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기술 - 293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92525428 2008-12-29 |
그 언젠가 사놓고 잊고 있었는데, 마침 마음 상한 일이 있어 머리를 비울 겸 방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책 자체는 아주 훌륭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특출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솔직한 제목이 말해주듯 (원제는 Forgive To Live 지만) 마음 아픈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봄직 하겠다.
무조건적인 용서와 망각을 권하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단 한 줄로 용서를 정의하려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았으나, 내 멋대로 간추려보자면
'내'가 준비가 된 때에, '나'를 위해 평온한 마음으로, 약자의 위치가 아닌 단호하고 당당한 위치에서,
상대의 구함 없이도 행하여
'나'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현명한 자는 용서는 하되 잊지는 않는다 했다'는 말은 이 책 이전에도 인상 깊어 (정작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하고 있던 문구였는데, 좋은 말이다.
상대에게 다가설수록 나는 상처를 입게 되고, 그 상처가 드러나면 상대는 그것에 서운하여 분노하고, 또 스스로 상처를 입고.
그런 반복에 지쳐가던 차에.
이 책으로 마음이 편안해진 것은 사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길은 책에서 권한 길과는 조금 다를 듯 싶다.
[발췌]
# 심리적으로, 나는 내가 화났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소리를 지르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주먹으로 벽을 내려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 아내는 내가 참을성을 잃고 쉽게 화를 내는 일이 더 잦아졌다고 말했다. 아내가 무슨 말을 해서 내 심기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내 목소리에는 날이 섰다. ... 사실 나는 점점 우울증에 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 우리는 아버지를, 자매를, 형제를, 학교를, 선생님을 탓하라고만 배웠지 자기 자신을 탓하라고 배운 적은 없다. 결코 당신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늘 당신 잘못이기도 하다. 상황이 바뀌길 바랐다면 당신 역시 그 상황을 바꿀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ㅡ 캐서린 헵번 Katharine Hepburn
# 이런 사람들은 비통함과 원망으로 가득 찬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데 마치 다른 사람들이 억지로 자기를 그곳에 밀어넣은 것처럼 생각한다. 그들은 바로 스스로가 그런 고통의 세계에 살기로 작정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 당신이 용서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혹시 그 상처가 강렬하게 느껴질 때는 용서의 과정을 멈추어도 좋다. 그리고 나중에 더 준비되었을 때 용서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명심하라. 용서는 선택이다. 그 선택은 당신이 하는 것이다. 용서는 저절로 되는 것도,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용서는 강요할 수 없다. 그 누구도 당신에게 용서하라고 억지를 부릴 수도 없고, 용서를 안 한다고 해서 당신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당신은 오직 스스로가 원할 때에만 용서할 수 있다.
# 랠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은 그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끊임없이 당신을 당신이 아닌 존재로 마들려고 하는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다."
# 두 번째로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다른 사람의 경험과 그다지 연결되는 부분이 없다면 공감을 얻어내는 데 조심하라는 것이다. 1992년 캐나다 선거 때 이야기다. 캐나다 전 수상인 킴 캠벨 Kim Campbell이 밴쿠버 빈민가에서 연설할 때였다. 그녀는 청중인 유권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애썼다. 그래서 노숙자인 그들에게 자기도 예전에 첼리스트가 되고 싶었을 때 상실감과 실망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연설은 완전히 실패했다. .....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려고 할 때 과녁을 잘못 맞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당신의 경험이 같은 범주(상실, 배신, 불확실함 등등)에 들어간다 해도 경험의 정도 차이에 따라 전혀 효과적이지 않은 비유가 되어 둘 사이에 다리를 놓기는 커녕 다리를 불태워버릴 수 있다.
#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목표로 잘못 알고 있다. 그 둘은 아주 다르다. 목표란 그 목표를 성취하는데 꼭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 단계까지 알려준다. 목표는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소원은 그저 마지막 결론만 보는 것이다. 소원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단계를 취해야 하는지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 > Book(~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봉주] 울지 마, 정봉주 (0) | 2012.05.16 |
---|---|
[곤도 마리에]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0) | 2012.05.13 |
[김용민] MB 똥꾸 하이킥 (0) | 2012.05.13 |
[잭 케첨] 이웃집 소녀 (0) | 2012.05.11 |
[박범신]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논산일기 2011 겨울 (4) | 2012.05.06 |
[마빈 해리스] 문화의 수수께끼 (0) | 2012.05.04 |