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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교정] 데트의 모험 1-5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by 일루젼 2026. 3.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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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권교정
출판 : 씨앤씨 레볼루션
출간 : 07.05.23


저자 : 권교정
출판 : 씨앤씨 레볼루션
출간 :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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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씨앤씨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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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애달프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고 그래서 한껏 좋으면서도 싫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멈추었는데, 남겨진 독자만 아련하게 퍼져나가는 파문을 바라보게 만드는.

 

<데트의 모험>은 미완이고, 앞으로도 완결을 장담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미 전해져야 할 부분은 대부분 전해진 -그렇게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데트의 모험>이라고 제목 지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페라모어 스토리>와 <청년 데트의 모험>이 합쳐져 있는데, 내가 속절없이 빠져든 건 페라모어 쪽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말로 정리하기 힘든, 오랜만에 느껴보는 벅참이 반가우면서도 조금 버거웠다. 

시간을 두고 가라앉혀 보아도 표현하기 힘든 것들은 여전히 모호하다.

 

김대원 작가의 <적루>도 그렇고, 권교정 작가의 <붕우>도 그렇고. 

'나는 이런 이야기가 정말 취향이다'라고 밖에는.

 

오래전 발표된 이 미완의 이야기에 새롭게 도전하실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상 일은 모르는 일이긴 하니 '스포일러 주의'를 붙여둔다.

 

미래를 보는 페라모어들의 수장, 페라트 헤다.

거인족인 개더린 페라모어, 이들 '이미 본 자'들이 본 미래는 반드시 현실로 일어난다고 한다. 해서 그들은 자신이 '본' 상황이 아무리 비극적이더라도 저항하지 않는다. 저항하든 하지 않든 그것이 이미 '일어난' 것임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와 마력을 증폭시키는 프레야의 유출 통제는 다른 마법 족들에게 곱게 보이지 않는다. 미래와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 믿는 인간족, 무거운 눈의 종족들에게는 특히 그러하다. 그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편인 수장 대리 라자루스는 일종의 사신단으로 페라모어들의 성지 아소렘을 방문한다. 

 

마법의 기반이 되는 마력은 동일하지만, 그것으로 발현시키는 마법에는 속성이 존재한다.

빛을 기반으로 해 축복, 치유 등을 주로 하는 개더린의 마법.

어둠을 기반으로 해 파괴, 공격 등을 주로 하는 어두운 눈의 종족의 마법.

 

페라트와 라자루스는 서로의 마법에 흥미를 갖고 교류하기로 한다. 원리와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상대에 대한 감정도 함께 깊어진다.

자기 자신에게서 외부로 흘러나가는 빛의 고위 마법은 상대를 대신해 자신이 그 몸에 임하는 것.

자기 자신으로부터 외부를 지워나가는 어둠의 고위 마법은 지정한 대상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지우는 것. 

아소렘이 지워졌다, 어둠용 노이긴이 깨어난다 등의 흉흉한 비전에도 집중할 것이 있는 두 사람은 초연하다. 

 

페라트에게 신경 쓰이는 것이라면 오히려 라자루스에 관한 비전.

그 비전 속의 그는 무척이나 슬프고 괴로워 보여서 마음이 아프다.

또 다른 비전 속의 그는 자신이 아닌 동료들과 즐거워 보여서,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그 밤.

아소렘이 세상에서 지워지던 그 밤.

두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다른 마법을 시전했던 그 밤. 

 

라자루스-페라트.

페라트는 '볼' 수 있었지만 '알' 수는 없었다. 

 

이 부분까지 읽고 손가락 끝이 차갑게 굳는 기분을 느끼며 잠시 책을 덮었다. 

<왕과 처녀>를 먼저 읽었던 탓이다. 

그렇다면. 

 

심호흡을 하고 <청년 데트의 모험>을 이어 읽었다. 

역시나. 

 

마법사 데어고어의 이름 뒤에 숨겨졌던 또 하나의 이름.

라자루스.

 

페라트가 보았던 동료들과 라자루스.

데트와,

페라트.

 

그녀는 자신이 본 비전 속의 라자루스가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페라트로서 본 라자루스의 슬픔과,

라자루스가 된 페라트로서의 -본 대로 이루어진 자의- 슬픔은 어떻게 달랐을까.

... 무엇이 더 슬펐을까. 

 

그럼에도, 웃게 된 이는 어떠했을까. 

 

그리고 뒤가 없는 이야기를 덮은 독자는 짐작한다. 

데트가 마음에 품었던 라자루스-페라트의 이야기를.

왕국을 떠나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을 라자루스-페라트와, 그 이를 가슴에 품고 왕이 되어 양녀를 들인 데트를.

그런 그의 마음을 헤아리던 데어고어의 독백을. 

 

어떤 관점에서 이 이야기들은 페라트 헤다의 이야기다. 

하지만, 데트의 말처럼 '아직 모든 모험의 주인공은 나다'- 데트이기도 하다.

페라트가 봤던 비전처럼, 라자루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만이 있다.

누가 주인공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은 독자뿐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독자는 페라모어들처럼, '볼' 수 있다.

그리고, '알' 수 없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는 주인공이라는 것을.

독자 또한 그렇다는 것을. 

 

완결이 난 것만 같은 미완의 이야기 속에 한동안 갇혀있다 겨우 놓여났다. 

행복했다.

 

 


 

 

- "흠... 그들의 예언이 언제나 실현된다는 얘기는 미래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소리지만, 그렇다 해도 그게 어떻다는 겁니까. 그 미래의 나도 어차피 내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고 있을 텐데요." 

 

- "원하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인간 족은 잘 이해할 수 없으리라 여겨지지만."

"혹시 예언 때문입니까?"

"..."

"제 미래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모든 건 관련이 있겠지. 이미 시작되었고."

 

- "미래가 있는 것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행동 하나하나, 작은 선택과 판단들... 의심, 신뢰 그 모두가."

 

- "라자루스. 그대는 믿는가? 내가 봤다는 그 미래를? 불변할 미래의 사실이라는 것을 정말로 믿어?"

"... 솔직히 말하면... 별로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아니, 미래의 일이니까 실감은 원래가 불가능한 거지만요."

 

- "어쨌든...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얘기는 사실... 딜레마가 느껴져요."

"그래. 인간은 가능성을 믿는 존재니까. 절망과 희망을 포함한 수많은 가능성을 믿지. 인간의 시간은 수직선 상에 있고... 미래는 현재로부터 생성되는 개념에 가까워서. 하지만 우리에게 시간이란 수평의... 끝없이 넓게 펼쳐진 지도 같은 것이라. 그래서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하고 그래서 저 너머에 있는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거지."

 

- "납득이 되지 않겠지?"

"예. 실은 그래요."

"그래. 납득이 안 되면 납득하지 않아도 좋겠지. 우린 모두 원하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어."

 

- "그럼 17 레벨과 13 레벨의 차이점이 뭐지?"

"음... 17 레벨의 어둠은... 만들어 낸 <어둠>에서 시전자 만은 제외시키는 마법."

"제외?"

"어둠 마법에서 <제외>란 건 굉장히 고레벨의 마법 능력을 요구해요. 빛의 마법에선 필요 없는 단계죠, 이 <제외>라는 건... 빛의 마법은 대체로 조화와 보조, 치유의 성질을 띠니까요. 축복이나 정화 같은. 하지만 어둠은 대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죠."

 

- "모든 것을 태우는 힘, <점화>. 이렇게 작은 불꽃만 해도 상대를 향해 던질 수 있고 약간의 화상을 입히는 것도 가능한데... 대신 이것은 그저 불일 뿐이라서 내가 만든 불꽃이라도 나 자신조차 피해를 입을 수 있죠. 즉 모두에게 공평한 피해를 약속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둠 마법에서 중요한 것은 만들어 낸 마법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나 하는 거죠. 집채만 한 불덩이를 만들어 놓고 자기가 타 죽으면 난감한 일이지 않겠어요."

 

- "그 말은..."

"그래. 페라트가 어둠용을 봤다고 하면 페라모어들은 어둠용을 소환하는 행위를 바로 목전에서 본다 해도 막지 않을걸. 왜냐하면 어차피 어둠용은 소환되게 되어 있으니까. 물론 그들이 막으려 해도 미래는 이미 보여진 그대로 이루어지겠지만. 그들에게 노이긴의 강림을 막아야 할 이유가 달리 있겠는가?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 시간 속에 살고 있어서 자신들이 미래로 가는 흐름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믿고 있어."

 

- "두 개 남은 것 중 하나를 여기서 쓰게 되겠군요."

"뭐지, 그건?"

'저... 저 엄청난 마력은 대체...!'

"프레야입니다."

 

 

 

 

- "하지만! 이 마을은 원래가 몬스터로부터 안전해! 카르바닐 신전에서 전해 내려오는 거인들의 예언이 있단 말이네. 예언 속의 지형 구조로 보아 어둠에도 화염에도 감싸이지 않을 마을이 바로 여기라고!"

"그런가요..."

 

- "그것이 바로... 지금 내가 만들어 내고 있는 미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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