 2~3배 차이로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간의 결과는 인상적이다. 낙관론자는 이것을 '복리의 마법'의 예로 들 수도 있다. 이 현상으로 너무 많은 것이 만들어진다. 비관론자는 근면한 저축자가 재산을 누려 보지도 못하고 늙어 죽었다고 지적할 것이다. 그가 매년 저축한 돈의 아주 일부라도 소비했더라면 그의 재산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돈 많은 노인보다 몇 유로를 호주머니에 넣은 채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는 26세 청년이 되는 것이 더 좋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없지만 아마도 그들의 손자는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개인투자자는 강세장이 진행되면 주식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빠르고 힘들이지 않게 수익을 얻는 친구와 이웃의 모습은 인간본성의 강력한 힘을 일깨운다. 그런 상승장에 처음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항상 높은 수익률에 관련된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
- 금리가 하락하면 장기국채에서 받은 이자가 더 낮은 금리로 재투자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조금 낮아진다.(다른 말로 '재투자 위험'이라고 한다) 금리가 상승하면 반대가 된다. 장기채 시장의 변동성이 크더라도 장기 수익률은 이자 수익률(예를 들어 6%)에서 몇 퍼센트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1926년 초 장기 AAA 신용등급 회사채의 이자율은 4.9%였는데, 이는 1926~1998년의 실제 수익률인 5.77%와 크게 다르지 않다.
- 또한 장기채는 역사적 수익률에 너무 의존하는 위험성을 보인다. 1958년부터 1983년까지 채권은 잔혹하고 끝없이 계속되는 하락장을 겪었다. 장기국채 수익률이 3% 미만에서 14% 이상으로 상승했고, 채권 가격은 반대로 하락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 변동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1934년부터 1983년까지 50년간 장기국채(20년 만기)의 연환산 수익률은 3.5%에 그쳤다. 이 값은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낮은 수치였다.
- 이런 역사적 수익률에 의존했다면 1984년에는 향후 채권 수익률의 추정치가 터무니없이 비관적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1984년의 장기국채(20년 만기) 이자율은 14%였고, 이후 15년간의 수익률인 12.85%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매년 받는 이자가 계속 하락하는 금리로 재투자되어야 했기 때문에 연환산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다. 이 책을 집필하고 있는 동안 장기채는 다시 합당한 6%의 수익률로 발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대수익률은 역사적 수준인 5%에 가까워질 것이다.
- 주식 수익률은 좀 더 어렵다. 미래의 주식 수익률을 추정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은 소위 배당할인모델(DDM, discounted dividend method)다. 이런 식이다. 충분히 긴 기간이 흘러 모든 회사가 파산한다고 가정하자. 만약 당신이 이 가정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대형 도서관에 가서 남북전쟁의 한 페이지를 살펴보라. 거의 모든 회사의 이름이 생소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는 미래의 모든 배당금의 '할인된 가치'로 구성된다.(7장에서는 이런 계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할인된 가치'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논의한다)
- 만약 당신이 립 밴 윙클 Rip Van Winkle이라서 주식시장에 10,000 달러를 투자하고 나서 200년 동안 잠들었다고 치자. 당신이 깨어났을 때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사라진 회사의 긴 목록과 세대에 걸쳐 재투자된 배당금일 것이다.(이것은 엄청나게 큰돈이 되어 있을 것임을 기억하라) 이 방법으로 주식이나 주식시장의 가치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계산이 되겠지만 다음과 같이 단순화할 수 있다.
수익률 = 배당수익률 + 배당성장률 + 배수 변화
- 1926년 이후 주식의 실제 수익률은 평균 4.5%였다. 수익과 배당금이 5%의 비율로 증가했다. 배수 multiple 변화라는 용어는 전체 배당률의 증가 또는 감소를 뜻한다. 이 경우 1926년 배당금의 22배(4.5% 수익률)에 팔린 주식이 현재 77배(1.3% 수익률)에 팔린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이후의 연환산 배수 변화가 1.7%라는 것을 말한다. 이 세 숫자를 합하면 11.2%(=4.5%+5%+1.7%)가 나온다. 실제 역사적 수익률인 11.22%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그런 수익률을 얻는 동안에 당연히 몇 번의 출렁거림이 있었다)
- 불행하게도 우리가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약간 바뀐 것 같다. S&P 500의 현재 배당수익률은 1.3%이다. 배당성장률은 여전히 5%이다. 그리고 신중한 투자자라면 기업 이익이나 배수 변화가 확대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 두 수치를 더하면 보통주의 기대수익률이 6.3%(=1.3%+5%+0%)에 불과한 반면 장기채권의 이자율은 6.0%이다. 따라서 향후 수십 년간 주식 수익률은 채권 수익률보다 조금 더 높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주식 투자를 둘러싼 현재의 낙관론은 근거가 없다.(실제로 1998년에 이런 방식으로 계산된 회사채의 기대수익률이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잠시 초과했다)
- 유명한 금융 분석가인 벤저민 그레이엄 Benjamin Graham은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인기 투표 기계'지만, 장기적으로 '무게를 재는 기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여기서 '무게'는 기업의 이익이다. 이 역동적인 시대에 보통주의 수익이 끔찍하고 때로 더디게 성장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1920년부터 다우존스 산업평균인덱스 Dow Jones Industrial Average의 이익률을 그려보았다. [그림 2-11]은 물가상승분을 조정하지 않은 명목 금액의 이익을 나타낸다. 그래프는 매년 5%씩 위로 올라간다. [그림 2-12]는 1920년의 가치에서 물가상승분을 조정한 금액으로 동일한 데이터를 보여준다.(2000년 현재 달러로 환산하려면 9를 곱하라) 이것은 매년 2%만 상승한다. 미국 주식의 광범위한 인덱스 가치가 이 '정상적인' 실질성장률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물론 이 수익에 배당금을 더할 수는 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마라.
- 다른 자산군에 이와 유사한 분석을 수행하기는 무척 어렵다. 유럽과 일본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미국 주식과 비슷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소형주는 수익률이 다소 높아야 한다.
- 이 딜레마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보수적인 쪽이 오류라 할지라도 배당할인모델을 택할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해 당신의 투자 선택이나 '자산배분 정책'에 장기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또한 당신은 이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당신이 갖고 있는 위험을 추정해야 한다.
- 이미 말한 것처럼 기대수익률을 추정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인플레이션 조정값 혹은 '실질'수익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당신의 은퇴 자금 계산을 단순하게 해 준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이미 할인되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실질가치로 4%의 주식 수익률을 계획하는 것이 7%의 명목 수익률을 계획하고 3%의 인플레이션을 조정하는 것보다 쉽다. 당신이 15년에서 30년 사이에 돈을 찾아야 할 경우 특히 더 필요하다.
- [표 2-3]은 금융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간단히' 계산한 것이다. 25%의 하락 충격을 평생 단 한 번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좋다. [표 2-3]의 백분율을 사용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자. 주식은 50%로 대형주와 소형주로 나눌 수 있다. 나머지 50%는 채권으로 구성한다. 이 포트폴리오는 약세장에서 일생에 한 번 25%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당신의 인플레이션 조정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 1. 소형주 포트폴리오 25% : 0.25×6% = 1.5%
2. 대형주 포트폴리오 25% : 0.25×4% = 1.0%
3. 채권 포트폴리오 50% : 0.5×3% = 1.5%
이 포트폴리오의 실질 장기 기대수익률은 아래와 같다.
1.5% +1.0% +1.5% = 4%
이것은 18년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의 실제 가치가 두 배씩 증가한다는 것을 뜻한다. ('72의 법칙'에서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자산을 두배로 늘리는 데 걸리는 시간과 수익률을 곱하면 72가 된다. 즉 6%의 수익률이라면 당신의 자금이 1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말이다)
- 이제 쉬는 시간이 됐다. 이 책을 적어도 며칠은 더 보지 마라. 다음 장에서 우리는 포트폴리오의 이상하고 경이로운 움직임을 탐구할 것이다.
- 시간이 흘렀다. 당신은 프레드 삼촌 회사에서 몇 년을 더 일했고, 정말로 매년 열리는 동전 던지기 행사가 점점 두려워졌다. 확률의 법칙은 동일한 수의 앞면과 뒷면이 나왔을 때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 불행하게도 당신의 자금이 커질수록 동전 던지기의 결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다시 떠올려보자. 매년 연말에 프레드 삼촌은 당신의 은퇴 계좌에 500만 원을 납입한다. 그리고 동전 던지기는 당신 계좌 전체의 수익률이 30%(앞면)인지 -10%(뒷면)인지 결정한다. 계속 늘어나는 자금의 크기가 동전 던지기에 달려 있다. 삼촌은 당신이 점점 불편해한다는 것을 느낀다.
삼촌은 당신에게 또 다른 제안을 한다. 매년 연말에 그는 당신의 연금 계좌를 두 개로 나눈 다음 각각에다 동전 던지기를 할 것이다.
- 삼촌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당신의 첫 번째 본능은 공포에 질려 움찔하는 것이다. 만약 동전 던지기가 당신을 불안하게 했다면 확실히 두 번은 더 나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분석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그의 제안을 해부하기 시작한다. 두 번의 동전 던지기에 각각 동일한 확률로 네 가지 가능한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앞면 앞면 +30%
앞면 뒷면 +10%
뒷면 앞면 +10%
뒷면 뒷면 -10%
결과 1과 4는 각각 +30%와 -10%로 동전 던지기를 한 번 할 때와 같다. 그러나 두 가지의 던지기 결과는 앞면+뒷면 혹은 뒷면+앞면의 가능성이 더 생긴다. 이 경우 총 수익률은 10%(=(+30%×1/2)+(10%×1/2))이다. 네 가지 결과는 발생 가능성이 같다. 따라서 4년 동안 각각의 결과는 골고루 발생한다. 당신의 계좌가 다음과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 × 1.1 × 1.1 × 0.9 = 1.4157
- 숫자에 익숙하다면 이 동전 두 번 던지기의 연간 수익률은 9.08%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4157^(1/4)-1=0.0908=9.08%)이는 동전 한 번 던지기의 예상 수익률 8.17%보다 1% p 높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신의 위험이 줄어든 것이다. 10%짜리 수익률이 두 개 추가되면서 표준편차가 14.14%로 동전 한 번 던지기 할 때의 20%보다 훨씬 낮아졌다. 현명한 프레드 삼촌이 포트폴리오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을 알려줬다.
결과에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나누면 위험은 감소하고 수익은 증가한다.
- 너무 좋아서 사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핵심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첫 번째 동전 던지기 결과가 두 번째 동전 던지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만약 두 번의 동전 던지기가 완벽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면 두 번째 던진 동전은 항상 첫 번째 던진 동전과 같은 면이 나올 것이다. 이럴 경우 동전 두 번 던지기의 결과는 한 번 던질 때처럼 +30%, -10% 두 가지 경우뿐이게 된다.
- 전문 투자지식을 가진 독자 중의 누군가는 주식 풋옵션이나 숏셀링한 선물 계약이 그 기초자산의 수익률과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두 자산은 거의 정반대의 수익률을 가지는데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은 0에 가깝다. 정확하게 말하면 양의 수익률을 갖는 두 자산은 지속적으로 매우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갖기 어렵다.
- 수익률이 낮고 위험이 높은 원래의 동전 한 번 던지기로 돌아가자. 두 번째 동전 던지기가 첫 번째 동전 던지기와 완벽하게 음의 상관관계를 갖고 항상 정반대의 결과를 낸다면 우리의 수익은 항상 10% 일 것이다. 이 경우 위험 없이 연간 10%의 장기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 이런 내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섞으면 위험이 감소한다. 자산 중 하나가 하락하면 다른 자산이 상승할 것이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로 서로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 세계에서는 때때로 상관관계가 없는 두 개의 주식이나 채권 자산이 발견된다. 이는 1%의 수익률 증가와 위험의 적정한 감소를 가져온다. 그러나 의미 있는 음의 상관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찾기는 어렵다.(이런 것은 너무 좋은 것이라 사실일 리가 없다)
- 동전 던지기 사례는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확인해 준다. 실제 투자 세계에서 당신은 무한한 자산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말 그대로 무한한 종류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감수하기로 선택한 위험 단계별로 최대 투자 수익률을 올릴 자산은 하나의 '올바른' 혼합만 가능하다. 더 안 좋은 건 자산 혼합이 올바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야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20년간의 최적 혼합이 지난 20년간 최적 혼합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 어떻게 하면 미래의 가장 좋은 자산 혼합을 찾을 수 있을까? 해답을 찾기 위해 복잡한 포트폴리오의 성능을 시뮬레이션할 '연구' 설정부터 한다.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몇 가지 아주 간단한 사례에서 시작할 것이다.
- 사례 1. 이 모델은 두 개의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자산은 프레드 삼촌의 동전 던지기와 같이 +30%와 10%의 수익률을 보이며 주식이라고 부를 것이다. 두 번째 자산은 위와 유사하며 0%와 +10%의 수익률을 보이며 채권이라고 부를 것이다. 주식은 보통주와 유사한 장기 수익률과 위험 지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채권은 중기국채(5년 만기)와 유사한 장기 수익률과 위험 지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네 가지 가능한 결과가 있다.
- 당신은 100% 주식에서 100% 채권까지 이 두 자산의 어떤 조합으로도 장기 투자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어떤 조합도 허용된다. 당신은 매년 말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이 조합으로 리밸런싱(재분배) 해야 한다. 주식과 채권의 50:50 혼합을 선택한다고 가정하자. 즉 매년 말 포트폴리오의 절반은 0% 또는 +10% 수익률이 발생하는 채권용) 동전 던지기 대상이다. 나머지 반은 +30% 또는 -10% 수익률인 (주식용) 동전 던지기 대상이다. 만약 수익이 채권에서 +10%, 주식에서 -10% 발생하면 그해 말 당신은 주식보다 많은 채권을 갖게 된다. 이제 당신은 채권을 일부 팔아서 그 수익금으로 비중이 낮은 주식을 사야 한다. 주식 수익률이 30%인 해에는 혼합물을 50:50으로 리밸런싱 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주식을 팔아 채권을 사야 한다.
- 이렇게 리밸런싱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리밸런싱은 위험을 낮추면서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수익을 높인다. 둘째, 주식과 채권의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하지 않으면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에 결국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주식으로 채워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리밸런싱 습관은 투자자에게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훈련을 자동으로 시켜준다.
- 이 사례에서 당신이 채권 1/4(25%)과 주식 3/4(75%)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가정하자. RbReturn of bond(채권 수익률)와 RS Return of stock(주식 수익률)가 각각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이라면 주어진 기간에 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0.25 X Rb)+(0.75 × Rs)
- 따라서 어느 기간 주식 수익률이 +30%, 채권 수익률이 10%라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0.25×10%) + (0.75×30%) = 25%
- 가능한 네 가지 결과 각각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기간 | 1 | 2 | 3 | 4 |
주식 수익률 | +30% | +30% | -10% | -10% |
채권 수익률 | +10% | 0 | +10% | 0 |
주식 75% : 채권 25 % 혼합물 수익률 |
+25% | +22.5% | -5% | -7.5% |
- 이 포트폴리오의 연환산 수익률은 7.70%, 표준편차는 15.05%이다. 먼저 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100% 주식보다 0.47% 낮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위험은 5% 감소했다. 다른 말로 수익의 7분의 1을 놓쳤지만 위험은 4분의 1이나 줄었다. 이것은 단순히 분산의 장점의 또 다른 설명일 뿐이다.
- 이 전형적인 사례는 가장 일반적인 분산 도구인 주식과 채권 조합의 위험대비 수익 특성을 공부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방법을 제공한다. 당신이 스프레드시트에 익숙하다면 위의 사례에서 위험과 수익을 분석하는 간단한 파일을 몇 분 안에 만들 수도 있다.
- [그림 3-1]에서 이런 값은 [그림 2-9] 및 [그림 2-10]과 동일한 방식으로 표시된다. 그래프에서 위로 갈수록 수익률이 증가하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일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걸 기억하라.
- 상관관계가 낮은 두 자산이 유사한 수익률과 위험을 가지고 있다면 두 자산의 최적 조합은 50:50에 가까울 것이다.
- 자산배분 정책에서는 많은 오류가 날 수 있다. 오류가 나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가장 좋은 배분으로 생각했던 비중보다 10~20% 차이가 나도 그렇게 많이 손해 보진 않는다. 꾸준히 자산배분 정책을 해나가는 것이 '최고의' 배분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이것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 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분산의 가장 큰 효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에서 나온다. 위의 분석은 미국의 소형주와 대형주를 혼합하면 별 효과가 없고, 리츠와 일본 소형주를 혼합하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투자 세계에서는 이것이 사실로 판명됐다.
- 이 책의 이전 버전에는 상관계수를 손으로 계산하는 내용이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 시대에 이것은 자기학대다. 가장 쉬운 방법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A와 B라는 두 자산의 36개월 별 수익률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열 A와 B에 각 자산의 수익률을 세로로 1행부터 36행까지 입력하라.
엑셀 Excel에서는 빈 셀에 아래의 공식을 입력하면 된다.
= CORREL(A1:A36, B1:B36)
콰트로 프로 Quattro Pro에서의 공식은 @CORREL(A1) A36, B1..B36)이다.
또한 이 두 패키지는 두 개 이상의 자산 데이터 배열의 모든 상관관계에서 상관관계 표'를 계산하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 상관계수 계산에 수학적 진행 단계의 설명이 필요하면 표준통계 교재를 참조하기 바란다.
- 자산의 상관관계 개념은 포트폴리오 이론의 핵심이다.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좋다.
-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면 위험은 감소하고 수익률은 증가한다. 늘어난 수익을 담기 위해서는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
- 지금까지 우리는 투자 이론의 중요한 구성 요소 두 가지를 공부했다. 단일 자산으로써의 주식과 채권의 움직임과 매우 단순한 모델 포트폴리오의 움직임이다. 이제 실제로 주식과 채권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움직임을 점검할 때다. 그런 다음 포트폴리오 분석의 핵심 질문에 접근할 것이다. 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어떤 포트폴리오가 최소 위험으로 최대 수익을 내는가?
- 지금까지 우리는 상관관계가 없는(0인) 두 개의 자산으로 구성된 단순한 포트폴리오만 다루었다. '복잡한 포트폴리오'란 상관관계가 방대한 자산을 가진 모델이다. 그리고 불행히도 상관관계가 0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0~1의 값을 예상하겠지만 대부분의 값이 0.3~0.8에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현실에서 마주치는 포트폴리오이다.
- 체계적으로 접근하면 복잡한 포트폴리오의 움직임을 연구하거나 '모델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가지 위험 자산인 미국 대형주와 미국 장기국채 (20년 만기)를 살펴보자. 이 자산의 연단위 수익률은 2장에서 논한 이봇슨 SBBI에서 구할 수 있다. 두 자산을 50:50으로 섞은 포트폴리오의 움직임을 연구한다고 가정하자. 특정 연도에 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구성 요소인 각 자산의 수익률을 비중만큼 곱한 것의 합이다. 이 경우는 0.5이다. 특정 연도의 주식 수익률이 24%, 채권수익률이 2%인 경우 50:50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0.5×24%)+(0.5×2%) = 12%+1%=13%
60:40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0.6 x 24%) + (0.4 × 2%) = 14.4% +0.8% = 15.2%
- 우리는 1926~1998년의 73년 동안 주어진 자산 혼합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각 포트폴리오의 연환산 수익률과 표준편차는 이 73개 연도별 포트폴리오 수익률에서 계산할 수 있다. 지루하게 들리는가? 손으로 계산할 경우는 그럴 것이다. 컴퓨터와 스프레드시트에 익숙한 사람은 이 작업을 수행하는 파일을 몇 분 안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포트폴리오 구성만 입력하면 되도록 스프레드시트 파일을 쉽게 작성할 수 있는데, 그런 혼합의 수익률 및 표준편차 데이터가 즉시 나타난다.
- 현명한 삼촌이 말한다.
"너는 주식 수익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절반씩 절충해서 합의를 보면 어떨까? 그리고 저축한 돈을 전부 주식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라."
- 당신의 스프레드시트로 돌아가서 [그림 4-6]을 생각해 보자. 이것은 문제뿐 아니라 해결책도 제시한다. 중복되는 두 개의 20년 기간의 위험수익 그래프이다. 선이 얇은 '돛 모양'은 이전 기간, 두꺼운 '돛 모양'은 이후 기간이다. 각 기간의 그래프는 세 가지 기본 혼합물을 포함하고 있다. S&P 전용, EAFE 전용, 50:50 혼합이다. 각 기간 동안 이 세 가지를 미국 중기국채(5년 만기)와 혼합한다. 그래프의 왼쪽 하단에 있는 두 개의 점으로 각 기간의 세 개 선이 모두 합쳐진다. 먼저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후반기에 훨씬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초창기 S&P의 수익률은 미국 중기국채(5년 만기) 보다 많이 높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그래프는 1969~1988년 사이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당시 물가상승률이 거의 7%였기 때문에 미국 주식과 채권의 실질수익률은 0%에 가까웠다. 이것이 그래프에는 없는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후반기의 인플레이션은 2% 가까이 낮았고, 그에 상응하여 실질수익률은 더 높았다.
-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요약해 보자.
1. 여러 종류의 주식과 채권의 장기 수익률과 위험성은 잘 알려져 있다. 불행하게도 최대 10년이나 20년 동안의 실제 수익률은 예상 수익률보다 상당히 높거나 낮을 수 있다. 평균값에서 얼마나 흩어져 있느냐를 측정한 것이 표준편차이며 위험과 동의어다.
2.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면 위험은 감소하고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효과적인 분산으로 최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의 자산을 '목표 비중' 또는 '정책 비중'에 맞추려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 리밸런싱은 종종 심리적인 이유로 수행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거의 매번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매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3. 좋든 싫든 당신은 펀드 매니저이다. 자산배분은 펀드 매니저의 실적 차이로 이어진다. 효과적인 자산배분은 매우 중요하고 실행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장기적으로 '주식 고르기'와 '시장 타이밍'으로 성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무의미할 뿐이다. '시장 타이밍'의 실패와 적극적인 '주식 고르기'는 6장에서 논의할 것이다.
4.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좋은 자산배분이 어떤 것인지 알기도 어렵다. 오히려 우리의 일은 폭넓은 환경에서 꽤 잘 움직일 배분을 찾는 것이다.
5. 당신의 목표 자산배분에 시종일관 변함없이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자산배분을 찾아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먼저 '최적 자산배분'이라고 부르는 것이 뭘 뜻하는지 분명히 하자. 우리는 '미래의, 가상의, 역사적인' 세 가지 자산배분 중 하나를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신이 날개를 펼치고 날거나, 레이커스(로스엔젤레스를 연고로 하는 미국 프로 농구팀 - 옮긴이)의 포인트가드를 하거나,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서 우승할 수 없는 것 이상으로 미래의 최적 포트폴리오의 구성 요소를 알 수 없다. 미래의 최적 자산배분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싱싱 sing-sing(뉴욕 주에 있는 주립교도소 - 옮긴이)이나 벨뷰 Bellevue(미국 워싱턴 주 킹카운티에 있는 도시 - 옮긴이)의 교도소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일을 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은 필요 없다. 모든 자산군의 미래 수익률을 알 수 있다면 자산배분 같은 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훨씬 빠르고 쉬운 방법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해리 마코위츠 Harry Markowitz가 수십 년 전에 생각해 낸 평균-분산 분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평균분산 최적화 도구 Mvo, mean-variance optimizer라고 부른다. MVO는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데 필요한 3가지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1. 자산별 수익률
2. 자산별 표준편차
3. 모든 자산 간의 상관관계
- 아주 최근까지 MVO 프로그램은 꽤 비쌌는데 입력 데이터는 훨씬 비쌌다. 이 때문에 나는 이 책의 이전 버전에서 스프레드시트 기법을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도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MVO 프로그램은 현재 100달러(10만 원)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고 데이터도 훨씬 얻기 쉬워졌다.
- MVO의 한 가지 단점은 리밸런싱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 기간의 계산법이라서 그렇다. 리밸런싱은 여러 기간 투자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최적의 포트폴리오는 리밸런싱을 하든 그렇지 않든 똑같게 나온다. 또한 효율적 투자선이 계산된 다음에는 리밸런싱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4-10]에서 사용된 1970~1996년의 7개 자산에 장기국채와 단기국채를 추가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기간 동안의 전체 MVO 입력값은 [표 5-1]에 나열되어 있다. 처음 두 열은 연간 수익률과 표준편차다. 나머지 열은 27년간의 연환산 수익률로 계산한 자산 간 상관관계 값이다. 이 표의 값은 최적화 프로그램에 입력된다. 이 사례는 이피션트 솔루션 Efficient Solutions사에서 만든 최적화 프로그램인 MVOPlus를 사용한 것이다. 모든 마코위츠 식의 최적화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이 프로그램은 일련의 '코너 포트폴리오를 생산하기 위해 '임계라인' 기법을 이용한다. 코너 포트폴리오는 이 입력값들에 대한 효율적 투자선의 구성 요소를 정의한다. [표 5-2]에 나온 출력을 살펴보자. [그림 5-1]은 MVOPlus의 실제 그래픽 출력을 보여준다.
- 코너 1은 최소-분산 포트폴리오이다. 이 10개 중에 제일 위험이 낮은 포트폴리오이다. 단기채권이 92.5%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7.5%는 보통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진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하라. 우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위험 수준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7번과 8번 코너 사이에 있다. 코너 1번부터 6번 사이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이 단기채권으로 구성되며, 코너 8을 넘으면 포트폴리오의 표준편차가 매우 높아져 위험하다. 코너 10은 최대 수익률 포트폴리오이다.
- MVOPlus는 최대 연환산 (기하) 수익률로 포트폴리오를 식별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을 가지고 있다.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다른 모든 최적화 프로그램은 마지막 포트폴리오로 기하수익률이 아닌 산술수익률이 가장 큰 자산을 식별한다. 산술수익률과 기하수익률의 차이는 대략 그 분산의 절반 또는 (표준편차)/2이다. 다른 말로 분산 드래그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험대비수익 그래프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다 어느 지점부터는 분산 드래그가 커지면서 기하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당신은 산술수익률이 아닌 기하 연환산 수익률을 먹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물론 코너 포트폴리오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7번 포트폴리오와 8번 포트폴리오의 중간이 당신이 원하는 지점이라면 각 자산의 비중은 두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이용해 단순히 평균하여 계산할 수 있다.
- 잠시 코너 7번 포트폴리오를 보자. 주식 3분의 1과 중기국채 (5년 만기) 3분의 2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주식구성을 보면 대부분이 미국 소형주, 일본, 귀금속이다. 이것은 이성적인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이들 자산이 1970~1996년 기간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3대 자산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 우리는 최적화의 치명적인 약점에 부딪혔는데, 그것은 최적화 도구가 최근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지나치게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실 약간의 연습으로 당신이 원하는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산별 수익률 입력값을 어느 방향으로든 몇 퍼센트만 바꿔도 해당 자산이 포트폴리오를 지배하거나 포트폴리오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모든 주요 자산군의 미래 수익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천재다. 최적화 도구 optimizer가 작동하는 두 가지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최적화 도구는 과거 수익 또는 추정 수익이 높은 자산을 매우 큰 비중으로 배분할 수 있다.
2. 미래의 효율적 투자선에 근접하도록 최적화 도구의 입력값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애초에 최적화 도구는 필요하지 않다.
- 역사적 수익률, 표준편차 및 상관관계를 최적화 도구에 맹목적으로 입력할 때의 위험은 위의 예에서 이미 명확히 드러났다. 자산수익률은 장기간 '평균회귀 mean revert' 경향이 있다. 지난 10년간 눈부신 수익을 올린 자산은 이후 10년간 평균 이하의 수익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유명 인사는 이런 이유로 최적화 도구를 '오류 최대화 도구 error maximizer'라고 불렀다.
- 지금쯤 시장의 움직임이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랜덤워크 random walk(무작위 보행)'라는 것을 당신이 납득했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 모든 면에서 예측 불가능하며, '주식 고르기'와 '시장 타이밍'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시장의 움직임이 완전히 무작위인 것은 아니다. 이런 움직임을 이용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에도 투자자는 여전히 시장 패턴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랜덤워크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어제, 지난달, 또는 지난해의 시장수익률이 향후 수익률의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절대적인 사실인가?
-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작위가 아닌 움직임을 찾는 방법을 알아봐야 한다. 방법은 수십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는 가격 변화에서 '자기상관 autocorrelations'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묻는 것은 '전일, 주, 월, 년, 또는 십 년의 가격 변동이 다음 날, 주, 월, 년, 또는 십 년의 가격 변화와 관련이 있는가'이다.
- 1926년 1월부터 1998년 9월까지 S&P 500의 월별 수익률을 살펴보자. 총 873개월이다. 그런 다음 두 개의 개별 시리즈를 만들어라. 첫 번째 시리즈는 첫 번째 수익률을 삭제하고, 두 번째 시리즈는 마지막 수익률을 제거하라.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872개의 월별 수익률 시리즈 2개로 한 달씩 대조한다. 현대의 스프레드시트의 마법 덕분에 이 두 시리즈의 상관계수를 계산하는 일은 간단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수익률 시리즈의 상관관계를 계산한 결과물을 자기상관관계라고 한다. 양의 자기상관이란 평균 수익률 이상 또는 이하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말한다. 주어진 자산군이나 증권의 '모멘텀 momentum'은 자기상관관계가 플러스로 나올 때를 말한다. 다른 말로 추세 trend라고도 한다. 음의 자기상관은 소위 평균회귀 mean reversion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평균 이상의 수익률이 평균 이하의 수익률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랜덤워크란 자기 상관관계가 0일 때를 말한다.
- 1926년부터 1998년까지 대형주 월별 수익률의 자기상관관계는 0.081인 것으로 나타났다. 0에 가까운, 그리 인상적이 값이 아님에도 이번 달에 수익률이 좋으면 다음 달도 좋을 것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873개의 데이터에서 무작위로 선택해 만든 데이터 시리즈의 자기상관의 표준편차를 계산해야 한다. 공식은 √(n-1)/n이며 873개일 경우 0.034이다. 따라서 0.081의 자기상관성은 랜덤워크의 표준편차 0.034의 두 배가 넘는다. 결국 이것은 873개의 무작위 수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100분의 1 미만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 미국의 주식 가격은 한 달 동안 추세(모멘텀)가 약간 있다고 할 수 있다.
- 그레이엄, 파마, 프랜치,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나쁜 회사를 사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맞다. 나쁜 회사 주식은 싸다. 경영진이 회사를 '좋은' 회사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꽤 있다. 게다가 나쁜 회사의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투자 세계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즉 가격이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반면 좋은 회사 주식은 비싸다. 사람들은 그 회사가 하늘까지 성장하기를 바란다. 필연적인 결과로 성장이 멈추면 그 회사는 시장에서 끌려 나와 총살당한다. 데이비드 드레먼 David Dreman은 이 현상을 아름답게 기록했다. 기업 주가의 가장 큰 움직임은 대개 기업 이익이 분석가의 예상을 크게 초과하거나 미달할 때 발생한다.(단기적으로는 기업 이익이 높든 낮든 주식 가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정말로 중요한 것은 기업이익이 '월스트리트'의 예상보다 높으냐 낮으냐 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예상에 못 미치는 큰 이익보다 월스트리트의 예상에 못 미치는 손실이 낫다)
- 드레먼은 기업 이익이 실망스러울 때 '가치'가 '성장주'보다 가격이 훨씬 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반대로 기업 이익이 예상을 웃돌면 '성장'보다 '가치주'가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반복하면 이렇다.
좋은 기업은 대체로 나쁜 주식이고, 나쁜 기업은 대체로 좋은 주식이다.
-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존경할 만한 배당할인모델 DDM이다. 우리가 이미 2장에서 접했던 내용이다. 1938년 존버 윌리엄스 John Burr Williams가 만들었는데, 언뜻 보기에 간단한 전제가 있었다. 모든 회사는 결국 파산한다. 따라서 주식, 채권, 또는 전체 시장의 가치는 단순히 모든 미래 배당금을 현재 기준으로 할인한 가치일 뿐이라는 것이다.(글래스먼과 하셋은 이를 '완벽하게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불렀다) 미래 배당금 1달러는 즉시 받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줄이거나 할인해야 하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그 가치가 1달러 미만이다. 줄이는 양을 할인율 DR, discount rate이라고 한다. 그리고 곧 알게 되겠지만 할인율을 조금만 만지작거리면 온갖 장난의 문이 열린다.
- 이 모델이 복잡해 보이는가? 실제로 그렇다. 현재 배당금을 받는 각 미래 연도에 (1+g)을 곱하라. 여기서 g는 배당 증가율이고 n은 미래의 연도 수이다. 그러고 나서 (1+DR)^n으로 나누어라.(DR은 할인율이다) 게다가 당신은 이것을 무한한 기간 동안 계산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성장률을 보이는 2단계와 3단계 모델이 등장하면서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하지만 수학에 진땀을 흘릴 필요는 없다. 전체 무한한 기간 동안의 배당 증가율이 상수일 경우 다음과 같이 단순화되기 때문이다.
PRP = (div)/(DR-g)
- 여기서 PRP는 완벽하게 합리적인 가격 perfectly reasonable price, div는 연간 배당금 금액, DR은 할인율, g는 배당증가율이다.
- 다우인덱스가 연간 150달러 정도의 배당금을 뿌린다면, 그리고 글래스먼과 하셋이 하는 것처럼 배당금이 매년 6%씩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가정한다면 위의 방정식에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숫자는 성가신 할인율이다. 놀랍게도 글래스먼과 하셋은 책의 많은 부분에서 적절한 할인율은 미국 장기국채 금리라고 주장한다. 당시 금리는 5.5%였다. 배당성장률이 할인율보다 더 높기 때문에 시장의 결과는 무한대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이 경우 할인된 배당금이 매년 상승하기 때문이다. 무한대로 말이다) 심지어 글래스먼과 하셋조차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였다. (저자들이 놓친 것은 6%의 배당증가율이 물가상승률 4~5%였던 시기에만 해당되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5.5%의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미래 물가상승률을 아주 낮게 반영하고 있었다) 따라서 배당성장률을 5.1%로 낮추고 할인율을 5.5%로 유지하면 위의 방정식의 결과는 다우인덱스 37,500이다.
PRP = 150/(0.055 0.051) = 150/0.004 = 37,500
- 금융 분야의 관례에 따라 분모의 숫자는 십진수로 표시된다. 여기서 할인율 0.055는 5.5%를, 배당성장률 0.051은 5.1%를 가리킨다. 0.004라는 분모가 입력 숫자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신경 써라. 분모에 있는 두 숫자를 1%(0.01)만 잘못 이동하면 다우인덱스(PRP)는 6,250이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당신을 당황하게 한다면 당신의 추정치를 더욱 낙관적으로 만들어라. 그러면 당신은 무한대로 커지는 다우인덱스를 얻을 것이다. 즉 글래스먼과 하셋 모델을 활용하면 할인율과 배상성장률을 어느 쪽으로든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다우인덱스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
글래스먼과 하셋 모델은 울타리 기둥 위에서 코끼리를 세우고 균형을 맞추는 것과 같다. 기둥에 작은 흔들림 하나로도 수천 킬로그램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비틀거릴 것이다.
- 다음 질문을 보자. 1월 1일에 당신은 300달러에 금화를 산다. 다음 달에 금값이 떨어지고 당신의 친구는 같은 금화를 250달러에 산다. 10년 후 두 사람 모두 동시에 동전을 판다. 누가 더 높은 수익을 얻었는가?
- 정답을 모르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동전을 50달러 싸게 산 친구가 당신보다 50달러를 더 벌 것이다.(혹은 최악의 경우 손실이 나더라도 50달러를 덜 잃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성적인 투자자가 주가 하락을 보고 기대수익률을 낮춘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행동과학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최근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데이터가 더 포괄적이더라도 최근 데이터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경향을 말한다. 투자 경험이 5년 미만인 사람과 최근에 대화를 나누었다고 가정해 보자. 장기적으로 주식 수익률은 20%를 넘길 수 없다고 말해봐야 설득이 안 된다. 이유는 최근의 높은 수익률만을 기억하는 최근성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를 화려하게 또는 불쾌하게 만들면 더 중요한 장기 데이터를 완전히 잊어버릴 것이다.
- 당신은 아주 흥미롭긴 하지만 그런 형이상학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그것은 왜 대부분의 투자자가 '볼록한 convex' 거래자인지를 설명한다. 이 용어는 학자인 윌리엄 샤프 William Sharpe와 앙드레 페롤드 Andre Perold가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그 전략은 가격이 상승할 때 주식을 사고, 하락하는 동안 파는 것이다. '오목한 concave' 전략은 그 반대다.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주식을 사고, 가격이 상승할 때 주식을 파는 것이다. 사람마다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전략이 다를 것이다.
- 샤프와 페롤드는 더 심오한 주장을 한다. 오목한 거래자가 모여사는 세상에서는 볼록한 거래자가 되는 것이 유리하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금융의 역사는 최근성 때문에 주식 투자자의 압도적 다수가 볼록한 거래자라고 말한다.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의 수익률 추정치가 비합리적으로 상승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주식을 산다. 만약 실제로 대부분의 투자자가 그런 볼록한 행동을 보인다면 합리적인 투자자는 오목한 거래자가 되는 게 맞을 것이다. 한편 채권 투자자는 최근에 덜 지배받는 것 같다. 따라서 볼록한 것이 조금 덜하다. (아마도 채권 가격의 하락이 채권의 가장 명백한 특징인 현재수익률을 만들고, 이로 인해 대중 투자자에게 더 빨리 알려지기 때문이다)
- 인간은 단기적으로 위험을 경험한다. 물론 이것은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우리의 조상은 순간적인 위험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장기 전략 분석 능력보다 훨씬 큰 생존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현시점의 본능적인 집착은 현대 사회, 특히 투자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가치가 떨어진다.
- 이렇게 복잡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 책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모든 수익을 짜내기 원하는 투자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얘기했듯이 목표를 위해서는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이것이 일부 독자에게는 불쾌할 정도로 복잡해 보일 수도 있다. 전통적인 주식·채권 반반 포트폴리오는 매우 단순하고 리밸런싱 하기도 쉽다. 뱅가드는 심지어 미국 주식과 채권 인덱스의 다양한 혼합을 제공하는 단일 펀드를 제공한다. 이런 편리함을 선택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장기 수익의 1% 내지 2%를 손해 본다.
- 또 다른 타협안은 당신의 주식 비중을 각각에 매칭되는 6개의 뱅가드 인덱스 펀드(가치주, 500 인덱스, 소형주, 유럽, 태평양 및 신흥 시장)로 균등하게 분할하고 뱅가드의 단기채권 펀드 중 하나를 채권 부분에 사용하는 것이다.
- 더 간단한 방법으로는 뱅가드의 토털 국제 인덱스 펀드 Total International Index Fund 하나만 가입하는 것이다. 단순한 포트폴리오의 편리함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타협안이 가치 있을 수 있다. (뱅가드 토털 국제 펀드의 한 가지. 주의사항 : 재간접펀드 fund of funds이기 때문에 해외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뱅가드 세금 관리 국제 펀드 Vanguard Tax-Managed International Fund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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