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미즈노 남보쿠 / 서진
출판 : 스노우폭스북스
출간 : 2023.12.20
몇 달을 쉬었더니 다시 조금씩 끄적거리고 싶어졌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완전히 잊기 전에 짤막하게라도 남겨볼까- 싶은 마음.
마침 예기치 않은 휴가가 생겨 간단한 것 위주로 정리해 본다.
설 연휴에 다른 사람들 근무를 도맡아 했더니, 총무팀으로부터 가능한 근로시간을 초과했다며 쉬어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 다소 급하게 연락을 받아 대체자를 구해놓느라 애를 먹긴 했지만 -그리고 급여가 줄어들게 되었지만- 그 길로 짧은 여행을 준비해 떠나왔다.
아- 역시 쉬니까 좋긴 좋다.
3월부턴 더도 덜도 말고 지금만 같았으면.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
개인적으로는 모자람보다는 과함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자면 모자람은 과함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하나의 넘침은 그 반대의 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겨난 긴장은 다시금 균형을 찾고 싶어 하는 섭리의 간섭력을 만들어낸다.
미즈노 남보쿠가 권하는 '소식(所食)', '조식(粗食)'은 일종의 균형력을 이용한 개운법이다.
관상가였던 그는 식복과 복록의 양이 사람마다 정해져 있다 보았다. 타고 태어난 총량은 정해져 있으니, 현재 누리는 '식(食)'을 조절하고 절제하면 그것이 쌓여 더 큰 '복(福)'으로 돌아온다는 것. 그러니 지금이 너무 고되고 불운하다 느껴진다면 당장 거친 음식을 먹고, 음식의 양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3년만 해보라고 한다. 그 자신도 이 방법으로 많은 것이 좋아졌다면서.
-라는 내용을 완전히 잊고 지내다, 쉬러 와서 딸기를 씻어 먹으며 다시 읽으니 어딘가 따끔따끔하다.
내일부터 시작해야지.
진짜 배고픔은 배고픈 감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
그럼 가짜 배고픔도 있단 말인가? 있다. 틀림없이 허기가 지고, 배가 꼬르륵거렸지만 잠시 다른 일에 집중하고 나면 사라지는 가짜 배고픔. 대부분의 가짜 배고픔은 심적 허기나 권태로부터 비롯한다. 그렇게 몇 번만 굶어 보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뿐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위와 장이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하는데 12시간의 공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구도 있는 걸 보면 완전히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닌 듯하다.
최근에는 음식물의 섭취량보다 혈당의 변화가 건강에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주류가 되었다. 간헐적 단식 등의 의도적 공복 요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혈당의 급격한 상승(혈당 스파이크)이나 고혈당 상태의 유지가 건강과 노화에 치명적이라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미즈노 남보쿠의 소식법은 이런 점에서 현 주류 의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껍질을 덜 벗긴 거친 음식들은 대부분 혈당을 천천히 올리게 마련이다. 섭취량을 줄여 공복 시간을 늘리는 것도 현재 유행하는 건강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먹고 마시는 것에 쏟는 관심과 에너지를 다른 쪽으로 돌린다면, 또 자신이 먹을 것을 줄여 주위에 나누는 덕을 3년이나 쌓는다면, 저자가 말한 것 같은 개운도 가능할 것만 같다.
다만 저자는 이를 '목적'으로 두고 기복적인 시도를 하지는 말라고 말한다. 복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체화하면 자연스럽게 복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고통스럽게 참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조금 검소한 삶에서 충분한 만족을 느끼며 살라는 것이다.
아-
봄이 오면 먹고 싶은 것들이 한가득인데.
저축한다 생각하고 조금씩 줄여봐야지.
- 이 책의 편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요소는 원문이 훼손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의 원문은 미즈노 남보쿠가 1812년에 쓴 <남북상법극의수신록> 최초 구어역판이며 문화 9년 임진년의 기록입니다. 이 책은 몇 개의 번역 프로그램을 통해 각 3회에 거쳐 번역 완성도를 대조한 뒤, 일본어 능력 1급자와 현지 문법 전문가에게 검수를 거쳐 원문의 원고신뢰성을 확보했습니다.
- 이 책은 식을 가려 먹는 것과, 절제해서 먹는 일이 어떻게 인생 전체를 다스리고 인간의 행복과 성공을 결정짓는가를 철저하게 깨닫게 합니다.
- 미즈노 남보쿠는 관상가로서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중년 이후로는 음식의 절제를 강조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성공과 부의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생명은 음식과 직결되기에 '먹는 음식이 인격이다'라는 요즘 말에도 꼭 들어맞는 이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 저자는 우리 인간이 태어날 때 이미 하늘에서 정해진 음식의 할당량이 있다고 말합니다. 출세와 가정의 행복, 장수와 건강한 신체를 두루 갖춰 일생의 번민을 없애는 방법으로 음식의 절제를 강조하는 이 책의 모든 지혜는 그 자체로 다른 책과 완전히 구별되는 독창성이며 탁월함입니다. 이로써 여러분의 삶에 이 책이 도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편저자
서진
- 저는 오랫동안 관상을 보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관상을 판별하는 능력에 앞서 인간의 길흉화복이 음식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얼굴의 생김새만으로 운의 좋고 나쁨을 판단한 것이죠.
- 세상에는 부자와 지위가 높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가난하고 짧은 수명과 명예롭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면에 가난하고 단명하는 얼굴을 갖고 있으나 부유하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장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렇듯 타고난 관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 여기서 말하는 중요한 것은 몸을 혹사하지 않는 정도의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육체노동자처럼 몸을 많이 쓰는 사람은 그 작업 정도에 따라 꼭 먹어야 할 최적의 식사량의 정도가 있습니다. 또한 몸의 크기나 그 기운의 많고 적음, 약함에 따라 그가 먹어야 할 식사량도 달라집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세상에 태어나면 각자의 몫을 갖고 태어납니다.
- 운이 좋은 사람은 하늘이 먹을 것을 내려 줍니다. 하늘은 그 생명과 먹을 음식을 함께 내려 줍니다. 그러므로 생명이 있으면 밥이 있고 밥이 있으면 생명이 아직 있는 것입니다.
- 생명이란 음식에 달린 것입니다. 음식은 생명의 원천이며 평생의 행운과 불운이 모두 음식에서 비롯돼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조심히 다뤄야 하는 것이 음식입니다. 절제해야 할 것이 음식입니다.
- 타고난 기질과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음식의 양보다 적은 양을 먹는 것이 바로 운명을 갈고닦는 일입니다. 음식을 절제하는 사람은 타고난 인상이 좋지 않아도 운이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는 늙어 행복해지거나 수명이 짧지 않습니다. 따라서 태어나면서 받은 할당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받게 되고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되니 자연히 수명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만 음식을 절제하지 않고 산 사람은 여러 면에서 부족함이 계속되고 생로병사가 끊이지 않으며 늙어서까지 불행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절제란 적게 먹는 것 외에도 규칙적인 식사가 포함됩니다.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하늘의 태양이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있지 않는 사람은 먹는 시간도 먹는 양도 절제된 규칙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하늘로부터 받은 타고난 할당량보다 더 먹지 못하고 오히려 줄어듭니다.
- 자기가 갖고 태어난 양만큼 먹고사는 사람은 운이 좋고 나쁨이 없고 그 좋고 나쁨이 없는 것이 관상으로 얼굴에 모두 드러나 있으며 특별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이 살아갑니다.
- 그러나 인상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으며 자기 양만큼 먹고사는 것도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할당량보다 더 많이 먹고사는 사람은 아무리 인품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불행한 내면의 번뇌가 끊이지 않습니다. 절제하지 않아 온 까닭에 가정도 파괴됩니다. 또 지금을 넘는 출세나 발전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 중에 가난한 사람이라면 고생만 평생 하다 성공이란 것은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평생 남을 원망하며 나라님을 욕하며 삽니다.
- 인품이 좋아도 결국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면 그 내면의 덕도 없어지고 세월이 더 흐를수록 아무 좋은 것도 그 마음에 남지 않게 됩니다. 비록 가난한 관상을 가졌어도 절제하는 사람만이 장수하고 더 먹을 수 있으며 행운을 이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 먹는 양을 엄격하게 조절하는 사람은 비록 인상이 좋지 않아도 출세할 길이 열리며 그 출세로부터 따라온 행운까지 얻습니다. 평생 가정이 안정되고 그로부터 늙어서도 운이 좋은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적게 먹고 음식량을 엄격하게 조절하는 사람은 그 행운의 덕으로 하려는 많은 일이 두루 잘 풀리며 이상하리만큼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며 계획한 일이 잘 돌아가게 됩니다. 약해 보여도 병에 걸리지 않는 노년은 덤으로 얻게 됩니다.
- 먹는 양이 일정하지 않고 규칙적이지 않으며 때때로 많이 먹으며 폭식하는 사람은 아무리 관상이 좋아도 불운을 항상 함께 갖고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행복은 결국 작아지거나 사라집니다. 다만 절제된 식사가 그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는 것이며 생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 비록 가난하고 수명이 짧아도 사려 깊게 음식이나 물건, 자신의 소유물을 아껴서 사용하면 스스로 하늘과 땅으로 뻗어나가 그만큼의 행복과 생명을 늘리게 되는 것이 하늘의 이치입니다.
- 앞으로 크게 성공할 관상을 가진 사람이 술과 음식을 좋아하고 일을 게을리하면 타고난 발전의 복을 먼지로 바꾸는 사람이며 자기에게 주어진 복의 몫을 스스로 갉아먹는 사람입니다.
- 식사는 모든 인간의 발전의 원천입니다. 이런 것을 함부로 먹어 치우면 결국 성공과 발전의 기회의 근간을 잃게 될 것입니다.
- 음식이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음식은 두려운 것입니다. 음식은 사람에게 있어 기적을 가르는 것입니다.
- 늘 과식하는 사람은 한 끼 식사에서 배를 가득 채워야 식사를 끝낸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병에 걸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먹지 못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늘 많이 먹어 오던 사람이 먹지 못하게 되니 괴롭고 더 크게 고통스러워합니다. 먹을 수 없게 된 일이 낭패로 여겨지고 이내 큰 문제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곧 죽습니다.
- 그러나 평소 소식해 오던 사람은 음식이 풍요롭습니다. 적게 먹어도 충분하므로 병으로 덜 먹게 돼도 스스로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이 길어져도 먹지 못하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생명이 끝나도 하늘에서 받은 음식의 할당량이 없어지지 않듯 먹을 수 있으면 생명이 아직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죽지 않습니다.
- 존경심을 얻지 못하는 비상한 재주꾼은 그 스스로는 뛰어날 수 있으나 사업이나 부를 일궈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절제를 배운다면 다시금 좋은 기운을 이을 수 있습니다.
- 이렇듯 스스로 절제하지 않으면 결국 하늘이 나서서 결핍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하늘이 결핍을 내릴 때는 고통이 많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부족하게 지낼 때는 고통이 적고 충만함으로 가득 차는 시기가 빨리 찾아옵니다.
- 비상한 재주로 젊어서부터 이름을 알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은 추앙받는 것에 익숙해 감사함을 되돌려 주지 않은 이도 많습니다. 작은 물건이라도 받는 일이 많았던 사람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다 가난한 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일찍이 복을 받았지만, 그 복을 다룰 줄 몰랐던 것입니다. 누군가 지속적으로 배려를 나타내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 사람은 큰 복을 스스로 헤치는 꼴이 되는 법입니다. 몇 해에 걸쳐 자신을 돕고 지원해 준 누군가 있다면 세상에 없는 복을 얻은 경우입니다. 하지만 받는 것을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기만 하다 그 돕는 마음을 바닥까지 긁어 쓴 꼴이라 사람으로 온 복이 지쳐 떠나고 마는 것입니다.
- 세상에 자신을 돕는 한 사람이 있는 사람은 무엇으로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은 셈이나 그 복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권리처럼 행동하다 스스로 복을 차버린 셈이 되는 것입니다.
- 이런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자신도 모르게 줄어든 재산은 불평과 불만의 '말'의 값과 같습니다. 칭찬이나 감사함의 말이 아닌 불평과 불만의 말과 후회와 괴로움의 말을 많이 내뱉는 사람 곁에서는 좋은 사람이 견디지 못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절제하지 않아 생긴 불행과 감사함을 되돌려 주지 않고 지속해서 받아온 안일한 행동, 불평과 불만 감사함 없는 말이 모여 나이 들수록 가난하게 되고 곁에 깊이 있는 좋은 사람이 남아나질 못하니 말년은 지금보다 더 비참해질 일만 남은 것과 같습니다.
- 관상에서 원래 가난하고 교만한 인상이 드러나 있는 사람이 부를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가 원래 재물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나 스스로 벌어들인 복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 역시 본래의 가난한 마음과 작은 것에도 반드시 감사하고 자신의 형편에서 할 수 있는 것들로 답례하는 겸손한 인간으로 돌아가면 이룬 부를 계속 지킬 수 있고 더 큰 복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근본을 잊고 교만한 마음을 키우면 그 교만한 마음 때문에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근본을 잊은 사람이 갈 길을 잃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닙니까?
- 일을 할 때 작은 물건이라도 함부로 소모되지 않는지 점검하고 만약 그런 일이 있다 해도 하인을 꾸짖지 말되 먼저 자신이 절제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하인과 다를 바 없는 식사를 해야 합니다. 자신이 이렇듯 행동하면 하인도 그 마음에 겸손을 품고 주인을 따라 운을 불러 모으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됩니다. 만약 그렇게 해도 집안의 운이 다시 커지지 않으면 하인에게는 삼시세끼 음식을 모두 주되 자신은 삼시세끼 모두를 챙기지 말고 식사를 줄여 절제하고 그렇게 3년이 지나면 집안의 모든 운은 다시 상승하니 틀림없음을 시험해 보기 바랍니다.
- 최근 몇 년 동안 잦은 병치레가 계속됐을 뿐 아니라 생활까지 궁핍해졌고 많은 친척이 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그 사람의 잘못은 사람에게 의지하려는 마음가짐입니다.
- 사람 각 개인의 길흉화복은 자신의 겸손에 따라 달라지는 것뿐입니다. 남의 일은 남이 알 바가 아닙니다. 또한 세상에는 가족 외에도 나를 지켜 주는 이가 많습니다. 농부들은 오곡을 만들어 우리에게 공급해 주고 장인들은 여러 도구를 만들어 줍니다. 상인들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고 제공합니다. 하늘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렇게 자신을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 이렇듯 귀하게 제공되는 물건들을 낭비하고 쓸데없는 비난과 원망을 마음에 품어 두고 음식까지 함부로 먹어왔으니 아무리 인품이 좋아도 천리(天理, 하늘의 이치)에 어긋나는 일을 해 온 것입니다. 결국 오장육부가 부패하고 독이 쌓여 병에 걸린 것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만물의 덕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불러온 재앙입니다.
- 왜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 더구나 스스로 자신을 업신여기는 사람을 말입니다. 깊이 절제하고 절약하고 절약하는 것부터 3년을 지키고 나서 삶이 어떻게 바꿨는지 들려주러 다시 나를 찾아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 가업을 이어받거나 가업을 일구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더더욱 절제를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입니다. 가업을 일구는 일이라며 여러 사람을 만나 술과 고기를 즐겨하다 보면 그것이 누적되고 쌓여 핵심을 벗어난 뜬구름 잡기식 생각만 커져 바른길로 가업을 이끌지 못하고 외진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더불어 많이 먹는 것 자체는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놓겠다고 아예 드러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자연히 몸도 무거워질 테니 마음이야 오죽해지겠습니까? 그러니 집안일도 게을리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오늘도 내일도 몸이 계속 피곤하니 적당히 일하고 쉬게 되는 날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더해지면 그날이 얼마나 많은 날 수가 됩니까? 결국 가업이 잘 될 리 없습니다. 몸도 병에 걸리게 되겠지요. 이 모든 것이 절제하지 못하는 데다 음식까지 지나치게 더해진 것이 원인입니다.
- 음식에 엄격한 사람은 다른 모든 것에도 엄격해지기 쉬워집니다. 음식 절제를 하는 사람은 다른 생활 역시 그 절제된 틀에서 짜이고 관리되기 때문에 갑자기 벌어지는 위태로운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엄격하지 않으면 가업에 힘쓰고 싶어도 실행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일의 기본이 음식 절제라는 것입니다.
- 사람에게 먹는 것만 한 즐거움이 없다고들 합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세상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도 합니다.
- 그렇다고 이것을 위해 따로 음식을 만들어 베푸는 것은 죄가 됩니다.
자신이 먹는 것을 절제하고 베푸는 것만이 진정한 음덕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끼니마다 절제하여 이것을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이런 것은 배도 편하게 할 뿐 아니라 건강을 덤으로 주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큰 병에 걸릴 염려도 없습니다.
- 세끼 식사 중에 한끼를 절제하여 음덕으로 쌓을 수 있다면 그것이라도 좋습니다. 이렇게 쌓은 음덕의 음식은 자신이 태어날 때 하늘이 정해준 음식의 할당량을 늘리는 행위입니다. 바로 이것을 바탕으로 출세하십시오. 그렇다고 스스로 덕을 늘리려고 일부러 수작을 부리지는 마십시오. 그러면 하늘에서 복덕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 점쟁이가 말하기를 당신은 매우 좋은 사주팔자를 타고났고 두루두루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며 운도 좋은 사람이라고 하던가요? 그런데 왜 지금은 가난하고 생활이 궁핍한 걸까요? 이유가 궁금합니까?
- 편안한 얼굴을 띄고 인상이 좋은 사람에게 물어보면 행복하고 좋은 환경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얼굴은 살아있는 답안지 같은 것입니다. 이쯤 되면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운 나쁜 사람도 자기 절제에 따라 살면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 작은 것 하나라도 낭비하지 않고 아껴서 쓰는 것이 진리의 음덕입니다. 세상사람들은 한 알의 오곡이 땅에 떨어져 썩는 것을 보고 슬퍼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배가 불러도 한 그릇 더 먹어 똥을 만드는 일에는 무감각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자기 자신을 모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 식사 초대를 받아간 곳에서 주인이 차려 내 준상 위에 음식을 모두 비워야 예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도덕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까?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이미 배가 부르지만 남겨진 음식이 아깝다고 생각해서 남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합니까? 그래서 배 속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이야말로 큰 착각입니다. 언뜻 보기에 음식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양보가 될 수 있으며 때론 자비가 되기도 합니다.
- 남겨진 음식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는 주인에게 맡기십시오. 그 주인의 덕(德)에 따라 처분되도록 관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자기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배가 불러도 입에 넣는 것이야말로 낭비입니다. 낭비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덕을 헤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해마다 자신의 덕(德)을 해치고 있으니 출세하는 사람이 적고 가난에 빠지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 조금이라도 낭비되는 일에 일조하지 마십시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득이요, 음덕이니 이렇게 쌓아가다 보면 필경 좋은 소식이 찾아올 것입니다.
- 하루 꼬박 굶기를 자주 하다 보면 반찬 없이 소금만 있어도 맛있게 먹게 될 것입니다. 절제하지 않고 무슨 음식이든 충분히 먹는 사람은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더 풍족하게 느끼지도 않고 아주 맛있는 음식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합니다.
- 사실 음식이 배에 가득 차 있지 않을 때 기분이 좋고 건강한 느낌이 든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이것을 알면서도 폭식하는 것은 불에 뛰어드는 걸 좋아하는 날벌레나 같은 이치입니다.
- 아무리 절제해도 아이가 없어서, 물려줄 자손이 없어서, 내가 사는 동안에 모아둔 재산을 모두 써야 하고 풍족하게 모두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죽어서 무슨 영화가 있겠냐' 말하며 '살아서 나는 이 모든 걸 누리겠다'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불생불멸(不生不滅,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항상 그대로 변함이 없음)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인과응보가 있다는 것입니다.
- 음식의 양을 지금보다 조금 줄이면 모든 음식의 맛이 일어나 더 좋은 맛을 느끼고 병도 나을 것입니다. 고기를 좋아하고 많이 먹으면 마음이 탁해지는 것은 세상 만고의 이치입니다. 이런 사람은 나이 들수록 더 사납고 성질도 고약해집니다. 언제나 자기주장을 앞세우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도 적은 데다 그마저도 점점 좁아져 곁에 남아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또한 배불리 먹고 육식까지 좋아하면서 배에 음식이 소화되는 신호를 허기진다고 착각해 금세 음식을 다시 채우기를 반복하니 그 성미는 거칠고 입에서 나오는 말도 함께 거칠어져 마음마저 옹졸해져 있으므로 작게는 가정을 다스릴 수도 없는 지경의 사람이 됩니다.
- 가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이가 자신의 가업을 세우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어떻게 다스리겠습니까. 그러니 출세나 부귀영화와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 고기를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원래 세상에 태어나 사는 모든 이는 나이 들수록 희로애락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결국 부자나 가난한 사람 할 것 없이 마음은 탁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고 묻는 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람을 탁하게 하는 것은 육식이니 고기를 먹고 나면 마음이 깨끗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땅에서 나온 것, 거친 음식과 채소를 먹고 나면 마음은 자연스레 맑아집니다. 이렇게 식사하면 마음도 함께 안정됩니다.
- 따라서 매번 한 입이라도 더 먹으면 그만큼 자신의 복록(행복과 수명)을 해친다는 뜻입니다. 절제하는 일이 곧 사람에게 복록수(福祿壽, 복과 행복과 수명)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자신이 평가받을 때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 먹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만전을 기해 이 실천을 3년 동안 지속하면 그 자신의 그릇의 크기는 저절로 드러나게 됩니다.
- 나는 항상 이 방법을 통해 자연의 운명을 스스로 체득하고 세상 사람들의 운명을 점쳐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내가 얻고 있는 관상감정사로서의 명예를 가진 방법입니다.
스스로 실천하지 않고 어떻게 사람의 길흉을 감별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관상을 감별하는 탁월한 능력은 자기 자신의 겸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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